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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4/16 09:46:33
Name 더미짱
Subject 2007년 스타 개인리그계의 트렌드
스타라는 게임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바,
계속해서 트렌드는 변화할 수밖에 없구,
그것에 얼마만큼 잘 적응하는가, 그리고 그것을 얼마만큼 잘 파해하느냐에 따라
스타계는 변화해왔습니다.

돌이켜보건데 2006년도의 스타판 트렌드는 웅장함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웅장하다는 단어가 제 생각엔 가장 어울리지만,
더 적당한 단어가 있다면 그것도 상관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멀티 지향적이고, 대규모 물량전, 단단하고 거대한 싸움들,
그 싸움들의 승자가 대부분 최후의 승자로 남는 게임들이 탄생되었고,
이에 가장 최적화되어 있었던, 이윤열, 마재윤 선수가 거의 스타계를 장악했죠.
(한동욱, 변형태 선수와 같은 빠르면서 송곳같은 선수들이 끝까지 저항했지만,
끝내 이들의 단단하고 묵직한 플레이를 넘어서진 못한 거 같군요.)

하지만 "타도 마재윤"(나쁜 뜻이 아닙니다. 본좌 혹은 그 시대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자는 항상 견제의 대상이고 극복의 대상입니다.)의 기치아래,
스타계는 큰 변화의 조짐을 보였고, 김택용 선수가 그 선봉에서
이러한 웅장한 스케일에 대한 파해법을 어느 정도 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아직 새로운 스타리그가 개막한 것은 아니지만 각종 예선과 이벤트 전을 통해
그 파해법, 새로운 시대의 트렌드가 어느정도 엿보여지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저는 머라고 이름을 붙여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두가지 정도의 단어가 머리를 스치는군요. "아기자기, 아스트랄"
(아로 시작하는 단어라는 의미에서 공통점이 있군요. ㅎ)

신희승 선수의 경기를 보았습니다.
박지호 선수 상대로의 대바이오닉 전술, 이것도 물론 엄청났습니다.
하지만 제가 더 놀랬던 경기는 박태민 선수와의 대결이었습니다.
비록 지긴 했습니다만, 엄청난 전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신희승 선수가 생각한 3가지 전략 중 단 1가지만을 써도 최근엔 거의 비기 수준의
전략이었건만, 그 3가지를 한경기에 한꺼번에 쏟아낸 수준은,

이승훈 선수의 경기를 보았습니다.
김택용 선수류의 집요한 약점 파고들기와는 다르게
집요한 견제, 막혀도 또 하구, 막혀도 또 하구,
보는 입장에선 별거아니지만, 당하는 입장에선 정말 짜증나겠더군요.
전상욱 선수와 경기 중 거의 최후에 가서는 정면에선 캐리어가 사거리로 공격하고
앞마당 쪽엔 리버 와있구, 군데군데 다크가 썰구 있고, 또 다른 곳에선 질드라 소수가
또 공격하고 있고,

이제 2006년을 견고히 유지해온 그 크고 단단했던 바위에 조그만 씨앗 하나가 파고들어
싹을 내고 꽃을 피우고, 뿌리까지 내려 드디어 바위가 부서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강고한 체력과 압박을 통해 세계를 장악한 근대 축구 앞에
마지막까지 버티던 환타지 스타.
그들의 부활이 아닐까 하는,

하늘에 떠있는 뮤탈도 한마리의 다크템플러를 썰 수 없듯이
(김택용 선수와 김남기 선수의 2경기가 떠오르는 군요.)
씨즈 탱크가 아무리 많아도 셔틀에 타서 꾸준히 오는 리버에 피해 받듯이,
프로토스란 이름 앞에 쓰여지지 않은 바이오닉도 힘을 모으면 강력하듯이,

강력하고 단단함 속에 감춰진 유닛 한마리, 한마리의 특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플레이,
그리고 그 극대화를 위해 짜여지는 수많은 아기자기하지만 아스트랄한 전략들이,

마재윤에 대한 파해법이었구, 2006년의 웅장한 트렌드에 대한 반발이 아닐까요?


물론 아직 막은 다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고 마재윤 선수가 잘 안되길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저그를 가장 좋아하고, 마재윤 선수의 플레이를 동경하기도 했습니다.
마재윤 선수가 그러한 트렌드에 발맞추어, 혹은 자신을 겨냥한 칼끝을
다시 그들에게로 돌리게 해준다면 더 멋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2006년의 낡은 모습으론 힘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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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식
07/04/16 11:46
수정 아이콘
이제 대세는 멀티태스킹인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의 프로게이머가 동시에 얼마나 많은 화면을 컨트롤 해낼 수 있는가 가 중요해 졌다고 봅니다.
빠른 손놀림이든, 공격을 통한 주도권 쥐기이든, 엇박자 견제든 간에 말입니다.
점점 사람이 하는 경기가 아니게 되는 것 같네요.

방송국에서도 한 명 이상의 옵저버와 방송 화면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합니다.
낭만토스
07/04/16 12:24
수정 아이콘
한명이상의 옵저버는 꼭 필요합니다. 사실 아무리 옵저버의 신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클릭클릭이 다 방송에 바로 바로 나가는데 아무런 곳이나 막 찍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요즘은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일이 일어나기 때문에 다 확인을 시켜줘야 하는데 미니멥만 본 상태에서 '여기 뭐 있을것 같다' 해서 막 찍을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보조옵저버가 계속 찍어보면서 어디에 뭐 있다는 식으로 말을 해주면 더 좋은 옵저빙이 나올것 같습니다.
信主NISSI
07/04/16 12:33
수정 아이콘
본문대로라면 스타는 2006년의 모더니즘에서 2007년엔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나아가는 것이군요. 만일 그렇다면 2007년은 본좌없이, 군웅할거의 시대가 되겠네요.
07/04/16 12:58
수정 아이콘
화면에 복수개의 화면(옵저버1, 옵저버2, 옵저버3 ...)이 동시에 송출되는 그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07/04/16 13:07
수정 아이콘
홍승식님의 말씀처럼
2007년 이후의 스타판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멀티태스킹"인것 같습니다.
"난전"과 "멀티태스킹".
MBC게임의 이재호선수에게 큰 기대를 걸어봅니다~
더미짱
07/04/16 14:17
수정 아이콘
신주니시님께,
흠 굳이 모더니즘/포스트모더니즘으로 플레이 스타일을 규정한다면 할 말없지만, 그것이 군웅할거로 이어질꺼라는 예측으로 이어지는건 논리에 안맞는듯,

왜냐하면 제가 본문에 언급한 건 플레이 스타일의 변화를 말하는 것이지, 그 변화 속에 민감하고, 빠르게 적응한 그 누군가가 다시 1인자의 자리를 차지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물론 군웅할거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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