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5/17 23:06:22
Name 공룡
Subject 선수들 존칭에 대하여...
  음, 피지알이 잠시 휴식기간을 가졌다가 다시 모습을 찾아 기쁘긴 합니다만 요즘 글들에서 왠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적어도 피지알에서는 항상 지켜졌던 선수들에 대한 존칭이지요. 예전에는 잘 지켜졌는데 요 며칠 사이에 상당히 자유로워진 느낌입니다. 보수적일지는 몰라도 그 자유로움이 조금은 걱정이 되는군요.

  물론 예전에도 다른 곳에서 퍼오는 글이나, 극적인 내용으로 인해 존칭을 생략하는 경우도 가끔 있었습니다만, 그마저도 되도록 존칭을 써달라는 운영진의 리플이 달리곤 했었고, 토론란에 가보면 선수들에 대한 존칭에 대해서 피지알에서는 어떤 글일지라도 꼭 써야만 한다고 당부하는 운영자분들의 글도 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선수들도 많이 찾아오는 이곳에서 이것만큼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누구 선수... 이렇게 하는 게 보기도 좋을 거 같은데.. 저만의 생각인가요?

  더구나 몇몇 글들에서 보이는 선수들의 존칭에 대한 생략은 심각한 수준이더군요. 성을 아예 빼먹고 친근하게 이름만 쓰는 모습은 마치 친한 형동생 같은 분위기지만 그게 아니라면 당사자가 그 글을 볼 경우 그리 기분이 좋지만은 않을 듯 합니다. 그보다 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하나의 글에서 선수들에 대한 호칭이 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어떤 선수에게는 님이나 선수라는 호칭을 붙이고 어떤 선수에게는 그냥 이름만 쓰고...... 그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하더군요. 설마 단지 자기보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존칭이 달라지는 것은 아닐 테구요.

  좋은 글에서 존칭을 생략하는 것도 그리 그렇지만 비판적 글에서의 존칭의 생략은 정말 보기 좋지 않습니다. 선수들을 피지알의 한 회원으로 생각하시고 글을 쓰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 선수 뿐만이 아니라 그 선수를 좋아하는 분들도 많은데, 존칭도 생략한 좋지 못한 내용의 글이 올라온다면 당연히 언쟁이 붙을 수밖에 없겠지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모습은 없었으면 합니다. 자신이 쓴 글이 누군가에게는 가시가 된다는 사실을 늘 생각했으면 합니다. 어떤 이에게서 가시에 찔리고 화가 났을 때 혹시 자신이 쓴 글에서 기인된 것은 아닌지, 그리고 자신이 내민 가시에 누군가 상처받지는 않았는지 돌아봤으면 합니다.

  우리의 선수들은 아직 어립니다. 그리고 게임계는 여전히 사상누각처럼 불안합니다. 그들에게 힘을 주고 가치를 높여주어야 할 우리들이 그들의 어깨를 더 짓누르게 된다면 애써 피지알을 다시 열어주신 운영진분들께도 면목이 없는 일이겠지요.

  조금은 무거운 글로 자유게시판을 찾아뵙는군요^^
  죄송합니다. 모두들 안녕하셨는지......
  날마다 좋은 하루 되세요~

  ps : 언젠가도 쓴 적이 있지만 사람들이 가장 범하기 쉬운 우는 자신이 촌철살인, 정문일침의 글을 쓴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단 몇 마디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역사상 유명한 성자들도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누구에겐가 충고나 비판을 하려면 먼저 자신을 돌아보는 겸손을 가졌으면 합니다. 물론 이렇게 글을 쓰는 저 역시 뭐 묻은 개일 수도 있지만요.
  저 역시 이런 충고성 글을 쓸 자격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직 피지알이 다시 열린지 얼마 되지 않아서 분위기가 정착이 되지 않았는데, 조금 지나면 알아서 정화가 될 텐데 미리 노파심에 섣불리 글을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죄송스럽네요^^특히나 여전히 지켜만 보고 계실, Write를 누름에 있어서 저보다 열배 백배는 신중하신 피지알의 터줏대감들은 빙그레 웃고만 계실 듯 한데 말이죠^^;

  write 버튼을 너무 쉽게 누르는 듯 해서 지금도 망설이고 있는 공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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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취알
03/05/17 23:09
수정 아이콘
항상좋은글 감사드립니다.^^
공룡님도 매일매일 좋은하루 되시길...
03/05/17 23:12
수정 아이콘
그렇죠.. 존칭은 기본중의 기본인데.. 이것 하나 안 지키고 글을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항즐이
03/05/17 23:12
수정 아이콘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 최소한 님이라는 표현은 지켜주세요. (사실 ~님도 좀 가볍긴 하지만요 ^^)
물빛노을
03/05/17 23:21
수정 아이콘
저같은 경우는 존경하는 선수에게는 님을 붙이고, 그냥 선수에게는 ~선수라고 씁니다. 이렇게 호칭이 분리되는 것에 대해서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님 혹은 선수, 하나로 통일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앞으로 그렇게 하겠습니다+_+
03/05/17 23:28
수정 아이콘
정말 고개가 끄덕여지는 글이네요. ^^
글 주제와 상관 없는 얘기지만 혹시 판타스틱 파이널 판타지를 다시 연재하실 생각은 없으신지? 정말 재미있게 봤거든요. 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도 경기지만 공룡님이 이번 경기는 또 어떻게 무림화(?)해 주실지 기대하곤 했는데^^;
03/05/17 23:33
수정 아이콘
존칭도 좋지만 오히려 어색한 면이 있습니다. 문화는 조금 다르더라도 다른 프로선수들을 ~선수나 ~님이라고 붙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거든요. 가령 그냥 박찬호가 어쩌구 저쩌구~ 하지 다른 말은 거의 안붙이거든요. 마이클조던 선수. 마이클조던님. 좀 이상하지요? 그나마 괜찮은 게 ~선수라고 붙이는 건데, 글을 길게 쓰다보면 이름도 무지 많이 나와서 이름마다 붙이는 것도 쓰는 입장에서는 좀 그렇습니다. 이런 현상은 특히 방송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대부분 적용됩니다. 연예인 등등, 전부 이름만 부르지 ~영화배우 ~가수 라고는 안하지요. 소위 공인에 대한 일반인의 호칭이 그렇지 않습니까?
굳이 하나로 정한다면, 글쎄요. ~선수 외에는 적당한 것이 없는 듯 합니다.
항즐이
03/05/17 23:36
수정 아이콘
wook98님의 말씀에 대한 제 의견은 앞서 수 차례 밝혔습니다.

프로게이머들은, 프로 야구선수나, 프로 축구선수, 프로 기사들과 달리 우리와 같은 공간에서 우리의 표현들을 "접하고"있다는 사실때문에, 우리는 그들에게 "말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글의 분위기에 따라, 임요환은 강하다. 라는 표현도 가능하다고 봅니다만, 기본적으로는 선수라는 표현이 적당하지 않을까 싶네요. ^^

너무 길면 임선수-_-;; 정도는 안될까요.
03/05/17 23:54
수정 아이콘
항즐님 의견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위의 글은 제 의견이구요. 프로게이머들이 좀 더 게시판 생활을 활성화한다면 자연스럽게 좋은 쪽으로 갈 수 있을 겁니다.
항즐이
03/05/18 00:00
수정 아이콘
네 감사합니다. ^^ wook98님의 말씀이 이해가 되네요. ^^
03/05/18 00:00
수정 아이콘
제가 생각할 때 피지알에서 '님'이나 '선수'를 붙이는 이유라면 피지알에 오시는 분들중 많은 분들이 프로게이머들에 대해 프로야구선수나 연예인등에게 흔히 붙이는 공인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항즐이님 말씀처럼 이 공간은 우리들과 프로게이머와 게임 관계자들이 혼재하는 공간이니까요. 아니 적어도 이곳에 들리는 프로게이머나 게임 관계자들은 이곳에서만큼은 공인이라는 단어로 불리기를 싫어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냥 오프라인의 술자리에서 쉽게 말하듯 게시판에서도 그런 자유로움도 좋지만, 그런 특성을 가진 게시판들은 많이 있기에, 이곳 피지알만이라도 그랬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그리고 피지알에서는 일반 가수나 연예인에 대해서도 대부분 '씨'정도의 존칭은 붙이더군요. 그리고 가수나 프로야구 선수는 이곳에 들리지 않지만 프로게이머들이나 게임 관계자들은 자주 오니까요^^

물론 존칭에 너무 매이는 것도 그렇긴 하지만, 요즘 몇몇 글을 읽어보고 느낀 점은 글의 문체상 필요해서 생략한다기보다는 붙여야 할 경우인데도 그냥 당연한듯 생략한다거나 하는 경우가 보였다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데도 회원들간에는 꼭 '님'을 붙이지요. 만약 피지알 회원이었던 어떤 분이 내일 당장 프로게이머가 된다면 그분을 부를때 어떻게 해야 할지도 난감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장황한 리플이로군요. 왠지 강요하는 듯한 압박이 느껴져 죄송합니다^^

음, 그리고 프로게이머들도 가끔 게시판에 글을 쓰기도 하지만 글 쓰기를 조심하시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더군요. 어떤 면에서 프로게이머들이 이곳에 글을 많이 쓸 경우 더 복잡한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너무 걱정이 많은 것일까요?^^
항즐이
03/05/18 00:04
수정 아이콘
공룡님은 pgr과 프로게임계를 너무 아끼시다보니 적극성보다는 걱정이 더 앞서게 되시나 봐요. ^^ 그래도 너무 감사합니다.

전 조금 적극적인 타입이라서요;; 좌충우돌할때도 있죠 ^^;; 여튼, 모두들 "사랑"하고 있는 것 만큼은 같으니까요. ^^ 기쁩니다.
모랠로
03/05/18 00:11
수정 아이콘
공룡님의 글에 전적으로 동감하고 있습니다. 게시판의 글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문제는 그 싸이트의 운영자 분들과 회원 분들이 만들어 나가는 것일 텐데요, 특히 운영자 분들의 의지와 방침이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고, 이 곳 피지알은 제가 알기로 하오체 등 자유분방함(?) 보다는 일정 수준의 예의를 지켜야 하는 곳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라야 하듯 운영자 분들과 회원분들의 합의로 이 곳 문화를 변화시키기 전에는 이 곳의 그러한 방침을 모두가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구요, 공룡님의 글과 같이 자율적인 지적과 운영자분들의 권한있는 지적을 통해서 게시판이 피지알에 맞게 유지되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Dark당 따까치로
03/05/18 00:55
수정 아이콘
공룡님 안녕하세요... ^^;; 이곳이 다시 문을 여니 반가운 많은 분들을 다시 뵙게 되네요..
제가 다니는 곳이 제한적이다보니 그 동안엔 이곳의 분들관 많이 마주치진 못했나 봅니다.. ^^
그리고 공룡님의 글은 언제나 바른생활과 함께 선수들에 대한 애정으로 넘치는거 같아요..
그래서 늘 절 반성하게 만든다니깐요.. ^^;;

위에 얘기하신 호칭에 대해선... 먼저 감정이 섞이면서 존칭조차 생략된 혹은 이상한 호칭의 글..
누가 보더래도 폄하하기 위한 의도로 보여지지 않을까 싶고, 만약 당사자라도 된다면 정말 기분이
나쁠것이고, 관계자나 혹의 그의 팬들이 보게 된데도 당연 기분나쁨을 유도할 수 있을테니,
또 다른 감정적인 표현을 유도... 모 결국 치고받고-_-로 이끄는 역할을 돈독히 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선 어떤 호칭이든 악의가 담기지 않도록 주의를 해 줬으면 한다는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다만, 전 가식적인 걸 싫어한다고 해얄까요.. 물론 예의 바른 표현이 다 가식적이란 건 아니지만,
어떨땐 예의를 가장한 비꼬는, 혹은 악의가 보이는 표현... 오히려 대 놓고 하는 욕보다 더 심하다고 생각이
되더군요... 그런 생각에 적절한 수위의 조절은 필요 하겠지만 그 의미가 비중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곳서 들은 것인지 정확하진 않지만, 얼굴 마주하고도 그런 표현 할 수 있을지.... 란 얘기가 있었는데,
이렇게 얼굴 대하고 할 수 있는 정도의 표현이라면, 어느 정도는 대부분이 공감할 정도의 표현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 그리고 꼬리요... 시간 되시면 예전처럼 픽션의 글들도 또 올려 주실꺼져?... 갠적으로 가림토선수 등등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락바텀이였나요? 젤 잼있게 봤었는데.. 자주 뵙게 되기를 바랍니다.. ^^;;
03/05/18 01:45
수정 아이콘
언제나 아끼 시는..
공룡님의 글... 언제나 잘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 합니다~~
허브메드
03/05/18 11:44
수정 아이콘
저도 싸인 받아다 주세요ㅜ ㅜ
03/05/18 12:25
수정 아이콘
문득 아파테이아님의 프로토스의 상처"라는 글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좋은 글 많이 그립습니다, 공룡님..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시구요, 이번 글은 정말 시기적절한 글이라고 생각되네요.. ^^
Rodeo_JunO
03/05/18 21:56
수정 아이콘
항상 공룡님의 글을 읽다보면....."저렇게 글 잘쓰려면 대체 어떤 공부를 해야만 하는건가"라는 탄식을 하게 됩니다....
아 물론 글을 단순히 잘쓴다는것에 대한 동경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글로 옮길수 있다는 그 부분이 너무 부럽다는...
부러워요 공룡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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