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10/03 22:44:05
Name 초보유저
Subject 홍진호 선수와 박정석 선수의 탑 매너 경쟁.
오늘 마이큐브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4번째 경기는 그 엄청났던 팬들의 관심과 환호답게 짜릿한 승부였다고 생각합니다.
경기의 흐름은 내내 박정석 선수가 쥐고 있었음에도, 서로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플레이..
역시 경기력 최고의 선수들 다웠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는 경기력 이외에 변수가 또 하나 있었으니..

바로 여러분이 다 아시는 홍진호 선수의 매너 "gg" 선언 입니다.
애초에 홍진호 선수는 인터뷰 때부터 "저그로써" 꼭 이겨보이겠다고 다짐하면서 팬들에게 어필하더니,
결국에는 경기가 드랍될 수 있었던 상황에서 gg 를 날려 많은 팬들의 감탄을 자아냈죠.

하지만, 여기서 "홍진호 선수 멋졌다."로 끝낼 거였으면 아래 님의 글에 "멋져요! 꺄아~" 하나 달고 말았을 겁니다.

바로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전 스타리그 "버티고"에서 홍진호 선수와 박정석 선수의 경기입니다. (애석하게도 어떤 리그인지 정확히는..)
당시 하드코어 질럿의 엄청난 압박으로 저그 유저들이 암울모드에 진입해 있을 무렵,
홍진호 선수가 박정석 선수를 상대로 뮤탈리스크를 적절히 이용하는, 아주 효율적인 전략을 준비해 왔었죠.

당시 홍진호 선수는 11시, 박정석 선수는 7시. 세로 진영이 짜여지고,
박정석 선수가 홍진호 선수의 예상치 못한 뮤탈리스크의 사용으로 당황하고, 언덕 위 게이트 지역과 본진 넥서스 주위 양쪽을 방어하느라 휘둘리는 사이,
게임은 점점 홍진호 선수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죠.

이때 갑자기 Waiting for players.. 화면이 뜨게 됩니다.
가만히 기다리던 40초가 끝나고, 경기는 결국 재경기 판정을 받게 돼죠.

이미 박정석 선수는 홍진호 선수의 타이밍 뮤탈리스크 전략을 알고 있는 상태로 재경기에 임하게 됩니다.
하지만, 박정석 선수, 자신이 이전 경기에서 했던 빌드, 게이트 위치, 전략을 그대로 사용하고 홍진호 선수의 뮤탈리스크를 맞아 들입니다.

홍진호 선수의 치밀한 타이밍 계산하에 날라든 뮤탈리스크로 인해 박정석 선수는 곧 gg 선언을 하게 됩니다.

제가 이 경기를 아직 기억하는 이유는, 그때 박정석 선수가 홍진호 선수의 전략을 그대로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상성 관계에 있는 빌드를 사용하여 적절하게 방어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다시 사용하여 재경기의 어드벤티지를 스스로 거부했다는 것에 감명 받았던 기억이 아직까지 있어서 입니다.

내내 주도권을 쥐고 있었던 박정석 선수.
하지만 홍진호 선수는 퀸의 인스네어를 사용한 전략이 효과를 거두기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때마침 찾아온 재경기 찬스를 살려 빠른 하이브 테크 이후에 디파일러 플레이그 전략을 사용했더라면,
적어도 다시 승리 확률을 50%로 돌려놓을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실력이 아닌 것으로 찾아온 기회를 스스로 거부하고, 당당히 패배를 인정하는 그의 모습은,
역시 프로게이머 사이에서도 탑 랭크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홍진호 선수는 마지막 gg를 치는 순간에 예전 버티고에서의 경기를 생각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경기 때 박정석 선수의 매너로 인해 지게 된 빚 아닌 빚을 이번에 당당히 갚아준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 경기 때 팬들이 감탄한 박정석 선수의 매너에, "나도 매너라면 뒤지지 않는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런지도요.

앞으로 그들의 매너 플레이가 어디까지 진행되는지가 참으로 궁금합니다.. ^^


* 2001 스카이배 8강 A조였으며, 재경기 전에는 스타팅 포인트가 홍진호 선수 1시, 박정석 선수 7시였고, 재경기에서 홍진호 선수 11시가 나왔죠.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sad_tears
03/10/03 22:58
수정 아이콘
우아... "프로의 카리스마". 짱이다~
03/10/03 22:59
수정 아이콘
멋진 선수들이죠.. 한마디로..
해설하시는 분들 말씀이나.. 팬들 말대로 이대로 맞대결하기 아까운 선수들 이지만, 겜 즐겁게 보았고, 그걸로 gg
굿 매너로 즐겁게 하루를 끝낸것 같습니다..
scent of tea
03/10/03 23:01
수정 아이콘
홍진호 선수는 보면 볼수록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는 참한 청년이더군요. 오늘 그의 gg에 또 한번 감탄을...그동안은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재밌는 경기를 선보이면서 상위권의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는 참으로 대단한 선수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이러다가 사적인(?) 호감마저 생길까봐 걱정될 정돕니다 ^^;
런트-o-v
03/10/03 23:06
수정 아이콘
그당시 리그는 2001sky 8강 A조 마지막 경기였구요..
원래는 박정석선수 7시 홍진호선수가 1시였을겁니다 ~
드랍걸려서 재경기 했을때 박정석선수7시 홍진호선수11시로 세로로 짜였었죠 ^^..
마지막으로 홍진호 선수 오늘 정말 멋졌습니다 ^^*
질럿파워
03/10/03 23:06
수정 아이콘
그때가 2001스카이배 8강 a조경기 였죠.
해설자들도 박정석의 매너에 감탄한 기억이 나네요.
03/10/03 23:07
수정 아이콘
정말 멋지군요....감동입니다
귀차니즘
03/10/03 23:12
수정 아이콘
저도 오늘 홍진호 선수의 지지를 보고서 그때 그 일이 생각이 났습니다. 정말 제가 좋아하는 멋진 두 선수의 매너있는 모습,,감동적이었습니다..
03/10/03 23:14
수정 아이콘
갑자기 생각난 폭투혈전의 KTF의 약자의 압박..--;;
elly-boo
03/10/03 23:15
수정 아이콘
두 선수의 매너경쟁...눈물이 나도록 감동적입니다.
Kim_toss
03/10/03 23:17
수정 아이콘
저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그때 현장에 있었는데요..
제 친구는 홍진호 선수 팬이었고..저는 박정석 선수 팬이어서..물론 제입장에선 좀 아쉬웠죠..
하지만 제 친구도 그러더라구요.."와~ 박정석 멋있다..거의 일부러 진 것 같애..다르게 할 수 도 있었을텐데..하고요.."
해설자분들도 다들 그러셨고..
어떻게 보면..제가 그래서 박정석 선수를 더 좋아하게 됐는지도 모르겠네요..
03/10/03 23:19
수정 아이콘
홍진호 선수가 GG를 칠 떄 전 그에게서 진정한 프로 정신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진정한 매너를 느꼈습니다. 홍진호!! 정말 당신이 멋있습니다^^
03/10/03 23:22
수정 아이콘
정말.. 두 선수를 인간으로써 너무나 사랑합니다... 쿨럭;;;
기영상
03/10/03 23:30
수정 아이콘
아 그때 박정석 선수가 재경기때도 너무 허무하게 져서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그런 사정이 있었군요.
너무나 멋진 두선수^^ 존경합니다 꾸벅(--)(__)
꿈꾸는청년
03/10/03 23:34
수정 아이콘
저도 그 경기가 생각 났었습니다.
그 때 박정석 이라는 이름이 제 가슴에 기억남게 되었지요.
저에게는 단순히 우승자 박정석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지 않고..
좋은 매너를 가진, 좋은 정신을 가지고 있는 프로게이머~!! 로
기억되게 되었습니다.

좋은 승부를 펼처준 2 명의 선수에게 감사를 드리고..
고장난명이라.. 좋은 승부는 항상 2 명이 있어야 이루어지지요..
또 그것을 알고, 느끼고, 응원하는 PGR 가족임에 자랑스러워 집니다.
Kim_toss
03/10/03 23:47
수정 아이콘
진정한 라이벌이라는 느낌이 드네요..
리치와 옐로우..
ilikerain
03/10/03 23:58
수정 아이콘
아 홍진호 선수 너무 아쉽네요.....
그래도 정말 멋있었습니다!!ㅠㅠ
(박정석선수 우승하세요 홍진호 선수몪까지 열심히 하시길~)
03/10/04 00:02
수정 아이콘
정말 그들은 진짜 '프로' 입니다.
TheMarineFan
03/10/04 00:23
수정 아이콘
역시 Yellow군요..
03/10/04 00:24
수정 아이콘
홍진호선수가 gg를 치고 나갔을 때 다시 드랍창이 떴었습니다.

경기 내내 홍진호선수의 얼굴표정은 좋지 않았습니다
불리한 전황 좋지 않은 네트워크 사정

그가 gg를 치고 난 뒤 이어 바로 다시 뜬 드랍창...

그는 진정한 사나이입니다

정말 멋진 사내죠. ㅠ_ㅠ

두 선수 모두 정말 멋지다란 말 이외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러브투스카이~
03/10/04 00:29
수정 아이콘
서로 뜨거운 안보이는 뜨거운 우정을 나눈것 같네요 -_-a
03/10/04 00:50
수정 아이콘
두선수 모두 정말 멋집니다... ㅠㅠ
피카츄
03/10/04 01:36
수정 아이콘
원래 저는 진호 선수를 싫어했습니다.. 이유는 저그 대 마왕인 강도경 선수보다..잘나가고 있고...좋아하는 마사지 군에게 극강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죠..-.-....그러나..오늘 모습은 그를 다시 보게 만들었습니다.
미소가득
03/10/04 01:57
수정 아이콘
멋진 선수들에 멋진 글입니다 gg^^
하늘호수
03/10/04 02:04
수정 아이콘
홍진호선수... 정말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선수입니다. 항상 당신을 응원하겠습니다. 힘내십시오... 멋진 경기, 멋진 매너, 멋진 Yellow ... 화이팅!!
ForTheIpaoN
03/10/04 02:43
수정 아이콘
아무리 생각해봐도 리치대 엘로우의 경기는 4강전이었어야 했는데..... 한판으로 이렇게 결정내기는 너무 가슴이 아파요. 문론 팽팽한 4강전 승부도 보고 싶고. 작년 스카이 4강 너무 멋졌어요 두선수 다 문론 지금도...
이동익
03/10/04 02:53
수정 아이콘
박정석선수는 당시 뚝심이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오늘 홍진호선수의
gg선언은 확실한 매너였던 거 같습니다.^^
아무튼 두선수 모두에게 gg
칠렐레팔렐레
03/10/04 03:06
수정 아이콘
저도 내내 박정석 선수의 승리를 기원했고 또 승리하리라 믿었지만 상대가 홍진호 선수라 걱정이 되는건 어쩔 수 없더군요.
결과를 알고 재방송으로 경기를 지켜봤는데도 두 선수 모두 무척 긴장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걸 느낄 수 있었고 저 역시도 긴장되는 경기였습니다.
경기 중에 자꾸 끊기고 느려져서 드랍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마지막 순간 홍진호 선수의 깨끗한 gg선언이 너무 멋졌습니다.
홍진호 선수를 특별히 응원하지 않았었지만 깨끗한 gg 선언과 그의 아쉽고 씁쓸한 표정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앞으로 홍진호 선수를 무척이나 응원하게 될 것 같습니다.
∵Keeper®∵
03/10/04 04:01
수정 아이콘
Yellow... 매번 아쉽게 물러나는 모습이지만
또한 매번 멋있고 아름답게 물러나는군요.

아름다운 청년 Yellow 에게 축복을....
꿈꾸는청년
03/10/04 05:05
수정 아이콘
흠.. 게시판을 한바퀴 돌고 보니 관심의 촛점이 맵에 대한 부분만으로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쉽기에.. 이 공간을 빌어 몇자 적어 봅니다.

전, 홍진호 선수의 결단을 믿습니다. 저번주에 저그에게 암울한 맵이지만,
자신이 저그의 "희망" 이라는 부분을 알기에
"한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라는 결단...
진짜 힘든 결단을 내린것입니다.

왜, 홍진호 선수의 결단을 좀 더 칭찬하여 주지 않습니까 ?
단순히 맵이라는 부분이 아니라, 그 결심을 좀더 알아주는 멋있는
PGR 회원님이 되었으면 합니다.

도진광 선수의 멋있는 경기...
여기에도 말이 나오고 있는 박정석 선수의 매너게임...
승자만이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또한 승자인 프로게이머만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가지고 그 꿈을 향해 노력하고, 또 노력하여...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멋진 프로게이머~!!
그 멋진 프로게이머를 사랑하고, 인정하여 주는 PGR 의 멋진 회원님들의
모습이 보고 싶습니다.

재방송을 보고.. 또 비디오로 녹화된 것을 보고나서,
멋진 선수들의 주는 감동에 취해 PGR 에 들어왔는데..
맵에 대한 말들이 많이 나오기에 몇자 적어 봅니다.
그럼.. 즐 PGR 하세요~!!
똘레랑스
03/10/04 09:36
수정 아이콘
꿈꾸는청년님 말씀에 공감..
질 가능성이 매우 높음에도 "꿈, 희망"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모습.
물론, 저그유저들의 울분에 공감하긴 하지만, 지금 홍진호선수에게는 그러한 자부심과 건강성에 축복을 해야하는 시기인 듯..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마술사
03/10/04 18:41
수정 아이콘
음;; 박정석선수가 홍진호선수와 했을때의 재경기때는 박정석선수의 빌드오더가 좀 달랐습니다..즉 첫경기때는 질템만으로 진행하다가 뮤탈에 휘둘려서 거의 겜 기우는 분위기에서 겜이 끊어져서 재경기가 되었고,
재경기에서는 박정석선수 기존 질템빌드에다가 스타게이트까지 지어서 커세어까지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일부러 진거같진 않았던걸로 보입니다. 물론 박정석선수가 매너가 없단 얘기는 아닙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3631 [통계] 허접하지만... wgtour의 탑20 종족분포 [7] CaRaT2501 03/10/03 2501
13629 MYCUBE 8강3주차 관련자료 [1] 信主NISSI2121 03/10/03 2121
13627 임요환 선수 최악의 경기 [55] Ace of Base6236 03/10/03 6236
13626 유부남과 스타크래프트 [12] 권순신1877 03/10/03 1877
13625 홍진호 선수와 박정석 선수의 탑 매너 경쟁. [31] 초보유저7390 03/10/03 7390
13623 가림토의 계승자 강민? [6] Narnia_narA2458 03/10/03 2458
13622 [워3]이형주 선수 vs 장재호 선수 [8] NeoeN1597 03/10/03 1597
13621 한리그의 같은 종족의 싸움만으로의 우승? [12] 김춘재2159 03/10/03 2159
13620 온겜넷에 바라는 점! [18] 카무이2014 03/10/03 2014
13618 대 저그전, 프로토스의 역진행, 섬맵. [14] 코코둘라2061 03/10/03 2061
13615 가을은 정말 프로토스의 계절인가 봅니다... [11] kimera2063 03/10/03 2063
13614 홍진호선수... 멋있었습니다! [25] Legend0fProToss4458 03/10/03 4458
13610 팀플이 바뀌었으면 좋겠는데.. [5] Neos1819 03/10/03 1819
13609 [마이큐브배 OSL리그] 금요일밤의 또 다른 긴장감..8강 마지막 주차!!! [276] 낭만드랍쉽5618 03/10/03 5618
13608 어설픈 프로게이머 동화(?) 5편 (上) [14] 뜻모를헛소리1604 03/10/03 1604
13607 [잡담] 뭐를 잘 못 한거니? [22] 낭만드랍쉽2582 03/10/03 2582
13606 프리미어리그... 의미없는 양대리그.. [53] MastaOfMyself4949 03/10/03 4949
13605 <가입인사>안녕하세요~ [4] _|(ㅇㅅㅇ)|_1828 03/10/03 1828
13603 [잡담]아 가을 하지만 잔인한 중간고사... [9] 질럿은 나의힘!1504 03/10/03 1504
13602 [스투]이승엽선수 홈런볼... [12] 스타리그광팬-_2630 03/10/03 2630
13601 부탁합니다 박정석선수.. [30] hi!템플러4054 03/10/03 4054
13599 라이벌, 그리고 천적.<그저 데이타...> [14] 信主NISSI3023 03/10/03 3023
13598 [MLB]보스턴 VS 오클랜드 [6] 매너중시1908 03/10/03 190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