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6/03/03 22:20:57
Name The xian
File #1 sad_nada.jpg (45.4 KB), Download : 58
Subject [응원글공모] Nada여. 울지 말게 + 언젠가 받았던 질문


아무리 직업이 직업이지만, 30대 아저씨가 스타크래프트를 보고 깔깔 웃기도 하고
두 주먹을 불끈 쥐기도 하고 탄성을 지르는 거는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닐 게야.
남사스럽지만 내가 바로 그런 `흔치 않은`행동을 매번 하는 그 사람 중 하나일세.


NaDa여. 그대가 이 글을 볼지 안 볼지 모르겠네. 볼 여유가 없어서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 싫어서 그렇든... 이 글을 보게 되지 못해도 나는 괜찮네.

그대의 심정을 추측하기를,  무척 외롭기도 하고 괴롭기도 할 것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한편으로는 홀가분할 수도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
하지만 그러나 지금 그대의 마음이 적어도 `편하지는 않다`라는 추측은 할 수 있네.

방송에서건 어디에서건 얼굴에 쓰여 있는 지는 걸 못견디게 싫어하는 표정.
그리고 늘 많은 짐을 짊어지고 있는 그대의 모습.
그런 그대의 모습에서 나는 나와 닮은 면들을 하나 둘씩 발견할 수 있었고
그렇기에 방송을 못 보는 날에는 리플레이나 VOD 같은 것으로 그대의 경기들을 돌려 보는 것으로 낙을 삼았네.

지금도 그것은 나의 낙이 되고 있지만, 듀얼토너먼트에서 자네가 아쉽게 졌을 때에는
흔들리는 마음을 억누르지 못해 한동안 죄없는 컴퓨터를 프로토스로 설정해 놓고
내가 잘 하지도 못하는 테란으로 사정없이 두들겨팼었을 만큼 어리석은 짓도 했었지.


NaDa여. 나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냉엄한 세상에 뛰어들었으니 나보다 더 잘 알겠지만
세상은 항상 변하기 마련이네. 그리고 그런 중에 건강을 잃거나 다치기도 하고
부유해지기도 하고 가난해지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하고 강해지기도 하지.

하지만 세상에서 뭐라고 말하든지간에 흔들리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고 보네.
바로 `마음`, 더 정확히 말하면 `신념`이야. 그대가 가는 길에 어려움이 있고
힘든 것이 있어 잠시 넘어질 수도 있고 좀 내려갈 수도 있어.
하지만 자신의 신념은, 마음만은 다치지 말아야 하네.

그대가 아프다는 이야기에 걱정도 했었지만
나는 그 순간에도 그대의 건강보다는 다른 것을 걱정하고 있었네.

그대의 마음이 다치고 신념이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지.

나도 건강이 좋은 편이 아니지만, 그래서 그대가 아프다는 이야기에 많이 걱정했었지만
내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늘 몸이 아픈 내 육신은 나는 별로 신경을 안 쓰려고 하네.
몸이 아프면 아픈 몸이나마 정신력으로 이끌고 지든 이기든 미련 없이 싸워볼 수 있는 여지는 있는 법이니까.

하지만 신념이 아프고 마음이 흔들리면 아무리 몸이 건강해도 소용이 없다고 나는 생각하네.
CPU가 없는 컴퓨터가 돌아가지 않듯, 커맨드센터 없이 SCV가 배럭이나 팩토리를 짓지 못하듯...
신념이라는 것은 그대의 모두를 지배하는 정말 강력한 위력을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네.


NaDa여. 다른 것들에 신경쓰지 말라고 감히 말해주고 싶네.

그대의 신념을 결정지어주는 것은 인간 이상의 것 이외에는 그대 자신뿐이니까.

다른 누군가가 뭐라고 그래도 절대 신경쓰지 말게.


NaDa여. 그러고 보니, 나이차가 10년 정도밖에 안 나는데 이런 환갑 넘은 노인네같은
글투를 써서 미안하군. 하지만 이해해 주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평소 글투로 쓴다면
너무 안타까움이 많이 배어나와, 오히려 그대를 부담스럽게 할지 몰라서......
그리고 혹시 내 마음 속에 있는 또 다른 아쉬움과 슬픔이 터져 나올 지도 몰라서......

부득불 이런 말투를 쓸 수밖에 없었던 것이네.
부디 이해해 주게.

부담스럽다고, 남사스럽다고 내 글을 혹시 보고 기억해 주지 않아도 괜찮네.
말했듯이 나는 그대의 승리와 즐거운 모습을 보면서 이전의 내 모습을 떠올리고
또한 패배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전의 내 모습을 떠올리는 것으로......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만족하네.


NaDa여. 울지 말게.

승리해도 좋고 패배해도 괜찮네.

다만 울지 말아 달라는 것은. 또 다른 나와 같아 보이는 그대가
마음을 다쳐 괴로워하며 우는 모습만은 내 차마 볼 수 없기 때문이네.


부탁하네. NaDa여. 울지 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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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 글에 관해서 약간의 부연 설명을 통해 몇 가지를 알려드립니다.

먼저 이 글을 쓰게 된 경위는, 지난 2005년 6월 27일 스카이 프로리그 전기리그 KTF:팬택과의 에이스 결정전에서 이윤열 선수가
강민 선수에게 패배한 다음 파이터포럼에 올라온 한 장의 사진(첨부한 사진입니다)을 보고 쓰게 되었던 글입니다.
아시다시피 당시 이윤열 선수는 매우 힘든 시기였고, 그 때에 올라온 이 사진은 저의 마음을 슬프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물론, 나중에 알아본 결과 그 당시 이윤열 선수가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습니다만... 저에게 이 사진은
이윤열이라는 한 선수가 마음을 다쳐서 슬퍼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약 8개월 정도 전에 쓰여졌던 이 글은 당시 스플래쉬이미지(http://spl.fighterforum.com/)에도 게시되어 지금까지 남아 있으며,
이윤열 선수의 팬카페인 윤열동(http://cafe.daum.net/nadaggo)에도 카페 회원님들의 요청에 의해 올라가 있는 글입니다.

물론, 제가 작성한 글이며 당시 작성자의 닉네임 역시 여기와 똑같은 "The xian"을 사용했습니다. 다만 이 글을 보신
다른 PGR 회원님들께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하기 위해, 그리고 이 글에 대한 사실을 알려드리기 위해 미리 밝힙니다.

만일 기존에 다른 게시판에 발표되었던 글이어서 이 글이 이벤트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운영진에서 판단한다면
저는 그 판단을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다. 다만 이벤트의 참여 대상이 되지 않는다 해도 이 글 역시 이윤열 선수에 대한
응원을 담고 있는 글인 만큼 게시하는 것을 허락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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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 언젠가 받았던 질문

언제인가 저에게, 게임을 좋아하는 직장 동료가 저와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질문을 해 온 적이 있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보면 재미있어요? 그리고 어떤 프로게이머를 가장 좋아하세요?"

그 때 제가 했던 말은 이랬습니다.

"경기들은 거의 모두 재미있어요. 프로게이머들마다 스타일도 다르고...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있지만 그들 중에서 박정석, 홍진호, 임요환 선수처럼
연륜 있는 프로게이머들은 재미를 넘어 감동을 주는 경기를 많이 선보이기도 하죠."

여기까지 말한 뒤, 잠시 말을 끊고 침을 '꼴깍' 삼킨 다음, 다시 말을 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한테 스타크래프트 경기 하나만으로 재미도 아니고, 감동도 아니고,
제 영혼까지 공명하는 느낌을 주는 프로게이머는...... 바로 '이윤열' 선수 하나뿐입니다."


............아직도 저는 그 때, 그 말을 듣고 화들짝 놀라던 동료의 얼굴을 잊지 못합니다.


이윤열이라는 프로게이머로 인해. 이윤열 선수의 경기로 인해 느꼈던 그 영혼의 공명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너무 커다란 울림을 내려고 하지도 말고, 너무 작은 울림에 들뜨지도 말고, 여태껏 걸어 왔던 것처럼,

그대의 길을. 그저 묵묵히 한 걸음. 또 한 걸음씩 걸어가기를 기원합니다.

NaDa라는 이름처럼. 그대 자신의 의지로. 자유롭게 다가오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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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글의 경우, '선수와 팀을 달리한 중복응모' 규정을 숙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가 새 글로 올린 글이라 여기에 다시 붙여넣습니다.

새 글로 올렸던 것은 규정을 지키기 위해 삭제했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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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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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미
06/03/04 17:35
수정 아이콘
그저, 이윤열 파이팅!!!!
자리양보
06/03/04 17:50
수정 아이콘
멋진 글 감사합니다. 이윤열 파이팅 한표 더요!!
Love.of.Tears.
06/03/04 18:22
수정 아이콘
화이팅~!! ^^
06/03/04 22:07
수정 아이콘
이윤열선수 화이팅!! ^^
How am I suppo...
06/03/05 01:52
수정 아이콘
이윤열선수 힘내서 올라와요~
착한밥팅z
06/03/05 11:45
수정 아이콘
윤열선수 화이팅!!!!!!
06/03/05 15:02
수정 아이콘
한달 후면 멋있게 부활할거라 생각해요. 지금은 기복이 있는것 같지만, 곧 올라오리라 믿습니다! nada 화이팅!!!
마법사scv
06/03/09 14:13
수정 아이콘
이윤열 화이팅..
메딕아빠
06/03/15 14:52
수정 아이콘
그의 강함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
누가 뭐래도 나다는 나다이죠 ^^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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