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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2/12 23:51:34
Name imagine
Subject [공모] 동수랑과 서즐녀. (6)그 뒤의 이야기-끝.
병역특례 지방에 오자마자 온개임국의 정들이 남긴 단서를 잡은 재훈 일행. 넘어오긴 어려우나 대부분 평야가 깔려있는 이 지방의 특징답게
요구루탱(要究樓撑)국까지 무사히 도착한 이재훈 일행은 그 나라의 왕이 되어있던 온개임국의 정(精)들과 처음으로 대면할 수 있었다.

"약 한달쯤 전의 일이었소. 꿈에 영광신선께서 나타나 조만간 우리 부부를 찾아서 온개임국의 사자들이 올 것이라고 말해주신 거요.
기다리고 있었소이다. 우리 부부가 이 곳에 온 것은 하늘의 뜻이었으니 돌아갈 수는 없소만 나라의 환난을 저버릴 수도 없으니 내 몇 가지
처방을 주리다."

이재훈의 앞에 약초 두 개와 비단 한 필, 봉해진 문서와 대나무 하나가 놓여졌다.

"먼저 왼쪽에 있는 약초는 개리어병(改利御病)을 치료할 아비터초(芽備攄草)요. 다른 하나는 신돈병(申頓病)을 치료하는 만담금지초(漫談禁止)이니
가지고 돌아가 병을 고치도록 하시오. 비단은 내 아내인 서즐녀가 직접 짠 것이고 문서는 내가 직접 쓴 제문(祭文)이니 비단을 놓고 제를 올린다면
나라에 미남미녀가 돌아올 것이오. 마지막으로 대나무는 내가 바다를 건너올때에 정현용왕께서 선물해주신 상서로운 물건인데 나에게는 그닥
필요치 않으니 온개임국에 주도록 하겠소."

"감사합니다. 이로써 나라의 재앙을 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걸 용준왕에게 전해주시오. 나라를 다스리는데에 필요한 것을 적었소. 꼭 유용할 것이외다."

동수랑은 여행에 지친 이재훈 일행들을 극진히 대접해 쉬게 하고 떠나는 날 자신의 배까지 빌려주었다.

"이 배를 타고 가면 될거요. 마지노선(馬知老船)이라고 하는데 보통 물건이 아니라 흡사 늙은 말의 지혜를 가진 듯 바다위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게
해주는 귀물이요."

이재훈은 동수랑에게 크게 절을 올려 감사를 표하고 배에 올라 고국인 온개임국으로 떠났다. 동수랑의 말대로 자욱한 안개속에서도
스스로 배가 조류를 타고 길을 찾아 안개를 뚫고 나아갔다. 그리하여 온개임국으로 무사히 돌아오자 대기선사의 예언을 듣고 미리 마중나와 있던
용준왕의 열렬한 찬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구해온 풀로 얼른 김도형과 엄재경의 병을 고쳐주고 용준왕은 길일을 잡아 하늘에 제사를 올렸다.

"동수형, 우리는 동수형을..... 형을 위해......이 노래를.....수타급 생수를 가지고 다시 돌아와줘 왜냐하면 동수형은 우리들의 마지막...."

그러자 과연 나라에 근심거리가 저절로 없어지고 거리에는 미남미녀가 넘쳐나 민심이 크게 고양되었다.  단 하나 남은 대나무를 어찌 사용해야
할 지를 몰라 고민하였는데 대기선사가 대나무를 보더니 "이것으로 피리를 만들어 부신다면 나라의 보물이 될 것입니다." 라고 하였다.
대기선사의 말대로 피리를 만들어 불자 병이 절로 나으며 가물때에는 비가 오고 비가 올때는 맑아지고 나라가 평온하였다.

때마침 이웃나라인 암비시개임국(闇非示改賃國)에서 전쟁을 걸어왔는데 이승원이라는 무당의 술력이 어찌나 오묘한지 우박을 부르고 구름을 일으켜
온개임국의 병사들이 날마다 패퇴하기에 바빴다. 그래서 이 피리를 전쟁터에 가져가 불게하자 술력이 깨어져 크게 당황한 적군은 자신의 나라로 돌아갔다.

이런 보배를 얻은 용준왕은 크게 기뻐하며 이재훈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이 피리를 파파식적(波波息笛)이라 부르고 국가의 보물로 소중히 간직하게 했다.
그리고 이재훈과 함께 어려운 임무를 맡았던 김성제,박태민,전상욱,이병민,강민의 공을 치하하여 각각 포상을 내렸다.

이재훈은 토지도 재물도 다 마다한체 벼슬을 그만두고 낙향하기를 원하여 용준왕은 그에게 황금웅(黃金熊)이라는 관작을 내리고 죽을때까지
생활에 불편함이 없게 하였다.

박태민은 궁궐안 기술자들의 총 기술감으로 임명된다.

김성제는 서열을 끌어올려 부장에서 견제장군(牽制將軍)으로 책봉하였다.

전상욱은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각간(大角干: 주)에 임명되었다.

강민에게는 천문관의 직위를 주어 왕의 곁에 두려고 했으나 역시 마다하고 대기선사와 함께 산 속으로 은둔했다.  

이병민은 첩자의 인생을 벗어나고 싶다고 왕에게 진언하여 그의 가문은 대대로 맡았던 임무에서 해방되어 완소(完所)씨의 성을 받았다.


온개임국의 정(精)을 찾아 떠났던 여섯 명의 이야기는 사관에 의해 상세히 기록되어 서고에 보존되었다.
그 책의 끝 문장은 다음과 같았다.

"나는 부적절로부터 적절에 이르기까지를 순서대로 서술하여 끝을 맺는다."


주: 대각간-신라시대 관등의 하나. 17등관계 위에 비상위(非常位)로 설정된 특수한 관등이다.
신라시대 김유신이 공을 세워 이 작위를 내려받은바있다.



주절: 드디어 끝냈습니다. 뭔가에 홀린듯 놀다가 마감에 치여 급하게 완성시키느라 글이 허접해진 것 양해바랍니다.
처음에 말한대로 길지도 짧지도 않은 중편^^이 되었는데요, 원래는 단편으로 끝내려고 하다가 하고 싶은 이야기
왕창 끌어넣다보니까 이렇게 길어졌습니다. 되도록이면 과거 삼국시대의 설화를 많이 빌려쓰려고 했죠.
연오랑과 세오녀,거타지,박재상,서동요,처용,석탈해,만파식적 설화가 쓰였습니다. 생각한것보다 등장인물들이 좀
많이 뭍혀버린 감이 있어서 아쉽지만 이게 제 능력의 한계^^이겠지요.

그간 제 글을 보고 웃어주신 고마운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리플 하나하나가 귀차니즘과 싸울 실탄-_-이 되어주었습니다.
끝으로 다음주 MSL에서 우리 강민선수의 건승을 기원하면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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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미
05/12/12 23:54
수정 아이콘
언제 오시나 하고 계속 기다렸습니다. 결국 와 주셨군요T_Tb
그나저나 으하하, 파파식적이라니요! 완결편까지 넘치는 센스, 어디 안 가네요. 끝까지 써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미이:3
05/12/13 00:09
수정 아이콘
아, 완결편이네요,
역시 유머센스 최고입니다T_T!!!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유신영
05/12/13 00:16
수정 아이콘
이야~ 끝까지 스타급 생수 유머~ 으하핫!
호수청년
05/12/13 10:20
수정 아이콘
엉엉~ 아쉽워요 ㅠ.ㅠ
05/12/13 11:56
수정 아이콘
아비터초(芽備攄草)..만담금지초(漫談禁止)..완소(完所)씨의 성..
정말 재미있습니다. 공모가 아니더라도 재밌는 글 많이 써 주세요~^^
동글콩
05/12/14 13:48
수정 아이콘
끝까지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몰아서 읽는 바람에 리플을 제때 못 달고 마지막 편에만 다네요.
중간에, 점점 줄어드는 리플수를 살짝 걱정하시는 모습에 괜시리 미안해 집니다요.. ㅡ.ㅡ

근데 의문이 하나..
병역특례국에서 만난 '지훈'과 '서즐녀'는 다른 사람인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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