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이전 질문 게시판은 새 글 쓰기를 막았습니다. [질문 게시판]을 이용바랍니다.
Date 2012/06/03 14:13:52
Name 남자의일격
Subject 현재 50-60대 가부장적인 남성들은 자기가 잘못한거 죽어도 인정 안하는 것이 미덕인가요?
일단 자극적인 제목이 글의 주제를 살짝 왜곡할 우려가 있긴 한 것 같습니다.
즉 우리네 아버지 세대에 관한 질문인데요, 그분들이 성장하고 성격형성이 될땐 지금보다 훨씬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대화도 없이 억압받고 순종하는것 이외엔 살아갈 방법이 없었을거예요.  지금보다 훨씬 보수적인 시절이었으니까요.

일단 이 질문을 하게 된 경위를 말씀드리자면(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지겨우시면 스킵해도 글을 읽는데 상관없습니다)
아버지(이미 10년 전부터 마음속으론 아버지란 생각을 버렸지만)가 술을 먹고 들어와서는 소리를 지르더군요.
'너같은게 내 자식새끼냐, 돈도 못벌어오는 쓰레기XX, 병X같은 XX 무능해가지고'
에휴... 취직 가능했는데 더 높은 곳 바라보려고 고시공부하는 중인데 그것가지고 트집 잡히네요. 이런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어쨌든 말리는 어머니한테까지 욕을 하고 제 풀에 지쳐서 잠이 들더군요.
그 다음날 새벽 5시에 아버지란 인간이 구석에 찌그러져서 어머니께 훈계를 듣더군요.  참고로 저희 집안은 예전엔 아버지 힘이 강했는데 저 인간이 워낙 집안과 재산을 깎아먹는 통에 지금은 어머니께서 훨씬 강하십니다.  집안의 기여도도 거의 8:2로 어머니가 압도적이죠.
'더 좋은 조건으로 일하려고 고시공부하는 애를 왜 욕을 하나, 자기자신은 잘난거 있어서 털어도 먼지 하나 안나는 아들 트집잡나'
틀린말 하나도 없고 자기가 무조건 잘못한거니 처음엔 찌그러져 있네요.  술이 깬 이후부턴 즐겨 사용하는 '억지 및 윽박지르기'가 안통하니까요.  어머니께서 한참 그러시던 도중 제가 씻고 공부하러 나가려고 하니 저인간이 또 저한테 트집을 잡네요.  애비 보는 눈빛이 그게 뭐냐고.  전 꼴보기 싫어서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하도 어이가 없어서 예전부터 있었던 저 인간의 허물같은거 전부 까발렸습니다.  털면 먼지가 아니라 아예 쓰레기가 쏟아져 나오는 인간이라 비난할것도 정말 많았는데 비난거리 끄집어 내는 족족 윽박지르기, 주제 돌리기, 궤변늘어놓기, 무시하기 등으로 전부 회피해 버리네요.  그래놓곤 자식새끼가 애비한테 덤빈다고 우렁차게 포효하시는데...
정리하자면
1. 가만히 공부하고 있는 아들과 어머니한테 이유없이 쌍욕을 해 놓고는 사과는 커녕 자기자신이 잘 했다고 궤변
2. 안마방 제집 드나들듯 하고 쓸데없는데 재산 꼬라박는 등 집안 망쳐놓은 명백한 사실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로 자기합리화 후 감히 가장을 건드리냐고 역공함
저나 어머니가 봤을땐 명백히 100% 저쪽 잘못이죠.  객관적으로도 아마 그러할겁니다.  저래놓고는 다음날부터 주변에 마누라와 아들 욕을 일삼으며 살아갑니다.

제가 궁금한건요, 50-60대의 남성들이 자신이 명백히 잘못 했지만 가족들에게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들때(정신 제대로 박힌 분들은 제외)
1. 보수적인 옛 시절을 겪은 남성들이니 가부장적인 성장환경에 의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건 가장으로서의 권위를 잃는 것'이라고 생각
2. 속으론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는데 표현하는 방식을 모르거나 서툴러서 '무조건 자기 잘났다고 큰소리'
3. 이도 저도 아니고 인성이 쓰레기인데다가 자존심만 강해서 자기 잘못은 죽어도 인정안하고 무조건 남탓
4. 기타(아내와의 파워게임 등)

주로 어떤 이유라고 생각하시나요?  제 경우는 차라리 2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자기 잘못은 깨달은 경우니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2/06/03 14:17
수정 아이콘
나이와 성별에 상관 없이 자기보다 약한 상대에겐 대부분 인정 하지 않는거 같습니다.
도시의미학
12/06/03 14:18
수정 아이콘
저희 아버지도 비슷한 부류이긴 한데..
제가 딸이라 그런가-_-;;;; 버럭 화내시고도 얼마지나지 않아 딸내미 아빠가 잘못했다 하시며 사과하십니다;;

그냥 좀 씁쓸해요 저는. 사정상 따로 사는데 아버지가 얼마나 외로울까 싶기도 하고.
외로우시니, 가끔 얼굴보면 저도 모르게 화를 내놓고, 며칠 뒤가 되면 외롭다는 생각에 전화 걸어서 사과하시고.

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삽니다;;;;;
저희 오빠는 못견디는데, 막둥이 딸내미라고 아버지가 워낙에 어릴때부터 끼고 사셔서;;
아나키
12/06/03 14:18
수정 아이콘
나이와 성별과는 크게 상관 없습니다...
군대까지 갈 필요도 없이 대학교에서 선배나 직장 상사중에 아주 많죠 아주....
12/06/03 14:20
수정 아이콘
저희 쪽은 초 가부장적이었다가 주식으로 1억날리시고 여성상위가정이 되었습니다.
eblueboy
12/06/03 14:21
수정 아이콘
본문 내용과는 별개로, 제 경험상 <일반적>으로 나이드신 분들은 의견을 잘 굽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님이 나이드셔서 아들이 이 글을 쓰는 상황이(...) 되어도 제가 언급한 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참외아빠
12/06/03 14:23
수정 아이콘
저런 아버지라도 계셨으면 좋겟다 라는 생각이 잠시 들며
20년전 먼저 가신 아버지가 그립네요
힘내세요
아, 주위에 보면 약자한텐 잘못 인정 절대 안하더군요
12/06/03 14:24
수정 아이콘
아무리 맺힌것이 많아도 보통 아버지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표현하지는 않는데... 뭔가 정말 안맞으시는 모양이네요.
보통은 자존심 때문도 있고 남들과 비교하기 때문도 있습니다.
남의 집 아들은 돈도 잘 벌어오고 아버지 말도 잘 듣는데 넌 왜그러냐... 뭐 이런식의 것들 말이죠.
마이너리티
12/06/03 14:26
수정 아이콘
뭐랄까.. 그래도 글쓰신분의 아버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님이 고시공부를 하기 전까지의 삶과 현재 취직을 하지 않아도 공부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어떻게 달라졌을지를 고려해본다면...
가장이신 아버님에 대한 입장을 생각해봐야 할 거 같습니다.

집안의 구체적인 사정까진 제가 알 수 없지만, 가정이 지금까지 유지(최소한 금전적으로나마)된데엔 아버님의 역할이 컸거나 어쩌면 절대적이었을지도 모르는데..(사업으로 돈을 많이 말아 드셨어도, 말아드신 돈도 아버님이 벌어놓은 돈이었을 수도 있고..)
여튼 그 공을 고려하면 어느정도 실에 대한 용인이나 권위에 대한 보상을 바라는게 당연하고, 주는게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다고 봅니다.
사람의 심리라는게 권한은 없고 의무만 있다면 힘이 빠지게 마련이니까요...

저는 아직 가장이 아닙니다만, 주변 가장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젊은 시절 처자식을 위해 쉬지도 않고 일해서 집도 사고 학교 보내고 먹여놨더니, 가족을 위해 해준게 뭐냐는 자식들의 핀잔만 듣고 산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구요.
12/06/03 14:27
수정 아이콘
인성이 쓰레기(...)인것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보통은 3번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하네요.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찜찜함이 있는 분들은 나이가 들고 '가장(=돈?)'이라는 자신감이 줄어들 때쯤이면
성질이 사그라들더라고요. 가끔 반성하는 모습도 보이고
디레지에
12/06/03 14:30
수정 아이콘
1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가부장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면 1번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글쓴분의 글을 읽고서 사실 가슴이 막막해지고 울화가 치밀어올라서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제 어머니 말씀 들어보면 외할아버지도 그렇게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으로 가족들에게 몹쓸 짓을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이미 다 늙고 기력이 쇠해진 할아버지를 본 기억밖에 없어서 저는 할아버지가 그토록 인자하신 분인줄만 알았는데..젊을 적 이야기를 들어보니 심히 놀랬습니다. 그리고 제 아버지 말씀을 들어보면 또 친할아버지도 가족들에게 횡포를 심하게 부리셨다고 합니다. 제 아버지는 그래서 집에서 도망나오다시피 절에 들어가셔서 10년동안 하산하지 않으셨다고 하더군요.;;
갑자기 또 생각나서 써봅니다. 이걸 보면 정말 그 시대 아버지들에게, 권위가 가득찬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이 너무나 당연히 팽배했었던 것 같습니다.
블루팅
12/06/03 14:34
수정 아이콘
1번이 주된 원인이고 표출은 2번..거기에 기본 성격이 좀 좋지 않으면 3번으로 표출된다고 생각합니다.
RedDragon
12/06/03 14:51
수정 아이콘
1번과 2번이죠. 사람은 환경이 만듭니다. 친가쪽 할아버지 쪽의 가정사를 보면 아버지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잘 해결되시길 바랍니다. 아무리 미워도 가족은 가족이니깐요.. 그렇게 가부장적으로 성장해 온 아버지를 불쌍히 여기고 먼저 이해해 주신다면.. 언젠가 아버지도 마음을 여실 겁니다.
12/06/03 15:02
수정 아이콘
요즘 나이들어서 주변을둘러보니
부모를욕하던친구들은 결혼하고나니 부모와똑같은행동하고있더군요... 아버님도 그부모님을 보고자란거라봅니다
12/06/03 15:05
수정 아이콘
성별, 나이 보다는 개개인이 자라온 환경과 개개인의 특성이 조합하여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배워야 할 것들을 못 배우고, 깨닫고 고쳐야할 것들을 못 고치셨을텐데...사느라, 그러지 못하셨을 거라고 이해하는 편입니다...

한편으로 보면 안타깝지요...
가을독백
12/06/03 15:58
수정 아이콘
힘들었던 과거 이야기를 때때로 하시면서, 너네는 이런걸 겪지 않았으니 얼마나 좋은 환경이냐 라고 시작되는 일장연설을 들을때마다 내가 겪고 싶지 않아서 안겪은것도 아닌데 우리때는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계속 듣다보니 고생을 안한게 죄인가 싶을때는 있더군요.
차라리 나도 죽도록 고생을 해서 저 이야기좀 안들었으면 하는 생각을 할때가 좀 많았습니다.
우리 아버지 세대들은 고생을 하신게 자랑이라고 생각하시는거같아요. 그 고생을 견뎌냈다, 넌 이런거 겪지 않았으니 얼마나 좋냐(솔직히 비꼬는 식으로 들렸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결정해서 일이 틀어지면 그럴수도 있지 뭐 하면서 넘어가시면서 다른 가족 구성원이 결정해서 일이 틀어지면 내가 결정 안해서 일이 이렇게 틀어졌다, 왜 일을 망치냐 이러면서 폭언 비슷하게 말을 하시더군요.
아버지 자신이 못하는거면 안해도 되는거니까 못하는거고, 아들인 제가 못하면 넌 할 생각이 없는 놈이다, 니가 배우려 하지 않아서 그러는거다 라면서 상황을 항상 아버지가 유리하게 말하시더군요.
다른 분들은 모르겠는데, 우리 아버지같은 경우 2번과 3번이 공존하는것 같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36444 박주영 선수 국적 상태 관련 [5] 시경2165 12/06/03 2165
136443 (lol) 30렙 질문.. [7] High-End2070 12/06/03 2070
136441 [디아] 아우, 지금 디아 로그인 되시나요...? [17] 제이나2112 12/06/03 2112
136440 약정승계? 명의변경? 관련 질문입니다. [2] RedSkai1720 12/06/03 1720
136439 [디아3] 경매장에서 아템을 바로 구입했을때 문의 사항입니다 [9] Absinthe 1565 12/06/03 1565
136438 여러분은 부모님이나 형제자매 같은 가족에게 어떤 말을 가장 많이 하시나요? [11] pioren1892 12/06/03 1892
136437 동영상 사운드만 따로 다른 동영상에 붙여넣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될까요? [8] Yaya Toure2596 12/06/03 2596
136436 현재 50-60대 가부장적인 남성들은 자기가 잘못한거 죽어도 인정 안하는 것이 미덕인가요? [15] 남자의일격8795 12/06/03 8795
136435 김원기-서기수 선수와 이운재 감독 사건 [4] Sunsu4432 12/06/03 4432
136434 [LOL]케넨은 카운터가 없는 탑솔인가요?? [18] 아크3805 12/06/03 3805
136433 [해축질문] 도르트문트(와 분데스리가)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8] Claude Monet2318 12/06/03 2318
136432 인터넷 문제 NaS.KiJuK1708 12/06/03 1708
136431 스케일이 큰 SF영화 추천 좀 부탁드릴게요. 레일1700 12/06/03 1700
136430 [lol] 사이온은 어떤 챔프인가요? [11] 비첸지2139 12/06/03 2139
136429 디아3 질문입니다.(업적) [2] 야누스1672 12/06/03 1672
136428 현금영수증 이용방법 굿리치[alt]5111 12/06/03 5111
136427 [lol] 운영이 편한(신경쓸 게 적은) 챔프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14] 빠독이2283 12/06/03 2283
136426 주요 고기 생산량요~ [2] 루나틱1468 12/06/03 1468
136424 초보 일렉 기타 질문! 답변 부탁드립니다. 미국싸이코1162 12/06/03 1162
136423 군 복무기간, 여러분께선 어떤 것을 배우시거나 얻으셨나요? [71] 김태호2182 12/06/03 2182
136422 디아3에서 골드벌이가 가장 안전하고 시간대 효율이 좋은곳이 어디인가요? [3] 여기웃겨1898 12/06/03 1898
136421 영수증없이 쇼핑몰 옷 환불 되나요? [3] 릴리러쉬.2274 12/06/03 2274
136419 [디아3]불지옥 포니방 아이템드랍율 질문 [6] Tad2857 12/06/03 285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