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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6/26 01:25:39
Name 주경원
Subject [기타] 독일에 있는 제친구가 쓴 글입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독일 놈들 키는 왜이리 큰지...

발 한뼘 때문에 번번히 공간 침투를 해나갈 수 없었고,

머리 한뼘 때문에 골문까지 다가갈 수 없었으니...

계속 머리속에 떠오르는 허전함은 저 키 큰 독일놈들 두어명 순식간에 제치고,

골문으로 치달아 멋진 골을 터뜨리는 확실한 저격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어쨌든 결국 또 발락이 독일을 구해냈고, 우리는 발락 때문에 현해탄을 건너지 못하게 되었지만...

대~한민국의 태극전사들은 정말로 멋진 경기를 펼쳤다...

월드컵 4강전에서 역대 3회 우승, 3회 준우승의 관록의 전차군단 독일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90분을 뛰었다... 정말로 자랑스럽다...



오늘 프랑크푸르트 시내에서 교민 천여명이 함께 모여 경기를 응원했는데,

한국이 석패하자 모두 울음바다가 되었다...

끝나고 밖에 나오니까 젊은 독일 놈들이 깃발을 휘날리며 춤추고 난리였다..



그중의 몇놈은 우리에게 와서 Fair Play를 했다며 등을 두드리기도 하고,

또 몇놈은 독일 깃발을 휘날리면서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더군....  

xxx들 왜 지들이 "오~ 필승 코리아"야...?



하지만 우리의 월드컵 우승을 향한 꿈꾸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본다...

우리의 태극전사들 중 송종국, 이천수, 박지성, 이영표, 차두리 등 모두 20대 초반이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청소년 대표 최성국, 정조국 그리고 영국에서 뛰고있는 이산도 있다.....

이들이 2006년도에는 한국 축구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떨쳐낼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작년에 21세 이하 독일에서 벌어진 세계 청소년 선수권 대회에서 한국이 주최국 독일을 꺾고 우승을 했는데, 그 주역이 정조국과 이산이라고 하더군...  

진정한 한국 축구의 전성기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것이지...



이번 대회에서 우리 축구는 어마어마하게 향상된 경기력을 보여주었지만,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것이 골결정력과 세계적인 스트라이커 부재라고 본다...

그리하여 아직 세계 정상권이라고 내놓고 주장하기는 뭔가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 같고..

설기현, 안정환 등이 잘했지만 아직 세계 최고 실력에는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고....



하지만 우리의 새싹들은 설기현, 안정환도 극복해서 세계 최고가 될 실력과 자질을 충분히 가지고 있고, 결국 그들은 세계 최고가 될 것이다...



축구 이외에도 이번 월드컵은 너무나 많은 것들을 한국에 선물했다...

그동안 관심도 없던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이야기하고 있고,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에 "대~한민국" 그리고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고 있다...

이곳 티비에서 방송되는 맥도날드 광고도 일본국기를 배경으로 다다미방에서 기모노 입은 정적인 것에서, 한국인이 한복 입고 태극기 문양이 새겨진 북을 세차게 두들기는 웅장한 것으로 순식간에 바뀌었다...

모두들 붉은 악마를 말하고, 한국인의 친절함을 말하고, 한국인의 저력을 이야기하고, 한국을 본받아야 한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한다...

이것은 4,700만의 승리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저력을 바탕으로 지역감정도 극복하고, 한반도의 분단도 극복하고, 구역사의 찌끄러기들도 한꺼번에 다 쓸어버릴 수 있도록 더더욱 서로의 일상에서부터 모두들 분발해야겠지.....



너무나 행복한 며칠이었고, 이러한 행복을 느끼게 해 준 히딩크와 태극전사들이 너무나 고마울 뿐이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4년 후에 우리의 또다른 젊은이들이 월드컵 우승의 염원을 현실로 만드는 꿈을 꾸면서 살아가야겠다...  



코리아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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