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회원들이 연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연재를 원하시면 [건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Date 2011/09/04 22:15:57
Name VKRKO
Subject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천장의 얼룩
학창 시절, 네리마에 있는 낡은 목조 맨션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

그 곳에서 산 지 1년 정도 지났을 때, 처음으로 친구가 묵고 가게 되었다.

술을 마시던 중 막차 시간이 지나버려 어쩔 수 없이 내 방에 온 것이다.



여기저기 어지럽게 물건들이 흩어져 있는 방을 대충 치워서 어떻게든 친구가 잘 공간을 만들자 이미 새벽은 새벽 2시였다.

그렇게 둘이 누워 눈을 붙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친구가 말을 걸어 왔다.

[야, 저거 말인데, 사람 얼굴처럼 보이지 않냐?]



친구는 천장을 가르키고 있었다.

[그건 그냥 얼룩이야. 아마 윗층에서 물이라도 새서 그런 거겠지.]

천장의 일부가 부자연스럽게 더럽다는 것은 이사온 첫 날부터 알고 있었다.



[저거 좀 괴상한데...]

친구는 일어나서 천장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냥 얼룩이라니까?]



나는 친구의 행동이 신경 쓰여 일어나 불을 켰다.

[어, 불 켜니까 안 보이네?]

[그냥 얼룩이라고!]



친구는 내 말은 들리지도 않는 듯 가까이 있던 테니스 라켓으로 얼룩을 덮었다.

[이게 아마 입일 거고... 그리고 이건 눈이지. 코는 여기고... 음... 뭔가 다른가?]

평소라면 방의 불은 끄고 누웠었지만, 친구가 화장실에 갈 때를 생각해서 화장실의 백열전구만은 켜 놓은 상태였다.



친구는 옆으로 누우면 그 얼룩이 사람의 얼굴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끈질기게 주장했기 때문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옆으로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사람의 얼굴로 보인다.



처음으로 알아차렸다.

[야, 그런데 이렇게 자면 머리를 북쪽으로 놓고 자는거지?]

친구가 그렇게 말한 순간 방이 흔들렸다.



우리는 숨을 내쉬는 것조차 잊고 서로를 마주봤다.

[지진... 이겠지...?]

내가 겁을 내며 방의 불을 켰을 때였다.



형광등에 불이 들어오는 동시에, 천장에 확실히 중년 남자의 얼굴이 나타났다.

우리는 동시에 소리를 지르며 방에서 도망치려고 했다.

[시끄러워!]



그리고 그 순간 방의 벽을 차는 것 같은 소리와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나는 머리가 새하얘졌다.

소리는 분명히 오른쪽 옆에서 들려왔다.



나는 초조한 모습으로 방에서 나가려고 하는 친구를 말렸다.

[정신 차려! 정신 차리라구!]

지금 현관 문을 열면 거기에 무엇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러는데! 이런 방에는 있기 싫다고!]

친구는 목소리를 죽이고 투덜댔다.

나는 친구 앞을 막아섰다.



[금방 옆 방에서 소리가 들렸지? 그 방은 빈 방이야...]

나는 멍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친구에게 말했다.

[아무도 안 산다고.]



그 다음날 나는 그 맨션에서 나왔다.

얼마 전에야 그 목조 맨션이 있는 장소 부근까지 가 보았다.

지은지 40년 정도 되었던 그 건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영어/일본어 및 기타 언어 구사자 중 괴담 번역 도와주실 분, 괴담에 일러스트 그려주실 삽화가분 모십니다.
vkrko@tistory.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일들에 관한 이야기를 투고 받고 있습니다.
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http://vkepitaph.tistory.com)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PGR끊고싶다
11/09/06 22:24
수정 아이콘
제 방 창문...누군가 지켜보고있다는느낌..
비슷한느낌이려나요.
서린언니
11/09/11 19:57
수정 아이콘
저 지금 네리마에 살고있다능;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245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합창 VKRKO 5421 11/09/18 5421
244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코트를 입은 남자 [1] VKRKO 5617 11/09/16 5617
243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가드레일 너머 [2] VKRKO 5561 11/09/14 5561
242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미국괴담]숨겨진 밀실 VKRKO 6006 11/09/13 6006
241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본능 VKRKO 5953 11/09/07 5953
240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사고 [3] VKRKO 6467 11/09/05 6467
239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천장의 얼룩 [2] VKRKO 5578 11/09/04 5578
238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네번째 공원 VKRKO 5559 11/09/03 5559
237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목 [1] VKRKO 6330 11/08/31 6330
236 [스타2 협의회 칼럼] Last & Rest [3] The xian5175 11/08/31 5175
235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봉인 [2] VKRKO 6576 11/08/25 6576
234 VKRKO의 오늘의 괴담 - 마이너스 드라이버 - 후일담 VKRKO 6038 11/08/24 6038
233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슬픈 목소리 [2] VKRKO 6462 11/08/23 6462
232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삐삐 [6] VKRKO 6601 11/08/21 6601
231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기묘한 꿈 [5] VKRKO 6530 11/08/20 6530
230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흰 양산 [1] VKRKO 5961 11/08/18 5961
229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고양이 선생님 [7] VKRKO 6826 11/08/17 6826
228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사라진 여자 [2] VKRKO 6579 11/08/16 6579
227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악마 [1] VKRKO 6106 11/08/15 6106
225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나가사키의 호텔 [4] VKRKO 7302 11/08/10 7302
224 [스타2 협의회 칼럼] [The xian의 쓴소리] Shame on me [3] The xian5401 11/08/10 5401
223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천국의 문 [2] VKRKO 6552 11/08/09 6552
222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임신 [4] VKRKO 7518 11/08/07 751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