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회원들이 연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연재를 원하시면 [건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Date 2011/08/31 17:56:00
Name VKRKO
Subject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목
몇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여름 황혼녘, 나는 무더운 아파트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습니다.

꿈속에서 나는 저녁에 조깅을 하고 있었습니다.



도중에 고향에서 중학교 때 같은 반 친구의 부모님이 운영하던 약국의 옆을 지나가게 되었죠.

처마 밑에 몇 명의 사람이 모여서 유리창을 통해 가게 안을 들여다 보며 수군수군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가게 안은 불은 켜 있지 않았지만, 바닥이 완전히 내려 앉아 사라져 있었고 거기에서 창백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 빛은 바닥이 있던 장소를 가득 채운 증기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자 사람들이 수군대던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사라진 바닥 속에서 몇개의 검은 구체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다시 안으로 가라앉기를 반복하고 있던 것입니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자 그 구체의 정체 또한 알 수 있었습니다.

친구 가족의 목이었습니다.

모든 목은 온화한 표정을 지은 채 마치 잠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목들은 쉬지 않고 완만한 상하 운동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자 안에서 갑자기 목이 하나 더 튀어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목이 다시 내려가지를 않았습니다.



그 목은 점점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당황한 나는 도망치려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가까이 온 목을 자세히 보니 그것은 친구의 목이었습니다.



나는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그녀의 목과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목에서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소리가 새어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의 눈과 입에서 검은 액체가 흘러 나왔습니다.



나는 악몽을 자주 꾸는 편이지만, 그 때는 다른 꿈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잠을 깨고 나서도 그 무서운 이미지가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겨드랑이에는 축축한 땀이 계속 흐르고, 가슴을 조여오는 감각도 시간이 지날 수록 강해졌습니다.



나는 다음날 아침 고향에 전화를 했습니다.

그 친구에게 무언가 안 좋은 일이라도 일어나지 않았나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다만 그녀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셨다고 합니다.

내가 그 꿈을 꾸던 시간에, 그녀는 이불 속에서 차게 식어 있는 할머니를 발견하고 절규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영어/일본어 및 기타 언어 구사자 중 괴담 번역 도와주실 분, 괴담에 일러스트 그려주실 삽화가분 모십니다.
vkrko@tistory.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일들에 관한 이야기를 투고 받고 있습니다.
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http://vkepitaph.tistory.com)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1/09/01 11:53
수정 아이콘
잘 보고 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245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합창 VKRKO 5421 11/09/18 5421
244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코트를 입은 남자 [1] VKRKO 5617 11/09/16 5617
243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가드레일 너머 [2] VKRKO 5560 11/09/14 5560
242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미국괴담]숨겨진 밀실 VKRKO 6006 11/09/13 6006
241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본능 VKRKO 5953 11/09/07 5953
240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사고 [3] VKRKO 6466 11/09/05 6466
239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천장의 얼룩 [2] VKRKO 5578 11/09/04 5578
238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네번째 공원 VKRKO 5559 11/09/03 5559
237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목 [1] VKRKO 6329 11/08/31 6329
236 [스타2 협의회 칼럼] Last & Rest [3] The xian5175 11/08/31 5175
235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봉인 [2] VKRKO 6576 11/08/25 6576
234 VKRKO의 오늘의 괴담 - 마이너스 드라이버 - 후일담 VKRKO 6037 11/08/24 6037
233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슬픈 목소리 [2] VKRKO 6462 11/08/23 6462
232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삐삐 [6] VKRKO 6601 11/08/21 6601
231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기묘한 꿈 [5] VKRKO 6530 11/08/20 6530
230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흰 양산 [1] VKRKO 5961 11/08/18 5961
229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고양이 선생님 [7] VKRKO 6826 11/08/17 6826
228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사라진 여자 [2] VKRKO 6579 11/08/16 6579
227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악마 [1] VKRKO 6106 11/08/15 6106
225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나가사키의 호텔 [4] VKRKO 7302 11/08/10 7302
224 [스타2 협의회 칼럼] [The xian의 쓴소리] Shame on me [3] The xian5401 11/08/10 5401
223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천국의 문 [2] VKRKO 6552 11/08/09 6552
222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임신 [4] VKRKO 7517 11/08/07 751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