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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1/15 15:50:41
Name 마스터충달
Subject <너의 이름은.> - 심장을 덜컥이게 하는 감성 직격탄
※ 이 글은 영화 <너의 이름은.>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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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식적 개연성

  혼동하는 경우가 잦으나 개연성은 현실성*과 무관하다.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도 그 세계관이 전제하는 설정 안에서 납득이 가는 묘사라면 개연성 있다고 볼 수 있다. 비현실적인 상황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 사이에 인과 관계가 성립한다면 개연성은 확보된다. 즉, 개연성이란 필연성을 확보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에서도 개연성을 찾을 수 있다.
*개연성과 대비되는 현실성은 핍진성의 한 요소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판타지는 개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디테일한 규약을 만든다. 비현실적인 설정을 제시하되, 제한을 두며, 이를 상세하게 설명한다. 판을 벌이기 전에 세계관이라는 이름의 룰 북을 만드는 셈이다. 관객은 이러한 규약을 전제로써 받아들인다. <데스노트>의 데스노트나 사신의 존재, <반지의 제왕>의 절대 반지, 좀비 바이러스, 광선검, 포스... 따지고 보면 황당하기 그지없지만, 관객은 규약의 테두리 안이라면 무리 없이 받아들인다. 결코, 만화라서, 판타지라서, SF라서, 그냥 그렇게 하기로 정했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게 아니다. 규약이 철저하게 지켜져야만 황당한 설정이라도 개연성을 훼손하지 않는다. 그러나 규약을 무시하는 설정이 등장한다면 개연성에도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설정 가지고 장난질 치거나, 밸런스가 붕괴된 작품은 개연성으로도 까인다.

  <너의 이름은.>은 판타지다. 남녀의 몸이 바뀌고, 시간을 초월하며, 미래 혹은 과거를 바꾼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설정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설정에 디테일한 규약을 만들었을까? 아니다. <너의 이름은.>의 설정에는 제약이 없다. 몸이 바뀌는 조건, 미래가 바뀌는 방식, 기억하는 것과 못 하는 것의 차이 등 추가할 수 있는 세밀한 조건이 있음에도 이를 다루지 않았다. 이런 판국이니 설정을 응용하는 판타지의 기본적인 전개도 보이지 않는다. <너의 이름은.>의 설정은 그저 던져졌을 뿐이다. 이를 전제로써 받아들이기에는 디테일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너의 이름은.>에는 개연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어떠한 노력도 없는 걸까?

  개연성을 확보하는 보다 보편적이고 효과적인 장치가 있다. 바로 복선이다. 앞으로 일어날 사건을 미리 암시하는 서사적 장치를 말한다. "술 마시고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내었다."라는 전개를 예로 들자면, "술 마시고 운전하다가"라는 행동이 복선이 되어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셈이다. 아무리 비현실적인 사건이 벌어지더라도 이를 필연적으로 만드는 복선이 제시된다면 관객은 다가올 사건이 우연적이거나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플롯 간에 아귀가 맞아들어가며 관객에게 스토리를 잇는 쾌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플롯과 스토리 : 스토리는 순서에 따른 사건의 서술을 말한다. 플롯은 인과관계에 따른 사건의 배열을 말한다. 목걸이로 비유하자면 각각의 사건은 구슬이고, 플롯은 구슬을 엮은 순서와 방법이며, 스토리는 완성된 한 줄이다. 관객은 작품을 보면서 스토리와 플롯을 따로 구분하여 보지 않는다. 관객들이 보는 것은 '플롯'이지만, 이로부터 자기 나름대로 '스토리를 재구성'한다.

  <너의 이름은.>의 설정에는 디테일은 없으나 복선은 있다. 감독 편의대로 설정을 지었지만, 이에 관한 근거는 제공한다. 몸이 뒤바뀌는 설정은 무녀 집안인 미야미즈 가문에 대대로 내려오는 일종의 신기로 언급된다. 할머니와 어머니도 소녀 시절에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고 증언한다. 이러한 현상은 언제부터 이어졌을까? 아쉽게도 확실한 설명은 불가능하다. 200년 전 마유고로 대 화제로 신사와 고문서가 모두 타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유는 모른 채 형식만 남아 축제와 의식이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미츠하의 몸에 빙의한 타키는 할머니의 증언을 듣고 미야미즈 가문의 꿈은 재난을 피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추론한다. 이토모리 마을이 1,000년 전에 운석이 떨어진 곳에 세워진 점, 사당에 그려진 혜성의 그림, 정확히 신사에 떨어지는 운석 등이 타키의 추론을 뒷받침한다. 요약하자면 몸이 뒤바뀌는 설정은 1,000년 전 미야미즈 가문의 무녀로부터 시작된 일종의 예언인 셈이다. 타키에게는 우연일 수 있으나, 미츠하에게는 분명히 필연이었다.

  이름을 까먹는 설정에 대해서는 '꿈은 쉽게 잊힌다.'는 점을 근거로 둔다. 아무리 생생한 꿈이라도 깨고 나서 금세 잊어버리는 경험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상기시키기 위해 <너의 이름은.>은 오프닝에서 미츠하와 타키의 독백을 통해 꿈의 망각을 이야기한다. 꿈은 잊히고 아련함만이 남는 기묘한 '감각'을 복선으로 제시한다. 대사나 이야기가 아니다. '감각'이 복선이 된다. 아침 햇살이 빵 굽는 냄새처럼 창문을 넘어오는데. 아련한 꿈을 꾸다 깨어나 눈물을 훔치다가. 무슨 꿈이었는지 잊게 되어. 다시 또 아련해지는 감각. 이 느낌이 이름을 까먹는 설정에 대한 복선이 되는 것이다.

  황혼(카타와레토키)의 특수성에 대해서는 작중 내내 반복하여 언급한다. 수업 내용과 할머니의 대사를 통해 이승과 저승이 만나는 순간임을 암시하며 문학적, 신앙적 지위를 부여한다. 여기에 사당이라는 신성한 공간과 미인 주(쿠치카미자케)라는 원시적 종교 아이템이 더해지고 나서야 '황혼의 만남'이라는 기적이 일어난다. 두 사람이 마주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처럼 다양한 요소가 복선으로 작동한다.

  영화에서 명백한 개연성의 구멍이 있다면, 아버지를 설득하는 미츠하의 모습을 그냥 넘어가 버린 점이다. 소설에서는 아버지가 미츠하로부터 어머니의 환영을 보게 되어 미츠하의 말을 따른다고 한다. 이런 설정이 부담스러웠다면 엄마를 닮은 딸의 모습에 마음이 흔들린 정도로 묘사했어도 좋았다. 그러나 감독은 이 부분을 그저 생략해버렸다. 사실 아버지라는 존재가 주요 갈등으로 등장하기보다는, 도시 상경을 꿈꾸는 이유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보니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다룬 듯하다.

  자. 이렇게 <너의 이름은.>의 복선이 설명되었으니 개연성은 문제없다고 봐도 될까? 하지만 복선이 제시되었다고 만사형통은 아니다. 복선은 매우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복선이 상세하면 셀프 스포일러가 된다. 그렇다고 꼭꼭 숨기면 인과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몇몇 복선은 너무 흔하게 등장하여 작품을 뻔하게 만든다. 예언이나 저주는 현대 소설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으며, 툭하면 나오는 출생의 비밀, 고귀한 혈통, 사망 플래그는 이제 아예 개그 소재가 되어버렸다. 어떤 복선은 제시만 될 뿐 설득력이 없어 도리어 작품의 치명적 구멍이 되기도 한다. 잘못 쓰면 안 쓰니만 못한 것이 복선이다.

  <너의 이름은>이 제공하는 복선은 샤머니즘 판타지다. 판타지의 근거로 다시 판타지를 들이댄 셈이다. 복선을 통해 사건 간의 인과 관계는 성립하였으니 형식적인 개연성은 확보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복선이 구식이다. 요즘 같은 과학 만능 시대에 예언이니 무당이니 그리스 신화나 웅녀 설화 같은 이야기를 끌고 오면 무게감이 확 줄어들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개의치 않겠지만, 누군가는 유치하다고 핀잔을 주더라도 틀린 말은 아니다.

  복선을 지나치게 숨겨놓은 점도 문제다. 이토모리 마을과 미야미즈 가문의 내력에 관한 플롯은 작중 전반에 걸쳐 파편처럼 흩뿌려졌다. 여기에 마유고로 대 화제까지 끼어들어 좀체 스토리로 엮어내기 힘들다. (나도 두 번 보고 나서야 확실히 정리했다) 감각을 복선으로 제공한 점은 참신해 보이지만, 느낌적인 느낌을 제공한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차라리 '몸이 바뀌는 꿈은 유난히 빨리 잊힌다. 그래서 일기를 적기로 했다.'라고 명시하거나, 타임 패러독스를 접목하여 '마치 몇 년 지난 꿈을 떠올리는 것처럼 어렵다.', '일어난 적이 없는 일처럼 잊힌다.'라고 묘사했다면 지금보다는 친절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황혼의 만남'에 관한 복선이 가장 모범적이었다. 플롯을 흩어놓아 숨겨둔 듯하지만, 같은 내용을 다른 관점으로 보여주었기에 일종의 반복이 되었다. 아마 클라이맥스와 이어지는 암시였기에 이 정도의 컷 투자가 이뤄졌을 것이다. 이러한 친절함을 다른 복선에서도 보여주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너의 이름은.>은 복선을 제공하며 형식적인 개연성은 마련했지만, 각 개연성의 세부적인 완성도는 미흡한 편이다. 나는 작품을 감상하며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지만, 누군가 불편함을 느꼈더라도 이해할 수 있다. 이 정도가 개연성에 관한 적당한 평가가 아닐까 싶다. 개연성이 완전무결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전무한 수준은 아닌 정도. 조목조목 해명한다지만, 논리가 유치한 변론을 보는 기분. 판사님. 이 부분은 고양이가 작성했습니다. 딱 이 정도가 어떨까?





  감성을 향한 직격탄

  영화는 개연성이 전부가 아니다. 서사적 요소도 중요하지만, 비서사적 요소도 중요하다. 영화의 감동이 폭발하는 순간은 비서사적 요소가 도드라지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소설이나 희곡보다는 시(詩)나 비디오 아트에 가깝다. 내가 자주 주장했던 이야기다. 이는 <너의 이름은.>에서도 다르지 않다.

  다른 평론가의 문장을 끌어쓰는 것은 다소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만, <너의 이름은.>에 대해 이보다 깔끔하게 정리한 문장을 만들 수 없기에 이동진의 한줄평을 빌려오고자 한다.
  "갈라지는 것들의 파괴력과 이어지는 것들의 치유력.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의 태반은 끝내 연결하려는 안간힘에서 온다."
  이 문장에서 보듯이 <너의 이름은.>의 주제는 이어지기 위한 안간힘이다. 이를 드러내기 위해 단절하는 것과 연결하는 것을 대비한다. 갈라지는 운석, 머리를 자르는 행위, 수신자 불명의 통화, 망각 등은 단절을 상징한다. 여기에는 슬픔, 애잔함, 아련함, 절망, 죽음이 담겨있다. 이에 대비하여 머리끈, 무스비, 기억, 몸이 뒤바뀌는 상황은 연결을 상징한다. 이로부터 사랑, 희망, 생(生)을 보여준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신카이 마코토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역시 2011년의 대지진이 큰 계기였던 것 같다. 2011년 이전의 일본인들은 '일본 사회는 이대로 계속 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인구가 감소하고, 경제 규모도 축소되는 등 사회가 쇠퇴하는 징조는 있었지만, 일상은 변함없을 것이라는 감각이 있었다. 그때는 내 작품에서도 변하지 않는 일상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었다. 편의점에서 오고 가는 행동이나, 너무 늦어버린 기차 같은 설정 말이다. 그렇게 사소한 일상에서도 풍부한 의미를 더하려 했다. 첫사랑을 다시 만나는 이야기보다 첫사랑을 잃고 살아가는 느낌이 더 중요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2011년 이후 그러한 전제는 무너졌다. 마을은 언제까지나 아름다운 마을로 남을 수 없다. 언젠가는 사라져 버린다. 극 중에서 타키는 입사 면접에서 "도쿄도 언젠가는 사라져 버릴지 모른다."고 말한다. 우리는 이제 그런 감각 속에서 살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그리는 이야기는 포기하지 않고 달려가 마지막으로 생을 획득하는 것으로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은 언젠가 사라져버릴 수 있다는, 단절될 수 있다는 불연속의 트라우마로 남았다. 따라서 감독은 단절과 대비되는 연결의 의미를 시대정신으로 강조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단절을 뛰어넘는 연결의 기적을 보여준다. 과거를 송두리째 잃어버린 동일본지진의 피해자들에게, 재난, 죽음, 시간을 뛰어넘어 이어지는 것의 위로를 전달하려 했다.

  영화 속 모든 요소는 이러한 주제 의식을 드러내기 위해 작동한다. 소모된다고 봐도 좋다. 심지어 영화의 핵심 플롯인 운석 충돌도 마찬가지다. 미츠하를 구하기 위해 타키는 안간힘을 쓴다. 마을을 구하기 위해 미츠하도 안간힘을 쓴다. 그리고 마침내 이 세상과 저 세상이 만나는 기적의 순간에 두 사람은 마주한다. 운석 충돌이라는 재난으로부터 미츠하와 마을을 구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그러나 절정의 순간 재난은 사라지고 풋풋한 연애 감성을 들이민다. 재난을 막기 위해 만난 것이 아니라, 만나기 위해 재난이 일어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클라이맥스에서 신카이 마코토가 주목한 것은 서사의 흐름이 아니라 연결이라는 주제 의식이었던 셈이다.

  이는 신카이 마코토 특유의 작법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서사극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전개를 따른다. 미야자키 하야오나 호소다 마모루는 이러한 정석을 따른다. 다이나믹한 사건 속에서 쌓아온 감정을 절정의 순간에 폭발시킨다. 그에 반해 신카이 마코토는 절정에 해당하는 사건이 아예 없거나, 때로는 생뚱맞은 장면을 들이댄다. 정석적이지도 않고, 유기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그 순간의 연출이 심장을 덜컥이게 한다. 황혼이 끝나고 불연속적인 컷을 지나 허공에서 매직펜이 떨어지는 순간, 보는 이의 가슴은 철렁하게 된다. 그저 불연속(비유기적)에 머물지 않고, 불연속을 통해 마음을 흔든다. 신카이 마코토에게 서사의 유기적 흐름은 구실에 불과하다. 그보다는 순간순간의 감성에 충실한 모습이다.

  뮤직비디오 같은 연출이나, 황홀한 작화도 이를 뒷받침한다. 서사가 관객의 이성을 자극한다면, 음악과 영상은 감성에 직격한다. 잘 짜여진 이야기가 아니라 잘 그려낸 영상으로 감동을 전달한다. 신카이 마코토가 전달하는 감동은 읽어내는 것이 아니다. 체험하는 것에 가깝다. 마치 <쇼생크 탈출>에서 맥락과 무관하게 튀어나온 <편지의 2중창>이 그 어떤 서사보다도 강렬하게 자유를 느끼도록 만든 것과 비슷하다.

  이러한 연출법은 중2병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사실만은 기억하자. 모든 낭만은 밖에서 보면 중2병일 뿐이다. 색소폰 소리 울리는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를 마시며 마담에게 추파를 던지는 것도 따지고 보면 주책없는 짓이다. 중2병이니, 주책이니 핀잔을 주는 것보다는 그 낭만에 함께 취하는 게 작품을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





  마치며...

  학창시절 복선에 관한 수업을 들을 때면 항상 예로 드는 작품이 있었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다. 허 생원과 동이는 모두 왼손잡이다. 이것이 복선으로 작동하며 둘 사이가 부자 관계라고 암시한다. 그러나 이 복선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왼손잡이가 유전된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유전과는 무관한 환경만의 영향이라는 주장도 있다. 따라서 왼손잡이라는 점은 부자 관계를 암시하는 복선이 될 수 없다. 그러나 글을 읽으며 누가 이런 걸 신경 썼던가? 공감각적인 비유와 유려한 문체에 빠져들면 그깟 설정 오류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게 된다.

  국내 관객은 지나치게 개연성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개연성은 영화의 한 요소일 뿐이다. 앞뒤가 착착 들어맞는다고 주제가 또렷해지는 것은 아니다. 작가의 철학이 뛰어나지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개연성을 무시하거나, 역으로 이를 통해 관객을 속이며 주제 의식을 강화할 수도 있다. 이러한 작법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타란티노는 세계적 거장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곡성>은 '곡성 닦이'가 되었을 것이다.

  영화를 따지기 전에 영화를 느끼길 바란다. 말이 되냐 안 되냐를 따지기 전에 무슨 말을 하는지부터 들어주길 바란다. 우선 경계를 풀고 작품을 흠뻑 만끽하길 바란다. 그래도 받아들일 수 없다면 비판해도 좋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말하는지 파악하지도 않고, 개연성만 따지며 작품을 천대하지는 말자.





  참조

  1) 문화원형백과 바리공주 서사창작 <플롯, 스토리, 사건의 차이>, 2002, 한국콘텐츠진흥원 (링크)

  2) 나무위키 - 개연성 (링크)

  3) <영화미학과 비평입문>, 1999, 이효인, 한양대학교 출판부

  4) 문학용어비평사전 - 복선, 2006, 한국문학평론가협회 (링크)

  5) [허핑턴포스트인터뷰] '너의 이름은'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 "'내가 만약 당신이라면...'이란 상상력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들 것이다" (링크)





※ 저는 글을 쓰면서 나무위키를 자주 인용합니다. 아시다시피 위키위키는 함부로 신뢰할 수 없습니다. 특히나 나무위키라면 덮썩 믿어선 안 되죠. 그럼에도 나무위키를 인용하는 이유는 쉽게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알고있는 개념을 쉽게 설명하고자 할 때, 직접 설명하는 것보다 나무 위키를 인용하는 게 훨씬 깔끔한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제가 알고 있는 지식과 차이가 없을 때만 가능한 방법입니다.

※ 플롯과 스토리의 차이를 느끼고 싶다면 나하도르님의 "이야기 읽는 블로그"를 권해드립니다. 게임으로 즐겼던 플롯을 스토리로 정리해 놓으셨습니다. 개꿀잼입니다. (링크)

※ 두 사람이 왜 사랑에 빠지게 됐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변론은 링크로 대체합니다. 영화 <캐롤>에서도 이에 관한 대사가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 끌리거나 끌리지 않는 이유는 알 방법이 없다. 우리가 아는 건 그 사람에게 끌리느냐 아니냐 뿐이다.". 사랑이란 이런 겁니다.

※ <너의 이름은.>의 제목에서 "."이 중요하다고 하네요.  "너의 이름은?"이라는 뜻이 될 수도, "너의 이름을 잊어버렸다……"라는 뜻이 될 수도, "너의 이름은 이미 알고 있어." 등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Written by 충달 http://headbomb.tistory.com

* 라벤더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7-03-28 15:35)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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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트
17/01/15 15:55
수정 아이콘
안되겠네요 오늘 보러 가야겠습니다
미스터H
17/01/15 15:5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항상 감사드립니다. 드릴수 있는게 추천밖에 없네요...
yangjyess
17/01/15 16:01
수정 아이콘
비판하는 목소리들을 듣고 보면 <어, 그러고 보니 그러네> 하면서도, <근데 난 볼때는 그냥 그런거 별 상관없이 봤는데?>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왜 그랬었는지 써주신 글을 읽어보니 알거 같네요.
예니치카
17/01/15 16:08
수정 아이콘
'시월애' 와의 플롯적 유사성 지적들이 나오던데, 그에 대해선 어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마스터충달
17/01/15 16:13
수정 아이콘
음... <시월애> 분명 TV에서 본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납니다;; 제가 중학교 때 나온 영화네요. 보고 나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예니치카
17/01/15 16:16
수정 아이콘
넵! 시간 나실 때 천천히.....
그와는 별개로 이번 리뷰도 잘 읽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미스터H
17/01/15 16:19
수정 아이콘
둘을 다본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그렇게 유사성 이야기가 나올만한지 모르겠어요. 죽고 살아나며 서로가 서로를 구하는 이야기 자체는 많이 나온 이야기고 신감독이 영향받았다는 미소녀 게임계는 마르고 닳도록 써온 주제기에...
마스터충달
17/01/15 16:26
수정 아이콘
미소녀 게임계라 그러니깐 막 이것저것 파바박 떠오르네요 크크크크크
미스터H
17/01/15 18:52
수정 아이콘
미소녀 게이머 인증이군요... 흑흑. 전 스마가를 떠올렸습니다.
마스터충달
17/01/15 18:53
수정 아이콘
어.. 저는 <테일즈 오브> 시리즈 정도를 떠올렸습니다? 스마가는 뭐죠?
미스터H
17/01/15 19:07
수정 아이콘
!!! ...
스타 마인 걸의 약자인데요 니트로 플러스에서 08년 나온 걸게임입니다...
당시 우후죽순으로 나오던 루프물 껍데기에 '기억을 잊는다'가 주요한 이야기라서요.
저는 동지라고 생각했는데... ㅠㅠ
마스터충달
17/01/15 19:08
수정 아이콘
제가 현질할 사정이 못 돼서 못 합니다 ㅠ.ㅠ
미스터H
17/01/15 16:23
수정 아이콘
제 기억이 맞다면 아마 시월애도 처음엔 표절의혹 있었을 거에요. 소설인가로... 사실 이런 전개에서 어느정도 틀이 정해지는건 어쩔수 없는것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빛
17/01/15 19:47
수정 아이콘
역시.. 시월애 처음 나왔을 때 표절이다 아니다 얘기가 나왔던 걸로 기억했는데 맞았었군요.
Jace T MndSclptr
17/01/15 16:14
수정 아이콘
나무위키도 간단한 사실관계 교차검증만 하고 인용하면 아무 상관없죠. 사실이라는 레퍼런스만 찾으면 저도 인용 많이 합니다 크크. 리뷰 잘 읽었어요.
독수리가아니라닭
17/01/15 16:17
수정 아이콘
이 영화에 대한 비판 중에 제일 이해 안 가는 게 '두 사람이 왜 사랑에 빠지는지 이해가 안 간다'라는 겁니다.
아니 한창 혈기왕성하고 감수성 예민할 때 서로 볼 거 다 보고 만질 거 다 만졌는데(그것도 둘 다 예쁘고 잘생김)
아무 감정도 싹트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나요.

그저깨 '라라랜드'를 보고 오늘 '너의 이름은' 2회차로 봤는데, 라라랜드보다는 너의 이름의 쪽이 '사랑에 빠지는 이유' 면에서는 훨씬 더 개연성이 있었습니다.
VividColour
17/01/15 16:17
수정 아이콘
완전 동감입니다.
바스커빌
17/01/15 16:23
수정 아이콘
전 개연성을 떠나 그냥 재미가 없었습니다. 졸리더군요. 제가 일본 애니영화를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 왜 대흥행까지 하는지는 개인적으론 모르겠습니다. 반전요소인 시간차를 둔 연락도 시월애부터해서 많이 다뤘던 거고..저도 영화에서 개연성을 중요하게 따지진 않는데 적어도 현실에서 말이 안되는 부분은 극 내에서만큼은 일관성은 필요하다 생각해요. 초반엔 아예 아무기억 안나..하길래 아 꿈이니까?하다가 나중에는 기억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나중에는 아예 사당을 직접 찾아가기도 하고 다이어리 적힌 시간대만 봐도 이상하단거 느낄텐데.. 무튼 이쁜 작화는 제 영화판단의 크게 중요한 요소는 아니어서 오히여 초속5cm가 더 이뻤던거 같은데...무튼 그래도 이런 방향에서 볼수도 있구나 싶네요. 잘 읽었습니다
17/01/15 16:24
수정 아이콘
[인터스텔라]가 화제가 됬었을때 제가 이 사이트에서 봤던 많은 이들의 해당 영화에 대한 비판은 개연성과 서사구조에서 보여주는 디테일의 부족함이었습니다. 적어도 [인터스텔라][너의이름은. ]보다 서사적인 설득력이나 극적 장치들의 출연빈도 수가 적었냐고 하면 전혀 아니거든요.

영화에서 장르의 로맨스는 분명히 온당하게 평가받아야 합니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도 그러한 점을 무시한다면 졸작 소리 듣기 딱 좋겠죠. 눈에 보이는 극적 개연성이 영화 감상에 직접적으로 저해요소로 자리잡지 않는한(물론 개인차에 따라 그렇게 느끼는 사람도 그렇게 느끼지 않는 사람도 있겠습니다만) 그 요소만으로 영화의 가치를 전부 판단하는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애니메이션에이라는 장르에서는 더더욱.
17/01/15 16:24
수정 아이콘
길가다 눈만 마주쳐도 사랑에 빠지는게 남녀관계인 것을. 개연성은 이야기를 구성하는 핵심요소지만, 거기에 집착하면 정작 더 중요한 걸 잃어버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17/01/1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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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왜 사랑에 빠졌나에 대해서 논쟁이 나왔던게 잘 이해가 가질 않더라구요. 첫 만남에서조차 사랑에 빠지는 커플은 여러 매체에서 등장하는 클리셰인데 너의 이름은의 두 주인공이 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에게 호기심이 생기고 노력하는 장면을 보면 사랑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다고 보았는데... 전 미츠하가 아버지를 설득하는 장면이 생략된 게 가장 큰 논란이 생길 지점이라 보았는데 의외의 부분이 논쟁이 된게 신기했습니다.
또 개연성에 대해 말씀이 크게 공감이 되네요. 인터넷 상에서만 그런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느 순간 톱니바퀴처럼 딱딱 맞춰지는 수준의 개연성이 작품 평가의 절대적 기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거 같습니다. 자기가 조금이라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무조건 설명 부족, 감독의 역량부족으로 몰고 가는거 같더라구요. 그런데 현실에서조차 이유없는 변덕, 기막힌 우연이 종종 발생하곤 하는데 창작물에서까지 착착 맞아떨어지는 개연성을 원하는게 이해가 가질 않았어요. 물론 개연성이 '형편없는' 영화는 비판받아 마땅하고, 작년에 유독 그런 작품들이 임팩트를 남겨서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수스쿼라던가 돈옵이라던가). 어쨌든 감독이 의도적으로 상상의 부분으로 남긴 영역을 설명부족이니, 현실성,개연성이 없다고 몰아붙이는 모습은 좋은 비평은 아닌거 같습니다. 곡성을 '오만하고 능력부족인 감독의 자기위로를 위한 영화'라고 비난한 몇몇 비평은 창작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오만한' 관객의 작태라고 생각되네요.
17/01/1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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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개인적으로는, 관객이 헷갈리기 쉬운 소재들을 마구잡이로 써댔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보는 관객들도 전혀 헷갈리지 않게끔 디테일하게 잘 만든게 놀라웠습니다. 그 외에는 뭐 그저 그냥...
aDayInTheLife
17/01/1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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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의 구멍은 좀 보여요. 말씀하신대로 판타지에서 판타지로 서사를 메꾸는 모양새라 '음?' 소리가 좀 나올 수도 있겠다 싶긴 했어요. 추리 소설로 따지면 페어플레이가 아니라고 따지고 싶은 느낌이 조금 들긴 하더라고요. 크크 근데 영화를 보고 나오는 그 순간까지 그런걸 딴지 걸고 싶진 않을 정도로 그 낙관적인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를 처음 봐서 커플 브레이커의 명성을 잘 몰랐는데 만약 이번 영화를 보기 전에 알고 있다고 해도 이번 영화는 다를거라고 확신 했을거 같습니다. 결국 우연이든 필연이든 사람들간의 관계에서의 절박함과 간절함에 관한 영화였다고 생각하거든요. 오히려 원래대로 끝났으면 긍정적이고 희망찬 분위기를 걷어찬 엔딩으로 기억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마스터충달
17/01/1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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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부분의 판타지는 판타지로 판타지를 설명합니다. 하지만 그게 허용될 정도로 방대하고 디테일한 설정들이 얽히고 섥히죠. 예를 들어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는 어째서 묠니르에 맞아도 부서지지 않는가? 라는 의문에 비브라늄으로 만들었다는 대답이 나옵니다. 마찬가지로 판타지를 판타지로 설명하죠.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방대한 세계관 속에서 자잘한 설정들이 더해지기에 개연성의 문제를 의식하지 않게 됩니다. <너의 이름은.>은 그런 걸 보여주기에는 볼륨이 작았다고나 할까요? 뭐 그런 걸 매꾼다해도 둘다 '유치하다'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순 없긴 하죠.
aDayInTheLife
17/01/1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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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여담인데 혹시 본문에 써주신 책들 말고 영화 평론 관해서 추천해주신 책이 있을까요. 영화는 좋아하는데 세세한 부분들을 잘 캐치하진 못해서요. 크크
마스터충달
17/01/15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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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한국영화평론가 협회에서 연도별로 발간하는 책이 있습니다. <영화 평론>. 이거 보시면 기성 평단의 최신 경향에 대한 시각을 볼 수 있습니다.

라이트하게 알고 싶으시면 국내에서 출간한 영화 이론서 중에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것(도서관 등)을 찾아 보시면 될 것 같고,
역시 하드하게 가고 싶으면 대학에서 교재로 쓰는 책을 봐야죠. <영화의 이해>라든가... 전 이런 책들 보고 싶어서 모교에 30만원이나 삥 뜯겼습니다. ㅠ,ㅠ 졸업자는 돈 안 내면 도서관을 못 쓰게 해놨더라고요 ㅠ,ㅠ
aDayInTheLife
17/01/15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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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감사합니다. 잘 찾아봐야겠어요. 크크
17/01/1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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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지만 현대 2D 애니메이션이
보여줄수 있는 최대 장점은 다 보여준 영화 였습니다.
오프닝부터 감탄사가 나오더라구요

주제의식을 통해서 너무 보여주고 싶었던게
많아서 그랬는지 몰라도 세련된 영상에 비해서
스토리텔링 자체가 살짝 둔탁한 느낌은 없잖아 있네요. 그래도 관람 안하신분들도 계실테니 최대한 내용 이야기를 안하려고 하니까 간단요약이 되네요.

전 개인적으로 그 주제의식을 끝까지 고수하다보니 놓치게 된 많은 부분들이 생긴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제가 원하는 결말은 커플따위는...
으으...으으...(끝)
독수리가아니라닭
17/01/1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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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센티미터로 사이다를 드세요!
17/01/1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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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됩니다 너의이름은 보고 초속 5cm 보면 몸속에 고구마가 쌓입니다!
우리는 하나의 빛
17/01/1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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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분의 의견이 상충하니 슈뢰딩거의 정원을 보시면 되겠네요.
키스도사
17/01/1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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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외전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영화에 담아냈으면 어땟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텟시, 토시키 이야기도 좋았지만 타키가 미츠하 몸에 들어갔을때 저지른 일들이 진짜 재밌더라구요. 크크크
송하나
17/01/1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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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뻐꾸기둘
17/01/1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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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목소리 부터 dvd 사 모으고 소설도 사다보던 팬 입장에서는 감독 본인이 추구하고 싶던 작법을 드디어 구체화 시킨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원래부터 서사적 완결성이 치밀한 감독은 아니고, 운명적 이끌림이나 어린시절의 약속 같은 흔하다면 흔한 클리셰를 살짝 비틀거나 하는 식으로 감성적인 부분을 파고들고 싶어 하는게 보였는데 그게 뭔가 2%씩 부족하면서 대중적 코드에 맞게 표현이 잘 안 되었었죠.
프레일레
17/01/1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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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연성이 없으면 설득력이 떨어지고 그러면 재미가 없지요 한국 관객들이 개연성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동의하는데, 이 영화는 그 경우는 아닌것 같아서요
곡성처럼 수많은 이미지와 단서를 제공하고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면 굳이 개연성 따위는 따지지 않거나, 맘껏 상상하는 재미라도 있을텐데 너의 이름은은 둘다 거부했어요

예를들면
A연애하는 재밌는 꿈을 꿨다
B누구랑? 어디서, 어떻게 만났는데?
A그게 뭣이 중한디? 내가 연애를 했고 즐거웠다고! 공감해줘
B뭥미?
저는 딱 요런 기분이 들더라고요
마스터충달
17/01/1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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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서 밝혔다시피 <너의 이름은.>은 복선을 제공했습니다.

말씀하신 대화로 비교하자면

A : 연애하는 재밌는 꿈을 꿨어.
B : 누구랑? 어디서, 어떻게 만났는데?
A : 조인성이랑, 레스토랑에서, 운명적으로?
B : 그게 말이 되냐? 너가? 크크크
A : 아니 꿈인데 이 정도도 허용 안 해주냐?
요런 셈이죠.

문제는 "꿈이면 다냐?"라고 했을 때 할 말이 없다는 거... 하지만 "꿈인데 어떠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누군가는 거슬릴 수 있고,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겠죠. 즉, 개연성이 아주 박살난 정도는 아니다. 그렇다고 탄탄한 것도 아니다. 뭐 이쯤으로 봅니다.
스테비아
17/01/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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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추천추천추천추천 완전 동감입니다.(2)
나는 지식이 모자라다, 지혜가 모자라다, 체력이 부족하다, 게임을 못 한다 이런 얘기는 사람들이 자기입으로 잘 안 하려 드는데, 이해가 잘 안 된다는 말은 참 쉽게 하는 것 같아요. 그냥 좋을 수도 있고 그냥 싫을 수도 있는데 모든 일에 명분을 만들 필요는 없죠. 특히 남이 즐기는 거에 대해 이해가 안 된다면, 그냥 안 되는 걸로 끝이면 됩니다.
마스터충달
17/01/1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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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다면 비판은 할 수 있죠. 저는 어제 본 비판글이 꽤 좋았습니다. 그 글이 아니었다면 <너의 이름은.>이 제시하는 복선을 생각해볼 기회도 없었을테고, 그럼 이토모리 마을과 미야미즈 가문의 내력에 관한 서브 플롯을 정리할 생각도 못 했겠죠.

다만 아쉬운 건 어떤 단점을 가지고 작품 전체에 몰매를 때리는 점이랄까요? 말씀대로 그저 이해가 안 간다며 졸작 취급을 하는 건 부당합니다. 아쉬운 점이 있는만큼 즐길 거리도 있는 게 보통이니까요.

이번에 짤평 쓴 <엉덩이 엉덩이 안의 신조>도 가급적 다양한 각도로 들여다보며 즐길거리를 찾아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액션 블록버스터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액션이 구려서 ㅠ.ㅠ 뭐 도저히 구제가 안 되더군요;;;
스테비아
17/01/1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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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굉장히 비평적으로 보던 사람이었는데 이 작품은 그거 다 내려놓고 보게 만들어줬거든요... 짤평왕 충달님의 반응은 어떨까 궁금했는데 제 손 들어준 거 같아서 감사했습니다 흐흐 아 엉덩이닦기는 패스할게요 늘 감사합니다(__)
마스터충달
17/01/1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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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짤평왕이 닦이왕으로 보이지... 어? 이건 눈물?
지니랜드
17/01/1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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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는 음악이 조금 약했는지 눈으로는 너의 이름은 을 보고있는데, 귀로는 초속5cm의 노래를 무의식적으로 플레이하면서 본 거 같아요.
시네라스
17/01/1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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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해 주신 기승전결을 따르지 않고 훅 들어오는 전개 방식이 이전 작품과 달리 정말 세게 당기더라구요. 중반부 이전에는 이 작품에 대한 외부적인 비평, 감상썰들을 의식하면서 보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왜 자기 폰으로 전화도 안해보냐가 너무 신경쓰이기도 했고) 그 뒤부터는 그런 개연성따질 틈도 없이 두 사람의 간절한 마음 자체를 따라가면서, 그 과정에서 위로를 받았습니다.
발적화
17/01/1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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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평이 좋아서 조조로 보고왔는데

너무 너무 너무 좋았습니다........아직 2017년 1월이라 확언 할수는 없어도

2017년 앞으로 보게될영화까지 포함해서 2017년 베스트 3안에는 무조건 들어갈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라라랜드보다도 훨씬 좋았습니다.
세오유즈키
17/01/1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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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다른글에서 개연성이 부족해서 '너의 이름은'이 시달소보다 작품성이 떨어진다고 썼는데 이 글을 읽으니 그 말을 바꾸고 싶네요.
영화를 보면서 감동을 받았음에도 단지 개연성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작품성이 떨어진다고 했는데 굳이 그렇게 글을 쓸 필요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개연성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좋은 작품일 수 있는건데 말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2번 관람했는데 이 글을 보니 다시 영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아이맥스가 나오긴 나와야하는데...
17/01/1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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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둘의 사랑이 개연성이 없다고 하는데 열렬한 사랑이라고 직접적으로 묘사한 부분은 없지않나요?

둘이 서로 다시 만나고 또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났을때 키스나 포옹같은 신체적 접촉이 있기보다는 서로 눈물흘리는것으로 선을 그었는데

열렬한 사랑까지 가기보다는 어떤 그리움, 동경, 호감정도로 수위를 조절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정도 감정까지에 이르는데는 충분한 개연성이 영화내에서 주어졌다고 생각됩니다. 그립다 다시 만나고싶다 좋아한다 호감이간다 정도까지는 충분히 갈수있는 상황이었잖아요.

만약 둘이 다시만나 서로 껴안거나 키스를 하던가 했다면 둘이 그정도 까지였나 하고 좀 어색했을거 같긴 합니다.
새벽포도
17/01/1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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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굳이 둘이 사랑까지 가지 않더라도 그리움, 절절함, 비밀공유했던 것만으로도 애타게 찾아 헤맬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리움, 절절함, 비밀공유 같은 것들은 감정적 호감이기도 하고요. 오히려 사랑이라고 단정하고 해석하니까 과정이 부족하지
않냐는 말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세츠나
17/01/1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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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첫 눈에 반한거랑 비교할 문제는 아니고 그 사이에 애니 1쿨 정도 분량의
드라마가 생략되었다 라는 느낌이라서 딱히 '개연성 없음'이나 '이유 없음' 이라고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앞에 한 말 그대로 '생략되었음'이라고 느꼈고 그 생략된 부분을 쿄애니 같은데서 만들었으면
아주 재미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그에 비해 영화를 실제 본 느낌은 상당히 별로였습니다.

개연성 없음이 아니고 1쿨짜리 애니를 1편하고 12,13편만 본 느낌이었어요. 총집편이라도 이렇겐 안하겠네.
이건 분량문제고 편집문제며 스토리 문제에요. 왜 다른 사람들이 나랑 똑같은 감동을 못느끼지???
개연성 그게 뭐 별거라고??? 별겁니다. (사실 저는 개연성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 봅니다만.)

A: 어휴~ 개가 너무 귀엽네~ B: 옆에 갈기갈기된 장판과 벽지가 안보이나?
A: 이것봐! 순백의 세상이야! B: 등 뒤는 눈 다 녹고 흙탕물되서 장난 아니거든...
양 쪽 다 할 수 있는 말이고 감성과 우선순위, 시야의 차이입니다. 둘 다 자신에게는 사실인 말이죠.

[너의 이름은.]이 처절하게 스토리가 망가졌고 잘못 편집된 영화인건 그냥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그 자체에서 전위적인 아름다움을 느끼신 극소수 분들도 있는 것 같던데 그렇다고 그게 신감독이 의도했던
것일까요? 저는 그냥 실수나 우연이라고 생각하며 감독의 공부가 부족하다고 보고...그냥 생략의 어색함을
빨리 잊는 분들도 계신데 실제로 소설 만화 DVD 볼때는 그냥 중간을 적당히 생략하고 넘어가기도 하죠.
(이 영화를 높게 평가하는 전문가도 있는데 이 부분을 의도적이고 실험적인 감독의 시도로 본걸거라 생각합니다
애니를 익숙하게 봐왔고 신감독도 그랬을 것임을 짐작하는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거라 90% 확신합니다만)

다만 저같이 아무런 생략할 마음 없이 열심히 집중해서 보고있는데 스토리 구조와 분량배분을 이렇게 하면
도저히 높이 평가를 해줄 수 없는 사람도 있는 겁니다. 장점이 대단하다고 이 부분을 덮어주면 안되지요.
덮고 감상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그렇게는 못하겠다는 사람이 있는건데, '덮는 것이 옳다'고 나오면 곤란하지요.

이 영화는 분명하게 잘못되었고 단점이 크게 두드러집니다. 물론 흥행할 것이며 저도 상당히 재밌었습니다.
생략된 1쿨 분량을 장편으로 보고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여운도 있었고 파고들거나 덕질하는 것도 이해갑니다.
그런데 그게 영화로서 뛰어나다는 얘기는 될 수 없어요. 제 평가는, 단언컨데 이 영화는 엉망입니다.
엉망이지만 아름답고 엉망이지만 재미있을 뿐이죠.
(밑에도 비슷한 댓글 달았지만 제 안에서는 트랜스포머나 퍼시픽림과 비슷한 위치에요.)
마스터충달
17/01/1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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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은 플롯으로 완전히 채우지 않은 빈틈을 자기 나름대로 스토리로 재구성합니다. 듬성듬성 보여지는 플롯도 관객은 매끄러운 스토리로 채워 넣지요. 이 작품에 감동을 느끼는 분들이 전위적 행태에 열광하는 아방가르드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럼 이렇게 흥행하지 못해요;; 사람들은 영화가 제공하는 비서사적 요소들로부터 플롯이 채우지 못한 감성의 완성을 대신 채워 넣었습니다. 그래서 스토리를 이해하고 감동하죠.

제가 서사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결론내렸지만, 이 말이 서사가 망가졌다는 소리가 아닙니다. 본문에 적었다시피 <너의 이름은.>은 나름의 복선을 제공합니다. 형식적 개연성은 갖추고 있는 셈이죠. 그 복선이 과연 설득력있는가는 차치하더라도 매끄러운 서사를 만드는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정말 뭐 하나 쑤셔넣을 게 없는 장면이 있다면 본문에서 언급한 아버지를 설득한 부분이죠) 개연성이 아쉬운 작품이지 개연성이 무너진 작품이 아닙니다. 무너져버리면 아무리 큰 장점으로도 못 덮습니다. '덮는 것이 옳다'가 아니라 '덮을만 하다'는 말이지요.

영화는 한 측면이 무너지면 존립할 수 없는 종합 예술입니다. 그럭저럭 아쉬운 수준이 아니라 한 쪽이 와르르 무너지면 작품도 그냥 와르르 무너집니다. 그런데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서 개연성이 와르르 무너졌으니 작품이 와르르 무너졌다고들 합니다. 그럼 이렇게 흥행하고 감동받는 사람이 나오는 게 불가능하죠. 그래서 저는 왜 사람들이 이 영화를 찾게 되는지, 왜 무너지지 않았는지 설명한 겁니다.

그런 면에서 <너의 이름은.>이 처절하게 스토리가 망가진 잘못 편집된 영화라는 건 '사실'이 아니라 '의견'입니다. 그리고 관객이 나름대로 매끄러운 이야기를 그려낼 수 있다면 망가진 스토리라 치부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정말 망가진 스토리는 앞 뒤가 모순되어 논리적으로 절대 연결할 수 없는 이야기이죠.

이 영화는 크게 잘못되었다는데 흥행할 거라는 논리는 당췌 이해가 안 갑니다. 그럼 흥행할 거라고 추측하시는 근거를 대셔야죠. <인천상륙작전>이나 <귀향> 같은 영화는 완성도가 똥망이지만 흥행을 설명할 근거가 있습니다. 바로 애국주의와 민족주의죠. 이렇게 타당한 근거를 대셔야죠.

"영화는 그냥 똥망인데 어쨌든 흥행할거야."
이렇게 나오시면 이건 비평도 아니고, 주장도 아닙니다. (주장은 근거를 바탕으로 하니까요) 우기기죠.
세츠나
17/01/15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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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략은 뇌내보완이 가능하다는 점은 사실이죠. 흔하고 클리셰인 장면일수록 보완은 쉬워지구요.
예전 무협지 일부는 아예 중간 덜어내고 읽어도 이해에 아무런 무리가 없는 경우도 존재하니까요.
이 영화에서 과감히 도려낸 부분이 충분히 뇌내보완 가능한 부분일 것이다 라는 점은 맞는 것 같고...

다만 흥행했다면 반드시 뭔가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점은 잘 모르겠네요. 귀여니가 유행한 이유가 뭘까요?
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뭔가 장점이 있음'을 알 수 있을 뿐 일단 제 인지는 초월했습니다.
뭔가 이래저래 설명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맞다는 동의는 별로 안들고...어쨌건 제가 잘 모르는 부분이 있겠죠.

[너의 이름은.]에서는 '아름다움'과 '생략에 대한 익숙함/면역'이 흥행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 이상의 뭔가가 있을텐데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걸 설명하지 못하면 엉망이라고
말해서는 안된다는 부분도 그다지 동의가 안되구요. 반대로 설명하지 못하니까 말할 수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어쨌든 흥행할거야'는 제 주장이 아니고 '엉망이지만' 부분이 오히려 주장인데 근거를 안댔다고 하시면...

다만 제가 뭔가 쓸데없이 강한 단어를 굳이 사용한 점이 너무 중2병스럽고 오글거리긴 하네요.
엉망이다 같은 표현을 할 필요도 없고 그렇게까지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뭔가에 홀린 듯.
아침~저녁 다 굶으면서 자다가 일어나 센치해져서 그런걸로 해두고 잠시 밥먹으러 다녀오겠습니다...

(생략 가능함의 문제는 저도 어설프게 생각은 했는데 명확하게 떠올리지 못했었네요. 이해를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스터충달
17/01/1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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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래서 저는 귀여늬가 대중을 자극한 지점을 짚어낼 줄 알아야 좋은 평론가라고 생각합니다. 덮어놓고 '이건 수준 미달' 해버리는 건 옳지 못하다고 봐요. 하지만 저도 귀여늬의 미학적 가치는 찾지 못했고... 귀여늬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그렇게 흐지부지 잊혀진 작가가 되었네요.

저는 본문에서 '이 작품의 재미를 이해 못하는 사람'의 심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개연성의 미진한 부분이 무엇인지 짚어내려 했고요. 그래서 나온 결론이 '형식적으로만 존재하는 개연성'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세츠나님은 너무 단언하신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이 처절하게 무너진 스토리라고 하셨지만, 줄거리를 정리해보면 나름 정리가 되는 수준이긴 하거든요. (정말 망가진 작품은 이것도 잘 안 되더라고요. <성소재> 같은 거?) 저도 이렇게 단언할 거 였으면 "올만에 갓띵 재패니 나왔는데 다들 경배하고 전전전세 합창하라능!" 이럴 수 있습니다. 그러지 않을 뿐이죠 크크.

작품을 볼 때 최대한 이해해보려고 노력해보셨음 합니다. 솔직히 처음 달아주신 댓글은 이미 망작으로 규정한 뒤에 원인을 찾는 글로 보입니다. 제가 얼마 전에 쓴 <어쌔신 크리드> 짤평을 한 번 참고해보셨으면 합니다. 저는 그 '궁디 닦이'를 짤평하면서도 제일 먼저 장점부터 찾아 적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인천상륙작전> 때도 그랬네요. 일단은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가집시다. 그럼에도 도저히 깔 수 밖에 없게 되면 까야할 당위적 사유와 탄탄한 논리가 생깁니다.
세츠나
17/01/15 19:18
수정 아이콘
정교한 비평에 도달하기커녕 제 단견을 '우기기'한 것에 가깝다는 말씀이 정확한 것 같아요. (애초에 정교한 비평을 할 생각이 없었긴 한데;) 좀 더 신중한 접근과 평가가 필요한데 너무 쉽게 생각하고 쉽게 말했네요. 본문의 퀄리티에 비해 너무 쉽게 쓰여진 댓글을 단게 부끄럽기도 합니다. 제 댓글에서 건질만한 부분은 '생략된 부분이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감상 정도이고 나머지는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네요. TV판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마스터충달
17/01/15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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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말 끝도 없이 우기기만 하는 분들을 피지알 여기저기서 뵙는 바람에;;; 저야말로 우기기라는 말이 너무 쉽게 나와버린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기분 안 상하시고 너그럽게 응대해주셔서 (당장 그 바로 다음 답글부터 ㅠ,ㅠ) 정말 고맙습니다. 뭐랄까...한동안 날이 서 있었는데 세츠나님 덕에 조금 진정하고 내려놓을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 아량 본받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 괜히 눈시울이 시큰해지네요 ㅠ,ㅠ
세츠나
17/01/1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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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면 존립할 수 없다'는 점은 좋은 지적인 것 같아요. 설령 이 영화에 약점이 있더라도
무너졌다고까지는 할 수 없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제가 너무 과장된 표현을 쓴 것 같습니다.
아라가키
17/01/1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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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써 굳이 지적한다면 개연성 부분에서 문제가 보일수 있으나, 애당초 예고편에서 남녀의 몸이 교체되는 말도 안되는 설정을 인자하고 다가간 대다수의 관객들이 감동을 깨트릴정도의 단점은 아니였습니다. CG로 그럴듯하게 호소할 필요도 없이, 현실속에 있던 관객들을 누그러뜨리고 이쁜 그림들과 음악들을 즐길수 있게 해주죠. 사춘기 청소년의 오글거림과 기적의 판타지를 즐길 관객들에게 이정도의 공백은 충분히 용인할수 있죠

조금 더 남녀간의 이야기에 집중하여 끝내버린 초속 5cm와 언어의 정원은 너의 이름의 판타지보다 현실감있고 아련함의 이야기를 남기는데 성공했다면, 너의 이름은 애당초 현실감과는 한참 동떨어진 기적같은 사랑을 표현하는데 중시하여 이야기의 세계를 살려냈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이 나온채로 나왔는데 실컷 이야기할 매력적인 재료들이 공백으로 남아있으니. 타인과 이야기하고 공유하는게 쉬운 이시점에서 저마다 이야기가 쏟아지는건 당연한걸지도 모릅니다. 더 이상 이정도의 결핍정도로 허망함을 느낄 시대는 아닙니다. 매력적인 재료가 있다면, 그걸 가지고 아쉬움을 채울 정도로 관객들 스스로가 컨텐츠를 만들 능력이 되는 세상이니깐요.
마스터충달
17/01/1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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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관객은 듬성듬성한 플롯을 스스로 채워 넣어 스토리를 만들죠. 그래서 진짜 노련한 감독은 관객이 유추할 만한 단서만 최소한으로 제공하면서 영화를 끌고갑니다. (결국 영화는 시간과의 싸움이거든요. 2시간 안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욱여넣느냐의 싸움...) <반지의 제왕>이 이런 면에서 교과서적인 작품이었죠.

과연 <너의 이름은.>이 신카이 마코토의 뽀록이었는지, 실력이었는지는 차기작을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츠나
17/01/15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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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작 말고 전작을 본다면 뽀록에 3만표요...사실 차기작을 봐야 더 확실해지는게 맞겠지만요.
켈로그김
17/01/1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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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충분히 친절했다면 재미를 느꼈을 것이고
혹은 불친절함을 잊게 할 정도로 감정선을 진하게 건드렸다고 해도 재미를 느꼈을겁니다.

아마 제가 이야기꾼 스타일을 좋아해서일겁니다.
취향 차이지요
아케이드
17/01/1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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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참 잘 쓰셨네요.
생각하고 느끼신 것에 동감하면서, 그걸 이렇게 미려한 문장으로 풀어내신 것에 박수를 드립니다.
참고로 '황혼'이 일본어로는 '타소가레토키'인데, 이토모리 방언으로는 '카타와레토키'라고 한다는 언급이 나오는데, 이것도 복선 혹은 예언이라고 보입니다.
카타와레토키는 일본어로 '片割れ時'로 쓸수 있고, 한쪽(片)이 쪼개지는(割れる) 시간(時)이라는 의미가 되지요.
마스터충달
17/01/1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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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그런 의미가 있었군요.
세츠나
17/01/1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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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소가레가 어스름에 사람 형태가 무너져 '당신은 누구인가'라고 묻는데서 나왔다는 얘긴 영화 중에도 나왔는데
그 설명을 참고하면 '카타와레'의 '카타(片)'는 사실은 '카타(形)'가 아닐까 싶어요. 한자는 나중에 붙는 경우가 많은게
일본어의 특징이라 음에서 한자를 추리해야해서. 거기서 중의적 의미가 생겨나거나 해서 재미있어지기도 하지만...

그렇게 해석하면 카타와레토키는 사물의 형태(카타치)가 무너지는(와레루) 시간(토키)이 더 맞는 해석이 아닐까 싶어요.
다만 말씀하신 너와 나의 편(카타)이 흐려지는 시간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갖게 하고싶었을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17/01/1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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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정도 요즘 일본 애니를 접하고 면역력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받아들이는 차이가 큰거 같습니다.
요즘 일본 애니들 보면 누가 누구에게 반하는것에 대해 특별한 개연성없이 스무스하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냥 아무 설명없이 갑자기 좋아하고 갑자기 동거하고 갑자기 인기없던 놈이 할렘이 생기고... 이런거에 익숙하면 너의 이름은도 딱히 어색함을 못 느끼지만 이런것에 익숙하지 않으면 너의 이름은에 어색함을 느낄수 있다고 봅니다. 오히려 너의 이름은 요즘 일본 애니에 비하면 좋아하는 이유나 개연성이 더 자세하죠...

그리고 너의이름은에 나오는 노출, 성적인 코드에 대해서도 일본 애니에서 나오는 각종 판치라, 가슴만지기등을 생각해보면 약과구요. 일본 애니나 서브컬쳐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은 그냥 그러네 하고 넘어갈테지만 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왜 저기서 팬티가 노출되지? 하고 어색해 하고 그 차이가 크다고 봅니다.
마스터충달
17/01/15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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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런 전개는 일본 애니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괴설정 작품에서 자주 나오는 전개 방식이라서요. 비현실적인 설정의 작품(SF라든가, 호러라든가, 판타지라든가)에 익숙하다면 더 무리 없이 받아들였을 것 같네요.

그리고 너의 이름은에 나오는 노출이 왜 문제가 되는지 저는 전혀 이해 못 하겠습니다... 노출이 없었는데?? 아니 우리나라 청소년 드라마에서도 나오는 이성에 대한 관심 수준의 표현에 발끈하기는 좀 그렇잖나요? 왜곡된 시각을 가지신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주어는 읎습니다)
세츠나
17/01/1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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읭...노출이 언제 나왔어요? 극초반에 거울 앞에 섰을때 얘긴가요?
17/01/15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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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츠하가 자전거 타고 갈때
카메라 앵글을 밑에서 잡아주는데 팬티가 보여요. 대놓고 판치라 연출을 하더군요...
시네라스
17/01/15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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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영화 보고 나서 친구가 그걸 말해줄때까지 어 그랬나 싶을만큼 모르고 있었습니다. 엄청 몰입해있었나봐요;; 아마 다시보면 불필요하게 느낄것 같긴하네요. 오히려 판치라 연출을 남발하는 작품은 그냥 그러려니하고 스킵을하는데 갑자기 그러는 작품은 신경이 쓰여서;;
17/01/1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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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긴 했었는데 전혀 섹슈얼하게 느껴지는 연출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요.
오히려 아래 세오유즈키님이 말씀하신 오쿠데라 선배 브래지어가 살짝 노출되는 장면은 좀 뜬금없었지만요.
세오유즈키
17/01/1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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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타키 일행이 이토모리에 갔을 때 숙소에서 오쿠데라 선배 속옷이 나오고요.
그 다음에 미츠하가 자전거를 타는 장면에서 대충2번 정도 속옷이 노출됩니다.저야 크게 신경 안 쓰지만
보면서 거슬렸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왜 굳이 저걸 넣었지? 하는 의문은 있지만요.
17/01/1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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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타키가 들어올때의 미츠하만 그렇게 팬티 노출을 한것으로 봐서
팬티 보이는거 신경 못쓰는 남자들을 묘사한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되기도 하더군요.

미츠하는 속옷이 보이는거 엄청 신경썼지만 타키는 그런거 신경안쓰고 치마입고 대놓고 쩍벌하고 그랬기에...
세오유즈키
17/01/15 21:34
수정 아이콘
그 관점도 일리가 있기는한데 굳이 그런데까지 디테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세차이 정도로도 둘 사이의 변화는 표현하는게 가능하니까요.저는 일본이었기에 이 정도 노출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감독이었으면 아마 해당되는 부분은 사전에 잘랐거나 잘렸을 겁니다.노출한다고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세츠나
17/01/1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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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예 모르고 넘어갔네요...
맥핑키
17/01/16 05:12
수정 아이콘
'내가 정말 건전하게 잘 살아가고 있구나' 라고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위원장
17/01/1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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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보고 나왔네요. 감성 터졌습니다. 크크
그럼 된거죠. 이 느낌만 손바닥에 글쓰듯 남겨놔도 충분할 것 같네요.
오쇼 라즈니쉬
17/01/15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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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추천수 많은 댓글들만 보면 이런 망작이 없는 거 같은데,
별점 분포 보면 압도적인 명작이죠.
영화가 취향에 안 맞으면 안 맞는거지 오버해서 깔 필요는 없는 거 같습니다. (물론 원인은 그놈의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 설레발...)
켈로그김
17/01/1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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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불만이었고 무엇때문에 몰입이 되지 않았는지 곰곰히 생각을 해 봤는데,
부우전에서 지구인이 몰살당했을 때의 그 느낌과 흡사한데,
그나마 이 작품은 그런 스케일도 아니죠.

사건을 소비하는 형태? 습성?에 대한 거부감.
감성돔으로 라면을 끓인 느낌을 받았는데
그 와중에 그림체나 소재 등이 딱 제가 싫어하는 양산형 판치라 애니를 연상시킨 거였어요.

딱 각이 나오면서 ㅡㅡ;;
이전에 괜찮았던 요소들도 그 이후로 다 재평가해가면서 남은 시간을 감상하게 된거 같기도..

선입견때문에 감상을 스스로 망친걸까.. 하는 생각도 좀 듭니다.
마스터충달
17/01/15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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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들 달아놓으신 것에서 (힘들지만) 유추해보자면
이런 중2병 감성에 대한 거부감이 있으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희 어머니도 <낭만에 대하여> 노래 들으시면 "저 노래는 가사가 추잡하다."며 싫어하세요;;;;
제 주변에 봐도 유독 낭만주의에 거부감 있는 사람이 있거든요. 켈로그김님도 그런 게 아닐까요?
켈로그김
17/01/15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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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느끼기에) 작가의 불성실함에 대한 거부감이라고 할까요...

분량이 뒷받쳐주지 못하는 단편을 보면서, 장편의 수준을 요구하는;;
혹은 '단편주제에 건방지다' 라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크툴루 신화를 소재로 한 10페이지짜리 단편과 10권짜리 장편을 두고
전자에 대한 평을 극단적으로 박하게 준달까요;;;

제가 딱 '나가자' 라고 마음먹은 부분이 '몰살' 을 가벼이(제 기준으로;) 다뤄서였습니다;;
마스터충달
17/01/15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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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확고한 기준이 있으신 것 같네요;; 뭐 사람마다 역린은 있는 법이니까요.
켈로그김
17/01/15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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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감상에 방해가 될 때도 있고.. 뭐 그렇죠 크크;
17/01/15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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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이 미즈하랑 타키가 바뀐 일상이 20분쯤, 아버지를 향한 설득이나 기타등등 전개에 10분쯤 생략된 느낌이 들긴 했어요. 근데 영화를 보고 나서 찾아보고 생각한 거지만 이것저것 소설이든 외전격 소설이든 만화든 미디어믹스를 제법 하는 거 같던데, 그런 면까지 고려해서 남긴건가 싶기도 하고... 상영시간이 107분으로 알고 있는데 못 집어넣을 정도의 길이는 아니었을 거 같고, 영화와는 다르게 뭐 만들어놓고 편집하진 않았을 거 같은데... 잘 모르겠네요. 여튼 '설명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저도 받았지만 그닥 그게 중요한 건 아닌거 같았어요.
조금 딴얘기고 쉽게 일반화하긴 어렵겠지만 사람들이 이런 문화예술 소비를 할때 저처럼 별 관심없는 사람들은 여러 부분에서 최고점이나 총점을 따지는 거 같고, 어느정도 매니악한 분들은 전반적인 완성도를 따지는 거 같고, 직업적이거나 정말 하드한 오타쿠가 되면 최고 웰메이드 or 다른거 다 엉망이어도 하나만 s 찍으면 된다 이런 느낌인 거 같기도 해요. 영화를 많이 보면서 비평해본 분들에겐 너의 이름은에서 느껴지는 '과락'이 참을 수 없는 부분인지 몰라도 다른 사람들은 안 그럴수도 있는 거 같다고 해야할까요.
키스도사
17/01/15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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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몸이 바뀌었을때 이야기라던지, 텟시가 왜 미츠하의 말을 듣고 폭탄을 타트렸는지, 토시키가 어떻게 미츠하에게 설득 당했는지 등의 이야기는 외전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작비의 압박 때문에 그 부분을 통채로 날리고 소설로 풀어내는 느낌도 들어요.

참고로 신카이 마코토의 전작들도 영화에서 다 다루지 않고 대신 소설판에서 상세하게 묘사하는 편이죠. 어디서 본 바로는 30분짜리 영화 "언어의 정원"의 소설판 두께가 106분짜리 영화인 "너의 이름은."의 소설판 보다 두껍다네요.(외전을 포함하면 너의 이름은.의 총 페이지수가 더 많겠지만)
17/01/15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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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들 최대한 피하다가 오늘 봤습니다. 히트할만 합니다.
감정을 들었다 놓았다 하지는 않더라도 그냥 계속 사람 먹먹하게 만들더군요.

신카이 감독 영화는 처음봤지만, 이것만 놓고 또 이게 왜 이렇게 히트했냐를 보면
'애니메이션' 보다는 '상업영화'에 방점을 놓았던게 제대로 먹힌거 같습니다.
공백의 처리방식도 그렇게 느껴지고요. 정말 이상한 말일 수도 있는데, 연상호의 '사이비' 생각도 듭니다;;;
왜 인지는 도저히 정리가 안되는데, 문법은 정석이지만 뒤로 빠져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흐름으로 간달까요...

여하튼 최소 10년은 호소다와 신카이가 포스트 지브리가 될 수 밖에 없어보이는데,
둘 다 길게 좋은 영화들 만들었으면 합니다. 특히 호소다는 다음작품 정말 중요한데 말이죠...
17/01/1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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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쿠데라 미키 선배의 오지랖. 아르바이트 선배라기에는 먼 곳까지 함께 여행을... 혼숙을...
2. 아버지 설득하는 장면이 없이 넘어가는 부분. 쉬리 미행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3. "키미노 나마에와?(너의 이름은?)" 대사의 과도한 반복. 제목에 집착하듯이 계속 나오더군요.

저는 이정도가 거슬렸네요.
마스터충달
17/01/16 14:05
수정 아이콘
1, 2번은 영화에서 제시하지 않았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는 부분이죠. 그런데 둘 다 그닥 중요한 부분은 아닌지라... 중심 플롯이냐 서브 플롯이냐 따져보면 서~~~~브 플롯이죠. 지금 미츠하가 사라진, 작중 위기에 해당하는 순간이어서 '여기서 오쿠데라 선배가 왜 따라와?'라는 걸 따질 겨를이 없었습니다. 뭐 한때 썸도 타고, 정식으로 데이트도 한 사인데 따라올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잘 생기면 이런 일이 흔하게 일어나더라고요. 물론 저는 아닙니다) 이런 게 거슬리는 거야 성격 차이이긴 한데, 이것 때문에 개연성 망작 취급을 하는 건 역시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65C02님이 그랬다는 건 아니고요)

3은 개연성과는 무관한 표현에 관한 부분이네요. 이거야 말로 취향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생각해보니 좀 촌스럽게 느껴지네요.
17/01/16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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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번에 로그원 평은 안하신거같은데 충달님은 어떠신지?
마스터충달
17/01/16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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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봤습니다. EP7 부터 스타워즈 팬 아니면 굳이 찾아봐야 할 시리즈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17/01/16 22:58
수정 아이콘
깨어난 포스보단 괜찮은 느낌이었네요 저 개인적으론

물론 부족해보이는 것도 있긴하지만 그에 반해 강점이 더좋아 보이는 느낌이랄까요

근데 이걸 보기도 힘든게 cgv는 전혀 안하고 롯데시네마쪽에선 하지만 드문 드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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