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2/12/05 15:17:33
Name K-DD
Subject 태양계 시리즈-화성(2)
일주일에 하나 정도씩 쓰면 되지 않을까, 많이 자주 쓰는 것 보다는 꾸준하게 쓰는게 좋겠다고 생각 했는데 엇 하고 보니 벌써 일주일 하고도 하루를 초과했습니다. 맙소사. 제대로 써놓은 비축 분량도 없는데!


[베르너 폰 브라운의 화성 계획]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고 2주뒤 베르네 폰 브라운 박사는 미국 우주과제 그룹에 1982년에 화성에 인간을 착륙시키고 달과 화성 양쪽에 영구 유인 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물론 본격적으로 시행된 적 없는 그저 페이퍼 플랜이지만 아폴로 계획의 핵심 인물인 베르너 폰 브라운의 화성 탐사 계획이 어떤건지 흥미를 끕니다.

그의 계획은 2년동안 1차 화성 탐사를 실시하고 귀환길에 금성 옆을 스쳐 비행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이를 위해 아폴로 계획에 사용된 장비와 물자, 기술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우주왕복선과 지구 둘레를 도는 우주 정거장 2대가 필요하고 연간 비용 60억~70억 달러로 추산했습니다.

달 착륙이 1978년에 아폴로 33호까지 이르는 동안 브라운 박사는 원자력을 이용하는 신형 로켓을 개발하고 800톤의 6인승 우주선을 화성으로 보낼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화성 착륙 이후로 1984년까지 달 궤도에 24명, 1985년까지 달 표면에 48명, 화성 임시 기지에 12명을 파견한 다음, 1980년 후반에는 화성 표면에 48명, 화성 궤도에 24명 지구 저궤도상 정거장에 100명을 보내도록 계획을 만들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도 대단히 놀랍고도 파격적인 계획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12년에 탐사 로버 1대 보내놓는게 현실인데, 계획 제안자가 '그' 베르너 폰 브라운이 아니었다면 그냥 우주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망상가가 끄적인 소설에 불과하다 여길 것입니다. 브라운 박사는 달 착륙이 아폴로 17호에서 멈춘 것을 대단히 아쉬워했지만 설령 미국이 아폴로 계획에 들인 공 이상으로 화성 유인 탐사에 노력을 쏟았다 한들 성공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베르너 폰 브라운
"그는 파우스트 같은 자야!"
-40여년간 BBC 우주 항공 전문 기자로 활동한 레지널드 터닐의 브라운 박사에 대한 평가-


[화성과 인연이 없는 (구)소련-러시아]

화성은 달보다 워낙 멀리있는 만큼 돌발상황에 대해 대처하기가 더욱 어렵고 안전하게 탐사선을 착륙 시키는 건 대단히 까다롭습니다. 더군다나 기술력이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에는 실패확율이 굉장히 높았는데 특히 (구)소련은 수많은 화성 탐사 계획을 실패한 바 있습니다. 묘비명과 같은 실패 목록을 봅시다.

마스닉 1호 (Mars 1960A) 1960년 10월 10일  발사 실패
마스닉 2호 (Mars 1960B) 1960년 10월 14일  발사 실패
스푸트니크 22호 (Mars 1962A) 1962년 10월 24일  발사 직후 폭발
마스 1호 1963년 3월 21일 화성 접근 전 파괴
스푸트니크 24호 (Mars 1962B) 1963년 1월 19일 지구궤도 탈출 실패
존드 1964A호 1964년 6월 4일 발사 실패
존드 2호 1965년 5월 통신 두절
마스 1969A호 1969년 3월 27일 발사 실패
마스 1969B호 1969년 4월 2일  발사 실패
코스모스 419호 1971년 5월 12일 발사 실패
마스 2호 1971년 11월 27일 화성표면에 충돌
마스 3호 1971년 12월 2일  착륙은 성공적이었으나 수초 후 화염에 휩싸임
마스 4호 1974년 2월 10일 근접에 성공하였으나 궤도 진입 실패
마스 5호 1974년 2월 21일 궤도 진입 후 9일 만에 통신두절
마스 6호 1974년 3월 12일 착륙 후 통신두절
마스 7호 1974년 3월 9일 착륙 탐사선 조기 분리되어 태양 궤도로 향함
포보스 1호 1988년 9월 2일 궤도 진입 중 통신 두절
포보스 2호 1989년 3월 27일 진입후 일부 데이터 전송하였으나 착륙 시행 직전 통신 두절


소련 국적을 단 마지막 전사자. 포보스 2호

우랴를 외치며 무수한 탐사선이 화성으로 향하려 했지만 2차대전때 우랴 돌격이 그렇듯 무수하게 쓰러져갔습니다. 이 끝도 없는 실패 목록은 소련이 해체되고 러시아로 바뀌어서도 계속 됩니다.

마스 96호 1996년 11월 17일 궤도진입/착륙 발사 실패
포보스-그룬트(Phobos-Grunt) 2012년 1월 15일 지구 궤도 진입 실패, 태평양에 추락

특히 가장 최근에 있었던 포보스-그룬트는 중국에서 만든 화성궤도선 잉훠1호와 미국에서 만든 실험 장치를 같이 탑재하고 화성의 위성인 포보스에 착륙하여 샘플 채취뒤 지구로 귀환한다는 야심찬 목표까지 있었으나 몽땅 날려먹고 말았습니다. 소련 해체뒤 돈이 없어서 우주 개발에 미진했던차에 오랜만에 재개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러나 프로그래밍 오류로 정상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고 문제가 발생한 탐사선을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안구에 습기가..


이 동그라미 친 부분에 잉훠1호가 탑재. 중국측도 나름 기대하고 맡겨놨는데(중국 최초의 화성 궤도상 위성이 될수 있었으니) 같이 날려먹자 상당히 화를 냈다고 합니다.


[천조국의 유인 화성 탐사 계획?]

버락 오바마 집권 이후 예산난에 빠진 미국 재정을 살리기 위해서 이것 저것 손본게 많은데 개중 하나가 달 착륙 계획이었던 컨스텔레이션(Constellation)계획이었습니다. 2020년까지 달에 다시 미국인을 보내겠다는 계획인데 전 대통령 아들 부시가 열심히 추진시키고 있었죠. 하지만 돈이 없으니 사실상 계획을 취소시켰습니다. NASA 및 전세계의 우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실망시켰던 오바마였지만 2010년 4월 15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2030년까지 인간을 화성으로보내겠다는 새로운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인간을 화성에 보내겠다!"

구체적으로는 2025년까지 새로운 로켓과 우주선을 만들고 2030년까지 인간(미국인)을 화성에 보낸다는 것. 이를 위해서 향후 5년간 60억 달러를 증액한다고 했습니다.


"인간을 달에 보내겠다!"

1961년에 '인간을 달로 보냈다가 무사히 귀환시키겠다. 그것이 쉽기 때문이 아니라 어렵기 때문이다.' 패기 넘치는 발언을 했던 케네디와 비견될만합니다. 2020년까지 달 착륙을 다시 하는 것도 쉽지 않을 일이지만 2030년까지 화성에 인간을 보내는 건 그보다 훨씬 어려운 일 입니다. 중국, 인도, 러시아 같은 다른 나라들이 달에 사람 보내겠다고 낑낑댈때 한발 더 앞서나가겠다는 자신감 넘치는 선언이었고, 그래서 많은 기대를 받았는데..


2012년 초, 오바마는 화성, 목성 탐사선 계획안 예산을 20% 삭감할 것임을 발표합니다. 또한 향후 4년간 더욱 많은 예산을 깎을 것임을 알렸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현실은 예산이 지배하고 현재 미국이 예전만큼 여유로운 형편이 아니기 때문에 딱히 눈에 보이는 이득을 주지 못하는 우주 개발은 가장 먼저 칼을 맞을 수 밖에 없는 것 입니다. 어쨌건 유인 화성 탐사 계획 자체는 남아있지만 미국의 현실이 이렇고 오바마가 재선된 가운데 과연 시간에 맞춰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을지는 매우 회의적입니다. 컨스텔레이션 계획을 취소하고 대신 화성 탐사를 선언한 게 애초에 시간벌이에 불과하지 않았나 싶을 만큼.


[다음 편에 계속]



* 信主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12-17 06:02)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설탕가루인형형
12/12/05 15:31
수정 아이콘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빨리 연재 해 주세요~
12/12/05 16:56
수정 아이콘
왠지 아이디가 국방과학연구소 같아요... 아 그건 ADD인가...-_-
JunStyle
12/12/05 17:52
수정 아이콘
추천 드립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절름발이이리
12/12/05 23:29
수정 아이콘
잘 읽고 있습니다.
LenaParkLove
12/12/06 01:07
수정 아이콘
대단히 재미있습니다. ^^
12/12/19 03:30
수정 아이콘
이제야 보다니.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Purple Haze
12/12/21 09:23
수정 아이콘
가는건 가는건데 오는건 어찌하려는지 예상도 안되는게 우주탐사인거 같아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2056 [연애학개론] 당신의 카톡은 원활하십니까? [59] Eternity17657 12/12/15 17657
2055 [LOL] 12월 22일 Champions Winter, Azubu Frost vs Najin Shield 1경기 분석 [42] RUNIUS6494 12/12/22 6494
2054 후기 - 총정리, 간단히 말하지 마! [41] 눈시BBbr9847 12/12/14 9847
2053 음서(淫書) 유감 (19금?) [10] 알킬칼켈콜9896 12/12/12 9896
2052 소 다케유키는 덕혜옹주를 정말 사랑했을까? [13] 순두부12675 12/12/12 12675
2051 [LOL] 최근 정글의 대세 특성과 룬 그리고 아이템 [48] RUNIUS7124 12/12/13 7124
2050 [오늘] 12.12 [28] 눈시BBbr8548 12/12/12 8548
2048 [수학사] 페르마의 대정리와 밀레니엄 문제 [32] 순두부9207 12/12/10 9207
2047 연애와 턱걸이. [18] 동네형10871 12/12/09 10871
2046 [야구] 비운의 핵잠수함, 한희민 [20] 민머리요정7940 12/12/09 7940
2045 고백해서 차였습니다. [61] 밐하11909 12/12/09 11909
2044 [연애학개론] 아직은 GG를 칠 때가 아닙니다 (부제 : 밀당과 한타이밍 쉬기) [38] Eternity9219 12/12/08 9219
2043 [후기] 끝났다! [47] 눈시BBbr7984 12/12/05 7984
2042 [LOL] 정글러 아이템의 효율 고찰(시작부터 첫 리콜까지) [60] RUNIUS6907 12/12/10 6907
2041 태양계 시리즈-화성(2) [7] K-DD5822 12/12/05 5822
2040 [LOL] 서포터 선택 가이드 [69] 아마돌이7336 12/12/03 7336
2039 여자가 벌거벗은 채로 말을 타고 동네를 한 바퀴 도는데... [38] Neandertal14024 12/12/03 14024
2038 [연애학개론] 거절의 트라우마 (부제 : 숙제를 내자) [20] Eternity8203 12/12/02 8203
2037 술 없이는 대화가 불가능한 한국 남자. [46] Realise12231 12/12/01 12231
2036 게임의 법칙 : 스타크래프트, 리그 오브 레전드, 축구 그리고 [10] bachistar5742 12/11/29 5742
2033 [LOL] 독특한 서포팅을 원하는 그대에게 - 트런들 서폿 [16] DEICIDE6749 12/12/03 6749
2032 안녕하세요. 이재균 감독입니다. [71] 이재균10747 12/12/07 10747
2031 화미 [3] tyro6081 12/11/28 608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