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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2/07/30 17:18:20
Name 진동면도기
Subject [현대사] 풍운아 '박헌영' 1
전공자가 아닌 고로 부정확한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감안해서 읽어주세요^^



해방 이후 ~ 6.25 전쟁 이 기간 동안 가장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던 한 사람을 뽑으라면 박헌영을 뽑을 수 있을 것 입니다. 그 영향력은 막대했었지만 남한에서는 김일성을 부추겨서 6.25 전쟁을 일으킨 빨치산의 수괴로 북한에서는 미제에 협력해서 정보를 팔아먹은 썩을 반동분자라는 이유로 양쪽 역사에서 모두 거의 삭제 되다시피 하여 나오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극도로 상반된 평가를 받는 지 매우 흥미로운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로 엔하위키 참고 부분

박헌영은 몰락한 양반가의 서자로 태어나 고등학교 때 3.1 운동에 참여하며 민족의 현실과 독립의 필요성에 대해 눈을 뜨게 됩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밀항하여 일본으로 건너가나 독립운동을 한 전력 때문에 대학교에 들어 갈 수 없었고 할 수 없이 다시 중국 상하이로 건너 갑니다.

상하이에서 공산주의 접한 박헌영은 곧 열성적인 공산주의자가 됩니다. 차별 받는 서자 출신이며 일제에게까지 차별 받았던 그에게 공산주의는 무척이나 달콤한 속삭임으로 들렸을 것임이 틀림 없었을 겁니다. 나중에 또 다른 남한 좌익계의 거두가 되는 여운형도 이 때 만나죠. 아무튼 그런 활동을 인정 받았는 지 코민테른의 지시를 받아 조선공산당을 만들기 위해 조국으로 돌아 옵니다.

조국에 오자 마자 감방살이. 동아일보 기자를 하며 지하 활동을 하나 그의 사회주의 활동을 탐탐치 않게 생각한 일제에 의해 기자직도 해임. 결국 조선공산당 검거 사건이 터치며 동료들과 또 다시 감옥에 들어가게 됩니다.

여기서부터가 엔하위키의 박헌영 부분에서 가장 임팩트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박헌영은 감방에서 자살 기도를 시도 하더니 자신의 똥을 벽에다 바르고 먹는 등 미친 짓을 하여 정신이상 사유로 일제에게서 석방이 됩니다. 실제로 봤다면 영화에 나오는 조커급의 행동이 아니었나 합니다. 좌익이라면 치를 떠는 일본이 조선공산당의 두목을 두 손 두 발 다 들어 풀어준 것을 보면 진짜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고서 그럴 수가 없는 일이죠. 이건 엔하위키에 나온 내용이라 나중에 다른 시각도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병보석으로 나온 박헌영은 요양을 핑계로 아내 주세죽의 고향인 함흥으로 갔다가 바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튀어 버립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모스크바로 가는 동안 그는 생전 처음 보는 툰드라를 바라보며 많은 생각을 할 시간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모크스바에서 그는 국제레닌학교에서 유학하고 다시 상하이로 향합니다.

박헌영은 상하이에서 일본 경찰의 미행에 걸려서 다시 조국으로 이송됩니다. 이 사람... 숨는 기술은 진짜 별로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존재감이 너무 커서 숨을 수 없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쨋든 6년형을 언도 받고 5년 살고 다시 나옵니다. 나 같은 미친 척 하고 한 번 도망갔던 사람 다신 안 풀어줄텐데.... 그리고 이번엔 진짜 지.하.활.동.이 목적인 경성콤크룹을 결성합니다. 이 때 같이 했던 김삼술 같은 사람들이 나중에 만들어진 남로당의 핵심 간부가 됩니다. 경성콤그룹이 빨치산을 지휘했던 남로당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때부터 쌓인 지하투쟁의 노하우가 6.25가 끝나고서도 남한 정부를 괴롭혔네요.

해방이 될 때까지 지방에서 도피생활을 하던 박헌영은 서울로 올라와 경성콤그룹을 기반으로 다시 조선공산당을 창당합니다. 드디어 코민테른의 임무를 완수했다! 띠링~



여기서부터는 '김일성과 박헌영 그리고 여운형' 이라는 책을 바탕으로 쓰겠습니다. 박병엽이라는 전 노동당 간부가 탈북하여 구술한 내용을 정리해서 책을 낸 것입니다. 박헌영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해방 당시 미국과 소련에 의해 38선이 그어지며 북에는 김일성이 소련 군대와 들어와서 쉽게 정권을 잡습니다. 반면 남한은 혼란 그 자체였죠. 김구 선생님은 암살 당하고 이승만, 여운형, 박헌영 등 혼란의 춘추전국시대 그 자체였습니다. 소련은 그 동안 질리게 했던 공산화 작업의 전문가들을 보내서 북한의 공산화를 김일성과 착착 진행시켰지만 미국은 소련이 내려오는 건 막아야지 하고 남한에 들어온 지라 어떻게 해야할 지 갈팡질팡 하고 있었습니다. 이승만을 믿을 지 국민의 지지를 받는 여운형을 밀지 뭐 박헌영은 아웃오브안중이었음은 분명했겠죠. 미국은 틀림없이 남한의 누가 빨갱이인지 자유주의자인지도 구분하는데도 머리에 쥐가 날 정도였습니다.

웃긴 건 박헌영의 조선공산당이 명목산 조선을 대표하는 공산당이었기 때문에 이북의 김일성을 필두로 하는 공산당은 지방공산당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는 남한과 북한이 갈린 것도 아니었고 박헌영의 대항일투쟁의 업적은 분명 새파란 풋내기로 보였던 김일성보다 훨씬 더 높았습니다. 소련이 밀고 있어서 북한 지역을 실질적으로 지배했지만 김일성은 북조선임시위원회 위원장에 불과했고 박헌영은 조선공산당을 이끄는 총책임자였습니다.

박헌영이 힘들게 닦아논 길에 김일성이 들어와 이북 공산당을 날름 가로채는 꼴이 되었기에 김일성이 북부5도당 책임자 및 열성자회의(일명 서북5도당 회의)를 개최하려고 하자 박헌영 지지파인 국내파 공산당원들이 반발하고 나섭니다. 결국 먼저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느낀 김일성은 이남의 박헌영에게 비밀리에 사자를 보내 회담을 제의합니다.

두 사람의 역사적인 첫 번째 비밀회동은 1945년 10월 8일 저녁에 개성 북방의 소련군 38경비사령부에서 이루어집니다. 김일성이 요청했으니 박헌영이 있는 곳으로 가야 마땅하지만 미군이 관할하는 서울로는 내려갈 수 없으니 그 경계에서 만나게 된 겁니다.
자리에 참석했던 권오직은(박헌영이 데려갔던 사람이었음) 나중에 자술서에서 "새파란 젊은이가 불같은 정렬로 뿜어내는 논리에는 박헌영도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몰라 했다. 분조선 분국을 설치하기 위한 협의 자리였으나 이미 이때 실제 주도권은 김일성에 있다고 느꼈다."라고 썼습니다. 이 자술서는 북한에서 쓰여진 기밀자료였고 박병엽이란 분도 이걸 읽어봐서 겨우 그때의 비밀회담 내용을 알았다고 책에서 기술되고 있습니다.

1차 비밀 회담

1. 정치노선
김일성 - 이북에서는 소련이 공산당을 주권당으로 보장. 이남에서는 미국이 인민위원회를 탄압하니 당 활동에도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
박헌영 - 중앙위원회나 분국이나 같은 정치노선이니 같은 조직노선이 필요함. 일반론을 주장.
결국 박헌영이 만들었던 8월테제을 기본으로 하되 이북의 특성을 반영해 당 노선을 정하자고 합의함.

2. 혁명 근거지인 당 중심 위치
김일성은 당연히 해방지구인 이북에 박헌영은 행적적 수도인 서울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 거기에 덧붙여서 소련영사와 김일성은 박헌영이 안전한 이북으로 와야 한다고 설득함. 그러자 박헌영은 서울의 중앙당에 북부 지도국을 만들어 줄테니 김일성이 서울로 와서 당비서 겸 북부지도국장을 하면서 이북5도당을 지도하면 되지 않느냐며 역제의를 함. 소련의 지방당 모델을 바탕으로 한 내용이었고 김일성은 웃으면서 조선과 소련의 사정은 다르다고 함.

3. 북부 5개도 당을 만들자는 내용
김일성의 요청에 박헌영이 중앙당에 북조선분국을 만들고 북부 5개도 당 당원들이 가입하는 조건에서 허락.

1차 비밀회담의 내용을 살펴보면 김일성이 당시 소련과 미국으로 이루어지는 국제 정세와 한반도의 앞날에 대해서 비교적 박헌영보다 더 정확히 예측하고 있었으며 현실감도 더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박헌영이 주장했던 내용들은 지금 보면 말도 안 되는 것들이었죠. 미군과 이승만 정부의 공산당에 대한 탄압을 생각해보면요.

실제로 몇 번의 회담을 거치는 동안 소련을 업고 있는 김일성이 완전 주도권을 쥐게 되었으며 박헌영은 미군정의 단속을 피해서 월북할 수 밖에 없는 신세가 됩니다. 아무튼 그래도 1차 회담은 어쨋든 김일성이 만나자고 요청했기에 박헌영이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고 할 수 있었네요.


두 세력의 내가 중심이다 게임

1차 회담 이후 박헌영은 북한과 남한을 넘나들며 활동하게 됩니다. 박헌영이 온다고 하면 김일성이 승용차를 몰고 직접 모시러 갔다고도 하네요. 근데 미묘한 신경전은 어쩔 수 없는 지 여러 사건들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첫 번째는 동무 사건으로 김일성의 초대로 평양에 간 박헌영이 이북 당 간부들에게 동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허가이 김열 등 소련에서 나온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끼고 대놓고 투덜거렸다고 합니다. 처음 보는 박헌영이 동지라는 격조 높은 표현 대신 일반 당원들을 부르는 동무라고 하자 자존심이 상한 것었죠. 국내파들은 박헌영님이니까 그럴 수 있지! 했지만 소련파들은 뭐야 저 처음 보는 개념 없는 놈은 이란 반응이었나 봅니다.

두 번재는 4차 집행위원회 회의석상에서 이북 간부들이 박헌영에게 방청석 자리를 줘버린 겁니다. 이건 동무 사건의 복수인가요... 명목상으로라도 당 총비서로써 분국회의를 주관하러 왔는데 의견표현을 하면 민페가 될 것 같은 게스트석을 주다니 깡들도 좋으십니다. 거기다가 진행자 "박헌영 동지를 비롯하여 몇몇 동지가 방청하고 있다." (몇몇 동지 중의 하나가 된 박헌영...) 라며 불을 질러버림. 첫순서로 연단으로 초대해서 연설을 시켜드려도 모자를 판인데 말이죠.
이런 사건들 뒤에 박헌영은 동지라는 말을 사용하고 김일성이 워낙 박헌영에게 깍듯이 잘 대해줬기에 서로를 차이점을 이해해가며 존중하는 쪽으로 해결된 듯 합니다.


찬탁과 반탁의 소용돌이

그렇게 박헌영이 남북을 오가는 동안 모스크바 삼상회의 내용이 알려지자 한반도는 들끓기 시작합니다. 한반도를 신탁통치를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남한에 있던 박헌영은 반탁 선언을 해버립니다. 남한은 당시 대부분 반탁이었고 박헌영도 당연히 우리도 반탁이지라고 생각한 듯 합니다.

근데 북에 올라가서 김일성을 만나니 "반탁 노노. 우린 찬탁임" 이런 겁니다. 그래서 why? 했더니 소련의 방침이 어쩌구 저쩌구. 소련과 이미 논의를 끝낸 김일성은 찬탁을 결정하고 있었고 박헌영은 김일성을 만나기 전까진 총서기인 내가 찬탁이면 북조선분국도 내 말을 따라야지 아니면 여기도 당연히 반탁이겠지 하는 생각이었던 같습니다. 그러나 김일성의 자세히 설명을 듣고 보니 왠지 반탁을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몰려오고... 고심끝에 남으로 내려온 박헌영은 자신이 방금 했던 선언을 손바닥 뒤집듯 뒤엎고 찬탁 선언을 해버립니다. 물론 이 때부터 이승만이나 심지어 같은 좌익인 여운형에게도 미친듯이 까이고 난 절대 찬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조선공산당 간부 중에서도 이탈자가 나올 정도가 됩니다.

반면 북한에서는 누군가 반탁을 표명하면 설득해보고 안 되면 소련 군인들이 와서 시베리아 수용소로 보내버림. 아니 신탁통치 받기 싫다고 했다고 말만 했을 뿐인데 악명높은 시베리아 노동수용소 행이라니...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 찬탁은 못 본다는 조만식 선생님은 고려 호텔에 연금 중. 북한에서 찬탁을 반대 하는 사람들에겐두 가지 선택 밖에 없었습니다. 버티다 시베리아 행 or 38선 넘어 남한으로 도망가기. 결국 남은 사람들은 모두 위아더 찬탁을 외치게 됩니다.


남한의 좌익 탄압 운동이 시작되다.

이쯤 되자 미군정이 보기에 뭐 옛날 식으로 표현해 보자면 한반도가 완전 빨갱이 세상이 되게 생겼습니다. 북한은 이미 완전 빨갱이. 남한은 반 빨갱이ㅡㅡ. 수학적으로 쳐보면 3/4이군요. 드디어 제 정신을 차린 거죠. 남한의 공산화만은 막아야 한다. 그래서 일으킨 것이 정판사 위조지폐 사건입니다.

좌익들이 남한 경제를 교란시키기 위해서 일제시대 때 쓰던 조판들로 위조지폐를 마구 찍어냈다고 날조를 합니다. 당연히 여기서 말하는 좌익세력은 박헌영의 조선공산당이구요.  책에서는 정판사 사건이 일제 때 서울 중부경찰서의 고등계 형사를 하던 자가 일제 때 근택빌딩에서 지폐를 찍더 원판과 용지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을 알고 편판공들을 매수하여 훔치고 인쇄업자들 시켜서 뚝섬 인근의 인쇄소에서 찍었던 것이라고 합니다.

결국 남로당의 부당수라고 불리던 2인자 이관술이 붙잡히는데 찬탁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며 이탈했던 전 남로당 간부의 미군에 대한 정보제공 때문이어서 숨어 있는 장소가 들켰다고 합니다. 박헌영은 미군이 설마 이리 대놓고 뻔뻔하게 조작을 할 줄은 몰랐는 지 큰 충격을 받았고 후에 월북을 결심하게 되는 큰 동기가 됩니다.


여운형과 박헌영 사이에 낀 김일성

몽양 여운형 선생은 좌익이긴 하나 중도적인 좌익이었던 것 같습니다. 국내로 돌아오자 미래의 한반도 지도자로 80%의 백성들이 여운형을 뽑았다고 하니 지지도도 높았죠. 당연히 김일성과 미군정도 여윤형을 어떻게든 자기 편으로 끌어 들일려고 했습니다. 근데 박헌영은 여윤형을 싫어한 것 같습니다. 상하이에서 같이 지냈던 말든 남한 좌익의 짱은 나다 라는 생각을 가진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박헌영이야 말로 이오시프 스탈린의 성격이 비슷한 같은 운만 좋았다면 강철의 박헌영 동지가 되었을 수도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하긴 이러면 박헌영에 대한 욕이 되겠군요... 근데 스탈린은 악명이라도 있지 박헌영은 아무도 언급하지 않아 ㅜㅜ 아무튼 박헌영은 폭력으로 혁명을 쟁취해야 한다는 골수 공산주의자였고 김일성과 여운형은 상대적으로 수정주의자라고 할 수 있었죠.

김일성은 여운형에게 계속 러브콜을 보냅니다. 박헌영이 뻔히 보고 있는데 말이죠. 쿨럭... 그래서 여운형도 남과 북을 넘나드는 위험한 생활을 하게 됩니다. 남에서는 낮에 미군 장교를 만나서 식사를 하고 북에서는 김일성의 집에서 얘기를 나눈 후 잠을 자고 하고 생활이었습니다. 남한정보 담당 부하가 여기 오기 전에 여운형이 미군 장교를 만나서 식사를 하고 돈도 받고 했습니다. 미국이 시켜서 오는 게 아닐까요? 라고 보고했지만 김일성은 대수롭지 않게 그게 어때서? 라는 반응이었답니다. 사실상 여운형은 중도였기에 미군이나 김일성이나 어떻게든 끌어들일려고 한 것이겠죠. 미군이 끌어들이면 좌익이 약화되는 것. 김일성이 끌어들이면 강화되는 것이었으니까요.

김일성은 여운형을 첫만남 부터 마음에 들어했다고 합니다. 미래 계획이 비슷한 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수정주의자끼리 통한 거죠. 허나 골수 공산주의자 박헌영 선생은 불편해 합니다.


좌익합작 운동

김일성은 박헌영이 올 때마다 여운형 선생을 도와서 남한 좌익합작을 이뤄달라고 부탁합니다. 박헌영은 알았소라고 하고는 남으로 내려가면 끄나풀들을 여운형의 조직에 열심히 심어 파괴 공작을 합니다. 파괴 공작이란 조직의 간부나 당원들을 설득해서(친미주의자 여운형 선생보다 우리 박헌영 선생이 났지 않갔소?) 빼내오거나 안에 따로 또 박헌영의 지시를 받는 조직을 만들어 조직 힘을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겁니다.

박헌영이 이런데는 굉장한 소질이 있는 지라 여운형은 버티지 못하고 김일성을 만날 때마다 박헌영 선생 때문에 죽겠으니 어떻게 좀 해달라고 징징댑니다. 김일성은 굉장히 힘드시겠소라며 위안을 한 다음 박헌영 선생에게 잘 말하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리고 박헌영이 북에 올라오면 몽양 선생 좀 도와주시오. 같은 좌익끼리 잘 지내야 하지 않겠소. 라고 합니다. 박헌영은 여운형은 미국에 붙었다 우리한테 붙었다 하는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투덜대다가 김일성이 계속 부탁하면 알겠소. 내려가서 노력해보겠습니다. 라고 합니다. 하지만 도와주긴 개뿔. 좌익합작 운동을 박헌영이 나서서 방해만 안 해도 여운형이 감사할 지경이었습니다.

여기서 김일성은 박헌영한테 이래라 저래라 명령을 할 위치가 아닌데다 좌익합작을 이루어야 할 남로당은 박헌영이 장악하고 있기에 어쩌질 못합니다. 박헌영이 올 때마다 계속 부탁하는 것 밖에 할 게 없었죠. 여운형과 박헌영을 번갈아 상대하느라 아주 죽을 맛이었을 것 같습니다.
계속 설득 해도 박헌영의 태도가 변화가 없자 여운형은 실망했는 지 칩거에 들어가고 12차례나 거친 우익의 테러 끝에 암살 당하고 맙니다. 그래서 좌익합작 운동은 완전 파토가 나게 되죠.
* 信主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08-1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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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온
12/07/30 18:04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다음글 기다리겠습니다
Tristana
12/08/14 20:53
수정 아이콘
리플이 별로 없네요... 에게 왔으니 많이 보셨으면 좋겠네요.
진동면도기
12/08/20 01:28
수정 아이콘
제글이 처음으로 에게에 왔네요. 더 분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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