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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0/06/09 06:34:27
Name Hypocrite.12414.
Subject (10)[예능이야기] 열여섯번째. 무한도전의 사회적 메시지.


대한민국 리얼버라이어티의 살아있는 역사 무한도전 시즌3가 얼마전 200회를 맞았습니다. 시즌1부터 따지면 벌써 6년 하고도 2개월째 입니다. 현존하는 대한민국 버라이어티중 가장 끈질기게 살아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밤은 하나의 코너라기 보단 틀이기 때문에 제외합니다.) 시청률이 떨어지면 과감하게 없애버리고, 시청률이 좋으면 지지부진해도 광고수입을 위해 끊임없이 연장을 하는 대한민국 공중파에서, 무한도전의 선전은 어떤것을 의미할까요.



첫째, 끊임없는 변화와 개혁을 통한 발전.

무한도전은 시즌1 황소와 줄다리기부터 현재 무한도전 시즌3 200회를 맞이할때까지 포맷을 꾸준히 변화시켜 왔습니다. 시즌1은 지나치게 마이너틱한 반면, 최근 시즌3는 고급스럽고 좀 더 보는재미를 여러각도에서 느끼게끔 장치를 설정해 놓았습니다. 시즌 1과 시즌 2가 고정된 틀안에서 이어지는 상황극과 캐릭터, 혹은 더 웃음의 본질인 슬랩스틱에 초점을 맞췄다면, 시즌3는 한정된 캐릭터에서 포맷의 변환을 통해 재미의 변화를 끊임없이 시도합니다. 이것은 6년간의 무한도전이 이어져 오면서 캐릭터 생성이 한계지점에 오는데, 그것을 개척해 나가는 좋은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쇼버라이어티에서는 어느정도 재미를 주고 나면 시청자들은 그 이상의 재미를 원하는데, 그것을 뛰어넘지 못하면 의무감에 시청을 하게 됩니다. 리얼버라이어티는 캐릭터간의 연계성이 생명인데, 무한도전의 캐릭터 자원은 이미 고갈될 만큼 고갈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한계를 포맷의 전환과 아이디어로 승부를 본 것이고, 역시 김태호 라는 생각과 더불어 '무한도전'은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습니다.



둘째. 시청자들의 열망에 대한 배출구

대한민국은 이명박 정권으로 접어들면서, 언론의 자유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과거 제5공화국을 방불케 하는 억압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예능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이것에 벗어나지는 않죠. 시대가 암울할수록 블랙코미디는 강세를 띄고, 그것으로 인해 국민들은 허탈한 웃음으로나마 활력을 얻습니다. 하지만 그런것들 조차 현 정부는 못마땅해 합니다. 개그콘서트와 같은 정통코미디 프로그램이 간섭받고, 연예대상 수상경력도 있는 1인자 MC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하는 프로그램이, 그 MC의 정치성향 때문에 방송되지도 않고 폐지되는등, 현재 대한민국은 웃음 그 자체가 간섭받고 있습니다. 그런 시국에 무한도전은 꿋꿋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쥐잡아 먹는 부엉이. 사연이 있어보이는 슬픈 부엉이.





이번 예능이야기는 두번째 선전에 대해 적어볼까 합니다.


얼마전 6월 2일 열렸던 지방선거를 기억하십니까? 각종 커뮤니티의 유머게시판을 달궜던 '평행사변형' 을 기억하시는지요. 젊은층은 진보를 원하고, 상대적으로 나이가 든 장년층과 노년층은 보수를 원합니다. 재미있게 무한도전은 10대~30대 시청자가 주 타겟입니다. 지방선거에서 야당을 지지했던 계층도 10대~30대입니다. 무한도전을 보는 시청자들은 상대적으로 다른프로그램에 비해 현 정부에 대한 반감이 크다고 볼 수 있겠죠. 앞서 말씀드린대로 현재 대한민국은 웃음의 자유가 없습니다. 통제상태 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무한도전에서 던지는 메시지 하나하나에 시청자들은 열광합니다. 역시 김태호PD. 역시 무한도전이다. 라는 식의 반응이죠. 사실 현재 무한도전만큼 과감하게 메시지를 던지는 예능프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게 사실이고요. 무한도전이니까 정부가 없애지 못합니다. MBC 사장을 바꿀때 뉴스데스크 PD수첩과 함께 Big 3로 불렸던 프로그램이 일개 광대들이 나오는 '무한도전' 이니까요. 현재 무한도전은 단순히 웃음을 주는 예능프로그램 이상의 역할을 하는게 분명합니다.




극찬을 받았던 무한도전 - 여드름 브레이크 편. 현상금 300만원은 단순한 돈 300만원의 가치가 아니었다.








이런 자막 하나에, 나같은 시청자들은 쾌감을 얻는다.



그래서 무한도전은 집중을 받습니다. 단순히 웃음을 줄땐 웃음을 주지만, 그 안에는 어떠한 메시지가 숨어있을 거라는 믿음과 함께 시청자들은 지지를 보냅니다.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두터운 팬덤도 이것에 한몫 합니다. 다른프로그램은 모르지만 '우리 무한도전은 안돼!' 라는 논리도 존재하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웃음을 주는 다른 프로그램들에 비해 우월하다는 식의 반응도 나옵니다.

현재 무한도전과 양대 산맥인 해피선데이 - 1박 2일은 무한도전과는 다른 방향의 예능프로그램 입니다. 시청자들에게 여행의 맛을 알려주고, 여행이라는 큰 틀과 그 사이사이에서 벌어지는 멤버들의 에피소드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면서, 대리만족을 하게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어떻게 보면 맛기행 프로그램인것도 같고, 6시 내고향을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1박 2일이라는 80분 러닝타임 프로그램은 예능이라는 스테이크에 맛과 여행이라는 소스를 뿌린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70분의 러닝타임의 무한도전은, 예능이라는 스테이크에 사용하는 소스가 다른 레스토랑과 다른 겁니다. 다른 레스토랑에서 사용하지 않는 사회적인 메시지나 좀 더 마이너한 계층에 눈을 돌리게 하는 소스를 사용하는 것이고, 그 소스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으로 좋은겁니다.

지나친 무한도전 신격화가 옳지 못한 이유는, 다른 레스토랑 스테이크에 사용하는 소스가 상해버렸다고 비난하기 때문이겠죠. 혹은, MBC 레스토랑 무한도전 스테이크에 사용하는 소스가 대한민국 스테이크 소스의 표준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나친 맹신이죠.


스테이크는 기호에 따라 많이 익혀서 드시는 분도 계시고, 거의 육회급으로 드시는 분도 계십니다. 내가 맛있다고 느껴지는 스테이크가 대한민국 최고의 스테이크 맛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그것의 표현이 지나쳐서는 안됩니다. 말 그대로 개인의 취향은 존중해야 하니까요.





무한도전은 반 사회적인 메시지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곳에도 시선을 둔다.


다시 멀리서 바라보겠습니다. 시청자들은 무한도전에 좀 더 자극적이고 강한 사회적 메시지를 원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대한민국 국민들의 욕구를 배출시켜줄만한 시스템이 구축되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과거와 같이 블랙코미디를 보면서 웃을수가 없고, 그렇다고 사회는 제대로 돌아갈것 같지도 않습니다. 배출구는 점점 좁아지는데 나의 욕구가 줄어들지 않는거죠. 그래서 유일할것 같은 무한도전이라는 틀에 기대고 싶은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에서 비롯한 지나친 기대감과 욕망은 무한도전 프로그램이 달려갈 방향을 상실케 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시청자들의 보는 눈이 바뀌면, 그 프로그램의 방향성도 바뀝니다. 무한도전의 전체적 흐름에 몇번 가미되었던 소스에 지나치게 목을 매달면,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바라보게 되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무한도전의 참 재미는 생각치도 못했던 아이디어와, 거기에서 오는 독보적인 웃음 입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숨어있는 작은 소스들을 발견했을때 느껴집니다. 우리는 굳이 수 많은 소스들 중 소스 하나를 물고 무한도전 전체의 가치를 매길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무한도전은 소스맛이 아니라 고기맛이니까요.
* OrBef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11-22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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信主SUNNY
10/06/09 07:01
수정 아이콘
예능 대세는 리얼버라이어티. 라고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 '리얼 버라이어티'는 무한도전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이 '리얼 버라이어티'란 주제로 글을 쓰려고 생각하고 글을 써봤는데, 쓰면 쓸수록 무한도전에 대한 이야기밖에 나오지 않더군요. 다른 프로그램은 곁가지랄까요... (이글은 결국 메모장에 저장만 해뒀습니다. 아마 리얼버라이어티가 아닌 무한도전을 주제로 편집해서 올릴 듯 하네요.)

또다른 유명 예능프로그램인 1박2일은 리얼버라이어티가 아니라 그들의 말대로 '야생'버라이어티일 뿐이죠.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말하는 '리얼'은 까나리액젓을 정말로 원샷해서 리얼하다는 의미의 '리얼'이 아니죠. '정말'로 한사람이 낙오하고, '정말'로 농사하고, '정말'로 지하철과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것이 '리얼'한게 아닌데... 예능계의 불후의 명언인 '완전 리얼이야. 나 소름돋았어'란 말로 리얼버라이어티가 곡해되는 느낌입니다. 최근 '리얼버라이어티'를 추구하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결국은 1박2일 형태의 야생버라이어티죠. 뭐, 요즘은 스튜디오 버라이어티만 아니면 리얼버라이어티라고 말하는 모양이지만...

마당놀이는 양반들에 대한 희화와 풍자... 사회에 대한, 그리고 그 사회의 강자들에 대한 희화와 풍자가 없다면, 그건 광대조차 아닌 겁니다. 그리고 광대들의 희화와 풍자조차 넘어갈 줄 모른다면 그건 양반조차 아닌 거지요. 무한도전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생각해보면... 무한도전이라는 일주일에 70분 방송되는 프로그램도, 비교적 나이어린 층이라는 일부 계층이기는 하겠습니다만 그렇게나 피드백을 잘 하는데... 어째서 정부기관은 그렇게나 피드백이 안되는 걸까요. 태호PD는 트위터 안해도 되던데 말이죠.
10/06/09 07:11
수정 아이콘
아침부터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후에 다시 천천히 읽어봐야겠네요.
이퀄라이져
10/06/09 07:28
수정 아이콘
무한도전 볼때마다 느끼지만 태호PD는 정말 대단한거 같아요.
이번 무한도전과 1박2일을 보면서 느낀 점은
무한도전의 피디력과 1박2일의 멤버력 ...
태연사랑
10/06/09 07:35
수정 아이콘
무도는 짱입니다요
진리는망내
10/06/09 07:4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추천 누르고 갑니다.

제가 생각하던거랑 비슷하네요.
저도 무한도전 정말 좋아하지만
다른 프로그램 까내리는 리플들은 좀 그렇더군요.

특히 네이트 베플보면 1박2일이랑 비교하는 리플 많던데 그런건 자제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1박2일은 잘 안보고 무한도전보는데 다른 프로 공격을 할 필요는 없겠죠.
10/06/09 07:44
수정 아이콘
무한~ 도전 !
나두미키
10/06/09 07:48
수정 아이콘
무도는 짱입니다요 (2)

퀄리티도 그렇지만, 김태호 PD의 프로젝트 기획력과 진행능력, 이를 맞춰주는 멤버들의 팀웍이 엄청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 시작해서 하나 끝내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여러가지를 진행하고 하나하나 최초 계획에 맞춰서 진행하는 것
정말 쉬운 일이 아닌데 대단한 것 같습니다..
스타카토
10/06/09 08:26
수정 아이콘
대한민국에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것은 축복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다른 프로그램들은 게스트나 출연배우에 의존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무한도전은 주인공뿐 아니라 PD가 제 8의 멤버로 있다는것이 엄청난 차이가 아닐까 싶네요..
단순히 프로그램을 넘어서 아주 친한 친구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할까요...

이대로 간다면...제가 먼저 무한도전을 절교하는일은 없을것 같습니다~~~
밀가리
10/06/09 09:57
수정 아이콘
같은 포지셔닝을 두는 1박 2일을 말을 안할 수가 없네요. 솔직히 1박 2일에서 약간 적응하기 힘든 것이 담당 pd의 프로그램참여 입니다. 딱히 진행자가 없는 1박2일이기 때문에 pd가 어느정도 게임에 제약을 두고, 멤버들과 거래를 하는 수준인데 지금은 그것이 1박의 고정패턴이라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제작자이며 밖에서 있어야 할 사람이 자꾸 안으로 들어올려는 느낌 때문에 입니다. 무한도전이 7인체제가 되었을 때도 1박처럼 흔들리지 않은 것이 유재석씨가 중심을 잡아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편이 갈린다고 해도 크게 문제 될 건 없었는데, 1박은 7인이 되고 균형이 깨지자 PD가 프로그램의 깊게 참여할 수 있는 수준도 아니고 강호동씨도 진행의 역활이기보다는 멤버의 리더급이기 때문에 엉망진창 된거죠. 이번에 김C가 나갔으니 더 지켜봐야되긴 하겠습니다.
10/06/09 10:14
수정 아이콘
정말 계속 보고 싶은 프로그램입니다.
진지한겜블러
10/06/09 11:10
수정 아이콘
다른프로그램 까고 싶은생각은 머 전혀 없고요..

무한도전.. 여러가지로 너무 재밌는 프로그램이네요..
최연발
10/06/09 11:53
수정 아이콘
저번주 201회에서는 우연찮게 무도에서 예언을 하기도 했죠.
쩌리짱하고 명수옹의 손을 / / 교차하는 상황극을 6월 5일날 보여줬는데
6월6일 현충일 날 돼지발가락에 진주를 하시던 분께서
손을 크로스 하셨죠.
샤르미에티미
10/06/09 12:40
수정 아이콘
무한도전 초창기 시절 소싸움부터 전 편을 두세 번씩은 본 광팬 입장에서는 사회적인 메시지가 좋긴 좋은데 조금 불안한 감이 없잖아
있더군요. 진짜 테러 당해서 프로그램 폐지라도 될까봐...;;
정말 저에게는 최고의 프로그램입니다.
cutiekaras
10/06/09 14:19
수정 아이콘
1박2일하고 무한도전은 이제 비교하기에는 너무나도 다른프로그램이 된 모습입니다
뭐 예전에야 1박2일이 시작할때는 무한도전과 너무나도 흡사한 모습이 많았지만
3년정도가 흐른후에는
두 프로그램이 비교할수 없을만큼 무한도전이 다른프로그램으로 변모한 모습이네요
취향에따라 즐기시는게 좋을것 같네요
10/06/09 15:53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좀비 특집이 worst로 뽑히던데 전 best로 꼽고 싶습니다
뭐 실패한건 맞습니다만 정말 리얼의 극치가 아닐까 싶네요 크크;
(무도 멤버들이 한 예능을 이렇게 오래할지 전혀 생각 못 했다고 하던데
저도 시청자의 입장에서 한 예능을 이렇게 오래볼지 꿈에도 몰랐네요)
클레멘타인
10/06/10 00:51
수정 아이콘
6년간 봐온 멤버들...이제는 일상에 너무 깊숙히 스며들어서 한편이라도 안보면 가시가돋는 분들 많을거같아요.

폐지된다면 그야말로 친구한명 하늘나라 보내는 기분일거같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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