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글로 꽤 말들이 많이 오고갔군요.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저도 늘 생각하던 문제이기도 하고 지금도 생각중인 대목입니다.

(뭐 생각해도 답은 없었지만요.)

아래 기독교에 관한 글 중에서 지금 논의되고 있는 이야기들을 불교적으로는

어떤 관점에서 볼 수 있을까..하는 말씀이 있어서 적어볼게요.

뭐 불교에 대단한 지식이 있어서 하는 얘기는 아니고요.

그저 몇가지 들은 것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제가  청년기 때 몸과 마음에 병이 깊어 절 문간방에도 있어 보고

심심해서 이 책 저 책 읽었던 것...

그중 기억하는 것들로만 한정하려고 합니다.


먼저 불교는 기독교를 어찌 보는가 ..인데요.

서두부터 과격하게 이야기하자면 아무 상관없다고..말씀을 드려야할 거 같습니다.

불교가 타 종교에 관대하다가 아니라

생래적으로 그렇습니다.

불교는 입문 첫 대목부터 ‘관’을 중시합니다.

반야심경을 보면

관세음보살이 관해보니...이렇게 입을 떼죠.

관은 보는 겁니다.

일단 살피는 거죠.

뭐를?

세상을 ,

삶을..

인간을..

이렇게 되겠죠.

그러니 불교는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던 존재하지 않는 것이던

물질적인 것이던 심리적인 것이던 일단 죄 살펴 보고 인정하지 않고서는
앞으로 나가질 못합니다.

세상에 보이는 것이건 안 보이는 것이건 일단 물질로 혹은 현상으로 포착이 되면

쿨하게 인정하고 풀어갑니다.


그럼 세상 속엔 기독교가 보입니다.

나름 체계를 갖추고 있고

종교적인 논리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도도 있습니다.

그럼 그냥 봅니다.

있는 걸 없다고 우기거나

잘못되었다거나

훌륭하다거나..하는 견해를 갖지않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일단 봅니다.

유일신이 있고 독생자 아들이 있고 그를 통해 구원받을 수 있는 지 봅니다.

그냥 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죄 의심하라.-

부처님 말씀대로 하면 대 회의죠.

회의는 의심이니 크게 의심을 일으키고

안다고 여기는 것도 의심하라고 하시죠.

뭐를?

도대체 뭐를 의심하는데?

기독교를 의심하나?

아닙니다.

의심해봐야 답도 없습니다.

그래서 다시 원점으로 옵니다.

밖에서 기독교를 보던

이슬람교를 보던

다시 의심 또 의심합니다.

그리고 그 의심의 마지막 대상은

역설적이게도 자기 자신.

오온입니다.

즉 기독교를 인식하고 이슬람교를 인식하는 것은 결국

나 =내 오온 (나중에 설명할게요)입니다.

밖에 무엇이 있던 결국 인식의 주체는 나입니다.

(우주 전쟁이 일어나도 있어도 내가 자고 있으면 모르죠.

김태희가 천하 절색이라도 아마존 사람은 관심없죠. 모르니 관심이 생길 수가..없죠)

밖은 인식의 대상이 됩니다.

한발 더 들어갑니다.

그럼 내 오온은 믿을만 한 거냐?

또 의심 들어갑니다.


관세음 보살님은 결론을 내놓습니다.

관해 보니,

말짱 공하도다.

텅 비어

나라고 할 것이 없다라고요.

결국 인식의 주체도 대상도 엄연히 존재한다고 믿을 만한 것이 아니고

텅비어 허하답니다.

(없다는 게 아니고 시시각각 변해서 어떤 정해진 것이라고 할만하지 않다).

즉 나라고 하는 주체도 결국 오온(육체+감각기관+인식기능)도 고정된 게 없더라는 겁니다.

더 들어 가면

나라고 여겼던게 사실은 이랬다 저랬다 자주 바뀌어 믿을 만한게 없더라는게 결론입니다.
육체도 변하고

마음도 변하니

세상에 나라고 할만한게 어딨는가 하는게 관세음 보살님 결론입니다.

나라고 할만한게 없으면 너라고 할만한 것도 없지요.

너라고 할만한게 없으면 세상도 그렇지요.

그때 그때 다른 인식만 있을 뿐이죠.

그래서

색=공이고 공=색이라는 파격이 나옵니다.

즉 모양 있는 것도 비어있고 비어 있던 것도 일시적인 것으로 채워진다는 거죠.

(우주란 것도 우리의 개체성처럼 조건이 되면 빅뱅 결국 뻥하고 터져 나와

상대적으로 일시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봅니다.

생각보다 그리 큰 놈도 아니고 우주의 나이도 별 거 아니라는..후덜덜한 스케일이죠.)


가장 잘 안다고 여겨지는 나 조차도 내가 실체가 없는 것이니

(사실 나라는 것도 유전자+교육+개성+환경 ...뭐뭐 잡다한 결합이고

그 순간순간의 감정과 생각의 결합이죠.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늘 똑같은 나는 존재하지도 않고요_)

세상이야 더 말할 것도 없죠.

그저 늘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갖은 망상과 틀을 만들어내는 주체인

마음을 응시하는 수밖에요.

(더 들어가면 윤회의 주체도 육체가 아니라 마음입니다. 이건 여기선 패스합니다)

여러분들도 고려시대에 태어났다면 기독교는 뭔지도 모르고

지금 벌이고 있던 논쟁도 없었겠지요.

오늘 벌인 논쟁은 여러 조건들이 결합된 특정 조건 하에서 이루어진 이벤트에 불과하죠.

(한글을 쓸 줄 알고 한국식 기독교를 접해본 각 가정의 교육관 사회적 환경속에서 자라난

지금 현재- 상대적이고 일시적인 여러분의 마음 상태가 빚어낸 )

그만큼 나의 마음이란 건 정해져 있지도 않고 원래 그러하도록 설계도 되어 있지 않습니다.

조건이 맞아떨어지면 그저 생겨난 것이이죠.

따라서 결국 부처를 믿는 마음도 예수를 믿는 마음도 제각각 망상 덩어리입니다.

그래서 부처는 뜰앞에 잣나무도 되고 똥친 작대기도 됩니다.

교주에게 똥친 막대기라고 일갈하는 종교는 불교가 유일할 거 같습니다.

그럼 뭐냐?

아무 것도 없다면 ..

정말 아무 것도 아니면

우리가 아무 것도 아닌 거냐?

그렇게 허무한 놀이가 어딨냐?

뭐 사실 아무 것도 아니긴 하죠.

육체라봐야 고작 100년이나 가나요.

(그것도 7년정도되면 온몸의 세포가 바뀐다죠.)

마음은 더 황망한 것이고.

어제 사랑했던 마음은 지금 없고

어제 행복했던 마음은 오늘 깨져있죠..

오늘의 자부심의 내일의 비참함이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삶을 꿈이요 환영이요 물거품이요 그림자로 보라고 하셨죠.

일체가 마음이 지어낸 것.

(일체 유심조)

우리는 제멋대로 윤리 도덕을 만들고

나라마다 지방마다 다른 법을 가지며

사회를 제멋대로 꾸려나가며

제멋대로 전쟁하고

죽이고

제멋대로 승리자와 패자를 만들고..합니다.

제멋대로 아름다운 자와 추한자를 만들어냅니다.

사실 뭐....언제 우리가 제멋대로가 아닌 적이 있었나요?

그럼 예수님은 말짱 황이냐.

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한테는 황입니다.

예수 이름 한번도 안들어보고 죽은 사람도 부지기수입니다.

(그런 사람은 예수 논쟁 아예 안해요. 예수 존재에 대한 생각이 아예 없어요)

그런 사람에겐

부처도 그림자요 예수도 그림자입니다.

부처도 꿈이고 예수도 환영입니다.

제 마음 속에 제멋대로 새겨진 상에 불과합니다.

그저 각자 조건지어진 대로

목사 아들도 태어났으면 예수 믿을 가능성이 높고

절에 동자승으로 들어갔으면 스님 될 가능성이 높을 뿐입니다.

꿈에 예수봐서 울고불고해본 사람은 방언까지 터졌다며 교회에 갈 것이고

꿈에 부처님 수기 받은 사람은 절에 갑니다.

특별한 은혜를 입었다고 여기는 제 마음을 굳게 새기며.

중요한 건 둘 다 꿈인데요.

꿈에 돼지를 보나 똥을 보나...꿈은 꿈이죠.

(그래서 부처님께서 우린 조건 지어진 삶.

업 까르마의 지배를 받는다고 말씀하시죠.)

다만 부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예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일념이

여러분의 지금 이 순간을 결정합니다.

오분 뒤에 애인과 사랑을 속삭이는 사람은 그딴 건 아무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오로지 애인과의 밤뿐이죠. 머릿속엔.

지금 오분뒤에 숨을 거둘 사람에게

부처와 예수는 두려움을 막아줄 구원의 신일 수도 있고요.

평소에 이 두 분을 개무시하던 사람도 아파보거나 죽음이 닥쳐오면

순식간에 생각이 바뀔 수도 있어요.

이 다가오는 죽음과 패망의 공포 살벌합니다. 생각보다.

개체성의 상실 예감은 제가 느껴본 어떤 공포보다 떨리더군요.

몸 건강해서 공포 안 느끼는 젊은 시절엔 그래서 무신론자가 많지요.

취직 걱정이 아마 더 클겁니다.

암튼 각설하고..이 세상에서 절대적인 건 없느냐?

네. 불교는 그런 거 없습니다.

세상 전체를 가변적인 마음의 변형물로 봅니다.

(생겼다 없어지는 도무지 실체가 없는 것으로서 파악합니다.

실은 더 과격한 인식이 불교의 바탕입니다만...그건 다음에.)

인식 주체로서 ‘나’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까이거 맨날 변덕부리는 마음 덩어리로 쿨하게 넘깁니다)

인식 대상인 너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런 변덕스런 내 마음이나 니 마음이나 똑같다는 거죠. )

사회도 인정하지 않습니다.(중생)

(그런 나와 너가 모여서 만든게 그렇지 그럼)

금강경을 보면 나라는 생각 너라는 생각 중생이라는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을 언급하십니다

나도 없고 너도 없고 세상도 없습니다.

그런 개떡 같이 허무한 얘기가 어딨냐라고 하시는 분께는

부처님 말씀을 한번 더 권해드립니다.

-그래서 내가 꿈이라고 하지 않았냐?

꿈엔 너도 있고 남도 있고 중생도 있지만

꿈깨면 아무 것도 없다.

그저 니가 만든 니가 꾼 꿈이다..-고요.


그럼 듣는 쪽에서 너무 허무하죠.

그래서 또 묻습니다.

또 세상을 설명할 유일무이한 진리가 있는가?


부처님의 대답은 언제나 단호합니다.

-그런 거 없다. 그런게 있다고 하면 내가 부처가 되지도 못했을 거고

그렇게 내가 말했다고 주장하는 놈은 나를 비방하는 놈과 다를 게 없다-금강경

아니 그럼 그많은 경전은 다 누가 얘기했는데.

-그래서 내가 결국 연꽃 들어보이는 퍼포먼스를 했잖니.


세상에 대한 인식이 이런 식이니

기독교에 대해서 별다른 생각이 있을리 만무합니다.

기독교 신자를 보는 부처님의 견해는...

부처님 말씀대로 하면

기독교 열심히 믿는 꿈을 꾸고 있는 마음으로 봅니다.

불교 믿는 사람을 보는 부처님 견해는

부처님을 믿는 꿈을 꾸는 마음쯤 되겠지요.

인연 다해 꿈 깨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논쟁한 글들을 잘 읽어보세요.

그 글을 적을 때 상태가 곧 여러분 마음이고 그게 바뀌면

바뀐 겁니다.

뭘 영원히 간직해야할 것도 없고

간직하고 싶으면 하고요.

또 뭘 굳이 안 바꾸어야할 이유도 없습니다.

기독교 안 믿던 사람이 죽을 병 걸려서 겁먹고 예수믿을 수 있고

예수 믿던 사람이 사업 실패해서 무당 찾아갈 수 있어요.


기실 하고 싶었던 말들은 이게 아닌데

이건 뭐 너무도 긴 이야기가 되니까...

내친김에 제가 드리고자하는 결론부터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부처 당시에도 글로 경을 전하는 전통이 없었고

예수님 당시도 마찬가지죠.

예수님의 말씀도 예수님 사후 상당 부분이 정치. 신앙적인 고려에 의해서 절차탁마

편집이 되었고요.

무엇을 교리로 넣을 것인가도 상당 기간 지난 후에 논의를 거쳐서 결정되었다고 하죠.

그건 불경도 마찬가집니다.

한국은 더구나 중국을 거쳐서 들어왔기에 상당 수의 불경이 그러합니다.

제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예수님과 부처님의 견해가 그닥 다르지 않아요.

두분이 보셨던 세계의 실체성도 상당 부분 유사한점이 발견됩니다.

물론 지금 기독교 교리체계 하에선 이런 시각이 무리가 있지요.

(윤회에 대한 언급도 공의회때 빼버렸으니까요)


한가지만 말씀드리면

기독교의 헌신의 개념과

불교의 무아의 개념은 사실 거의 같아요.

헌신은 자신을 신께 완전히 드린 다는 개념이고요.
불교의 무아는 나라고 할 게 없다는 개념인데요.

이 두가지다 인간이 얻기엔 어려운 경집니다.

둘 다 개체성이 완전히 떨어져 나간

소수의 현자만이 누릴 수 있는 고차원의 상태죠.


자기 개체성을 완전히 부인하는 용맹 지혜.

자신의 모든 견해를 포기할 각오.

일체의 판단을 하지 않는 무시비 행위.

나가 스러지고 또다른 인격체로 대오각성

이 정도로 도약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도 아니고

헌금 받치거나

목탁 두들기고 있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요.

어느 종교나 현자가 있고 착하지만 모자른 친구들이 있습니다.

인디언 출신 부처가 있고

목사 출신 강도가 있고요.

승려 출신 깡패가 있습니다.

제 믿는 바 수행에 따라 그리되었습니다.

제가 아는 스님의 견해를 빌어서 말씀드릴게요.

-예수를 믿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예수의 사고체계를 자신의 것으로 가져와야한다.

부처가 되는 것은 석가모니의 사고체계를
나 자신 것으로 적용할 수 있는 가의 문제고

그거 하자고 하는 게 수행 아닌가?

이미 열반한 그를 믿는 게 뭐가 중요한 문제인가?

예수의 사고체계가 어떠한가?

그가 어떻게 행동했고 원수를 어떻게 대접했는가?

내가 보기에 그는 원수의 개념조차 없었을 거다.

그가 복수를 했는가? 치부를 했는가? 살인을 했는가?

내가 알기로 그는 자신의 개체성을 완전히 부인한 이다.

아버지(신) 아니고서는 스스로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다고 선언했고

죽는 마당엔

저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다고 그 자리에서 자신을 죽이는 자들에 대한

용서를 선언했다.

이것은 완벽한 무아이고 무 중생상이다.

그의 사고체계를 공부하고 자기화하는 것이 신앙 아닌가?

예수의 사고쳬계를 자기 것으로 가져오지는 않고

안 믿는 자를 단죄하려드는 건 누구인가?

그 마음은 어디서 오는가?-


(여기까지 듣고 못참고 궁금하여 질문 했죠.)

천국은 세간에 있어선 아주 중요하다. 있다고 보는가?

불경에서도 지옥은 말하지 않았나?

-불경은 일체 유심조를 완전무결하게 관찰해서

스스로의 진리로 받아들인 후에야

그제야 한걸음이라도 뗄 수 있다.

이것외에 모든 것은 그저 방편이다.

먼저 정답을 말했고 나머지는 쇼다.

그건 이미 예수도 말했다.

천국은 여기다 저기다 여기보라 저기보라 할 수 있는게 아니라고.

예수의 사고쳬계를 수행해서 스스로 증득하게 되면

자연 천국이 보인다.

더 궁금할 것이 없고 궁금하다는 것은 천국에 이르지 못했음의 표식으로 알면 된다.

수도사들에게서도 완전한 열반의 경지가 보이고

고승에게도 실수가 보인다

누가 더 철저하게 수행했는가의 문제다.

얼마나 더 강력하게 맹신하느냐의 여부가 아니고.-

이것이 그분 견햅니다.

그 말씀을 듣고 저는

말없이 식지를 들어보이고 ..

초코파이를 얻어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저 역시 뭐...이분 말씀을 통해 이젠 그럭저럭 무지와 분노를 달래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범범하게 살며 수행하지 않는 이들이

교리의 허물을 들어

서로를 공격하고 배타하는 것은 생각의 감옥을 더 높이 쌓는 일이라는 건..

눈 어두운 이에게도 보입니다.

너는 틀리고 나는 맞다는 견해는 동서고금 막론하고

뭇 전쟁의 시발이요 뭇 살육의 첫 단계입니다.

그거 하지말라고 동서의 종교 양대 스승들이 구구하게 말을 하셔도

우매한 우리는 그분들게 온몸으로 맞서고 있네요.

이 글 역시 착하지도 않지만 약간 모자른 친구가 올리는 글입니다.


                        끗입니다.






























* OrBef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11-07 1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