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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30 11:01
지휘관이 없거나, 있더라도 전술이 방어를 최우선으로 하고있으면 저런 모양이 되죠.
저런 대치상황이 잠시 유지되더라도 지휘부 쪽에서 뜬금없이 '측면 우회돌파'나 '무조건 전진' 오더가 내려오면 난전으로 개판오분전이 됩니다. 아 물론 실제 중세 전투에서 쓸만한 방법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긴 하네요 ㅡㅡ; -시위 경력 15년차-
14/12/30 11:06
사실 사극의 난전은 적은 인원수를 카메라웤으로 감추려는 꼼수죠. 그러다보니 일개 잡졸들도 무술의 고수가 되는.... 사스가 전투민족
14/12/30 11:25
저래서 진형 유지하고 싸울 때는 사상자가 거의 없다가 진형 무너지면 상대의 돌격에 다 죽는거죠. 전투에서 승리한 쪽이 패배한 쪽보다 피해가 압도적으로 적은 이유이기도 하고... 게다가 영화와는 다르게 랜스차징 정도가 아닌 이상 기병이 방진짜고 있는 보병 상대로 닥돌하는 경우는 없죠. 제대로 훈련된 보병의 방진 상대로 닥돌해서 이긴 기병이 없구요. 그런데 기병은 진형이 무너지면 후퇴가능, 기병을 상대하는 보병은 진영이 무너지면 학살. 20번을 져도 한번만 이기면 된다능...
14/12/30 11:34
하지만 보병 궁수가 궁기병 보다 사거리가 길고 나름 마차같은 걸로 임시 벽을 쌓아서 대응하면 그렇게 까지 취약하지 않습니다.
보병인 정주민 군대가 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거짓 패배에 홀려 쑥들어갔다가 보급 한계점에서 전열이 흐트러진 상태에서 들어오는 유목민 공격때문이죠.
14/12/30 13:50
스웜전술은 본질적으로 보병대의 인내심을 갉아먹는 전술입니다. 보병대로 하여금 궁기병이 계속 깔짝깔짝대는 데 빡처서 대열 무너뜨리고 닥돌하거나 사기가 떨어져서 대열 무너뜨리며 도주하는, 그 두가지를 유도하는 거죠. 여기에 더해 내지로 쭉 끌어들이면서 보급한계에 도달하게 만들어 무너뜨리기까지 유도하는게 유목민족의 승리 공식.
반대로 말해 이것들이 성립되지 않으면 유목민족 군대가 거짓말처럼 대패하는 상황도 종종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게 소정방에 의한 서돌궐 붕괴였죠. 유목기병 10만이 보병 1만+수천 종속민족 기병대로 구성된 군대를 집중공격했는데 1만명으로 구성된 보병 방진 하나를 제대로 못깨고(머릿수 차이만 보고 세번을 닥돌했다가 모조리 실패...) 역습에 붕괴하면서 국가 자체가 망해버리는...
14/12/30 14:34
소정방이 군 경력 자체는 굉장히 긴데 유능하지만 아무래도 가문빨 좋은 1세대 최고지휘관들에 밀려아주 크게 히트는 못치는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이런 1세대 인물들이 나이문제로 사라진 당고종 전반기에 소정방은 서돌궐을 멸망시키는 대히트를 치면서 당나라 원탑으로 우뚝 서게 되죠. 그리고 몇년 뒤에 백제 멸망시키고 당평백제비(이거 유물로 남아있습니다) 세워 인증한 다음 고구려까지 공격했다가 여기서 실패. 이후 귀환해서 몇년 뒤 죽습니다. 사망시 나이가 70대였던가... 말년에 크게 성공한 케이스죠.
14/12/30 14:59
입문서적이라면 직접 도서관을 가서 찾아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사실 군사사에 전반적으로 정리된 입문서적이라는 게 잘 없어서 말이죠. 몽고베리의 '전쟁의 역사' 같은 서양 전쟁사 관련 서적도 있기야 있지만 그것도 아무래도 옛날의 그것이라... 동양사는 더더욱 없고 말이죠. 외국의 그것이 번역된 것도 많지 않고. 사실 중국 25사 첨부된 군사제도 등을 다룬 각각의 '병지(兵志)'도 완전히 번역이 안된터라 뭐라 추천드리기가...
14/12/30 11:30
몸사리면서 적당히 밀려고 했는데 얘들이 초보인가 작전인가 막 밀려주는 겁니다.
아오 씐나..가 아니라 멈출수가 없으니 같이 밀려들어갔고 여드름 짜내지듯 짜내져서.. 정신차려보니 사방이 방패였죠. 나도당황 둘러싼 방패들도 당황 그리곤 이차저지선까지 같이 달렸습니다.
14/12/30 12:32
오호라
이래서 기병이 필요한거고 그래서 험준한 지형을 넘어 뒤로 넘어오는 별동대 같은게 무서운 거군요 갑자기 뒤에서 우와아아아 하면서 갑툭튀하면 혼란스럽겠네요
14/12/30 12:34
그런데 저렇게 대치식?으로 싸우는데
양쪽 다 별 소득없이 시간이 길어지면 어떻게 물러날까요? 지휘관이 승패가 안갈리니 일기토하자 이러나요? 아님 치킨게임? 아니면 영화처럼 내일 다시 붙자 뭐 이러나요?크크 진짜 보급 끊기면 사기 엄청 떨어지겠네요
14/12/30 12:37
지휘 계통이 잘 잡혀서 유지되고 있는 상태라면 사령관이 철수 명령을 내리고 그 아래의 각급 지휘관들에게 차례차례 명령하면서 철수하지 않을까요. 고대의 회전들도 하루만에 바로 싸워서 결판 나는 게 아니라 여러번 며칠씩 싸웠던 거라고 들었어요. 그러다 결정적 계기로 대열이 무너지면 쾅
14/12/30 13:52
하루에 결판이 안나면 아직 체력 남아있는 예비부대 내세워 후미를 맡기면서 대열 유지한채로 서로서로 조금씩 거리를 벌려 천천히 물러난다음 다음날 다시 붙습니다.(...)
14/12/30 12:39
시위할때 생각해보면...
저렇게 전경들이랑 대치해서 싸우다가 앞에서부터 웅성웅성하면서 모세의 기적마냥 시위대가 쫘악 갈라지면서 튀어!! 소리가 들리는데 청바지에 잠바입은 백골단들이 진형 다 깨부수면서 날아오고(진짜 날아오는거 같았어요. 경공술이 있다면 저런 것이겠다 싶었으니까요) 있고, 백골단 보자마자 저를 비롯한 일반 학생들은 미친듯이 도망가고, 그런데 어떤 미친 형님들이 백골단하고 죽창들고 막 싸우고 있고, 나중에 알고보니 그 형님들이 전설의 오월대, 녹두대 형님들이고, 백골단은 그 형님들 윗기수 선배들이고, 현장에서는 대충 합맞추는척 하다가 시위 끝나고 나면 다들 한잔해, 시위하느라 고생했잖아. 하고, 다음날 또 일어나서 시위대 대치하고 오늘은 빡친 오월녹두 선봉대가 죽창들고 무쌍난무..는 착용 아템이 후져서 안되고 한풀이 좀 하다가 또 백골단 투입되고... 백골단, 선봉대 투입됐을때 잘못해서 라인 깨지면 끌려들어가서 복날 개맞듯이 쳐맞고 시위대는 구속, 전경들은 학교에 잡혀있고... 그런거 보면 일반 보병은 죽으나사나 대열정비가 생명인거 같고, 백골단이나 오월대, 녹두대 생각해보면 정예 특수부대 내지 무력 높은 장수가 실제 전투에서 정말 중요하구나 싶더라구요.
14/12/30 14:02
사실 게르만족이 3세기에 로마군의 사각방진을 그런식으로 깼죠. 쐐기꼴 대형을 짜고, 맨 선두에 가장 체격좋고 무력높은 돌격대장격인 전사를 세워서 어떻게 해서든 방진 틈으로 낑겨들어가면 뒤를 따르는 후속인원이 나무에 못박는 것처럼 틈을 벌려서 방진을 깨버리는 식. 아 물론 방진에 틈 못만들면 그 돌격대장부터 죽습니다.(...)
그러다보니 로마군도 어느정도는 개인플레이에 적합한 무장(길어진 검, 원형에 가까워진 방패)을 꾸리고, 역으로 쐐기꼴 대형을 짜서 먼저 돌격을 펼치는 식으로 대응하기도 합니다.
14/12/30 13:38
한창 폭력시위 극에 달했을 때 (96년 연세대, 97년 한양대 사태 등등) 서울에서 사복기동대 체포조로 근무하면서 막은 경험으로 보면 일단 상대 시위대가
진형 제대로 못 갖추고 어리버리 타면 상대 시위대가 1~2000명 정도라도 사복기동대 기준 1, 2개 중대 (1, 200명 정도) 로 와해 시키는 건 일도 아니었죠. 진압부대가 강하고 그런 걸 떠나서 정신 없고 시끄럽고 살짝 흥분한 상태에서 지휘체계마저 희미하면 눈깜빡 하는 순간에 '난 누구? 여긴 어디?' 꼴 나기 쉽습니다. 미친듯이 훈련 받은 기동대들도 아차하는 순간에 시위대에 밀려서 고립되는 것도 흔했으니까요. 똘똘 뭉친상태에선 옆사람 맞을까봐 뭐 휘두르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간격 넓게 짜면 한쪽 벽 무너지기 쉽고, 이래저래 다수 대 다수의 대치상황에서는 시위대 쪽도 힘들고 진압대 쪽도 힘들긴 하죠. 그래서 항상 기본 진형이 가운데 정면은 횡으로 넓게 벽을 짜서 완전진압복 중대 (중갑정도?)가 위치를 사수하고 양 날개에서 간편진압복 중대 (경갑)가 대기 타다가 상대 진형이 좀 흐트러진다 싶으면 옆구리로 치고 들어가서 와르르 무너뜨리는 방식이 가장 일반적이었죠. 파고드는 입장에서는 장비도 간소하니 (작은 거북이 방패, 한손 곤봉) 가벼워서 진형 옆구리로 치고 들어가면 엄청나게 고도로 훈련된 시위대 아닌 이상 앞선하고 후선이 딱 분리돼서 '어? 어? 어?'하다가 고립되곤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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