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todayhumor.com/?humorbest_989230
모레부터 기말고산데 공부는 하기 싫고 멍하니 있기도 뭐 해서 글을 써봅니다.
이 사건은 한달 전에 일어난 일로 객지생활 중에 오랜만에 집에 가려고 버스를 타고 가는 길이었습니다.
학교에서 집까지 직행이 없기 때문에 중간에 대전을 들러야 했습니다.
학교에서 대전 가는 버스를 타려고 표를 끊고 기다리는데 배가 출출하여 터미널 앞에 있는 밥버거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햄치즈 밥버거를 시켰는데 고등학생 아이들이 우르르 와 저보다 먼저 주문을 하는 바람에 나오는 시간이 지체가 되었습니다.
버스 타는 시간이 빠듯하여 제대로 씹지도 않고 허겁지겁 먹고 버스를 탔습니다.
대전까지 한시간 반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버스에 사람이 꽤 많이 탔었는데 제 옆자리엔 아무도 앉지 않아 편하게 갔습니다.
얼마나 갔을까요 창 밖에 끊임 없이 펼쳐진 어둠을 응시하던 와 중 가로등 불빛에 언뜻 비춰 보이는 제 얼굴이 보였습니다.
제 동공은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애써 몰려오는 불안감을 뒤로 한채 눈을 감았습니다.
얼마 후, 장기에서 올라오는 찌릿한 신호로 불쾌한 기분으로 눈을 뜹니다.
시계를 보니 도착 예정 시간이 30분정도 남은 시점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커버 가능한 시간이다라며 머릿속으로 계산을 했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지났을까요.
똥이란 자식은 피도 눈물도 없는 자식입니다.
땅콩을 봉다리 채 갖다줘도 다시 들어가지 않을 놈입니다.
자가 MRI를 머리 속으로 작동시켰습니다.
된똥도 아니고 물똥도 아닌 것이 항문까지 빠르게 내려온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질감이었습니다.
버스 안에서는 약하게 히터를 틀어주었지만 손끝, 발끝과 아랫배에 도는 한기를 잠재우지는 못했습니다.
똥무리가 빠르게 창자를 타고 내려 옴이 느껴졌습니다.
융털이 고양이가 경계할 때처럼 빳빳하세 선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눈을 감고 잔잔한 바다를 떠올렸습니다.
망망대해에 쪽배에 몸을 싯고 홀로 떠 있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파도는 잔잔했고 내리째는 태양은 강렬했습니다.
나른한 몸은 배에 몸을 마낀 채 축 늘어져있고 밀짚모자를 머리 위에 올려 놓은 채 누워있습니다.
더운 날씨에 땀구멍에선 땀이 차오릅니다.
그 때 물 속에 검은 그림자가 지더니 물을 박차고 올라옵니다.
거대한 참치 한 마리가 배를 가로지르며 뛰어넘어 다시 바다 속으로 들어갑니다.
차가운 바다물이 몸에 튀기자 그 섬뜩한 차가움에 정신을 차립니다.
다시 현실이었습니다.
차는 여전히 끝도 없는 어둠 속을 가고 있고 시계는 채 5분을 지나지 않았습니다.
똥이 아직 직장까지 오지는 않았지만 그 하강 속도는 벌어질 일을 가늠하기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식은 땀이 슬슬 나기 시작했을 때 차가 IC를 통과 했습니다.
이대로 15분정도면 터미널에 도착할 것이었습니다.
마음이 약간 안심 됬습니다.
15분 정도야 하고 긍정적인 기분이 들자 똥도 도로 들어가는 듯 했습니다.
컵에 물이 반정도 차있는 걸 보고 반 밖에 안남았네, 반이나 남았네 이런 생각의 차이라고 할까요.
약간은 안정기에 들었고 굳었던 몸도 조금은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항문에 모이는 방구가 느껴졌습니다.
이런 걸로 똥이 사기를 칠 까하는 생각으로 항문을 살짝 오픈하자 시익하고 불쾌한 소리가 났습니다. 흡사 저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스물스물 냄새가 후각세포를 자극했고 이내 그 고약함에 코가 마비됨에 이르렀습니다.
최대한 냄새가 안퍼지게 하기 위해서 손을 포크레인 모양으로 하여 공중에 팔을 휘저으며 냄새를 제 쪽으로 퍼다 나르려 했습니다.
그 와중에 다시 들어갔던 그 똥무더기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가까스로 괄약근을 쪼이고 왼쪽과 오른쪽 엉덩이를 포개서 버스 의자에 밀착시켜 똥이 그대로 이승구경하는 것을 막았습니다.
방심하는 순간을 노리려는 놈들의 작전이 무산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저항은 격렬했습니다.
그대로 입구까지 도약한 뒤 강하게 나오려 발버둥을 쳐댔습니다.
불안한 눈빛은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버스의 안과 밖을 오가며 쉴새 없이 떨렸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저의 손아귀 안에 아니 괄약근 안에 있었습니다.
괄약근에 힘만 풀지 않는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팽팽한 긴장감의 줄다리기를 유지한 채 버스가 드디어 시내로 접어들었습니다.
희망을 빛이 얼굴에 비춰지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곧 절망으로 바뀝니다.
야속하게도 퇴근시간과 맞물리면서 버스는 오고가도 못한 채 길 한복판에서 서버립니다.
창문 밖 고깃집 밖에서 왁자지껄 고기를 구워먹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을 팔다 우연히 들여다 본 집 안의 풍경이 그랬을까요.
따뜻해보였습니다.
근심, 걱정 없이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그들을 보며 그들의 평화로운 똥구멍이 부러웠습니다.
당장 아저씨에게 내려 달라해서 근처 건물 화장실을 갈까라 생각해봤지만 버스에서 내려 화장실까지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을정도로 절박 했습니다.
곧 차가 신호를 받아 제 속도를 내자 조금은 흥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만 더..
그 순간,
버스 옆으로 창문 뒤에 초보운전이라 써 붙인 마티즈 하나가 슥 하고 버스 앞으로 끼어듭니다.
놀란 버스 아저씨가 빵하고 경적을 울리며 급 브레이크를 밟습니다.
순간 무슨 과학의 법칙이 적용된건지 욱 하는 찰나 똥이 그 틈을 비집고 튀어나오려는 걸 느낍니다.
몸을 비틀며 가까스로 똥을 말립니다.
이거 놔, 아직도 니가 내 주인이라고 생각하는가
똥은 이렇게 말하며 맹렬히 제 항문을 삐집고 나오려 합니다.
저는 사정을 합니다. 아니 그 사정말고 사정을 합니다.
제발 이번 한번만.. 이번 한번만 내가 뭐든 다 할께 제발...
똥과 실랑이를 하는 와중에 차 밖을 보니 마티즈 때문에 버스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차 안에서 밥이라도 차려 먹는지 속이 터져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정말 속이 터져 죽을 것 같았습니다.
잘 가다가 브레이크는 얼마나 밟는지, 그 때마다 마티즈 뒤를 바짝 붙어 따라가던 버스가 섰다 갔다를 반복합니다.
차 안은 그야 말로 지옥이었습니다.
꿀렁꿀렁 되는 그 타이밍에 맞춰 항문을 쪼아대는 똥들은 가히 필사적이었습니다.
이제 2분 뒤면 도착인데..
손에 쥔 주먹은 힘이 들어가 부들부들 거리고 발은 있는 대로 오므려졌습니다.
머릿속은 똥범벅이 된 바지와 팬티의 처리와 같은 후속조치들이었습니다.
주마등처럼 오늘 날의 행적들이 스쳐지나갔습니다.
모든걸 포기하고 항문을 오픈하려는 찰나.
속도를 조금 내던 차에 약간의 커브길에서 또 한번 마티즈의 급브레이크로 버스가 급브레이클 세게 밟습니다.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는 이순신 장군님의 말씀이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똥이 괄약근의 힘을 뚫고 나오는 이상 그것은 아웃 오브 컨트롤입니다.
저는 모든걸 내려놓은 채 괄약근의 힘을 푸는 와중이었습니다.
그 순간 급브레이크란 순간적인 외적 요소에 의해 몸이 무의식적으로 반응을 합니다.
갑자기 무엇인가 튀어나오면 움찔하고 놀라듯이. 그 움찔의 찰나 항문과 괄약근 직장을 포함한 모든 창자가 움찔하였습니다.
그 결과 똥이 나오다가 놀라 도로 들어가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저 조차도 너무 어이가 없어 멀뚱멀뚱하게 있었습니다.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터미널에 도착 후 화장실로 가 바지를 내리자 언제 그랬냐는 듯 쏟아져 나왔습니다.
냄새가 무슨 조선간장을 탄 듯이 톡하고 쏘는데 억하는 소리가 날 정도로 어마어마 했습니다.
정말 버스 안에서의 사투가 믿어지지 않아 팬티를 들여다 봤습니다.
팬티에 일자로 생긴 젖은 땀자국이 그 치열했던 순간을 대변했습니다.
여태 똥 때문에 이렇게 애가 타보기는 처음입니다. 내가 가진 돈 전부와 똥안나옴을 바꾸고 싶을 정도로. 글로 그 절박했던 찰나의 순간을 제대로 담을 수 없어 원통할 따름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