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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6/16 17:51:03
Name SAS Tony Parker
Subject [일반] 교회는 어떻게 돌아가는가:태신자 초청(중소교회편) 목사님 첫 만남썰
한동안 자게 관리, 컴퓨터 글 쓴다고 묵혀뒀던 주제들을 하나씩 꺼내보려고 합니다 * 평어체 주의

2017년 7월 어느 토요일 오후였다 어느때와 같이 집에서 놀고 있었다 집에 모르는 차가 들어오더니 사람들이 잔뜩 내렸다 야 ~여기가 집사님 처갓댁이고 집사님 친정이야? 왤캐 넓어요? 그러고는 집안까지 둘러보러 왔다  남,여전도회 성도님들이셨다

누나 부부는 둘다 거기로 가더니 집사직을 맡고 있었다

밖에 나가 안녕하세요 흐흐 하고 인사를 계속 드리고 다시 들어왔는데 명절용 메인 거실에 와이셔츠에 넥타이 멘 중년의 목사님이 소파에서 아버지랑 앉아 인사중이셨다

안녕^~^ - 안녕하세요 흐..(뭐지 보통 분은 아닌거 같다)
인사만 드리고 다시 밖으로 나왔는데 마당에서 고기를 올리고 있었다

동생 이름이 이랬더랬죠? 이리와서 같이 먹자 교회에서 왔어 흐흐하며 다른 집사님이 날 불렀다
-ㅗㅜ 누나랑 형님(매형)도 있는데 어디 팔려가진 않겠지 크크  쭈뼛쭈뼛... 잘먹겠습니다

너 몇살이야?-20살요..흐 -목사님 아들이랑 동갑이네
(고기 먹방) (옆에서) 목사님. 얘랑 MH(아들)이 동갑이던데요
-오 동갑이야? 그래그래 많이 먹어 -몇시간 후
아빠에게 목사님이 감사인사를 하고 돌아기는 분위기가 되었다

나:안녕히 가세요~^^ 응? 근데 친누나가 팔을 잡네? 왜?
- 너  교회 옮길래? - !?!?!?...- 우리집에서 같이 다녀 -
아니 잠깐..만.. 대구 가자고? -시골 있기 안 지겹나 친구도 없고(부모님이 교회 옮기신 뒤 만 4년을 노인분들 사이에서 혼자 지냈다)

...? ㅠ?ㅠ? 뭔가 두려워선지 건너편 엄마를 바라보았다
는 엄마가 내 가방을 들고 나오네 이거 맞아??
엄:대구 가서 주말엔 누나랑 있거래이-????
정신 차려보니 전도회분들이 날 원형으로 둘러싸고 있있었다 목사님은 일부러 내가 고개를 들면 정면에서 보이는 위치로 자리를 바꾸셨다

고개를 들었는데 목사님이랑 아이컨택-... 갈게요
목:그래 가면 니 친구 있다 서로 잘됐네 흐흐흐
누나 차 탑승. 엄마 나 주일날 막차 타고 올게~....

누나집 도착
나:안녀어엉 - 삼촌 안녕 (대화 몇십분후)엄마~삼촌 왜 온거야?- 엉 이제 교회 같이 다닐꺼야 - 우와앙~중략

누:너 거기 가면 친구도 있고 누나들도 많아 니가 엄청 좋아할걸- 누나들!? 난 집에도 누나 많은데 크크크 중략

(주일) 형님(매형)이 내가 교회 첫주라고 나랑 같이 뒷자리에 앉았다 예배 시작, 첫 도시 교회에서 예배다
형님 피아노 치는 누나 꽤 잘치네요 전공자 느낌은 아닌데 - 잘 치지? 목사님 딸 누나 끄덕끄덕
피아노랑 누나 얼굴이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서 예배를 드렸다

중간에 새 신자 소개
목: 오늘은 TS라는 청년이 왔어요 J집사 처남입니다 처남. 이제 계속 다닐거고 아들이랑 동갑이에요 흐흐
봤는데 아주 선한 친구에요 껄껄 (일어나서 박수 받음)
전교인은 한 120명쯤 되는 교회였다

예배 후  로비에 앉아 인사드리는중. 친구라는 녀석과 마주앉아 인사.  키 180에 성격도 좋아보인다
그후 친누나와 2층 목양실로 갔다. 다른 청년들도 모두 올라와 있었다 가볍게 인사후 착석

목: 어제 나 봤지? 흐흐 니 친구 말고도 우리집에 누나 둘이 더 있거든? 이쁘지? 잘 지내~ -^^ ... 네 흐흐흐
교회 큰누나: 안녕 난 중국에서 오래 있었어 (중국 1티어 대학교 조기졸업이었다 덜덜)
작은 누나:난 22살이고 교회음악학과 다니고 있어^^
(잉..? 친구랑 서로 교단 다른 라이벌 신학대 다니네? 뭐징.. .) 너 얘(동생)이랑 동갑이지? ^^흐흐
목:보자...넌  전공 뭐하고 있니?

나:대구대 문헌정보학과입니다
목:문헌정보학과?뭐지?(설명 들으시고) 아~도서관학과
마침 잘됐다 교회에 도서관 만드려고 하거든? 니가 거기 좀 맡아줄래? 허허허허
나:!?!?!? 예..? 저 1학년인데요?
목: 괜찮아 배우면서 해 자리 하나 줄게

토요일. 교회로 오라는 연락이 왔다
나:???? 진짜 지하에 공간 뜯고 공사중인거 무엇???
사모님(사) :너 왔다고 마침 공사할거야^^
나:...?  뭐죠 이거 역사의 현장속에 와 있는건가요 크크
사:그래 역사적인 현장에 니가 있는거야 지금 흐흐

한달후 결국 도서관(?)완공. 감사예배까지 다 드렸다
그리고 나는 1학년이 관리실장이 되는 기염을(?)
토한다 심지어 교회알람에도 실장으로 등록
도서관 바깥엔 관장을 맡은 집사님 성함과 내 이름이
붙었다

그리고 겨울이 되어 친구와 목사님의 배려로 교단 산하 중고대학생 겨울 수련회에 찬양대로 동행하며
SFC(학생신앙운동)  첫 경험을 한다 메이저 교단이 아닌 고신에서 분리된 작은 교단이었지만 도시 교회가 처음이던 나는 모든게 처음이었다 인기 많은 친구 녀석과
핵인싸 교회 둘째 누나덕에 교회와 교단에 연착륙 한다

이후 그 둘째 누나는.. 나에게 와 조언(?) 잔소리를 하게 되었다ㅡㅡ 거의 5번째 누나가 생긴 기분으로 다녔다

논리로 어디 가서 안 밀려봤던 나인지라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목사님 딸+친구 누나라 거의 무적에 가깝다고 생각되었다...  물론 눈치는 빨라서 챙겨줄때는 잘 챙겨줬고 화를 내겠다 싶으면  웃으면서 풀어버렸다
그렇게  3년 반을 지냈다 그리고 누나가 선을 넘고 너무 그어서 끝나버린 사이가 되긴 했지만

목사님 사모님을 필두로 날 아주 좋게 봐주셨다
교회에 나오라고 하면 교회 앞 사택에 사는 누나들 보다
경산 캠퍼스에서 날아오는 내가 거의 먼저 왔고
심지어 대부분 제일 먼저 왔었다 멀리서 오는 놈이 누나들 청년들보다 먼저 오니  놀라시기도 하고 가끔은 본받으라고 한 말씀도 하셨다

심지어 우리집에서 수련회도 2번이나 열고 주무시고 가시기도 하고 아주 마음에 들어하셨다
엄마랑 아빠는 아들 잘 봐주신다고 집에서 파는 사과와 사과즙을 들고 1시간 거리 교회까지 달려오시기 자주였다 목사님 내외분들과 서로 사이도 좋으셨다
-----
제가 되게 특이한 케이스이긴 합니다만 이렇게 2~300명 이하의 교회들은 새 신자가 오는게 귀한 일이고 철저한 빌드업을 필요로 합니다

교회 건물이나 유튜브 등등이  대중에게 노출되기도 쉽지 않고 어필하기도 상대적으로 까다롭다 보니 에너지가 많이 듭니다

예전에 장단점을 한번 얘기한적이 있습니다
서로 끈끈해지기 좋은게 장점이고 반대로 그게 깨지거나 금 갔을때 복구는 매우 어렵습니다

좋은 교회란 새 신자를 반겨주고. 부담을 느끼지 않고(헌금 등등) 어울릴 수 있고 좋은 사람으로 훈련받은 티가 나는 사람이 있는 교회라 느껴집니다 의외의 사실로 느끼시겠지만 중소형도 훈련시키고 상호간 교제에 아주 공을 들이는 교회는 꽤 있습니다

찾으시는 분들은 유튜브에 들어가서 지역(동,구 등)
교회로 검색해서 주보나 홈페이지 구경을 하고 분위기가 어떤지 느껴보세요 홍보영상 등등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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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샤 하이페츠
23/06/16 18:15
수정 아이콘
전 무교인데 요즘 새로만나는 여자친구가 독실한 기독교인이라.. 사고방식이 다른게 많아 일상을 같이보낼때 많이 부딪치는게 많네요. 어떻게하면 좀 이해할수 있을까. 하면서 예전같았으면 그냥 무관심으로 패스했을 교회 관련글을 일일히 찾아보고 있습니다. 이 글도 제목만 보고 반갑게 달려들었구요. 글 재밌게 봤습니다. 교회에선 이런 커뮤니티 운영 또한 정말 심도있게 고민할것같네요.
23/06/16 18:21
수정 아이콘
무교와 독실한 개신교인에서 가장 타협못하는 점이 신을 삶의 1순위에 둘 수 있느냐 없느냐 입니다.
그 부분에서 한번 깊게 생각해보세요.
23/06/16 20:16
수정 아이콘
무교가 독실한 기독교인 여자친구를 만났을 때 해결책은, 본인이 독실한 기독교인이 되는 것 외에는 없습니다. 그럴 자신 없으시면 더 깊어지기 전에 탈출하세요.
23/06/16 22:05
수정 아이콘
제 기준에선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면 기독교인이 아닌 연인을 만들기가 쉽지 않을텐데요.

의외로 신자인 여성분이 신자가 아닌 남성을 만나는 케이스가 잦더라구요.

하지만 모든 인연이 그렇듯 결국 서로 하기 나름이지요.

좋은 인연 좋은 만남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23/06/16 19:1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인싸가 아니면 살아 남을 수 없겠군요 크크 글을 읽는 것 만으로도 기가 빨리네요
SAS Tony Parker
23/06/16 19:27
수정 아이콘
아싸면 1천명 이상의 규모 있는곳으로..
23/06/16 21:25
수정 아이콘
사실 그런 커뮤니티를 또 찾으라면 없긴 합니다. 물론 양날의 검이지요. 요새는 근데 뭐 커뮤니티가 없어서 절망하는 상황이라... 50만 넘어도 가입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급격히 사라지기도 하니.
윤로남불
23/06/16 20:3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자기네 교회 안오면 부담감 팍팍 느끼게 만드는게
전도 방법이 신천지 저리가라 무섭네요
23/06/17 00:03
수정 아이콘
초청이라 쓰셨지만 타켓선정부터 치밀하게 계획된 초청 과정과 이후 일련의 스토리 잘 보았습니다. 누님 내외는 자교회사랑이 넘치셨던 건지 어떻게 납치?과정에 조력하게 되셨는지 궁금하네요.
SAS Tony Parker
23/06/17 00:45
수정 아이콘
누나쪽은 기존 교회가 본인들 헌신에도 불구 변화가 없어 현타가 오고 이와 별개로 이사를 했다 이 교회 집사님 부부를 만나게 되서 왔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고 느꼈던 모양입니다

실제로 글을 줄인다고 다 안 써서 그렇지 목사님 좋은 썰 풀면 빌드업 없이 4~5천자는 나올겁니다
제가 시골 40명 정도 되는 교회에 있었는데 여기 있으면 답이 안나오니까 도시로 나올겸 친구 녀석도 있겠다 적응이 잘 되겠다 싶어서 집 소개+@로 절 데려온겁니다
23/06/17 04:25
수정 아이콘
네 제가 좀 과격한 표현을 했는데 설명 감사합니다. 저도 성도 100명 내외의 교회를 여럿 몸담았는데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모든 성도들이 서로를 알고 부딛혀야 하는 게 제일 큰 장점이자 단점...
No.99 AaronJudge
23/06/17 05:27
수정 아이콘
23/06/17 08:37
수정 아이콘
중소 교회는 최강의 커뮤니티죠.
기본적으로 전도가 최고의 가치 중 하나이다 보니
신입 회원 입장에선 일단 기존 파티원 호감++로 시작하는게 엄청난 장점이죠.
물론 그에 따른 여러 단점도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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