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4/27 22:00:08
Name meson
Link #1 https://sosul.network/series/116190/
Subject [일반] [웹소설] 세상의 끝에서 클리어를 외치다 - 전율의 초신성 (수정됨)
(남성향) 웹소설의 미덕을 이루는 두 축은 기대감전율입니다.
전율은 다른 말로 ‘뽕맛’이라고도 하죠.

권당결제에서 편당결제로 수익구조가 바뀌면서 기대감을 유발하는 기예가 많이 중요해졌지만, 그래도 (남성향) 장르소설의 백미는 여전히 [ 뽕맛 ]인 법이고, 이런 전통은 웹소설 시대 이전부터 시작하여 유구히 내려오고 있지요.

예컨대
『어스시의 마법사』에 나오는 [ “게드” ],
『피를 마시는 새』에 나오는 [ “부위님 가신다” ],
『군림천하』에 나오는 [ “내 마음은 조용히 가라앉는다” ]
등이 그 예시에 해당되고

대사도 한 요소지만, 문장 자체보다도 서사를 응축시켰다가 한 번에 터뜨리는 카타르시스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감탄하며 고양감을 느끼는 것이 [ 전율 ]의 실체라고 할 것입니다.

그런 명장면 한 방이면 그 화에는 유독 많은 댓글이 (문피아라면 추천도 같이) 달리고, 이후에는 그 기억이 고구마가 좀 나오더라도 작가를 믿고 조금 더 따라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곤 하죠.
그리고 그 장면을 처음 느꼈던 순간의 심상으로 평가가 결정되기에 웹소설을 가리켜 [ “순간의 예술” ]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좀 쓴다 싶은 작가들은 이 부분에서 깊이가 뛰어나서 수많은 마니아들을 양산하고요.

여기서 다룰 작품은 그중에서도 『세상의 끝에서 클리어를 외치다』, 일명 [ 세끝클 ]입니다.

다른 굵직한 소설도 많은데 왜 세끝클을 대표처럼 가져왔느냐 하면
첫째는 제가 방금 전에 세끝클 최신화를 읽었기 때문이고
둘째는 세끝클을 모르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전율을 잘 뽑는데도 인지도가 낮다면 보통 셋 중 하나죠.
1. 정판이다. (반례: 별품소)
2. 초반 진입장벽이 있다. (반례: 내독나없)
3. 고유 설정이 많다. (반례: 약먹마)

하지만 그렇다고 세끝클이 반드시 정판이라거나, 초반 진입장벽이 있다거나, 고유 설정이 많다는 건 아닙니다.
이 소설은 게임판타지(게임빙의물 아님 주의)이며, 초반부터 필력이 좋으며, 익숙한 설정들을 참신하게 잘 버무린 작품입니다.
단지 그와 동시에 정판의 감성을 갖추고 있으며, 5화부터 봐도 초반 이해에 문제가 없으며, 설정을 파고들수록 심후함을 느끼게 되는 작품이기도 한 것뿐이죠.

이러한 세끝클의 가장 큰 특징은 내용이 크게 두 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는 점인데, 하나는 현실 파트이고 다른 하나는 게임 파트입니다.
물론 겜판이 대개 이렇습니다만, 중요한 점은 보통의 겜판과는 달리 현실 파트가 게임 파트 못지않게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내용이 전개될수록 두 세계 사이에 연관성이 선명해지며 그 안에 숨겨져 있던 비밀이 서사적 쾌감을 선사해 준다는 것입니다.

현실 파트는 1~3형 변종이라는 좀비물을 연상시키는 존재들이 돌아다니는 [ 뉴클리어 아포칼립스 ]인데, 3형 변종의 경우에는 『스위트홈』에나 나올 법한 특수능력을 가지고 있어 소설에 긴장감이 부여됩니다.
또한 핵전쟁으로 황무지가 된 세상에는 약탈자가 횡행하고, 군벌스러운 무력집단들은 총격전은 물론 폭탄과 근미래적 기술을 동원한 대규모 화력전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이런 거대 세력들의 각축 사이에서 주인공은 무대포처럼 보이면서도 기발하고, 냉정한 듯하면서도 따스하고, 실없는 것 같지만 찬란한 심지를 잃지 않는 대단히 매력적인 캐릭터성을 보여주며 점차 빛나는 존재로 떠오르게 되죠.

게임 파트는 제국과 왕국, 기사와 상인, 교단과 마법사, 이종족과 몬스터가 출몰하는 [ 중세랜드 ]인데, 정작 클리어 조건은 『스타크래프트』에나 나올 법한 군체의식 변종괴물 군단의 세계정복을 막아내는 것이라서 소설에 긴장감이 부여됩니다.
또한 봉건제로 분권화가 된 세상에는 귀족들이 득세하고, 교단(들)과 마탑(들)을 비롯한 권력자들은 정치싸움은 물론 방심과 음모로 인한 대규모 트롤링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이런 헬난이도 망겜에서 주인공은 기괴해 보이면서도 번뜩이고, 덜렁대는 듯하면서도 치밀하고, 부조리에 한탄하면서도 독기를 잃지 않는 굉장히 비범한 캐릭터성을 보여주며 점차 세상의 구원자로 일어서게 되죠.

그래서 세끝클 독자들이 심정적으로 1부처럼 생각하곤 하는 16챕터(384화)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반드시 챕터 하나마다 전율 포인트가 있으며, 불리한 상황을 뒤집는 신기묘산과 짙은 여운을 남기는 감동적인 클로징(전체클로징 아님 주의)이 쟁쟁히 포진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농담기 가득한 서술자와는 달리 정작 세계는 비극투성이라는 모순을 딛고, 건곤일척의 다이브 한 번으로 소중한 인연들을 피폐에서 건져내는 전개가 일품입니다.
그런 명장면이 16번(이라기보다는 더 많이) 나온다고 생각하면 의심부터 들기 마련이지만, 현실은 실제로 그러하며 이 때문에 가히 초신성처럼 재기발랄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죠.
그게 아직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고요. (최근 폼도 매우 좋습니다.)

그래서, [ 전율의 초신성 ]입니다.
내용이 진행될수록 필력이 성장한다는 건 분명하지만, 초반을 다시 봐도 첫작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술술 읽히거든요.
물론 그럼에도 전체 시놉시스는 작가 본인도 아직 모른다는 게 정설이기는 합니다만 그걸 감안해도 읽어볼 가치는 충분히 있습니다.
한 번 빠져들면 적어도 385화(384화 아님 주의)까지는 안전하니까요.

그러니, 이로써 기대감이 조금이라도 생기셨다면 한 번쯤 전율을 느끼러 가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이쥴레이
23/04/27 22:08
수정 아이콘
웹소설을 거의 안보는데 알려주신 판타지의 그 뽕맛은 설명을 잘해주셨네요. 한번 읽어 봐야겠습니다. 크크
23/04/27 22:16
수정 아이콘
소위 작품성 있다는 웹소설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은 뽕맛 빌드업을 잘하는 소설이죠. 변함없는 세일즈 포인트...
뭐 견마지로나 감기도령 같은 작가들은 진짜로 출판소설처럼 쓰기도 합니다만.
23/04/27 22:21
수정 아이콘
바로 읽어보러 갑니다! 감사
23/04/27 22:28
수정 아이콘
오 세끝클 저도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다만 2부? 그부분은 좀 쉬고 있는데.... 그부분도 재미있나요?
23/04/27 22:5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최근 한달동안 연재된 부분만 보면 근 100화중 최고입니다.
바꿔 말하면 쉬어가는 구간이 있다는 소리인데, 다만 몰아서 본다고 치면 쭉 따라갈 가치는 있습니다.
23/04/27 22:41
수정 아이콘
저도 보면서 간만에 소름돋았던 강추하는 작품입니다.
닉네임바꿔야지
23/04/27 22:46
수정 아이콘
이거 예전에 조아라에서 연재하던 거 아닌가요? 진짜 예전 같은데 아직도 연재 중인가...
23/04/27 23:01
수정 아이콘
놀랍게도 아직 연재 중입니다. (피아조아의 향기가...)
처음 시작한 플랫폼은 아마 문피아일 겁니다.
닉네임바꿔야지
23/04/27 23:22
수정 아이콘
문피아였나요? 조아라 노블레스에서 봤던 거 같은데...
23/04/27 23:50
수정 아이콘
아 2016년에 조아라에서 연재했던 '나는 아이템이다'가 세끝클과 초기설정이 비슷한데 혹시 이걸 말씀하신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세끝클 자체도 리메이크작이긴 한데, 리메 전에도 문피아 자연에서 시작했고 시점도 2021년이라 생각해 보니 '진짜 예전'은 아니겠네요.
닉네임바꿔야지
23/04/28 00:00
수정 아이콘
조아라에서 연재할 때 제목이 기억은 안 나는데 세끌끝은 봤다가 초반 보고 아 그거 편결로 옮겨서 연재하나? 하고 넘겼던 기억이 있는데 초기설정만 비슷하고 달라지나보네요. 근데 조아라 연재 전에 문피아에서 연재 했다가 또 조아라로 옮긴 거 였나요? 우여곡절이 많은 작품이네요.
탕수육
23/04/27 22:47
수정 아이콘
작품 추천 감사합니다.
암흑사제
23/04/27 23:06
수정 아이콘
저도 강추입니다.
불광불급
23/04/27 23:13
수정 아이콘
저도 강추합니다 여러가지 라스트 스펠들 놀라운 클라이막스 전율이 오죠...
23/04/27 23:14
수정 아이콘
이거 연재 주기가 너무 구려서 묵혔는데..
지금 보고오니 참새 눈곱만큼 나아지긴 했군요..
23/04/28 00:11
수정 아이콘
오호 한 번 출발 해봐야 겠네요
23/04/28 01:15
수정 아이콘
댓글 평이 굉장히 좋네요. 소설 추천 감사합니다.
웁챠아
23/04/28 07:10
수정 아이콘
저도 이거 너무 재밌게봤습니다.
아메리카노시키신
23/04/28 07:30
수정 아이콘
310화쯤 보고있습니다. 재미있습니다.
순둥이
23/04/28 09:26
수정 아이콘
빠져서 읽게 될 재밌는 소설이에요.
베트남맛연유커피
23/04/28 09:57
수정 아이콘
저도 강추합니다. 이거 생각보다 조회수가 적은데 진짜 서사를 통한 전율의뽕맛이라고해야하나 그게 확고하고 있어요
개인정보수정
23/04/28 11:10
수정 아이콘
작가가 월드 7인가 8까지 엄청 장대한 구상이 있는 거 같은데 상대적으로 스토리 진행 속도가 너무 느림..
엄청 잘 쓴 글이긴 합니다. 세계관도 매력적이고요.
23/04/28 12:39
수정 아이콘
이제는 작가도 4월드에서 끝낼 생각은 하는 것 같습니다.
뭐 그 뒤에 현실파트로 한챕터쯤 더 있을 것 같긴 합니다만.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8638 [일반] 인도의 짝사랑 [53] Pikachu14681 23/04/29 14681 3
98637 [정치]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가다 - 탁란 [22] singularian10819 23/04/29 10819 0
98636 [일반] 한국 영화의 특징이거나 이었던 것 [29] ioi(아이오아이)11405 23/04/28 11405 4
98635 [일반] 관상은 과학이란 말과 나이들면 얼굴에 책임지란 말을 믿으시나요? [120] 깐부13014 23/04/28 13014 2
98634 [일반] '사찰 입장료' 내달 4일부터 전면 폐지…해묵은 논란 해소 [23] 톤업선크림12734 23/04/28 12734 0
98633 [정치] 민주당 원내대표 박광온 당선 [15] DownTeamisDown10463 23/04/28 10463 0
98631 [정치] '사실상 핵공유는 아니다'와 관련한 우리 국방에 대해 아쉬운 소리 [56] Nerion14353 23/04/28 14353 0
98629 [일반] 아내 이야기 4 [18] 소이밀크러버20108 23/04/28 20108 27
98628 [일반] 윈도우 유명 파일 검색 유틸 Everythings을 런처처럼 사용하고 용량 큰 파일 찾는 방법 [27] Pika489010 23/04/28 9010 17
98627 [일반] 세계 가정용 전기요금 비교 [73] 몬테레이13555 23/04/28 13555 3
98626 [일반] AMD, 라이젠 7천 번아웃 문제에 대한 두번째 성명 발표 [8] SAS Tony Parker 8115 23/04/28 8115 1
98625 [정치] '사실상' [138] 검사15680 23/04/28 15680 0
98624 [일반] 가장 보통의 준강간 사건 [55] 키즈17208 23/04/28 17208 14
98623 [일반] IVE 'I AM' 커버 댄스를 촬영해 봤습니다. [12] 메존일각7351 23/04/28 7351 11
98622 [정치]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의 의미 [268] 갈길이멀다19749 23/04/27 19749 0
98621 [일반] [웹소설] 세상의 끝에서 클리어를 외치다 - 전율의 초신성 [23] meson10537 23/04/27 10537 8
98620 [정치] 행님 한곡조 뽑아보겠습니다. [41] 어강됴리11828 23/04/27 11828 0
98618 [정치] ‘보신탕’ 사실상 금지…오늘부터 ‘식용 도살’ 처벌 가능 [77] 기찻길14400 23/04/27 14400 0
98617 [정치] 잠깐 기다리는 시간이 마치 삼년처럼 느껴지네요. [27] Navigator8385 23/04/27 8385 0
98616 [일반] 질문 게시판 보고 생각나서 써보는 유럽 신혼여행 (프랑스 - 스위스) part.2 [8] 톨기스6642 23/04/27 6642 2
98615 [정치] 김건희 특검법 패스트 트랙 통과 [41] kurt15370 23/04/27 15370 0
98614 [일반] 영화 <드림> 후기, 이름값에 배신당했다. [51] 블레싱13611 23/04/27 13611 6
98612 [일반] 주가조작 사건의 배후 (feat 리니지) [46] 맥스훼인14492 23/04/27 14492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