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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3/13 02:02:49
Name 이븐할둔
Subject [일반] 같은 청년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수정됨)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북미 지역으로의 이민을 꿈꾸고 있는 90년대생 남자입니다. 대학 생활이 순탄했다면 이미 미국에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지금은 한국 내에서 돈을 모아서 투자 이민을 꿈꾸고 있는 입장입니다.  지금부터 말씀드릴 내용은 철저히 개인적인 내용입니다. 제 글에서 어떤 것을 느끼실지는 읽는 분의 자유겠지만, 저는 그저 살아오며 느낀 바를 담담히 담겠습니다.

0. 가정 형편.
저는 괜찮은 부모 밑에서 자라났습니다. 아버지는 대기업 사원이셨고, 어머니는 대학 나온 가정 주부셨지요. 다만 아버지가 유교 의식에  젖으신 분이였습니다. 특히 아버지는 집안의 후계자라는 가르침에 깊게도 얽매여계셨지요.

1. 유년기
저는 유치원-초등학교 시절,  항상 자기 주장과 고집이 강한 편이었습니다. (아이들치고는) 영리한 편이었다고 기억하고 있고, 친척 어른들도 그렇게 이야기를 하긴 합니다. 늘 제가 배운 것을 뽐내고 싶어했지요. 한 마디로 튀는 걸 좋아했어요. 당연히 동급생들 간의 관계는 좋지 않았고, 유독 어른들과의 관계에 적응하기가 힘들었어요.

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사랑의 매"라는 이야기는 그냥 거짓말이라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어요. 그냥 그렇게 느꼈습니다. 부모님이 제 삶에 지나치게 간섭한다고 느꼈고, 단체 기합을 주면서 집단 생활을 하려면 이걸 다 받아들여야한다는 타령을 하는 선생님들이 그냥 다 싫었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일화가 하나 있다면, 초등학교 5학년 때 어느 교사가 제 행동의 부적절함을 지적하며 부모를 들먹이자, 대판 싸웠습니다.

그냥 이때부터 한국 사회가 싫었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감정적으로 싫었던 것 같네요.

내가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누군가에게 항상 고개를 숙여야하는 것도 싫었고
부모나 스승이 윗사람이니까 윗사람의 지시에는 반드시 따라야한다는 것도 싫었고
자기 주장이 강하면 학생답지 못하다고 평가받는 것도 싫었습니다.

그 때는 제가 잘못된 줄 알았지요. 참, 초등학교 6학년 때 제 인생에서 최초로 미국으로 떠난 친구가 있었습니다. 학급 내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던 친구였지요.

2. 청소년기
중학교 - 고등학교에 접어들면서 저는 덩치도 커졌고, 자의식도 성장했습니다. 학교 공부는 지지리도 못했지만 제가 좋아하는 역사, 사회과학 책들은 또래에 빠르게 습득했습니다. 중학교 때 문명의 충돌을 읽었고, 총균쇠를 접했던 게 고등학교 1학년때였으니까요. (물론 진짜 공부잘하고 똑똑한 친구들은 학교 공부도 잘하고, 교양서적도 수준 높게 읽곤 했죠. 아직도 이때 공부를 안했던 건 인생의 큰 후회로 남습니다. 저때 공부했으면 이미 태평양을 건너갔겠지요.)

중학교 때 가정사정 + 전학이 겹치면서 한번 생활에 적응하는 걸 또 크게 실패하고 맙니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그랬지요.) 하여간, 저는 한국 사회에 문제가 있었는 지, 아니면 사회에 문제가 있는 건지, 그냥 잘 안맞았던건지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제 인생에서 중요한 건 10대가 가장 끔찍한 시절로 기억된다는 겁니다. 내 힘으론 무엇도 바꿀 수 없었고, 일방적인 강요만 받았으며, 그걸 두고 남들은 문제 없이 따르는데 왜 너만 튀느냐... 이런 이야기만 계속 들은 것 같거든요. 중학교부턴 자의식은 성장했고, 책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식견도 생겼다고 생각하자, 제 반항은 훨씬 대담해졌습니다. (중2, 고2가 무섭다지요.)

제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지시들에는 교칙이고 뭐고 무시하고 살았지요. 그러다가 한 교사랑 싸웠고, 교무실을 (물리적으로) 뒤집어엎고 학교도 그만뒀습니다. 지금도 학교를 그만둔 건 잘한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할게요. 저한테 공교육은 시간 낭비 이상의 역할을 해준적이 없어요.

아, 그 때도 재밌는 현상을 하나 목격했습니다. 학급에서 가장 공부 잘하던 친구들이 미국으로 떠난다거나, 과학고/특목고로 떠난 뒤 국외진학반에 들어갔다는 이야기였지요. 건너건너들으니 진짜로 아이비리그 간 친구들도 많이 나왔고요.

3. 군대~ 대학생
여차저차 우여곡절 끝에 군대도 입대해서 무사히 제대도 하고, 대학 생활도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제가 자신감이 넘칠 때라, 한국 사회에도 큰 희망과 자부심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아제 조부님은 욱일승천기 밑에서 싸워야했는데, 저는 태극기 밑에서 군복무 했다는게 자랑스러웠죠. 밥 굶던 나라에서 그래도 선진국 하위티어로 진입했고, 민주주의도 이만하면 어떻게 잘 굴러갑니다. 여러가지 문제가 많지만, 잘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산업화 세대건 민주화 세대건, 지금 우리 청년 세대의 관점으로 볼 때는 미흡한 점이 많을 지 모르나 한 시대를 이끌어갔던 주역들이다. 그들이 물려준 기반에 근거해서 진정한 선진국, 강소국을 만드는 게 우리 세대의 사명이다. 부족한 게 있다면 우리가 물려받아서 보완하면 된다.

그렇게 믿었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 사건,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마침내 희망의 빛이 보이는 느낌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그 뒤에 벌어지는 일련의 정치적 사건들을 겪고 나니 시각이 변하더군요. 결국 지배 계급 내의 투쟁이었을 뿐이고 내 자리는 없구나.
이 시기 쯔음부터, 개인적으로 지인들을 통해 언론에 드러나지 않는 여러 불편한 사실들을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예. 충격이더군요. 정치 떡밥이니 깊은 이야기는 안하겠습니다.

자본주의의 비인간성을 가열차게 비판하시던 교수님은 알고보니 아들을 미국에서 낳고 오셨고
학교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고, 미래가 촉망해보이던 선배/동기들은 미국 대기업에 입사해서 건너갔습니다. 뿌리는 거기 내릴 거랍니다.
그 때부터 유력 정치인/자본가들 자녀들이 어디서 교육 받았는지, 재산을 어떻게 축적했는 지, 사회를 뒤흔들던 엄청난 사건들이 갑자기 수면 밑으로 사라졌는 지, 관심을 가지고 찾아봤어요.

공개된 정보만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공개된 정보니까 그렇게 대단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앞뒤 퍼즐을 맞춰보면 그림이 그려져요.

....
아, 속았구나.

물론 부조리, 부유층의 권력독점이 없는 사회는 없습니다. 알아요. 하지만 말이죠.
한국은 경제적으로 전망이 그다지 좋다고 할 수가 없는 국가입니다. 계층 상승의 문도 닫히고 있고요.
이는 사회의 활력과 계층 이동성이 떨어질거란 거란 걸 의미합니다. 국가가 모든 면에서 쇠퇴기에 들어서는거죠.
이젠 남들보다 더 노력하고, 성공하려고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을 크게 우대해주지도 않고요. 자리나 안 뺏기면 다행이지...

인구학적으로 정치권력은 중년~노년층에 몰려있으니 청년 세대를 위한 정책이 펼쳐질리는 없지요.
관심을 가지고 보니 이미 곳곳에서 나라가 망가지고 있는 게 보입니다.
이걸 되돌리기 위한 노력은 실질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워보입니다.
지배층의 이해 관계를 파괴하거나 정치적 분열을 치유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니까요.

제 주변 사람들은 분석을 했건, 직감이건 모두 나라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입니다.
좌파건, 우파건, 정치에 관심이 없건 똑같아요. 능력 있는 친구들은 실제로 뛰쳐나갑니다.

저는 처음에 친구들이 헬조선 론을 이야기했을 때 피식 웃으면서 이야기했습니다.

야, 그래도 한국도 나름대로 대단한 점을 가진 나라다.
여러가지 미흡한 점은 있어도 6.25 직후의 최빈국에서 이 정도 온거면 대단한거야.
치안도 좋고, 의료보험도 좋고, 사람들도 열정을 가지고 일하고,
우리 세대도 취업 안되서 어렵고, 정치적으로 정말 개판이긴한데,
그래도 앞선 세대가 피흘리고 땀흘려놓고 이뤄놓은 성과를 즐기는 우리가 다 극복해나가야 할 과정 아니겠냐.

그렇게 이야기했었어요.

그런데 다시는 그렇게 이야기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한번 이뤄놓은 선진국 클래스가 어디 가진 않으니까, 하루 아침에 몰락하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 정점찍고 내려갈일 밖에 없다고 느껴요. 이 흐름을 돌이킬 수 있을 능력과 지위를 가질만한 사람들 중 상당수는 편히 한국을 떠나는 것으로 이 문제를 정리하고 있고요. (반미 정치인들마저 미국에 자식을 보내는 건 이유가 있겠지요?^^)

제가 떠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떠나고 싶고, 떠나기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떠나는 게 한국과 제 인생 양자에게 모두 이득이란 걸 압니다.
사랑하지 않는 나라, 미워하는 나라에 남아있다면 분노만 쌓이겠지요.
그렇게 묵히고, 묵힌 분노는 결국 저를  변화시켜 갈 겁니다. 뉴스에 나오는 꼴 사나운 사람들처럼 늙어가게 되겠지요.
저는 제 인생을 그렇게 소모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그게 제가 한국을 떠나고 싶은 가장 큰 이유입니다.

북한군이랑 피흘려서 싸우시던 제 할아버지들이,
공장 하나 없는 농업 국가에서 굴지의 국가를 이뤄낸 산업화 세대 분들이,
총탄 맞아가면서 민주화 이룬 민주화 세대 분들이,
제 생각을 어떻게 평가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자신들의 삶을 부정하는 것이니 별로 좋은 평가는 안하시겠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제 인생을 희생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윗 세대들이 옛날에 위대한 가치를 이루었다고, 지금도 거기에 헌신하고 있는 게 아니지요.
이미 그 사람들, 보상받을만큼 받고 있습니다.
명백히 말씀드릴게요. 저희 청년 세대의 인생은 그들의 관심사가 아닙니다.

혹시나 제 글을 보시는 20대, 30대 초중반의 또래세대들이 있다면 꼭 당부하고 싶습니다.

지혜로운 어르신을 믿지 마십시오. 그 시대에나 지혜인 겁니다. 지금은 호구나 꼰대일수도 있어요.
사회정의, 조국번영을 부르짖는 정치가들을 믿지 마십시오. 그 사람들의 제1 관심사는 권력 획득과 유지, 자기 가족과 지인의 번영입니다.
노력이 모든 걸 해결해줄 거라고 믿지 마세요. 제대로 된, 돈이 되는 노력만이 쓸모 있습니다. 나머지는 잊혀지고 버려질 공산이 커요.
또, 시야를 해외로 넓혀보시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지구상에 있는 작은 국가 중 하나일 뿐이에요.
이민이 쉽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제가 만난 캐나다에서 만난 이민자들은 다들 적응하느라 힘겨워하는 사람들이었어요.
그럼에도 눈빛에는 희망이 있더군요. 우리가 요구하는 게 노력 안하게 해달라가 아니잖아요. 노력해야 할 당위, 희망을 달라는거지.

하여간,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어떤 것을 원하시건 본인이 택하실 문제지만, 제가 경험하고, 제가 보아온 세상은 그랬습니다. 믿을 수 있는 건 스스로 기른 능력과 자신이 택한 소수의 사람들뿐인 시대에요. 좋은 말, 거창한 말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환상을 파는 사람들이고요. 부디 속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뭘 하시건 단단히 준비해서 살아남을 수 있으시길 바랍니다. 잘 살 수 있다면 더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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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로익
21/03/13 02:09
수정 아이콘
거창한 이유도 중요하지만 계획하고 있는곳이 본인과 맞는가가 제일 중요합니다. 어딜가든 고향이외에 적응이 잘 안되는 사람도 많고요. 이건 몸으로 느껴야되는거라서 문제입니다.
미국생활이 잘맞고 정착 준비중 혹은 정착에 성공한분도 많이 봤지만, 한국보다 좋은곳에 렌트얻고 좋은학교에서 유학해도 한국 리턴을 꿈꾸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한국 탈출(?)을 관념적으로 고려하기보단 본인의 삶으로 고려해보세요.
이븐할둔
21/03/13 02:12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말씀대로 이민은 누구에게나 열린 선택지가 아닌 건 분명합니다. 조건이 되야하고, 조건이 되어도 본인이 체질이 안 맞으면 말짱 꽝인거니까요. 저 같은 경우엔 몇 달 지내보니 잘 맞는 것 같더군요. 다만, 이곳에 남는 분들도 너무 사회를 신뢰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네요. 떠나고 남고, 그건 부차적인 문제겠지요.

늘 힘 있는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을 기만합니다. 사람들이 그런 말에 속아넘어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믿을 건 스스로뿐입니다. 아, 저만 믿고 있다가 바보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어금니와사랑니
21/03/13 08:08
수정 아이콘
몇달로 판단하는건 위험하긴 합니다. 적응 못하고 돌아가시려는 분들도 첫 2년은 환상적이였다고 하니까요. 좀 더 오래 경험해보고 판단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나주꿀
21/03/13 02:17
수정 아이콘
1. 다시 돌아온 킹찍탈이네요. 하지만 더 크고 화려해지고 더 막장스러워진 시즌 2 입니다.

2. 빠져나가는 것도 빨리 빠져나가야 할 것 같아요. 몇 년 후부터 나름 고급 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게 눈으로 보일 정도가 되면
정부에서도 가만히 두고보진 않을 겁니다. 군대랑 관련해서든 상속에 제한을 두든 곱게는 못 나간다 이런식으로 발목 잡을 거에요.
높으신 분들은 그동안 젊은 남자를 언제든지 쓰고 버릴 수 있는 물건으로 봤으니까요. scv가 갑자기 맵 밖으로 도망가면 얼마나
어이없겠습니까.

3. 해외에 1세대로 나가는거랑 먼 친척이라도 있는 것도 차이가 많이 난다고 들었습니다. 제 아버지쪽 친척이 미국에서 나름 성공하셔서
샌프란시스코에 건물도 좀 갖고 계시고, 정치쪽으로도 나가시려고 했는데, 그때까진 동양인이 기펴긴 힘들었다고 하시더군요.
이븐할둔
21/03/13 02:20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한국은 국가가 시민 위에 군림하고 있는 나라여서, 국가의 위기가 닥치면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는데 거리낌이 없을 겁니다. 그런 정서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권력을 쥐고 있고, 앞으로도 쥐고 있을 겁니다.

ps : 이민 1세대는 대학생 이후에 넘어가면 그 사회에서 어느정도 이방인으로 남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2세에겐 좀 더 좋은 나라를 물려주거나, 내 힘으로 노력해서 뭔가를 일구는데 만족한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봐요.
늙은방랑자
21/03/13 02:22
수정 아이콘
눈물 젖은 빵
깃털달린뱀
21/03/13 02:25
수정 아이콘
앞으로의 희망이 없다는게 제일 문제에요. 6.25 때는 나라를 지킨다는 목표가, 산업화 시기에는 부자가 될 거라는 희망이, 독재정권 시기엔 민주화라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경제적으로 정점을 찍어 내려갈 일만 남았고 정치적으로도 환상이 박살이 난 상태이니. 현실은 원래 더러운 것이니 이해하지만 최소한 그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자중하고 환상이라도 심어줘야죠. 이제 더이상 무엇을 보고 살아야 할까요? 특히 국가나 사회를 우선시하고 개인을 부정하던 사회가 오래 지속되었기에 삶의 의미를 개인에서 찾기도 어렵지요.

구미 선진국에서 극단주의자의 준동을 진짜 기묘하게 봤는데 이제 이해가 갑니다. 남는건 분노밖에 없어요.
이븐할둔
21/03/13 02:29
수정 아이콘
(수정됨) 부모에게 물려받을 게 없는 사람이라면 현실적인 해답은
1.가재, 붕어, 게로 사는 인생에 만족하고 소소하게 덕질하면서 인생을 마무리하던가.
2. 어떻게든 아둥바둥 올라가려고 싸우고 싸워서 인생을 갈아넣든가
3. 그나마 아직 역동적인 사회로 뛰쳐나가서 텃세랑 싸워서 자리잡던가.

뭐 그 정도가 아닐까합니다. 셋 다 쉽진 않아보이긴 하네요. 어쩌겠습니까.
onDemand
21/03/13 02:27
수정 아이콘
국가의 경제전망, 인구감소, 정치성향같은 거시적인 것들을 보는것도 중요하지만 이민가서 겪을 다른 의료 시스템, 노동법, 범죄와 같이 조금 더 직접적이고 미시적인 것도 잘 알아보고 비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경우에는 해외에서 몇년간 잘 살면서 좋게 바라봤던 환경들이 병원 한번가고, 강도한번 당하면서 와르르 무너진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건... 사람이겠죠. 인복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븐할둔
21/03/13 02:31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귀중한 체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당 부분은 제가 알기로 경제적 사정에 따라 크게 다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거주지는 우범 지대 피하고, 의료보험은 사보험 가입하고, 노동법은 현지에서 요구하는 기술이나 자본을 들고 갈 수 있다면 훨씬 괜찮은 것으로 압니다. 단, 맨몸으로 가면 좀 개고생을... 할 수 밖에 없겠죠. 사실 말씀대로, 현실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열린 길은 아닐지도요.

ps : 의료보험이나 치안만큼은 한국의 굉장히 큰 강점이라 할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런 추세로 들어가면 그 부분도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의료보험을 유지하려면 재원이 마련되어야하고... 치안이 안정되려면 사회가 그나마 좀 멀쩡해야되는 거니까요.)
지금 한국에서 이민의 필요성이 높은 건 청년층이라고 봐요. 한국 사회가 중년, 장년층은 말년까지 잘 누리다가 갈 정도의 역량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21/03/13 02:48
수정 아이콘
위 조건에 부합하는 나라는 미국,캐나다 정도밖에 없지 않나 싶은데요.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 중에서 고령화,저출산으로 한국이 제일 빠르게 망할 거 같긴합니다만 미래가 밝은 나라가 거의 없죠.
내용에는 동감합니다.저는 두려움에 사실상 포기했는데 글쓴분은 원하는 걸 성취해 내셨으면 좋겠네요
이븐할둔
21/03/13 02:53
수정 아이콘
구미 유럽국가들 중 잘사는 국가들이 좀 낫다고들은 하더군요. 다만 거긴 텃세가 장난아니라고 들었습니다.
파란짬뽕
21/03/13 03:18
수정 아이콘
투자이민을 계획하신다고하셨는데 제가알기로는 투자이민은 억단위 돈이 년단위로 묶이는걸로 압니다.
취업을통한 이민이아닌 투자이민을 계획하시는 이유가있나요?
어금니와사랑니
21/03/13 08:12
수정 아이콘
억 단위 수준을 넘어 20억입니다(...)
원래는 한 12억즈음이였는데 트럼프가 허들을 올려서

Applicants for a green card through investment (Employment Fifth Preference or EB-5) must not only invest $1.8 million in a new, restructured, or expanded U.S. business (or $900,000 if it's in an economically disadvantaged, "targeted unemployment" area), they must take an active role in that business.

https://www.business-standard.com/article/international/us-raises-threshold-investment-level-for-eb5-visa-from-1-to-1-8-million-119072401780_1.html
파란짬뽕
21/03/13 09:09
수정 아이콘
몇십만불인지 기억이 안나서 수억이라 적었는데
예전보다 엄청 올랐었네요
거의 오지말라는 수준인데요? 크크
어금니와사랑니
21/03/13 09:28
수정 아이콘
문제는 저 돈 줘도 번호표 뽑고 몇년 기다려야합니다 크크
장굴이
21/03/13 09:26
수정 아이콘
보통 투자이민 하면 아래 괄호에 들어가있는 90만불 투자를 말하지 않나요??
어금니와사랑니
21/03/13 09:2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잘못된 정보라 삭제합니다
장굴이
21/03/13 09:40
수정 아이콘
아는분이 투자이민을 준비하시면서 얘기해준것들과 많이 다른것 같아서 한번 더 여쭤봅니다.
미국투자이민은 프로젝트에 투자하면 되는걸로 알고있는데요 이게 브로커 낀 편법이라 말씀하신거에 해당하나요??

직접투자를 한다면 말씀하신대로 도시에 해야겠지만 프로젝트 투자도 상관이 없다면 직접투자 할 이유가 없는것같아서요
어금니와사랑니
21/03/13 09:49
수정 아이콘
아 제가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다시 찾아보니 말씀하신게 맞습니다. 혼선을 드려 죄송합니다.
이븐할둔
21/03/13 08:47
수정 아이콘
제가 일하는 직군이 돈은 괜찮게 벌리는데(완전한 실력주의라서요) 외국에선비자를 안내주거든요(.....)
21/03/13 03:30
수정 아이콘
한국은 반도체에서 밀리는 순간 나락일 겁니다. 대체할 다른 뭔가를 만들어냈으면 좋겠지만 아직까진 요원하죠.
toheaven
21/03/13 03:35
수정 아이콘
뭐도 모르는 저이지만 반도체에서 공감해요.
이븐할둔
21/03/13 08:48
수정 아이콘
심각한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문제가 뭔지도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굵은거북
21/03/13 04:07
수정 아이콘
해결책을 외부에서 찾는것은 위험할때가 많아요. 이민이 나의 인생을 바꾸어주지는 않습니다. 주류에 편입되지 못하는 벽을 느끼실 때도 많을 겁니다. 여기서 학교 다 다니고 한국으로 돌아가시는 분들도 많고요. 아마도 말씀하신 유학간 친구들 절반 이상은 귀국했을거에요. 한번 알아보세요. 취직해 오신분들도 한국으로 은퇴하시는 분들이 반절은 되고요. 물론 지금이야 한국이 살기 좋기 때문이겠죠.

본인 인생이니 알아서 신중하시겠지만 간단하게 몇년 살아보고 결정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여유가 되신다면 연수나 유학으로 일이 년정도 살아보세요.

언급하신 교수님 사회지도층이 미국에서 애 낳은것은 젊을때 미국에서 공부해서 그런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굳이 안좋게 보실 필요는 없어요. 자녀를 외국대학으로 보내는 경우의 절반은 한국에서 명문대를 못보내서 입니다.
이븐할둔
21/03/13 08:5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한국에서도 잘 살 자신은 있습니다. 자식을 낳아 기를 자신은 없네요 :) 말씀대로, 아직 토종 한국인에겐 한국이 좋은 면들이 상당히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굵은거북
21/03/13 08:54
수정 아이콘
저도 귀국과 현재에서의 생존 갈림길에 있는데 고민되는 부분이에요. 저는 사실 한국이 좋은데 애들 생각하면 어떤 선택이 좋을지 망설이게 되네요.
이븐할둔
21/03/13 09:27
수정 아이콘
어떤 선택을 하시건 잘되시길 기원합니다.
파워크런치
21/03/13 04:36
수정 아이콘
미국에서 지낼때는 확실히 총기사고가 좀 많고, 영어로 인한 문제들(흑인 영어는 아직도 알아듣기 어렵더라구요... 그리고 업무에서 조금이라도 복잡한 주제로 들어가면 어휘력이 확실히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등이나, 아시아권에서 지낼 때와 다르게 미칠듯이 불친절한 공무원(대표적으로 DMV), 카페나 식당에서 아시아권에서 직원들에게 당연히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기본적인 예의가 지켜지지 않는 모습들 등을 보면, 한국, 일본 등 아시아권 국가들이 살기는 확실히 편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굳이 어디선가 살아야 한다면 아직은 한국이 제일 좋고, 언어의 문제만 없다면 인구문제가 훨씬 완만한 일본이 그나마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하신 부분들에 대해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느끼고 있었고,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은 제 운명을 이 나라와 함께 나락으로 끌어내리도록 방치할 수는 없기에... 최악의 경우 다른 나라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스스로 꾸준히 노력하고 실력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습니다. 출산율은 최저치를 갱신하고 지도층은 시스템을 망가트려서라도 사익 편취에 열을 올리고, 오랜 기간 노력해 나름대로의 통찰을 얻은 전문가들을 무시하고, 비리가 드러나도 지지율이 유지되고 잘못이 아닌 것처럼 덮어버리는 사회라면, 앞으로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힘드니까요. 한국에서 있는 동안은 그래도 최대한 내 나라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지만, 거대한 역사의 흐름 앞에 일개 개인이 얼마나 무력한지만 느끼는 중입니다. 아직 살아갈 날이 많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언제든 탈조선할 수 있도록 계속 스스로의 실력을 갈고닦으며 정진해야겠지요.
이븐할둔
21/03/1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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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권 국가들이 서로 배려해줘서 살기는 편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지요 :) 사실 이민 1세대는 한국에 남는것이 개인에겐 더 이득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필요하다면 비열해질 각오가 있어야겠죠.
어금니와사랑니
21/03/13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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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건 전반적으로 동의합니다만 세가지가 걸리네요.

1) 미국의 social mobility는 American Dream이라는 표어와 다르게 추락한지 오래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사회 곳곳에서 균열이 일어나는 중이죠. 도날드 트럼프의 당선도 덕분에 가능했고요. 복지와 계층 이동 가능성을 본다면 차라리 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이 낫습니다.

2) 이민을 모든 것의 해결책으로 보는 경향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캐나다에서 만난 이민자들의 눈에 “희망”이 보였다고 쓰셨는데 보통 그 희망은 자식 교육 때문이더라구요. 많은 분들이 자식의 더 나은 삶에 희망을 느끼지 본인의 삶에는 희망을 그닥 느끼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3) 학창시절에 공부를 많이 안하셨다는데 그런건 상관 없지만 영어 실력은 정말 원어민급으로 만들고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준원어민급만 되어도 제약이 많아서... (아닌 사람들도 잘 산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가보면 확 느껴지죠. 임금이 높은 직장 다니는 사람들은 다들 영어를 정말 잘하고 반대로 웨이터, 가이드 등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직장 다니는 분들은 영어를 잘 못합니다. 저도 원어민들이 비원어민인줄 모르겠다고 이야기할 정도의 준원어민급인데 제약을 많이 느낍니다). 이는 작성자님께 또 다른 좌절을 안겨주실 수 있습니다.

저도 글에서 적어주신 이유 등으로 다시 떠나는걸 생각 중이라 남일 같지 않습니다. 파이팅하시고 원하시는 것을 얻으실 수 있도록 건승하시길 빕니다.
이븐할둔
21/03/1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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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1. 말씀 감사합니다. 더 알아보겠습니다. 2. 사실 이민자가 가지는 삶의 고단함은 자본의 부족에서 오는 면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잘 준비해야겠죠. 3.영어는 한국에선 꽤 하는 편입니다. 더 노력해야겠지만요. 외국어 배우는거 좋아해서 그부분 걱정은 덜하는중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시건 살아남읍시다. 파이팅하세요.
스무디
21/03/1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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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은 절대 아닙니다. 돈이 많으면 상대적으로 좀 낫긴 하죠.
뒹구르르
21/03/1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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겪어보지 않은 사회에 대한 동경은 누구에게나 충분히 있을만하고
실제로 여기보다 다른 곳이 좀 더 잘 맞는 경우가 있긴하겠지만
외국에서의 삶은 여기서의 삶보다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한번 알아보세요 말씀하신 외국으로 간 아이비 출신들조차
8,90프로는 이미 한국으로 돌아왔거나 한국으로 돌아올 길을 찾고 있을거에요
이븐할둔
21/03/1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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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것 자체가 고난과 시련의 연속에 가깝지요. 소위 금수저들도 나름의 고충이 있는 편이고요. 그럼에도 살아갈 수 있는건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도피성 유학도 경우를 많이 보긴 했네요.)
toheaven
21/03/1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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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통일된다면 어때요?

통일되면 좋은가? 나쁜가?
단기적으론 힘들다고 본 것 같은데...
저는 막연히 꿈만을..

흥미진진하게 읽었고 무서움, 두려움이 있었네요.

그런데 동북아의 중심지라고요. 지리적 위치가 중요해서 인천 영종도에 외국호텔사업가? 가 샀다고 예전레 방송에서 하는 거 봤는데요. 그리고 외국인, 특히 중국인이 한국에 집 가지고 있고...

글쎄..유투브 보면 뭐였었는지...한국의 미래가 암울하던데....우선 지방은 붕괴되고 아가들 울음 소리 듣는 것도 흔치 않고..

유학, 이민.... 한국보다 제도, 시스템이 잘 갖춰지고 넓은 세계를 경험하는 것도 좋구요... 저도 기회와 여건이 된다면 미래의 아이들에게 휴학을 권해보고 싶고 무엇보다 세상에 이로운 사람이 되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무엇인지 궁근해지네요. 절대, 결코 예측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독립군의 염원이 승리할 거라는 걸, 한국이 광복할 거라능 걸 누가 알았을까?
몇 년 전에 잠깐 앞으로는 이민이 아닌 이주로 살고 싶응 나라에 가서 사는 경우가 일반적이 될 것 같은 생각을 막연히 해봤었는데요. 이런 생각을 왜 했더라..이민이 일반적인 게 되다 보니 앞으론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들었적이 있네요.
이븐할둔
21/03/1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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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통일은 북한인, 부와 권력을 쥔 사회 지도층을 위한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변빌라1호
21/03/1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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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이민에 얼마가 필요한지는 아시는 거죠....?
이븐할둔
21/03/1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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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아파트 한채값도 안되던걸요?
스무디
21/03/1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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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글쓴님의 문제는 환경의 문제보단 좀 더 개인적인 문제로 보이네요.
그리고 딱히 다른 환경이 그 문제를 해결해주진 못할 듯 보이네요.
환경이 바뀐다 한들 또 다른 새로운 문제들을 거기서 만날거고 지금은 괜찮을거라 생각하지만,
지금 모습을 볼때 글쓴님이 그런 문제들에서 과연 얼마나 자유로울지는 모르겠네요.
잠시 있어봤다고 말씀하시지만 여행을 가거나 어학연수등을 통해 잠시 머므는 것과 거기서 삶을 꾸리는 건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그리고 지금 고민하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 중 일부는 없어지겠지만,
곱절로 새로운 문제들을 새로 만날거고 그 안에서의 불합리함을 또 마주할겁니다.

삶을 살아감에 있어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타인과 세상을 받아들이는 자세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건 어떤 사회에 속하더라도 똑같을거라 생각하고요.
주위에 비슷한 성격의 친구가 있어서 말씀드리면, 비슷한 생각으로 10년전에 미국으로 떠나서 뉴욕에 정착했다가
얼마 지난 후부터 맨하탄의 미친듯한 생활비에 대한 불평만 페이스북으로 늘어놓더니 언젠가 핀란드로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죠.
그 이후론 더이상 알아보진 않았습니다만, 다른 친구에게서 핀란드 생활도 결국 실망하고 얼마전 10년만에 다시 한국으로 들어갔다네요.
위에서 묘사하신 본인의 성격이 그의 성격과 너무 비슷해서 드리는 말입니다.
여러 면에서 흡사하다고 생각합니다만, 특히 자신의 생각과 다르고 불합리하다고 느끼면 절대 참지 못하는 성격이죠.
그 성격때문에 학창시절이 순탄치 않았던 점 마저도 비슷하고요.

글쓴님이 생각하는 희망이 다른 사회에 과연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도대체 그 희망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투자이민으로 간다면 도대체 어떤 사업을 생각하시는지요?
그 사업이 과연 글쓴님의 꿈이었나요?
사업이 손쉽게 풀리지 않으면 어떡하시려나요?
이 외에도 수많은 질문들이 있고, 그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해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븐할둔
21/03/1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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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말씀 감사합니다. 에이, 사회인 되서 학창 시절대로 살면 안되죠. 모든 게 좋기만 한 곳이 어딨나요. 어디나 빛과 그림자가 있는 법이죠. 사실 이거 저거 따져서 안정성만 보면 태어난 곳에서 시류가 변해가는대로 맞춰서 사는게 제일입니다. 그럼에도 위험을 감수하고 모험을 해볼거냐, 주어진것에서 변화를 꾀할거냐가 가치관의 차이겠지요. 그리고 세상 어디가건 자기가 현지에 필요한 돈이나 기술이 있고, 노력할 자신이 있다면 돌파할 수 있다고 보는 편입니다. 실제로 그런 케이스도 많이 봤고요.
스무디
21/03/1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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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더 의문이네요. 조금만 덧붙이면 글쓴님의 한국에 대한 비젼엔 전혀 동감하지 않습니다. 미래 가능성이 있고 혁신적인 사업들에 다양하고 또 적절하게 투자하고 있으며 이미 현재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글쓴님의 시야가 약간 좁지않나 생각합니다. 다만 몇몇 부정적인 부분에 너무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어쨌든 글쓴님의 생각을 존중하며,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가시길 빕니다.
이븐할둔
21/03/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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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한국의 산업 분야에서 여러 경쟁력 있는 시도들이 있는건 사실의 영역입니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려면 여러 조건이 따라줘야겠지만요. 말씀대로 각자가 보는 세상, 원하는 비전에 맞춰서 삶을 살면 될 일이겠지요.
toheaven
21/03/1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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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디 님의 글도 잘 보았습니다. 그 중 '삶을 살아감에 있어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타인과 세상을 받아들이는 자세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걸 담고 싶어서 뽑아봤어요. 또 읽고 싶은 글, 감사합니다.
그 닉네임
21/03/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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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이민가시는거면 그래도 돈 좀 있으시네요.
나라가 망하는게 보여도 이민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적은 이유는, 이민가는데 노력이나 돈이 너무 많이 듭니다.

대개 한국에서 살기 힘든 사람은 돈이 없고,
돈이 많은 사람들은 한국에서 살기 괜찮거든요.
그 사이의 끼인 사람들이 생각보다 적습니다.

마지막 문단은 정말 좋은 말 같습니다.
이븐할둔
21/03/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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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이민이란 화두에 10년 정도 관심두고 살았는데.... 말씀대로 쉽지 않은 이야기에요. 돈을 가진 사람은 위험을 무릎 쓰고 기반을 옮겨야하고, 돈이 없는 사람은 한국 못지않은, 어쩌면 한국보다 더해질수도 있는 몸만 가져온 이민자 1세대의 부조리를 겪어야합니다. 현실적으로 이민이 확실하게 이득이라고 할 만한 사람은, 타국에서도 인정 받는 전문기술을 가진 사람 뿐이긴 해요 :) 나머지는 얻는 것과 잃는 것, 본인 능력과 적성의 문제에 달린 것이고요.
iPhoneXX
21/03/1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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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자체에서 한국에서 뭔가 크게 당하셔서 분노로 이민을 결정하신건지 모르겠는데, 미국이라고 다른게 없죠. 거기도 고위층 자녀들 혜택 다 보고 다니는건 여기나 똑같고, 다만 뒤에서 몰래 해먹는 한국 문화와 달리 그걸 당연하게 만든 시스템? 문화? 정도가 차이라고 봅니다. 물론 최대 패권국이고 분야에 따라 기회가 더 클수 있다는건 강점이라고 보여지고요. 뭐가 선후 관계인지 모르겠지만 한국의 미래 성장성과 부조리함에 따른 선택이 미국이라는건 이해하기가 어렵네요. 극단적인 자본주의 장,단점을 다 보여주는 마냥 좋다고 보기 힘든 케이스 아닌가요?
이븐할둔
21/03/1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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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아, 저는 자본주의 엄청 좋아합니다. 궁극적으론 자본주의적 발전 방향이 사회에 이롭다고 보는 편이고요. 말씀대로 한국은 어딘가를 마냥 부러워하기엔 "지금은" 살기 괜찮은 면이 제법 있는 나라에요. 지금은요. 지금의 모습이 쭉 유지될 거라고 전망하신다면 남아계시는 편이 여러모로 좋습니다.
21/03/1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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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일단 호주는 비추합니다. 우리 나라에서 동남아 노동자에 대한 이미지가 별로 좋지가 않죠? 호주에서 코리안 이미지가 그렇습니다. 솔직히 그보다 더 나쁘죠. 우습고 만만하게 보니까요. 한국 여자 별명이 KFC(korean fxxking cxnt), yellow cab(돈만 내면 태워준다)일 정도니..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는 유학 시절 국적을 물어보면 japanese라고 하고 다닐 정도였습니다. 그럼 최소한 술마시다 아무 이유없이 맥주병으로 뒤통수 맞을 일은 없거든요. 제가 직접 보고 겪은 한국인 인종 차별 피해사례(최소 강도, 강간 이상)만 해도 차고 넘칩니다. 참고하세요.
이븐할둔
21/03/1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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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아픈 체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호주에서 온 친구에게 은근 인종차별이 쩐다는 이야긴 들었는데, 같은 이야기를 또 듣게 되는군요.
피디빈
21/03/1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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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맨드센터를 띄워서 본진을 옮기는 것보다 작게라도 멀티를 돌리는 건 어떨까요. 1년의 반은 한국에서 지내고, 반은 남반구의 나라에서 지내는 걸 꿈꾸고 있습니다.
이븐할둔
21/03/1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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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레벨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생계 문제일겁니다. 어디든 확실하게 돈 벌 수 있는 수단이 있는 쪽이 좋겠죠,
피디빈
21/03/1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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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를 돌린다는 건 아무래도 경제적 기반이 한국에 있고 직장에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을 포함하는 것이겠죠. 원래는 충청도 쪽에 전원주택을 짓고 서울에 왔다갔다 하며 지내고 싶었는데 요즘 정부 스탠스와 사회적 분위기가 갈수록 피곤해지는 듯 하네요. 글을 읽다보니 굳이 한국을 이렇게 고집해야 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한국의 겨울 추위를 겪는게 힘들어지는 것도 있구요.
딸기콩
21/03/1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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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우리나라는 올라가긴 어렵지만 그자리에서 살기엔 괜찮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더할테구요.
저는 큰 불만은 없습니다만 누군가에겐 힘든 곳 일수도 있겠죠.
주변에 이민가신 분들보면 생각보다 힘들어보이던데 잘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이븐할둔
21/03/1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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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나는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겠다, 평온한 내 일상만 유지된다면 괜찮다,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 분들에겐 아직까지 좋은 국가라는 점에 동감합니다.
몽키매직
21/03/1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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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를 결정한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묘사하시는데, 액티브하게 외국에서 생활해보고 한국이 낫다고 결론 내리신 분들도 많아요. 이븐할둔님은 아직 사회 초년생이신 것 같고, 이미 외국물도 몇 년 씩 먹어본 사회생활 경험자들(선배들이죠)과 비교하면 아직 초보 단계라는 걸 잊지 마십시오. 저도 미국 10년 정도 살다 왔지만, 저와 2세까지 고려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여러가지 면에서 한국이 살기가 훨씬 좋다고 생각하고, 제 주변 외국물 먹은 친구들 똑같은 이야기 합니다. 많은 기대를 하고 외국 나가시면 실망이 클 거라 생각합니다.
방구차야
21/03/1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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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서른살때 돌아보면 비슷한 생각을 했던것 같습니다. 청소년기에 상시적으로 전쟁날지 모르는 분위기에서 자랐고 성년이 되고 난후 급변하는 사회상에서 정신없고 불안하지만 그래도 좋은 나라가 점차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명박 대통령 되는거 보고 이 나라를 떠나야 겠다 생각했었죠. 유학의 기회도 있었고 결혼한지 얼마안되 이민을 염두에둔 해외도전을 하게 됩니다.

졸업하고 짧게 취업도 하면서 1차적으로 목표했던것은 이뤘지만, 계속해서 이방인으로 산다는 것이 참 힘든일이었습니다. 최초 1-2년은 새로운 세계의 매력에 빠져 너무 좋았고 영원히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죠.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음료수 캔 마저 아름다워 보일정도 였고, 오래된 건물의 습한 곰팡이 냄새마저 향기로웠으니 그 도시와 대자연,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건 황홀할 지경이었습니다.

미국에서 5년정도 살아본 경험으로는, 유학,취업,장기체류,이민은 각자 다른 난이도와 무게로 다가온다는 겁니다. 졸업이후 취업을 하며 벌이와 생존이라는 현실을 직면해야 했고 외노자로 할수있는 일들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비자, 언어문제와 더불어 언제까지 이 불안정한 부초같은 삶으로 떠돌아야 하는가라는 회의가 들었죠. 불법적으로 한인타운에서 나오는 일들을 할수도 있었으나 장기적으로 생각할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한국인으로 태어나 언어와 문화에 익숙해져버린건 쉽게 바꿀수 없는 일이고 내 세대에선 이룰수 없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2세를 위해, 출산을 통해 미국시민권을 자녀가 획득하는 것에 대한 생각도 있었으나, 가족이란 울타리에서 내가 과연 기본적이고 안정적인 삶을 아이에게 제공해 줄수있을것인가, 상황도 안되는데 단지 시민권 하나 달랑 받자고 지금 나 하나 건사하는것도 벅찬데라는 생각에 결국 출산은 계속 미루게 되었죠.

한국의 부조리가 싫어서 떠났다고는 하지만 돌아보면 결국 한국에서 나고자라 갇혀있던 나의 세상을 넘어보고자 했던 욕구가 더 컷다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얘기한 이명박은 근본적 원인이 아닌, 그당시 불안정한 미래에 명분을 부여하려는 그럴싸한 나만의 핑계였다고 생각합니다. 동경했던 미국이란 사회에도 부조리가 있고, 소수이자 약자인 동양인 외노자로서 느끼는 불합리는 더 클수밖에 없었죠.

지금은 오래전에 한국으로 돌아와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한국은 더 발전했고, 외국에 나가있었을때 미약하게 느꼈던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동경이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지금은 더 확연해진 상황이죠. 해외에 체류했던 기간동안 학위도 따고 외국회사에서도 일했으나 출발점은 도피였다고 되뇌이게 되네요. 도피한 곳은 그리 이상적인 곳도 아니었고, 떠난 이 땅이 그리 못살만한 곳도 아니라는 것이 진실입니다. 다만 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른것이죠. 그렇다고 그 선택의 시간을 후회하거나 수년간 사서 고생하고 경험했던 것들에 대해 자책하는건 아닙니다. 힘들었고 다른 개념의 고난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가치있는 시간이었고 더나아가 그 그 이전에 무감각했던 것들에 대해 더 잘 인지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젊은 나이에 어떤 자극점을 통해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한다는건 권장할 일입니다. 더 많은 한국 사람들이 세계로 나가 짧게 경험을 하건 오랫동안 정착하며 살다 이민까지 이어지건, 한반도라는 작은 영역에서 확장해 나갈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염세적, 비관적 생각에 매몰되어 마치 지옥에서 탈출해 이상향을 지향하는 것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은, 세계 어디에 가있건 한국사람은(또는 한국 국적이었던 사람은) 한국의 영향권 아래 살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국가와 개인은 별개의 것으로 생각되는 경향도 있지만, 더욱이 해외에서 국적의 존재감은 무시할만한 수준이 아닙니다. 해외에서 일이 잘풀려 이민이나 귀화를 하게 된다해도, 완벽히 그 나라 사람이 될수없고, 한국을 등지고 살수도 없습니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분들은 한국이 이 나라보다 좋냐 나쁘냐를 따지는데 언성을 높힐게 아니라. 그 나라와 한국의 중간자로서 두 나라 공동의 발전과 우호를 위한 역할을 부여받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망하는 상황으로 갈 가능성 보다는 더 잘될 가능성이 더 큽니다. 이제껏 그래왔고 이정도면 정말 많이 발전한거 같은데라는 생각을 항상 넘어 발전해 왔었죠. 단지 경제적인 측면 뿐 아니라요. 그와는 별개로 본인이 일년이라도 젋을때 해외 경험 해볼수 있으면 하면 좋고 그게 길어져 이민이나 귀화로 이어진다해도 결과적으로 한국이 계속 잘나가면 본인한테도 후대에게도 좋은겁니다. 본인이 할수 있는 사업의 기회나 모국과의 교류에서 예상되는 장점, 현지인들의 한국에 대한 브랜드적 인식과 가치부여등..

정착과정에서 고생을 많이 하신 분들중에 일부는, 한국에서 어떤 경제위가나 대북관련 위기상황이 도래할때 마치 노아의 방주를 타고 잘 탈출했다는 것에 위안을 삼으려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한국사회의 전반적인 모습이 본인의 인생보다 더 망한꼴이 되야만 자신의 힘겨운 타지고생이 역으로 가치상향이 된다고 믿는 어리석은 모습들입니다. 고작 먼 이국에 갖은 고생을 하며 정착을 한 목적이 모국의 절망을 기대하고 기원하는 것이라니.. 그런 성향이 되지 않으시길 바라며, 준비중이신 일들 잘 진행하시길 바랍니다.
21/03/13 14:1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어렸을 땐 어떻게든 이 구린 한국을 탈출해서 외국에 나가야 한다고 굳게 맘먹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냥 눈앞의 삶만 생각하며 그냥 여기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 셈이 되었네요.
어렸을 땐 외국의 문물을 보며 '우리나라는 뭐 이렇게 구려'라고 생각했었는데
더 많은 걸 접하고 다른 나라들의 삶을 가깝게 접해보게 될수록 '어디든 각자의 방식으로 구리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어오기도 했고
지역이든 직업이든 인간관계든 '도망쳐간 곳에 낙원은 없다'는 체험을 하나하나 더 쌓게 되어왔고...
뭐 그래도 객관적으로 좋다기보다는 '나에게 더 맞는 상황'이라는 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을 바꾸든 직업을 바꾸든 소득을 바꾸든 했을 때 나와 맞는 것이 있을 가능성은 있겠지요.

한국은 거의 지속적으로 사상최고점을 갱신해온 사회이고,
그러면서 더이상 희망이 없다, 올라갈 것은 없고 내려갈 것만 남았다는 느낌은 언제나 존재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 TV의 시사고발 프로그램 같은 걸 보면서 "와 이젠 이 나라는 망했구나" 라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어요.
하지만 그런 예상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배신을 당해오긴 했죠.
주가 차트를 보며 '이 정도 올랐으면 이젠 폭락만 남았어'라고 생각하는 종목이 수십년간 우상향하는 걸 보고 있는 것처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느끼는 한국의 불안요소는 중국,북한 옆이라는 점이고 이 불안요소는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즘 생각하는 또 하나의 불안요소는, 그동안은 선진국을 벤치마킹하며 뒤를 따라가는, 목표나 정답이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젠 그런 길잡이(?)가 없어지고 있는 상황(오히려 한국을 벤치마킹하려는 나라가 많아지는 상황, 저나 님이 외국을 동경하듯 한국을 동경하는 외국인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 잘 적응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입니다.
'윗세대 한국인들에게는 희망이 있었는데 지금의 젊은이들에게는 희망이 없다'라는 식의 불안도 이런 상황에서 발생하는 느낌이 아닌가 싶고,
그것을 포함해서 요즘 터져나오는 각종 사회이슈와 불만들 중에는 이런 새로운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들,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들이 꽤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다른 선진국들이 그래왔듯이 그런 문제들에 대처해가며 선진국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인지, 극복을 못하고 다시 후퇴할 것인지의 기로에 있는 거겠죠.
(어떻게 생각해보면 '희망'이라는 걸 뭐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사고방식의 문제일 것 같기도 합니다.
고용문제를 예로 들어보자면, 개도국이라는 상황에서는 일본식의 종신고용과 연공서열 등이 개인들에게 '희망'일 수 있겠지만
선진국이 된 상황에서는 그건 낡은 구습일 수 있고, 그것만이 '희망'이라고 생각하는 개인은 불행해질 것 같습니다.
상황이 달라짐에 따라 '희망'이란 개념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을 생각하고 계시다고 했는데, 제 경우에는 미국이라는 나라는 최고의 강대국이긴 하지만
그 곳의 사는 개인으로서의 생활이 좋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긴 합니다.
(돈 많으면 한국이 제일 살기 좋은 나라라는 말에도 일정 정도 공감하고.)
저는 돈을 모아서 세계 여러 곳에 거처를 만들어서 적당히 옮겨다니며 살다가
필요하다면 투자이민이든 뭐든 그 당시에 괜찮을만한 곳의 국적을 사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글 쓰신 분도 저도 더 좋은 삶을 얻게 되길 바랍니다.
21/03/13 19:43
수정 아이콘
저도 글쓴분이랑 비슷하게 군대~대학생때 국정농단을 겪었고
근 짧지만 몇년간을 보며 한국이 더 나아질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강하게 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탈조선을 꿈꿔 왔구요.....
그러다 최근 취업준비를 하며 여러 생각을 했는데 해외에서 과연 제가 적응을 잘하고 살지 의문이 들더군요.
직장, 돈 문제를 제쳐두고 생각해도 우선 가족, 친구들 문제가 상당히 크고, 거기다 저는 몸이 좋지 않아 의료 문제도 꽤 큰 것같습니다.
그리고 환경이 바뀌면 적응하는데 상당히 오래걸리는데
과연 해외에서 그 나라 문화에 다시 순응하며 잘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도 상당히 들게 되었구요.

이민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고 생각됩니다. 만약 그곳에서 적응을 잘하게 되고 안착을 할 수 있으면 리턴이 크겠지만
실패하면 기댈곳 없이 말 그대로 막장에 닫게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글쓴분께서 후회하지 않을만한 선택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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