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유일하게 드나드는 커뮤니티인 피지알에 넋두리를 늘어놓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에 꾹꾹 참다 오늘은 무슨 말이라도 하지 않으면 속병이 생길 것 같아서 장황하게 떠들어 봅니다.

거리 곳곳에 폐점한 상가들이 나오더니
1월 1일부터 같은 건물 아래층 식당에
아니, 며칠 전까지 식당이었던 곳에
드릴 소리가 요란하다.

여기저기 버티지 못하고
신음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그저 견디는 것도 힘든데
상대적인 박탈감 때문에 더 그런 듯.

손발을 다 묶어두고
멀건 죽만 떠먹여주는 기분이다.
그마저도 이런저런 구실을 들어
쌀알은 다 건져내고
쌀가루만 희멀건하게 풀어놓은 것 같다.

게다가 연장에 연장...
언제 끝날지 가늠도 되지 않고.

1.5단계 시행 이후
음식을 먹으면 위험하다며 금지를 시켜서
매장 내에선 간단한 간식도 먹지 못하고
하루 종일 굶어가며 일을 해야 했다.

여러 곳에 문의를 해서
별도로 분리되어 있는 창고에서
혼자 먹는 건 가능한지 물어봤지만
그마저도 안 된다고 했다.
대체 무얼 위한 방역 지침인지
이해할 도리가 없다.
혼자있는 공간에서 음식을 꺼내 먹는 걸로
다른 누군가에게 해코지를 하는 게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정작 음식점은 운영이 가능하고
실내 체육시설은 위험도와 관계없이
2.5단계 시행 이후
전면 운영 중단 중이다.

아무것도 안 하면
뭐라도 하는 것 보다야 덜 위험하겠지.
하지만 마스크를 쓰고
활시위를 당기는 게
대체 무엇보다 위험하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나도 한계에서 깔딱거리는 중인데
더 오랫동안 고강도의 제재를 당한
업종 종사자 분들의 어려움은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정부에서 마련한 대책이라는 게
그 동안의 손실분 중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영업이 금지 되었어도
나와 직원들의 4대보험료 고지서는
꼬박꼬박 잘도 도착한다.

쉬는 사이 임대료를 내야 하는 날짜도
한 바퀴 돌아 잘도 찾아왔다.
벌써 여러 달 째 입금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채근하지도 않는 임대인이
고맙고도 미안하다.

대출도 이제 다 써 버린 지 오래라
영업마저 할 수 없는 지금 상황엔
더욱이 여력이 안 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겠지.

2주 후에도 다시 쳇바퀴에 갇혀 버리면
그대로 계속 제자리걸음을 하다
탈진해 버릴 것 같다.

멈출 수 없으니 달리고는 있는데
언제 문이 열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