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나는 새해 첫날로는 친구들과 아마도 퓨리였나?를 코엑스에서 새벽영화로 본 뒤 집으로 오는 길에
구리한강시민공원에서 추위에 벌벌 떨면서 새해 첫 해돋이를 본 것도 있지만 역시 가장 인상깊은 것은
고등학교 때 레드얼럿2 소련군 미션 7 - 크로노 디펜스를 하고 있는 새 해입니다.
당시 아버지는 약속으로 집에 오지 않으셨고, 어머니와 할머니는 tv를 보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컴퓨터가
거실에 있었기 때문에 전 거실에서 열심히 소비에트 연방을 미제놈들 손에서 지키고 있었죠.
당시 실력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크로노스피어를 이용한 연합군 놈들을 열심히 방어하고 있을 때
등 뒤에 TV에서는 보신각 종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때는 인싸나 아싸란 말이 없었으니까 말인데
요즈음 말로 하면 인싸들이 새 해 첫날을 축하하고 있었다면 전 묵묵히 어머니 러시아를 지키고 있었죠.
이번 새 해는 어떻게 보낼까 하다가 술을 마시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술을 마신 날이 2일이여서 안 마시고
한 달을 채울까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2020년의 마지막 날과 2021년 새 해 첫날에 술을 마시면 어떨까?'
그래서 지금 저녁도 조금 먹고 아직 대기 하고 있습니다. 11시 반부터 마셔서 12시를 넘기기만 하면은 완벽한 마무리와 시작이 완성됩니다.
술은 아까 낮에 얻은 4캔의 6천원인 파울라너와 카이저돔입니다. 아쉽게도 하이네켄 다크는 없었는데 검색을 좀 해보니
아무래도 최근에 롯데마트에서 4캔 6천원을 종종하는 거 같아서 다음을 노려봐야겠습니다. 술 다음은 안주인데 치킨을 시키기에는
아까 어머니께서 마트에서 칠면조를 사오신거라 애매하고 라면볶이에 만두 좀 데우고 닭다리스낵이나 오징어집으로. 맥주 말고 집에
연태고량주와 발렌타인17년산(아버지 환갑 때 친척형이 들고 온 것이 남아 제가 회수)도 있는데 마실지 말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런 걸 굳이 인터넷에 올려서 다른 사람들이 보는 것은 손이 오그라드는 일이지만 신나게 적어놓고선
등산 4회 말고는 지킨 적이 없는 제 자신을 채찍질 하기 위해서 올려보며 이번 년도도 별거 한게 없고,
그나마 쓰던 일기를 이어나간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내년은 과연 어떨지....
그럼 두 번째로 넘어가서 2020년에 본 영화들입니다. 2019년에는 많은 영화를 보고 겨울왕국2 덕분에 CGV RVIP가 되었습니다만
아직까지 특별관과 평일 무료 쿠폰은 쓰지도 못했고, 나름 신의 한수라고 판단한 골드클래스 무료표는 코로나가 심화되어 아 망했어요...
2020년 본 영화 중에 호옹이! 후기 써야지 했는데 안 쓴 영화들도 있네요.... 맥 누나 너무 예뻐....
저는 포토티켓(메가박스는 포토카드긴 하지만 포토티켓 어감이 좋으니) 만들 때 방법이 있습니다.
무조건 영화를 본 후에 전체 감상 느낌을 토대로 포토티켓을 고릅니다. 캡틴 마블을 예로 들으면 공식포스터가 주인공과
주인공이 소속된 팀원들이 같이 있는 것이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는 팀원들 있는 건 전부 제꼈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인물을 제끼고 중요한 인물은 넣고 거기에 딱 느낌이 오는 걸로 만드는 편입니다.
캣츠의 충격이 가시지도 않은 채로 미드웨이를 보았고 올해 2020년 첫 영화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이었습니다.
이 때 '기생충' 상받는다 뭐다 해서 싸게 하길래 잽싸게 봤습니다. '스파이 지니어스'는 비둘기 불쾌한 골짜기에 빠져서 그런지
영화는 그냥 그랬습니다.
'조조래빗'은 어쩌다가 주인공과 비슷한 나이대인 초등학교 3학년인 조카를 데리고 봤는데 조카가 과연 이 우아하고 즐겁고 슬픈 영화를
어디까지 이해했을까요? '1917'을 보고 나서 무조건 포토티켓은 주인공 혼자 앞을 향해 달려가는 장면이다! 라고 생각했지만 세상일 뜻대로 안된다고 그런 포스터나 이미지는 없으니 그냥 최대한 비슷한걸로....(엔드게임도 캡틴 혼자 맞서는 장면이나 타노스 앉아있고 캡아, 아이언맨, 토르 다리 보이는 장면도 끌렸으나 실패) '작은 아씨들' 본 느낌이 저 포토티켓입니다. 네 자매는 무엇을 보고 있을까요. 저 영화 덕분에 만년필 샀습니다. 플래티넘 프레피.... 5천원도 안하는 거지만 사각사각 청각이 자극되었어요
'결혼이야기'하면 Being Alive 노래가 머리속을 맴도네요. 두 주인공이 서로를 비난하는 장면에서 연기력에 압도되었죠. 막상 저렇게 뽑고나서 그냥 'Marriage Story'로 할껄 생각이 들었습니다.(포토티켓 만들때 한글제목 할지 영어제목 남길지 고민합니다.) 정말 웃기게도 친구가 저녁에 볼래? 했을 때 나 용산에서 영화보는데 / 너도? / 너도? 난 '어바웃 타임' 볼건데 / 어 나돈데..... 이 영화는 후기 따로 써야죠 할말이 많으니. 예전에 한 번 도전했다가 지루해서 포기한 게 '마이 페어 레이디'인데 각잡고 영화관에서 보니 왜 사람들이 오드리햅번 오드리햅번 하는지 알겠습니다. 또 한 번 특별전하기를 기다려서 다른 작품도 봐야겠습니다. 다만 아쉬운건 영상이 짤린거 같다는거...
팬무비는 역시 팬이 봐야 버티지 않을까요? 어떤 분은 최애 아이돌 말고도 다른 아이돌 콘서트도 가보고 영화로 나오면 보기도 한다던데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왜 4x까지 했는지 모를'아이즈 온 미 : 더 무비'였습니다. '온워드'는 픽사가 좀 약해졌나라고 느꼈습니다. 인사이드 아웃의 감동이 너무 컸던 걸까요? 김태리 배우의 매력을 알게 된 '리틀 포레스트'입니다. '조용하고 맛있는 이 영화 속 숲에 빠지다'라고 cgv에 제가 한 줄 평을 썼군요
'테넷'을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게 전 솔직히 영화 내용 반도 이해 못했거든요. 그런데 이 영화는 그냥 이해 않고 느껴도 충분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깊게 생각하는 사람과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 둘다 잡는 거지요. 영화가 세 시간이나 된다해서 '킹덤 오브 헤븐' 볼 때 걱정 되었지만 다행히 화장실을 크게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주인공, 보두앵4세, 살라딘 해서 괜찮은 포스터가 없었기 때문에 이걸로 했습니다. 솔직히 시빌라는 뭐 그냥 그랬지만 에바 그린 누님이 너무 예쁘니까.... '노트북'은 혹 이 지루한 영화 후기를 다 읽으셨다면 왜 봤는지 아실겁니다. 영화를 액자 형식으로 봤을 때 그림에 해당하는 본편이야기는 뻔해서 아무 느낌 없었는데 틀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눈물 핑
'지옥의 묵시록'의 경우 그 주인공 얼굴만 있는 포스터가 인상깊었지만 영화를 다 본 후 감상은(
https://ppt21.com/freedom/89029) 가는 여정이 정말 인상깊었기에 이 사진을 썼습니다. 다만 영어제목에 익숙치 않아 한글제목을 찾았는데 익무의 어느 분이 바로 편집해주셨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제 88차 세계대전'이 아니라 '원더우먼2'입니다. 사마천의 사기가 생각났었죠(
https://ppt21.com/freedom/89674). 스티브와의 투샷이 없어서 가장 느낌있는 것으로 포토티켓 했습니다.
다들 2020년 고생 많으셨습니다. 2021년 새해를 위해 전 맥주와 안주를 준비하러 가보겠습니다.
새 해 복 미리 많이 받으세요
코로나19야 2021년엔 좀 끄지라!
ps. 레드얼럿2 짤은 여기서 캡쳐했습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bOTXkejjFuw&list=PLG3HP-4qA9S-fkhYS26mDbhCztKoG35cN&index=19)
ps2. 저도 올해 마지막 해를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