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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8/10 18:15:53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잡학] 영어로 국제어를 뜻하는 Lingua Franca 의 어원은?

Lingua Franca (링구아 프랑카) 는 영어로 국제어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라틴어로 "프랑크인의 말"이란 뜻이죠

 

예문) French was the lingua franca of the 19th century 

프랑스어는 19세기의 국제어였다 

 

예문) English is today the lingua franca of business and politics 

영어는 오늘날 비즈니스와 정치의 국제어이다

 

원래 18~19세기 유럽 귀족들의 공용어가 프랑스어였기 때문에 생긴 말인줄 알았는데, 요즘 레반트 지역에 관심이 생겨 관련 서적들을 읽어보니, 이 단어의 기원이 생각보다 훨씬 오래된 것이었습니다. 

 

Lingua Franca 는 레반트지역 (오늘날 터키 해안도시에서부터 이집트 알렉산드리아까지 이어지는 해안도시들) 에서 활동하던 상인들이 사용하던 말로 프랑크인의 말이란 뜻인데, 당시 레반트 지역의 사람은 서유럽 사람들을 모두 프랑크인이라고 칭했기 때문에 사실상 유럽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진짜 유럽어는 아니고, 이탈리아어를 기초로 해서 프랑스어, 그리스어, 아랍어, 튀르크어 등이 짬뽕된 언어였습니다. 우리가 간혹 영어와 한국어를 막 섞어서 쓰는 걸 콩글리쉬라고 부르는 것처럼 말이죠. 

 

중세시대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이 벌인 상업활동을 중심으로 파생되어 훗날 남부 프랑스인들도 이 무역에 참여하면서 정착된 엉터리 이탈리아어(broken italian) 또는 엉터리 프랑스어(broken french) 였습니다. 

 

바로크 시대 유럽 귀족들이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삼았기 때문에 Lingua Franca가 된 게 아니고

 

중세 상인들이 사용하던 말을 lingua franca라고 했었다는 게 참 흥미롭습니다. 

 

PS. 이와 비슷한 사례로 18~19세기 중국 광저우에서 중국상인들과 유럽상인들이 같이 소통하던 공용어를 Pidgin English라고 하는데 Pidgin(삣진)은 광저우 사람들이 비즈니스를 자기네들 식으로 발음한 것이었습니다. 그럼 pidgin english는 비즈니스 영어가 되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long time no see 도 아편전쟁 무렵 중국 상인들이 만든 말이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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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크모나크
20/08/10 18:19
수정 아이콘
퇴마록에 나오는 에스페란토어 이런건 별로 사용되지 않나봐요;;
aurelius
20/08/10 18:21
수정 아이콘
사실상 실패한 프로젝트인걸로....
20/08/10 20:00
수정 아이콘
오덕의 링구아 프랑카는 일어라던데 사실입니까?
Lord Be Goja
20/08/10 20:48
수정 아이콘
깊은 소양을 나눌때 필요하며 분위기를 낼때 좋으니까 라틴어라고 봐야합니다!
부질없는닉네임
20/08/10 20:28
수정 아이콘
지금까지 의심해 본 적이 없었는데 long time no see는 한문을 영어단어로 직역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네요
새강이
20/08/10 20:35
수정 아이콘
헐 중국어 문장 중에 오랜만입니다 할때

하오 지우 부 찌엔 hao jiu bu jian 에서

jiu(오래=long time) bu(못=no) jian(보다=see)

Long time no see 가 여기서 나온 것일수도 있겠네요
aurelius
20/08/10 20:37
수정 아이콘
아하 그렇군요!!!! 영어에서 4 단어로 구성된 문장은 대부분 pidgin english 라고 하더라고요. 중국어의 사자성어 구조를 따온 탓이라고..
Je ne sais quoi
20/08/10 22:24
수정 아이콘
와 신기한데요
샤한샤
20/08/10 20:42
수정 아이콘
오병서인가 그 사람 나오던 시대에 발생한 괴? 신조어인가보군요
신기하네요.
우주전쟁
20/08/10 20:43
수정 아이콘
영어가 현재의 링구아 프랑카가 된 이후 소위 말하는 원어민이로 태어난 것 하나로 누릴 수 있는 많은 이점들을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영어 죽어라고 공부할 때 체육 한 시간이나 철학 한 시간을 더 공부할 것이고 투고할 논문 영어로 번역할 때 그냥 자기네 말로 뚝딱(?) 써서 저널에 투고해도 되고...모든 최첨단 과학, 의학 분야의 지식들이 번역이라는 지연 과정 없이 바로바로 입수가 되고...ㅠㅠ
Lord Be Goja
20/08/10 20:49
수정 아이콘
요즘은 드물지만 20년전정도만 해도 본국에서 별다른 언어적 소양도 없는데 한국와서 원어민강사를 하기도 했죠.
우주전쟁
20/08/10 20:53
수정 아이콘
제가 대학 다닐 때 미군 출신 영어강사가 생각나네요. 사람은 나쁘지 않았지만 대학은 분명 나오지 않았던 것 같은 느낌...
20/08/11 09:32
수정 아이콘
사실 지금도...
내설수
20/08/10 23:11
수정 아이콘
콜드플레이가 자기들 노래가 영어였기 때문에 세계에서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말한게 생각나네요
브리니
20/08/10 22:40
수정 아이콘
피진어가 상인들로 인해 퍼진 영어의 간략버전이고 그 세대 구성원 아래세대는 그 피진어에 문법이 보강되며너 크레올어라고 부른다는 걸 어디서 봤었습니다. 링구아 프랑카가 크레올어가 더욱 세분화되고 발달한 문법을 갖춘 피진어의 선조격이라고도 볼 수있겠네요 .고대의 상인들의 친화력과 상업을 위한 열정이 만든 단어..언어들..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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