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08/01 22:08:52
Name Secundo
Subject [일반] 싸가지없는 놈 (수정됨)
주말에 아이들 데리고 다니는 키즈카페가 있는데요.
항상 비슷한 시간대에 오는 애들이랑 아빠가 있습니다.
한번은 그집아이랑 우리아이랑 꽤 큰소리로 울고 싸우고 있었습니다.
뛰어가보니 뭐 흔한 장난감 니꺼내꺼 싸움이었습니다.
그냥 우리아이보고 친구 주고 다른거 하자고 하고 데리고 갔는데 그남자분은 계속 핸드폰 보고 계시더군요.

키카 매대에서 음식 사서 테이블로 가져가는데 원래 저희자리였던데 앉아계시길래
저희가 자리 잡았었다고 얘기하니까 쌩까고 있어서 그냥 저희가 다른 테이블로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저희 아이보면 자꾸 씨익 웃어서 뭔가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후로 계속 싸가지 없다고 생각하고 그후로도 한 서너달 그사람 마주치면 표정 썩으면서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어제 갔었는데... 와이프 분이 오셔서 수화로 남편에게 이야기를 하고 계셨습니다.
귀가 안들리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모습을 보고나서야 그분이 했던 행동들이 이해가 가기 시작하고 잠깐 저도 벙졌네요
집에 와서도 한참을 그생각이 가시질 않아서 산책나갔다가 한 30분은 멍때리다 들어왔습니다.

제가 보는것만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되는 계기였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오쇼 라즈니쉬
18/08/01 22:28
수정 아이콘
속으로만 욕하셨으니까, 속으로 반성하셨으면 됐죠 뭐...
마스터충달
18/08/01 22:37
수정 아이콘
어?! 이거 좋은데요? 숲속 친구 방지 꿀팁인 것 같습니다.
아점화한틱
18/08/01 22:39
수정 아이콘
오오 현자이시여
콜드플레이
18/08/01 22:41
수정 아이콘
역시 닉값!
본문은, 저도 뭔가 느껴지는게 있네요.
현직백수
18/08/01 22:58
수정 아이콘
오....
기라꾸
18/08/02 01:01
수정 아이콘
와..
18/08/02 09:33
수정 아이콘
내가 대 놓고 욕하는 건, 나중에 무릎꿇고 반성하기 위함이었다..?
18/08/01 23:15
수정 아이콘
다른 얘기일 수 있는데 전 미용실에 갔는데 문 앞에서 담배피던 남자가 바로 들어오더니 제 머리를 깍아주더군요.
전 담배를 안펴서 담배냄새를 싫어하는데 담배피던 손 그대로 마리를 깍고 말을거니 정말 숨쉬기도 힘들었습니다.
참다참다 도저히 못참겠어서 한 소리 할려던 찰나 그 남자가
"고기 드시고 오셨나봐요. 마늘냄새도 많이 나네요 ^^" 라고 하더군요. 그 말 듣는순간 머리가 땡 하더군요. 오기 바로 전에 고기에 마늘을 20개는 먹었을텐데 그 사람은 마늘 냄새가 얼마나 싫었겠는지, 그리고 손님이니 뭐라 하지는 못하고 했겠죠.
저도 이 때 이후로 뭔가 불만이 있더라도 입장바꿔 한 번 더 생각해보게되더군요.
CoMbI COLa
18/08/02 00:11
수정 아이콘
저희 아버지가 예전에 손을 다치셔서 붕대를 감고 명절에 시골 내려가서 슈퍼에서 담배를 사신적이 있습니다. 직원이 거스름돈을 카운터 바닥에 내려놓았는데 아버지가 '손님이 손을 다쳤는데 바닥에 내려놓지 말고 건내주면 좋잖아요' 라고 한마디 하셨죠. 저도 아버지가 맞는 말씀 하셨다고 생각하고 뒤따라 나오면서 직원분을 봤는데 팔 한 쪽이 손목까지만 보이더군요. 물론 아버지는 모르고 하신 말씀이지만 직원분은 큰 상처가 아니었을까 계속 머릿속에 멤돌았습니다.
애패는 엄마
18/08/02 00:32
수정 아이콘
세상에 여러가지 사정이 있을때도 많더라구요
Jedi Woon
18/08/02 01:49
수정 아이콘
사람은 항상 자기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게되있죠. 그래서 전 생각하고 입을 떼기전에 몇번이고 더 생각한 뒤에 얘기를 안 꺼냅니다.
프로그레시브
18/08/03 09:51
수정 아이콘
음 이글에서 바둑 명인 이창호 9단이 생각나네요
바둑인들은 그의 성격을 일컬어 이렇게 표현하죠
“성격 급하고 빠른 수읽기를 하는 기사들은 돌로된 다리니 그냥 건넌다,
매사에 신중한 타입의 기사들은 돌다리라도 여러번 두드려보고 건넌다,
그러나 이창호는 돌다리를 두들겨보고 안건너간다”
그의 바둑에서의 업적을 이 성격으로 다 표현할수는 없겠지만, 숱한 결승전과 초유의 대국에서도 돌부처라는 별명과같이 흔들림 없는 집중력을 발휘하는 모습에 비추어 이런 말이 나온거같네요.
댓글쓴님과 같이 재미있는 표현같아서 붙여봅니다
착한아이
18/08/02 02:51
수정 아이콘
친정 아빠 살아계실때 아프셨다가 퇴원 후 겨우 직장 새로 잡아 첫출근 후 점심을 드시는데.. 직원식당에 온 사장이 아빠한테 왜 목장갑끼고 여기서 밥을 먹냐고 더러워서 다른 직원들 비위상하지 않겠냐고 소리를 질러서 바로 그만두시게 된 적이 있었어요. 저희 아빠는 어릴때 화상으로 한쪽 손이 녹아 손가락이 아예 없으셨는데... 아빠랑 사이가 안좋았는데 그 날 술먹고 "나 진짜 열심히 일했다."고 말씀하신건 잊혀지지가 않더라고요.
18/08/02 05:02
수정 아이콘
[제가 보는것만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되는 계기였습니다.]
새겨 들어야겠습니다.
파핀폐인
18/08/02 08:48
수정 아이콘
오늘도 반성하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미나사나모모
18/08/02 10:15
수정 아이콘
에구 울림이 있네요..
틀림과 다름
18/08/02 11:25
수정 아이콘
음 그래서
우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우주의 소리를 들었다는데 아주 큰 쾌거를 이루었다고 자평하더라고요
보이는것으로 우주를 관찰할수 있지만
듣는것으로 우주를 더 관찰할수 있다고 하던가요
18/08/02 14:24
수정 아이콘
저도 예전에 농아 학교에 봉사활동을 가서 하루를 묵는데, 우리랑 잘 이야기 하던 어린 친구가 문을 쎄게 쾅 닫으며 자기 방에 들어가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는 놀라서 서로를 쳐다보고 있으니까, 그 분들 중 우리 표정을 본 한 분이 그 방에 들어가서 그 친구랑 이야기 하고 나오며, 어린 친구들이 소리를 듣지 못해 문을 쎄게 닫는 게 어떤건지 몰라서 그런거라고 하시더라고요.
18/08/02 23:53
수정 아이콘
지하철에 쩍벌하고 있는 고삐리가 있길래 꽤씸해서 옆에 앉아서 다리로 다리를 밀었더니 죽을거 같은 표정으로

" 아저씨도 포경수술했어요?"

예전 광수생각에서 본 내용입니다.

저도 그때 여러 생각을 했었는데...실제로 접하게되면 더 와닿겠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7791 [일반] 콘크리트 정글에서의 피서: 일본의 시티팝 2 [14] KOZE11305 18/08/03 11305 5
77790 [일반] 자유한국당, 기무사 문건 '역공'…"2004년 탄핵 때 문건 제출하라" [82] 베라히16350 18/08/02 16350 12
77789 [일반] 내일 드디어 2022 대입 개편 방향이 공개됩니다 [136] truebeatsfear8699 18/08/02 8699 5
77788 [일반] 교통사고내고 부상정도가 애매하면 밀어버려...? [55] 태랑ap12124 18/08/02 12124 0
77787 [일반] 난리난 오산 어린이집 급식 사건 [116] swear17104 18/08/02 17104 1
77786 [일반] 기록적인 폭염에 다산신도시 택배 근황 [193] 홍승식20484 18/08/02 20484 4
77785 [일반] 잡생각 - Elavate. [1] 크르르르3504 18/08/02 3504 1
77784 [일반] [스포주의] 신과함께-인과연. 진기한 한국 CG의 능력과 자랑. [33] 캠릿브지대핳생12448 18/08/02 12448 1
77782 [일반] 나폴레옹 vs 교황 [26] 신불해13748 18/08/02 13748 113
77781 [일반] 싸가지없는 놈 [19] Secundo9633 18/08/01 9633 58
77780 [일반] 공포영화 좋아하세요? [26] 及時雨6937 18/08/01 6937 3
77779 [일반] 英외무 "'노딜' 브렉시트, 유럽에도 비극…푸틴만 기뻐할 것" [27] 베라히10941 18/08/01 10941 0
77778 [일반] 일회용품 단속, 너무 근시안적이지 않나? [26] 홍승식11815 18/08/01 11815 6
77777 [일반] 7의 사나이가 되고싶다. [37] 현직백수8428 18/08/01 8428 81
77776 [일반] 리비아에서 한국인 1명이 무장세력에 납치당했습니다. [19] Lucifer10826 18/08/01 10826 0
77774 [일반] 기상청 피셜) 올해 94년 폭염 넘어섰다. [110] CoMbI COLa13992 18/08/01 13992 3
77773 [일반] 천 년의 시 covered by 유니 ─ 상록수 카페알파3220 18/08/01 3220 2
77772 [일반] 한국전력, 22조원 영국 원전 우선협상자 지위 상실 [48] 베라히13874 18/08/01 13874 4
77771 [일반] 7월의 어느 토요일, 평행 세계의 소녀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28] 위버멘쉬6419 18/08/01 6419 37
77770 [일반] (소소한 일상글) 잃어버린 카드를 마음씨 착한 여성분이 찾아준 이야기 -上 [31] VrynsProgidy6255 18/08/01 6255 4
77769 [일반] (뉴스) 기무사, 노무현-국방장관 통화 감청…민간인 수백만명 사찰(연합뉴스) [155] 잠이온다22370 18/07/30 22370 27
77768 [일반] . [90] 삭제됨12472 18/07/31 12472 1
77767 [일반] 나의 지겹도록 반복되는 생활패턴에선 별 거 아닌일도 키보드로 끄적일 수 있는 소재가 되어버린 다는 사실이 기쁘다 [29] 현직백수7815 18/07/31 7815 2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