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7/05 14:07:00
Name Neanderthal
Subject [일반] 한국어와 영어 중 더 근본 있는(?) 언어는?...
영어와 한국어는 흔히 어순이 다르다고 얘기들을 합니다. 이게 한국 사람들이 영어를 배우는 것이 힘든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도 하지요.

예를 들어 영어에서는

David ate a sandwich.

일반적으로 이런 어순이 되지요. 순서대로 David이 주어(S), ate은 동사(V), a sandwich는 목적어(O)입니다. 따라서 영어는 SVO 언어라고 말합니다. 프랑스어, 중국어, 스페인어도 이쪽 계통입니다.

하지만 한국어에서는

철수가 샌드위치를 먹었다.

처럼 말을 합니다. 철수는 주어(S), 샌드위치는 목적어(O), 먹었다는 동사(V)가 되겠죠. 따라서 한국어는 SOV 언어가 되겠습니다. 일본어, 힌두어, 터키어 등도 SOV 언어들입니다.

전 세계의 대부분의 언어들은 이렇게 SVO 언어이거나 SOV 언어들입니다. 하지만 모든 언어들이 다 이 두 부류 가운데 하나에 속하는 것은 아니고 언어에 따라서는 "동사-주어-목적어(VSO 언어)"순이거나 "동사-목적어-주어 (VOS 언어)" 순서인 것들도 있고 이들보다 더 적은 수이지만 목적어가 먼저 나오는 OVS 언어나 OSV 언어들도 있습니다. 또는 어느 하나의 어순이 압도적인 비율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서 "딱 이런 어순이다"라고 말하기 어려운 언어들도 있습니다. 독일어 같은 경우는 SVO 언어인지 SOV 언어인지 딱 잘라서 말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wals_svo.pngwals_svo_legend.png


위 지도는 대표적인 언어들의 어순에 따라서 분포도를 표시한 것입니다. 우리 한국어처럼 SOV 언어(파란색)들이 영어와 같은 SVO 언어(빨간색)들 보다 좀 더 많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물론 큰 차이는 아니지만요. 학자들에 따라서는 그래서 원래 인간의 언어는 우리 한국어처럼 SOV가 기본인데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서 영어처럼 SVO 어순으로 변화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 파란색들이 있는 것은 미 원주민 언어들을 표시한 것입니다. 영어는 대표로 영국에 하나 표시했습니다...마찬가지로 호주 등에 있는 여러 언어들도 현지 원주민들이나 소수 민족들의 언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뭐 어디까지나 하나의 이론이니까 너무 신봉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한국어 어순이 좀 더 근본에 가깝고 영어 어순이 거기서 파생된 거라고 생각한다면 토익 공부할 때 드는 짜증이 좀 덜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음...역시 별 위로는 안 되겠지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사고회로
17/07/05 14:08
수정 아이콘
호주는 뭐하는 동네길래 다 섞여있...
군디츠마라
17/07/05 14:39
수정 아이콘
애버리진 언어가 많이 소멸되긴 했지만 몇몇 언어들은 용케 살아남았고 호주의 울루루(에어즈록) 주변지역은 영어 한마디 못하는 원주민들이 많이
살고 있죠.

일단 애버리진 언어도 기본 어순은 SOV인데 호주 애버리진들이 꽤 오래전(5만년 전)에 정착한 걸 보면 인간의 기본 어순은 SOV가 맞는 듯 싶습니다.
17/07/05 14:10
수정 아이콘
미국위치에 빨간색 동그라미가 별로 없네요.. 이상타.
Neanderthal
17/07/05 14:16
수정 아이콘
영어는 영국에 하나만 표시했고 미국에 있는 것들은 아메리카 원주민들 언어입니다...
제임스림
17/07/05 14:11
수정 아이콘
미국도 왜 저렇게 점이 많은지 모르겠네요~
공식적으로는 영어 하나 밖에 안 쓰지 않나요?
나비1004
17/07/05 14:16
수정 아이콘
원주민들의 언어 계통이 아닐까요???
현재 사용언어로 한정하면 저렇게 복잡하게 그려지지 않을 것 같아요
Neanderthal
17/07/05 14:16
수정 아이콘
아메리카 원주민들 언어를 표시한 자료입니다...
17/07/06 00:44
수정 아이콘
미국에 official language는 없습니다.
나비1004
17/07/05 14:15
수정 아이콘
인류의 기원이라고 일컫는 아프리아 쪽은 SVO계열 언어네요
김연우
17/07/05 14:16
수정 아이콘
미국이 SOV인가요?
Neanderthal
17/07/05 14:17
수정 아이콘
아메리카 원주민들 언어입니다...영어는 대표로 영국에 하나 표시...--;;
윤가람
17/07/05 14:21
수정 아이콘
유의미하게 활용할 수 있을 언어들은 대다수가 vso군요 ㅠㅠ.
홍승식
17/07/05 14:23
수정 아이콘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에 살던 때에는 체계화된 언어가 없었거나 아직 발달하지 않은 상태였고, 여기저기 떨어져서 살면서 지역에 따라 언어가 발달한 게 아닐까요?
언어 사용자들이 가장 필요한 행위를 먼저 말하는 쪽으로 발달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사냥이 주가 되는 사회와 채집이 주가 되는 사회에 맞춰 발전하지 않았을까요?
사냥이 주라면 보다, 쏘다 등의 행위가 더 중요했을 거고, 채집이 주라면 열매, 씨앗 등의 사물이 더 중요했겠죠.
17/07/05 14:24
수정 아이콘
국가별로 공식언어를 표기했으면 더 좋았을꺼 같네요.
미국에서 원주민언어 쓰는 사람 많지 않을꺼 같은데.
Neanderthal
17/07/05 14:25
수정 아이콘
학술적인 측면에 더 중점을 둔 자료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홍승식
17/07/05 14:27
수정 아이콘
그런데 자료에 no dominant order 가 189개나 되는데 그 언어는 대체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는 거죠? 크크크
MirrorShield
17/07/05 14:31
수정 아이콘
조사 등으로 구분해서 순서없이 써도 되나보죠.

한국어도 [나는 밥을 먹었다.] 라고 적는게 원칙이지만 [밥을 나는 먹었다], [밥을 먹었다. 나는] 뭐 이런식으로 써도 의미는 통하는것처럼요.
홍승식
17/07/05 14:40
수정 아이콘
그건 지배적인 순서가 있는 상태에서 예외를 이해할 수 있는 거니까요.
[밥을 나는 먹었다] 라고 말하면 우리는 [나는 밥을 먹었다] 라고 이해하잖아요.
지배적인 순서가 없다면 [나는 밥을 먹었다] 라고 해도 [밥을 나는 먹었다] 라고 이해할 수 있다는 건데요.
한국어야 조사가 있으니 주어와 목적어, 동사를 구분할 수 있지만 영어가 만약 저렇다면???
Neanderthal
17/07/05 14:48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대로 SOV 언어들의 상당수가 격조사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어순이 흩뜨려져도 큰 문제 없이 의미 파악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MirrorShield
17/07/05 14:52
수정 아이콘
애초에 저런 언어가 모국어라면 순서 상관없이 잘 이해할 수 있겠죠.
홍승식
17/07/05 14:55
수정 아이콘
하긴 그러니 쓰고 있겠네요.
바보왕
17/07/05 14:35
수정 아이콘
Failed, I am. - Master Yoda
내맘에미네랄
17/07/05 14:43
수정 아이콘
-_-b
Philologist
17/07/05 15:23
수정 아이콘
몇년 전 듣기로는 촘스키언들이 모든 언어의 기저 구조는 svo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커다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너무 어처구니 없어서 웃었더니 당시 교수님이 진지한 수학적 연구 중이라고...

또 어떤 연구자들은 저 표에서 중요한 건 목적어와 동사가 붙어 있는 언어가 거의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라고 합니다.
Neanderthal
17/07/05 15:50
수정 아이콘
그런데 통사론 책을 보면 기본적으로 D-Structure를 SVO 로 보고 다른 언어들을 설명할 때는 그 뒤에 parameter 들을 적용시키는 것 같더군요. --;;
17/07/05 16:55
수정 아이콘
촘스키언들은 크게 parameter를 설정하는 사람들과 케인의 LCA를 바탕으로 SVO를 기본어순으로 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죠...
Philologist
17/07/05 17:53
수정 아이콘
세상에서 가장 짬뽕 언어인 영어를 이론 성립의 기초로 삼고 연구하는 걸 보면 갑갑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바인딩...
Neanderthal
17/07/05 18:31
수정 아이콘
c-command...--;
그래도 영어 재귀대명사 분포는 기가 막히게 설명되던데 말입니다...--;;
17/07/05 15:34
수정 아이콘
파란색이 환국의 영토와 일치하는걸 보니 근본있는 언어가 분명하군요!
...

위에 홍승식 님의 말씀이 언뜻 느끼기에는 설득력있게 다가옵니다. 사냥과 채집.
홍승식
17/07/05 16:17
수정 아이콘
아싸! 한명 낚았음.
아린미나다현
17/07/05 17:22
수정 아이콘
여윽시 환국 bb
17/07/05 17:08
수정 아이콘
이게 조사 등을 붙여서 의미를 나타내는 언어와, 위치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언어의 구분에도 통용되는 방법인가요?
steelers
17/07/05 17:10
수정 아이콘
언어 다양성은 (파푸아)뉴기니가 갑이라더니 빽빽하네요.
그아탱
17/07/05 17:27
수정 아이콘
sov 가 더 좋냐 svo 가 더 좋냐 하는 얘기도 많죠.

저 언어들의 분포 그래프는 약간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해당 언어 방식을 사용하는 지에 대해선는 알아보기가 조금 힘든 것 같네요.

현재 대부분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언어들인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등의 유럽어들과 엄청난 인구의 중국인들이 쓰는 어순은 SOV 인데 말이죠.
저 그래프를 보면 뭔가 비등비등해 보인다는 느낌이 들게 만드네요.
17/07/05 17:30
수정 아이콘
svo니 sov 이렇게 나누는 게 유럽식이지요. 주어란 개념을 생각한 데가 중세유럽이엇으니.
17/07/06 03:20
수정 아이콘
미국이 왜 파란색이죠? (히히 재밌다)
Neanderthal
17/07/06 09:47
수정 아이콘
저 택사스쪽 SOV 언어는 Orfef님 가족이 사용하는 한국어 때문이 아닐까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83148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45482 10
공지 [일반]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67068 31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44073 3
103304 [정치] 대통령 지지율도 오르고 있는데 왜 사과라는 바보짓으로 다시 떨어뜨리려 하냐 [13] 키르히아이스998 24/12/25 998 0
103303 [일반] <하얼빈> - 묵직하게 내려앉은.(약스포) [5] aDayInTheLife379 24/12/25 379 1
103302 [정치] 외국인 시선에서 바라본 한국의 비상계엄 [13] Dango2462 24/12/25 2462 0
103301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61. 41-59편 정리 [1] 계층방정378 24/12/25 378 0
103300 [정치] 국힘 김대식 "헌재의 최종 심판 전까지 '내란' 표현 함부로 쓰지 말아야" [66] 카린7643 24/12/25 7643 0
103299 [정치] 무당도 찾아가는 점집 [50] 어강됴리8806 24/12/25 8806 0
103298 [일반] 요즘 가볍게 보는 웹소설 3개(시리즈) [26] VictoryFood3615 24/12/25 3615 1
103297 [일반] 2024년 12월 24일. 사랑하는 우리 첫째 반려견 사랑이가 소풍을 떠났습니다. [15] Fairy.marie2696 24/12/25 2696 20
103296 [정치] 우리는 김어준이 정론직필을 말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87] 베놈10496 24/12/24 10496 0
103295 [정치] 노상원 "대수장으로 부정선거 공부" [48] 다크드래곤6011 24/12/24 6011 0
103293 [일반] aespa 'Whiplash' 커버 댄스를 촬영했습니다. [12] 메존일각2333 24/12/24 2333 7
103292 [일반] 청춘을 주제로 한 중고생들의 창작 안무 뮤비를 촬영했습니다. [2] 메존일각1737 24/12/24 1737 2
103291 [정치] 백령도 작전 & 블랙요원 관련 제보추가(법사위) [100] 체크카드15974 24/12/24 15974 0
103290 [정치] [속보]총리실, 내란·김건희특검법에 "위헌·위법 요소 있다고 생각" + 추가 [113] youcu14190 24/12/24 14190 0
103289 [일반] [스포 포함] 자칼의 날 후기 [12] 동지2780 24/12/24 2780 3
103288 [정치]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유력 [34] 계층방정7777 24/12/24 7777 0
103287 [정치] 한덕수 탄핵절차 돌입 [125] 다크서클팬더15330 24/12/24 15330 0
103286 [정치] 또 다시 시작되는 노재팬 [142] 스위니10025 24/12/24 10025 0
103285 [정치] 또 드러난 윤석열의 거짓말, 명태균과 통화 [25] 빼사스7559 24/12/24 755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