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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12/25 18:26:08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705117310
Subject [일반] <하얼빈> - 묵직하게 내려앉은.(약스포)
<하얼빈>은 진중하고 묵직한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 진중하고 묵직함이 호불호의 영역에 닿아있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때때로 영화가 보여주는 무게와 진중함은 사건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 지나치게 신중하거나 혹은 조심스러워하는 모습과 닿아있다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하얼빈>은 모두가 알고 계시듯이, 안중근 의사에 대한 영화입니다. 그러니까, 이러한 소재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있어서 아직까지는, 어쩔 수 없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언젠가는, 타란티노 풍의 일제시대 영화가 나오면 어떨까라는 기대를 하지만, 적어도 제가 투자자라면 그런 영화에 투자할 거 같진 않거든요.

여튼, 영화가 풀어내는 이야기는 그런 측면에서 굉장히 '조심스럽습니다'. 어찌보면 이야기와 인물에 대한 예우이기도 하고, 어떤 측면에서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조심스러운 접근에 대한 부분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영화의 이야기는 여러 인물들이 교차하고, 중심축에 놓인 '안중근'과 그 주변인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가장 먼저 떠오를만한 영화는 아무래도 <밀정>이겠죠. 스파이, 혹은 에스피오나지 장르와 일제시대를 섞어놓은 이야기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실제 역사를 좀 알고 있다면, 이 장르적 재미는 조금 아쉽긴 합니다. 그러니까, '누구'를 대충 알고 있어서 좀 김이 빠지기도 하구요.

영화의 시각적 부분은 뛰어납니다. 시간 상, 아이맥스가 아닌 다른 관에서 관람했는데, 아이맥스로 봐도 괜찮았겠다 싶은 장면들이 있구요. 다만, 모든 이야기가 한 점으로, 한 방향으로 모여들다보니, 이 다양한 배경과 이야기가 약간 산만하다는 느낌도 조금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았다'라는 생각은 들지만, '되게 좋았다'라고 말하기는 좀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인간적인 영웅의 모습을 그리는 건 좋은 방향성이고, 영화 자체의 품질이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확실하게 걸리는 한 장면, 내지 한 방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좀 들어요.

공교롭게도, 저는 이 지점에서 우민호 감독의 전작인 <남산의 부장들>에서 막판 한 장면이 떠오르게 됩니다. 그러니까, 사건이 벌어진 후, 어디로 가야하는지 고민하던 이병헌의 얼굴을 잡던 그 장면이요. 굉장히 다양한 고민과 생각을 품고 있는 장면이지만, 그 장면에서 배우가 최선을 다했지만, 그 순간의 고뇌가 제대로 관객에게 전달되었는지는 헷갈리는 장면이거든요. (별개로, 저는 <남산의 부장들> 괜찮게 봤습니다만)

어찌보면, 이 영화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조연들의 연기도 괜찮구요, 영화의 톤도 지나치게 뜨겁거나하지 않고, 장르적 혼합도 괜찮은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인간적인 영웅'을 그려내고 싶다면, 그 인물의 고뇌와 생각을 조금 더 자세하게 묘사하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해요. 어떤 측면에선 그 인물과 사건의 무게감에 대해 지나치게 거리를 두고 조심스럽게 생각한 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p.s. 그런 측면에서는 저는 김훈 작가의 소설 <하얼빈>이 (종합적으로) 조금 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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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
24/12/25 18:30
수정 아이콘
공짜쿠폰으로
소방관 vs 하얼빈
둘 중에 어느 것을 보는 것을 추천하시나요?
aDayInTheLife
24/12/25 18:41
수정 아이콘
소방관을 안봐서…
흘레바람
24/12/25 18:34
수정 아이콘
스포///
초반 전투신 - 음 배우들 고생했겠다
모리 살려주고 동료 다 죽게 하고 어쩌고 하면서 안중근 오는 장면 - 답답해죽을뻔.. 너무 고지식+답답 캐릭터로 만들었네
밀정 반전 - 음? 너무 쟤로 몰아가는 거 보니 ??
스토리나 극본 이게 최선인가 싶긴한데.. 영화 밀정/암살에 비해 너무 재미없었습니다..
영상미는 좋았습니다. 암살장면 위에서 찍은 구도도 그렇고

제 점수는
6/10정도..
aDayInTheLife
24/12/25 18:41
수정 아이콘
좀 애매하긴 해요..
시나브로
24/12/25 18:44
수정 아이콘
영화관 엄청 침체돼 있는데 인기 폭발 수준이라 놀랐어요 크크
침체 전 기준이었으면 매진도 아니고 인기 폭발이라 안 했을 텐데 키오스크 보니 200명, 300명 티켓 산 거 보니까 이젠 인기 폭발 수준이라 느끼게 되네요.
aDayInTheLife
24/12/25 19:09
수정 아이콘
그니까요 엄청 많더라구요 크크크
율리우스 카이사르
24/12/25 19:53
수정 아이콘
영상미 좋고 구도 좋고 조명 좋고 분위기 좋고 절제 좋고 연기좋고.. 근데 재미없어요. 깜빡 졸았네요. 뭐 돈낭비 이런느낌까진 아닌데.. 정말 지루하고 재미없었네요. 
aDayInTheLife
24/12/25 20:08
수정 아이콘
그게 와 닿지 않는 고민의 문제점 같아요..
24/12/25 20:15
수정 아이콘
주조연들의 호연 중에 카메오 그 분이 찬물을...크크크
중간중간 고질적으로 소리가 웅웅거리는 장면들이 있었지만, 그간 우리나라에서 본 적이 없는 암부 표현 등 촬영은 좋았습니다.

천만이 가능할, 딱 절묘한 완성도라고 봤습니다.
암튼 드디어 '영화'라고 부를 만한 최초의 안중근 영화가...
카이바라 신
24/12/25 20:15
수정 아이콘
오늘 100만 넘었다고 하던데...근데 영화 사이트 보니 죄다 지루하다고..
24/12/25 20:34
수정 아이콘
조우진 연기 보는 맛으로 봤네요
24/12/25 21:02
수정 아이콘
전 상당히 재밌게 봤습니다.
booooost
24/12/25 22:40
수정 아이콘
작품성을 따져볼 때 영상미와 사운드 등은 고평가할만한데 그렇게까지 미학을 추구할 필요가 있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영화의 영상미가 뛰어나다보니 오히려 캐릭터나 스토리에 집중하기 힘들었달까요
절제를 하더라도 어느정도의 긴장감과 몰입감은 필요했다고 보는데 여러모로 아쉬웠습니다
유료도로당
24/12/26 00:14
수정 아이콘
보고왔는데 스타일리쉬한 촬영과 로케이션에서 나오는 영상미는 확실히 좋았지만, 극의 재미는 좀 아쉬웠습니다. 등장인물간의 케미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요.
밀정이 누구인지를 찾아내는 장르적 재미 또한 거의 없었습니다. (미리 알기도 했고, 몰랐더라도 쉽게 추론가능하므로) 전반적으로 저는 좀 아쉬웠던...
24/12/26 01:02
수정 아이콘
(강스포) 이토히로부미 죽는다고 합니다
퀵소희
24/12/26 01:44
수정 아이콘
밀정이 영화적 재미의 마지노선이라 생각했는대.. 이 영화는 재미 측면에서 어떨지.
퀵소희
24/12/26 01:45
수정 아이콘
암살 급으로 뽑아주면 진짜 좋을건대요
+ 24/12/26 06:14
수정 아이콘
기존의 안중근 의사 영화와 다른 주제의식을 표현하려고 했던 거 같은데, 그 과정이 좀 지루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그걸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다 창작이라 실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이 많이 반감되었습니다.
개봉 시기는 여러모로 참 잘 잡았는데, 650만이라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긴 쉽지 않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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