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10/08 20:47:56
Name Camomile
Subject [일반] 절망감이 취준생을 키운다?!
가고싶은 산업군만 보면서 취준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채용상담하면서 이 분야에 내 미래를 걸어도 되겠다 싶었어요.
다른 업계와는 달리 이쪽 업계에서는 10년~15년차 팀장, 실장 또는 임원(?!)급들이 상담장에 나왔습니다.
이 분들은 그 나이, 경력쯤되면 세상 풍파에 찌들어있겠다는 편견을 깨줬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설명할 때 눈빛이나 표정을 보면 천진한 소년같았거든요.
물론 잘 적응했고 적성에 맞으니까 그정도의 위치에 오른 거겠지만 저분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옛 인터넷 말에 '꿈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이다'라는 말이 있죠.
위와 같은 감상은 제가 1-2년차 종사자일 때나 가당한 말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2년차 취준생 주제에 이런 말은 그저 넋두리죠....


상반기에 서류 합격률이 50%정도였는데도 다 1차 면접에서 떨어졌습니다.
1주일에 면접을 세번 본 적도 있었는데 합격한 곳이 없었어요.
그러고나니 서류합격하더라도 잘 될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네요.
작년에 같이 스터디한 사람들도 서류 합격률은 높았지만 최종 면접에서까지도 여러번 떨어지는 걸 봤기도 하구요.


여름에 스펙을 쌓지 못했다는 점도 절망감의 원인입니다.
상반기에도 별다른 스펙 없었긴 하지만 떨어지는 스펙이 상반기 탈락의 요인 중 하나 같아서 불안합니다.


이번에도 안되면 그동안 도와준 여러 분들에게 면목이 없어요.
내일이 어머니 생신인데 아직 독립도 못한 처지네요.
제가 지망하는 업계에 먼저 진출한 선배, 지인들도 기회가 될 때마다 절 도와줬는데.... 여태껏 좋은 소식을 전하지 못했습니다.
내년 설날에는 무슨 면목으로 있어야 할지 모르겠네요.
인터넷을 하면서 친척들이 관심도 없으면서 신상명세를 캐묻는다는 불평글을 자주 봤습니다.
이와 반대로 저는 친척들에게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제가 살고있는 원룸의 보증금도 친척에게서 나왔고, 종종 근처에 사는 친척들이 맛있는 요리도 먹여주기도 해요.


요새는 집안과 현업인의 지원을 받고있는 제가 행운아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 사실이 제 능력치가 낮다는 점을 증명하는 근거인 것 같아서 더 절망스러워요.
하루에도 몇번씩 은혜를 입은 분들에게 합격소식을 전하는 상상을 합니다.
수험생 시절에도 명문대를 다니는 상상을 했는데, 그땐 상상을 할 때마다 신났어요.
그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상상을 할 때면 '그런 일이 일어날 수는 있을까'라는 생각만 드네요.

이것도 성장의 계기일까요.
'히카루의 바둑'(고스트 바둑왕)에서 프로가 되지 못했을 경우의 진로를 고민하는 어린 등장인물들이 떠오르는 밤입니다.

p.s 이번에 조조전이 나왔길래 제목에 조조전을 패러디 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총사령관
16/10/08 20:53
수정 아이콘
카모마일님 제가 해드릴수 있는건 한 줄의 응원뿐인거 같습니다 "빠샤!"
Camomile
16/10/08 21:30
수정 아이콘
네. 감사합니다. 덕분에 힘이 나네요.
Sgt. Hammer
16/10/08 21:03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조홍감이 취직을 키우는 것이다!
Camomile
16/10/08 21:32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그러고보니 조홍은 낙하산이네요?!
개국공신은 개국공신인데.....
16/10/08 21:08
수정 아이콘
저도 4학년인데 하고 싶은일찾았고 면접도보고 했는데 잘안되네요 현업인분들도 도와주는데도 ㅠㅠ 심지어는 관련업계를 관리감독하는 공공기관에서도 일해봤는데 떨어지네요 계속 그렇지만 끝까지 해볼라고요.. 나중에 결국안돼도 그냥 희망차게 잘 보냈던 과정 그거 생각하면서 즐겁게 살려고합니다!!
16/10/08 21:10
수정 아이콘
허클베리피란 가수가 espresso, 아름다워란 노래에서 꿈을 좇았는데 결국 안 된 친구를 소재로 한 가사가있는데 이거들으면서 마인드컨트롤하고 있어요 결국 안돼더라도 그 추구하는 과정에서 즐겁고 행복했다 이렇게 느낄라고 하고있습니다 뭐 우선은 된다는 생각만 하긴하지만요 크크
Camomile
16/10/08 21:14
수정 아이콘
제 룸메가 좋아하는 가수입니다.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군요. 감사합니다.
싸구려신사
16/10/08 21:34
수정 아이콘
흠.. 왠지 투올드 힙합키즈에나온 친구같군요
루체시
16/10/08 23:51
수정 아이콘
와 아름다워 듣고 소름돋았습니다. 옛날 키비듣는 느낌이었어요. 허클베리피는 안들어봤었는데 다 들어봐야겠네요. 좋은 음악 추천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6/10/08 21:31
수정 아이콘
절망감은 죽음을 키우죠. 희망이 있다면 결국엔 버틸 수 있으니까요.
서류 붙는다는 이야기는 반대로 스펙에 큰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도 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컴플렉스 때문에 문제를 잘 못 생각하는 경우도 많으니까 그동안 면접에서 실수했던 것이 없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네요.
실수나 잘 못 한 것이 아무 것도 없는데 떨어졌으면 그냥 단순하게 같이 면접 본 사람 중에 엄친아나 낙하산이 있나보다 생각하세요.
그것이 자신감을 유지하는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Camomile
16/10/08 21:43
수정 아이콘
이번 상반기까지는 외국어 점수가 없는 상태였....
스펙을 안 본다는 업계이긴 합니다만 명문대 위주로 채용상담을 도는 걸 보면 '안보는 게 맞나?'싶기도 해요.

그러고보니 면접장에서 '저 사람한테 밀려서 떨어지겠다'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분도 있었어요.
하지만 면접 스터디에서 서로의 PT면접 과제물을 만든 걸 봤을 때 '최악이네'싶었던 분이 붙는 경우도 봤습니다. 그래서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혼란스럽더군요.
16/10/08 21:55
수정 아이콘
당장 저만해도 외국어 점수는 물론, 학점도 최악이라 부를 수 있는 데 계약직이긴 하지만 어찌되었든 취업하고 일 하고 있긴 하거든요.
계약 만료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상사에게 너 그만두면 제대로 업무 돌아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소리도 듣고...

정규직 채용 관련해서 업무상 협조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 우연히 PT작업한 파일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봐도 특색없고 별거 없는 듯 한 PT파일도 꽤 있었습니다. 그 중 일부는 채용되었구요.
물론 실제로 PT 발표를 어떻게 했는지 모르니까 단정짓기 힘들지만 그런 파일로 채용관 맘에 들었다면 발표든 뭐든 잘 한 것이 있었겠죠.

저도 다시 취업준비 해야하는 입장이라 한없이 긍정적이긴 힘들지만 그래도 편하게 생각하는 것이 도움이 되긴 하는 것 같습니다.
Camomile
16/10/08 22:18
수정 아이콘
그렇겠죠. PT말고도 다른 요인(예:외국어)이 작용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역설적이게도 냉정한 마인드가 열정을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살고싶다이직하자
16/10/08 22:11
수정 아이콘
그래도 하고싶은 분야가 있어서 부럽네요 ㅠ 꼭 그 길로 가시길 바랍니다. 취직만을 목표로 아무데나 취업했다가 뒤늦게 방황하고 있는 저도 있습니다 ㅠ 흐흐 힘을 냅시다!!
Camomile
16/10/08 22:21
수정 아이콘
하고싶어하는 사람이 많은 분야인 데다가
인력 규모가 크지 않은 산업이라서 문이 좁네요.
그래도 취준생끼리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유스티스
16/10/08 22:19
수정 아이콘
실제 역사의 조홍처럼!
Camomile
16/10/08 22:23
수정 아이콘
정말로 조홍처럼 하려면 스타트업에 껴야 할 겁니다 크크
유스티스
16/10/08 22:26
수정 아이콘
들어갈 한국 회사가 세계기준으로봤을때 조조의 기반보다 클까요!?
Camomile
16/10/08 22:51
수정 아이콘
생각보다 작지 않습니다.
상위권엔 들어가더군요.
유스티스
16/10/08 23:01
수정 아이콘
오... 그럼 거기서 조홍의 위치가 되시길...
지나가는회원1
16/10/09 00:39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성질의 분야여서... 1년째 고생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제 동기들 저 빼고 다들 어딘가 이름 하나씩은 올렸는데 말이죠.
그래도 기회는 언젠가 옵니다. 꾹 참고, 감사하면서, 조금 더 버텨보세요.
힘내시고요.
Camomile
16/10/09 11:39
수정 아이콘
격려 감사합니다. 인내해야겠죠.
커스텀메이드3D2
16/10/09 02:52
수정 아이콘
저도 2년차네요. 가족식사때 가끔 부모님께서 위로하려다가 실수하고 말끊기는 일이 종종 있네요.
보통 시험공부할때마다 끝나고 할 게임목록 쓰면서 버티고는 했는데,
취업후 위시리스트는 끝이 없이 늘어나고 있네요.
Camomile
16/10/09 11:39
수정 아이콘
저도 이런저런 게임들을 하고 싶습니다.
취직한 뒤에 제 돈으로 pc를 사서 문명6, fm, nba 2k를 하고 싶어요.
Endless Rain
16/10/09 04:06
수정 아이콘
하반기가 첫 취준인데 1승 12패중입니다.... 문송합니다ㅠㅠ 시험준비하다가 접고 무스펙으로 도전해서 그런가 줄줄이 광탈중이네요... 유일한 1승 인적성보고왔는데 그저 면접 볼 기회라도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Camomile
16/10/09 11:40
수정 아이콘
스펙이라고는 대학졸업장밖에 없는 사람도 대기업에 들어갔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옵니다. 잘되겠죠.
불굴의토스
16/10/09 12:10
수정 아이콘
해뜨기전이 가장 어두운 법이죠...힘내세요
16/10/09 21:34
수정 아이콘
화이팅!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래요
16/10/09 22:37
수정 아이콘
화이팅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7894 [일반] tvN 10주년 시상식이 끝났습니다. [44] 스타카토11335 16/10/10 11335 2
67893 [일반] [스포주의] WWE PPV 노 머시 2016 최종확정 대진표 [5] SHIELD4367 16/10/10 4367 0
67891 [일반] 현재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국내 청불 영화 Top10 [12] 김치찌개7101 16/10/09 7101 2
67890 [일반] [야구] 2016프로야구 28주차 감상(마지막) [37] 이홍기5280 16/10/09 5280 31
67889 [일반] [스포X] 주관적인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감상평. [11] 화이트데이4851 16/10/09 4851 1
67888 [일반] 음원차트에 대한 선입견 : 그거 완전 아이돌 차트 아니냐? [26] evene9276 16/10/09 9276 1
67887 [일반] 트럼프, 음담패설이 담긴 녹음 테이프 공개(WP) [185] Quarterback17641 16/10/09 17641 2
67886 [일반] 그분도 바뀔 수 있을까? 머스테인처럼?... [24] Neanderthal7598 16/10/09 7598 4
67885 [일반] [피겨] 주니어그랑프리 7차대회에서 차준환선수 우승, 임은수선수 동메달입니다 ^^ [3] 로즈마리4320 16/10/09 4320 3
67884 [일반] 오메가3/오메가6 균형 [9] 모모스20138253 16/10/09 8253 6
67883 [일반] 송도 버거킹, 대전 한화이글스 파크에서 노트7이 발화했습니다 [53] Leeka13154 16/10/09 13154 3
67882 [일반] 닉네임 변경의 날이 왔네요!! [199] 하루波瑠7566 16/10/09 7566 0
67881 [일반] 120만원 세대를 200만원 세대로 [69] 퐁퐁9524 16/10/09 9524 5
67880 [일반] VR은 아마 안될꺼야... 아직은 [26] 유라7866 16/10/08 7866 0
67879 [일반] 더불어민주당 8.27전대 기념 정치글 제3부 – 더민주 대선정국 프리뷰 [8] Mizuna5464 16/10/08 5464 5
67877 [일반] 좋은 지방(fat)...나쁜 지방(fat)... [23] Neanderthal5790 16/10/08 5790 1
67876 [일반] 절망감이 취준생을 키운다?! [29] Camomile6595 16/10/08 6595 4
67875 [일반] 갤럭시 Note 7 미국 AT&T사 판매중지 검토 & 영국 왕립메일 운송 거부 [25] 파란별빛5964 16/10/08 5964 1
67874 [일반] 박원순 "서울시립대 등록금 전액 면제…대학 무상교육 꿈꿔" [87] 군디츠마라9034 16/10/08 9034 0
67873 [일반] 장사는 타이밍 [11] 어강됴리5998 16/10/08 5998 1
67872 [일반] 84년산 서울촌놈의 첫 제주 홀로 여행기 (0) [26] 시즈플레어4471 16/10/08 4471 0
67869 [일반] 현재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국내 영화감독 Top10 [7] 김치찌개4665 16/10/08 4665 2
67868 [일반] 현재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국내 영화배우 Top10 [13] 김치찌개5296 16/10/08 5296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