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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6/23 21:48:32
Name Haru
Subject [일반] 첫 사랑은 너무 어렵다.
결코, 가깝다고 할 수 없는 나와 그녀의 사이. 내 눈빛이 그녀를 향할 때면 나도 모르게 긴장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한다. 그녀와의 첫 만남. 얼마 되지 않은 일인 듯 생생히 머릿속에서 재연되는 기억에 자연스레 입가에 웃음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녀와 나누었던 얼마 되지 않는 말들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데, 그 당시의 그녀가 지었던 미소만은 선명히 기억된다. 아니, 기억이라기보다는 각인이라고 하는 것이 어울리겠다. 그녀와의 대화에 한마디, 한마디 머리를 거치지 않고 급하게 내뱉어지는 말은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게 만든다.

그렇게 순간순간을 너무나 쉽게 보내버리고, 그녀와 다른 사람이 함께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스로의 못남에 답답한 응어리가 가슴에 맺힌다. 그녀가 너무 빛나 보여서일까? 첫 만남부터 그녀를 향해있던 내 마음은 결국 어설픈 고백으로 이어지지만 서로 마주치지 않는 손바닥처럼 허무하게 어긋나버린다.

'친구가 좋아. 우린 친한 친구잖아'

'사실 우린 별로 친하지 않잖아...' 그녀다운 정중하고도 친근한 거절에 머릿속에 떠오른 자책성 대답을 애써 억누른다. 너무 긴장해서, 너무 좋아해서 가까이 가기조차 겁을 냈었기에 생겨버린 거리. 나 스스로도 그 거리를 알고 있건만, 그녀는 그런 거리는 없다는 듯이 하지만 단호한 거절로 의사를 밝힌다.

'관두자...'

이내 그녀와 더 멀어지는 것이 두려워 혹은 멀어져도 상관없다고 생각되어 자포자기 해버린 마음...
사라져버렸다고 생각된 마음은 가슴 한 곳에서 시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다시 마주친 그녀의 미소에 아프게도 자연스레 가슴을 채워버린다...

'포기할까.. 더 노력해볼까.. 어떻게 노력해볼까... 불편해하지는 않을까... 수많은 생각에 심란해하다가 그녀의 미니홈피에서 찍어두었던 그녀의 사진을 보고 미소를 흉내 내본다. 그녀가 되어도 본다. 그녀가 되어서 본 나는 참으로 매력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면 '그냥 그녀의 미소를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자'라는 생각에 억울함이 북받친다.

더 멋진 사람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과 지금까지 나는 무엇을 했나라는 후회 속에 혼란스러워하지만 결국 그녀의 사진을 보며, 내일 보게되면 어떤 말을 할까... 어떤 표정으로 이야기할까... 고민에 빠져 그녀를 떠올리며 미소 속에 잠이 든다.

너무나 늦게 시작한 첫 사랑은 나에게 너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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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비가 오니 심란하네요. 간만에 기분이 차분히 내려앉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다가 문득 지금의 기분을 의미 없이 흘려보내기가 아쉬워 끄적여봅니다. 정말이지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너무 어렵습니다. ㅠㅠ 그래도 이런 글을 올릴만한 곳이 pgr밖에 없어서 저에게 pgr은 참 고맙습니다. 여러분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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쎌라비
11/06/23 22:03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아직 끝나지도 않았고 설령 그렇다고 해도 그 마음만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11/06/23 22:07
수정 아이콘
그 마음을 소중히 여기시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
저도 그러려구요.
뺑덕어멈
11/06/23 23:03
수정 아이콘
오늘은 이런 날인가요...저도 참 어렵네요. 첫사랑이라고 해야 할지 첫만남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상상하지도 못한 문제로 사실 상 이별을 통보 받았습니다.
너무 늦게 시작한 첫만남은 힘드네요.
지금까지 지켜온 소중한 가치를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훗날에는 그냥 웃을 일이겠지만 지금 순간은 마음이 아프네요.
자루스
11/06/24 00:59
수정 아이콘
어찌되었던 행복한 시간입니다. 소중이 하시면 먼 훗날에도 기억이 날겁니다.
사랑에 늦었다라는 표현이 참 재미있습니다.
늦은만큼 좋은 사랑을 하시기 바랍니다.
andante_
11/06/24 02:27
수정 아이콘
저랑 매우 비슷한 상황이시네요 ㅠㅠ 공감합니다

1년 넘게 알아온 사이지만 사실 아직도 그녀와 가까운 사이인지 아닌지 헷갈립니다. 제가 그녀를 정말 좋아한다는 것만은 사실이지만, 1년동안 단둘이 밥을 먹어본 적이 1번밖에 없을 정도니까요. 사귈 수 없다면 친한 사이라도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그녀는 그것마저 암묵적으로 거절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고백도 안했는데 차인 기분이랄까요? 하루에도 몇번씩 관두겠다고, 나도 더이상 상처입기 싫다고 제 자신한테 화를 내지만 어느새 그녀의 미니홈피에서 사진을 보고 기분이 좋아지는 제 모습이 씁쓸합니다. 답장이 없을 것을 알고 있음에도 최대한 자연스럽게 문자를 보내고 하루종일 핸드폰만 들여다보거나, 문득 목소리가 듣고싶어도 전화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더욱 슬프죠. 요즘엔 밤에 잠을 청하다가 그녀 생각에 눈물이 흐르기도 하고, 그녀와 관련된 무슨 꿈을 꾸었는지 모르겠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눈가가 젖어있을 때도 있구요. 이래저래 슬픈 나날들입니다. 가라앉히기는 커녕 그녀가 멀어질 때마다 제 마음은 더 커지고 있다는게 가장 슬픕니다.
미술토스
11/06/24 09:44
수정 아이콘
20살까지 순진하다는얘기...만
20살때 좋아했던 여자를 과 친구에게 뺏겼던 그날..
그 얘가 했던 말 넌좋은친구잖아 ..괜찮지??
그뒤로 짝사랑 세번 모두실패
그 중에 한 여자아이가했던 말..진심을보여줘~
그뒤로 달라진 저...

지금은 연애고수,박사 천재
신..
이런 별명이 다 제것이네요 헉!!!!

노력하세요 다 이루어질것입니다 특히 연애에있어서는요

화이팅을 외쳐주고싶습니다

팁을 조금드리자면
여자가 공통으로 좋아하는 뭔가를 연구한다
그녀만의 특징을파악하고 그에 맞춘다
사귈것인가 친구인가 선을 분명히한다
자신감을 가진다!!
11/06/24 14:22
수정 아이콘
육체적 관계없는 사랑은 뭔가 허탈하고 아무것도 안남는것 같고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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