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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1/28 09:02:31
Name 페가수스
Subject [일반] 내가 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
(제목에 "내가" 라고 써서 심하게 많이 거슬리시죠? 그렇지만 약간의 독백형식이라 제목의 주어를 "제" 보다는 "내" 로 썼습니다.)

이미 글을 연재하고 있는 다른 2곳에도 당분간은 글을 쓰지 않습니다라고 글을 올렸고 간략하게 이유를 썼지만 이곳에서는 그 이유를 조금 더 상세히 쓸까 합니다.

그 두곳에서는 글 쓰는 것이 흥미가 없어졌다고는 했지만 그것도 아주 표면적인 이유일 뿐입니다.

글 쓰는 것이 흥미가 없어진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글을 써도 사람들의 반응이 적으니 글 쓰는 흥미가 적어진 것도 꽤 큰 이유를 차지합니다.

그러나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며칠전에 저는 "왜 내가 글을 써야 하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악플 이런것은 아닙니다.)

그 이유를 여러분들이 아신다면 정말 사소한것에 과민하게 반응한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만 저는 그 일이 단순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야구 좋아하시는 분들이시라면 네이트에서 연재되는 불암콩콩코믹스를 엄청 좋아하실 것입니다.

저도 불암이 새 작품을 올리기만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다가 새 작품이 나오면 또다른 작품이 나오기 전까지 계속 보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주제로 새 만화가 나왔죠.

그런데 그 곳에 베플이 좀 심상치 않았습니다.

1등 베플 : "불암갑!!! 민주화를 이겨내시고 당당히 부활하셨군요!! 자랑스럽습니다!! 파이팅!!"

2등 베플 : "불암갑 민주화 당해서 완전 스탈 다르게 윤석민(그곳에서는 윤XX)띄워 준거 보면 눈물이 난다.....ㅠㅠ"

그 전 불암의 아시안게임 만화가 짤렸죠. 그리고 이 새 만화가 올라오자 바로 "민주화당했다" 라는 말이 나온 것입니다.

DC 정치/사회 갤러리, 국내야구 갤러리에서 시작된 홍어드립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한 때, SK 안좋아하던 입장에서 "슼충이", "솩등이" 등의 욕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민주화라는 단어를 저렇게 사용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그 전에도 여러번 민주화라는 단어를 저렇게 사용하는 경우는 본 적이 있습니다. (누군가 홍어드립 -> 여러 사람들이 하지 말라고 함 -> 아따 민주화당했당께요. <- 이런식으로)

민주화라는 단어의 정의를 다시 쓰고 싶습니다.

민주화 : 민주적으로 되어가는것

민주 :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 주권 : 가장 중요한 권리, 국가의 의사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권력

따라서 민주화라는 단어의 뜻은 "국가의 의사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권력을 몇몇 특정 집단이 아닌 국민에게 넘겨주는 과정" 이 됩니다.

그러나 지금 민주화라는 단어를 "누군가 호남지역을 비하하는 지역드립을 치다가 다수의 네티즌에게 굴복하는 것" 으로 쓰고 있습니다.

(불암도 자신의 홈페이지에 홍어, 민주화 쓰지 말라고 했지만......)

이 사실만큼은 도무지 용납할 수 없었고 저는 이 것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나라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간신히 일구어낸 (그나마도 아직 모자란 점이 많은) 민주주의와 민주화라는 단어를 이런식으로 비하해서 쓴다는 것 말입니다.

어떤 충격이냐고요? "내가 글을 써보았자 전라도 야구선수나 전라도 야구에 관한 글이면 나도 홍어가 되겠고 항의하면 민주화된다고 하겠구나......"

뭐 이리 심각하게 반응하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잘못 사용되는 단어가 "민주화" 인 이상, 더 이상의 자세한 말은 생략합니다.

또한, 이 글을 왜 야갤이 아니라 여기 쓰냐고 하실 분들도 있으실 것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이 글을 야갤에 올린다 하더라도 별로 신경도 쓰지 않을 뿐더러 제가 활동하는 곳은 야갤이 아닌 이곳입니다.

그렇기때문에 이 횡설수설하는 글을 이 곳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당분간, 이 충격이 없어질때까지 야구의 야자도 보고싶지 않네요. 그냥 게임 폐인으로 살아야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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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28 09:21
수정 아이콘
'내가' 라고 쓴게 전혀 거슬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단어에서 당당함을 느낍니다.
10/11/28 10:46
수정 아이콘
인터넷은 이미 우익 알바랑
거기에 흥미등을 느낀 일부 몰지각한 인간들한테
점령당했다고 생각합니다.
웃긴건 실제 생활에선 홍어드립이니 뭐니
치는 인간이 없다는거죠.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도 홍어드립이
그냥 장난치는 것인줄 알고 쓰더군요
새삼 반복 세뇌의 효과를 인정하게 됬네요;
대통령
10/11/28 15:00
수정 아이콘
전 토종 전라도광주사람이고

홍어니 좌빨이니 민주화니 이런것에 언제부터인지 별로 신경써지지도 않고 개의치도 않게되더군요

어느순간봤더니 홍어 좌빨 이런걸 악질적으로 노리고 댓글다는사람보다는

그냥 조형기를 킬러조킬러조 이렇게 놀리는것처럼 거의 장난스러운 -_- 인터넷문화가되어있다고느껴져서요


페가수스님도 이런점들에 너무 개의치않아하시고 바보같은 독자 1명보다는 페가수스님의 글을 정말좋아해주는 독자9명을 위해

글을쓰셧으면 좋지않을까요?

페가수스님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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