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상 반말체로 썼습니다. 존대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어서요.......
일단, 마음속에 있는말 그대로 썼다가는 막말의 향연으로 번질테니 최대한 짧게 쓰려고 노력할란다.
내가 야구를 처음 본 것은 1996년, 동대문구장을 제외하면 가장 오래되었다는 무허가 도원구장이야. 그곳에서 나는 처음으로 흰색 유니폼의 현대유니콘스를 보게 되었지.
내가 처음 관심을 가져 본 야구팀이자 유일하게 응원하는 팀, 현대유니콘스.
1996년은 참 여러기억이 많은 해였어.
7살짜리 꼬맹이가 인천에서 야구경기한다고 하면 아버지 졸라서 야구장표 예매하고 오라고 전화하지않나, 가끔 해태타이거즈하고 경기한다고하면 해태타이거즈쪽 응원석 가자는 아버지를 상대로 아스팔트바닥에 뒹굴어서 기어코 1루쪽 관중석으로 가질 않나.
정민태가 호투하고 조웅천, 정명원이 차례대로 마운드에 올라서면 그날은 현대유니콘스의 승리구나라는 생각이 마음속에 자리잡았고 투수들이 설사해서 무너진다해도 위풍당당하게 김경기가 타석에 들어서면 언제든지 한방이 나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
박재홍? 내가 무슨말을 할까? 이숭용과 재간둥이 박진만, 맨날 자기몸 생각않고 허슬플레이하는 김인호 아저씨.
나는 세계최고의 1번타자로 김인호를 꼽았지.
나중에 현대유니콘스가 해태타이거즈하고 동률 1위가 되고 경기에서 지면서 2위가 되던 날, 나는 도원구장에 있었어. 아무도 내가 우는것을 달래지 못했어.
왜? 지나간 야구경기는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지.
현대유니콘스는 계속해서 뒤로 밀려났고 나중에는 4위가 되었어.
그런데?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화를 격파하고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더라고. 플레이오프? 쌍방울하고 경기했지. 첫 2판을 잃으면서 끝인가 싶더니 언제나 몸을 날려주시던 김인호아저씨가 머리에 공맞고 기세를 바꾸어놓았더라?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어. 정명원투수가 뜬금없이 선발로 나오더니 노히트노런.
아쉽게도 해태타이거즈에게 2 : 4로 지더라고. 왜이렇게 현대선수들은 이강철에게는 쥐약이었는지
시즌 끝나고 아버지께서 그 해에 모든 프로야구 1군선수들이 실린 잡지를 가져오시더라고 내 나름대로 드림 라인업을 짜본적도 꽤 되었어.
1997년 개막전을 갔지. 삼성과 경기를 하더라? 그런데 9 : 0으로 삼성을 떡실신시켰어. 하지만 이게 웬 날벼락이야?
맨날 하위권에서 놀더라?
위재영은 어디갔느뇨? 장광호와 김형남은 그린라이트, 김경기도 주춤해....... 데리고 왔다는 전준호는 최고의 1번타자는 무슨.....
아쉽게도 1997년말에 인천에서 춘천으로 이사를 갔지.
그리고 1998년 시즌을 맞았어. 웬 흑인과 백인이 팀에 껴있더라고 흑인은 스트롱, 백인은 쿨바랬나?
1998년은 환상이었어.
정민태, 정명원, 위재영, 그리고 신인이라고 하는데 신인답지 않았던 김수경, 최원호가 모두 두자릿수 승수를 기록했고 특히 정명원은 마무리에서 선발로 보직을 변경했는데도 화려하더라고
왜 전준호가 최고의 1번타자인지 알게 되었어. 이적생 이명수, 박경완등 주변에서 현대가 돈질한다고 욕하는데 강해지는데 돈질이 필요하면 돈질해야지. 안그래?
박재홍, 쿨바, 김경기, 이숭용. 와...... 마냥 좋았어.
껌으로 1위하고 한국시리즈 가더라? LG트윈스와 경기해서 4 : 2로 승리했더라? 야...... 이숭용이 마지막 아웃카운트 잡을때 울뻔했어.
내 생애 최고의 야구팀을 뽑자면 1996년 현대유니콘스하고 1998년 현대유니콘스야.
1999년, 그런데 이게 뭐야? 또 하위권에서 노네? 그냥 정민태보는 맛에 야구봤지 뭐.......
2000년, 현대 연고지 이전선언? 충격이더라? 인천을 버린대. 그럼 뭐해 나는 이미 현대야구에 빠져버렸는걸. 내가 제일 사랑하는 도시인 인천을 버리고 현대유니콘스를 택했어.
그리고 나의 선택(?)에 보답(?)하여 아주 내달리더군.
이적생 임선동. 야...... 왜 임선동이 초특급 투수인지 알게 되었어. 정민태? 말이 필요해? 김수경도 말 필요없잖아? 선발투수 위재영이 마무리하더니 철벽으로 변하고 조웅천을 보면서 홀드를 알게되었어.
박종호, 박재홍, 박경완, 박진만. 야 4박 대단했지. 대단했어. 이건뭐 내달리다가 잠시 한번 져서 쉬고 다시 내달리고
플레이오프에서는 삼성을 아주 밟아주더군. 한국시리즈에서 곰돌이를 만났네?
내리 3판 따더라? 그런데 이게 웬일이야? 왜 3판을 내리 지는데? 그래도 퀸란이라는 공갈포가 7차전에서 아주 대활약을 해서 우승하더라고
2001년과 2002년에는 솔직히 말해서 야구를 잘 안봤어. 그냥 강팀 현대라는것밖에는 몰라. 아! 곰돌이네에서 심정수라는 선수가 왔더라고 그리고 영원히 현대맨일줄 알았던 에이스 정민태는 일본에 진출을 하더라고
2003년에 에이스 정민태가 귀환했어. 심정수는 이승엽하고 홈런레이스를 펼치더라고. 내가 제일 좋아했던 박재홍은 기아로 가서 조금 아쉬웠지. 포수 박경완이 갔다고는 하는데 솔직히 상관없었어. 김동수가 왔잖아?
이숭용하고 박진만은 언제나 제자리에
어라? 한국시리즈에서 인천 SK와이번스를 만났네?
그럼 뭐해? 정민태앞에서 무릎을 꿇었는데.
2004년에는 조용준이라는 투수가 끌리더라고 현대의 3년차 마무리인데 슬라이더가 아주 그냥 작살이었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변화구가 슬라이더였는데 아주 그것 하나갖고도 타자들이 그냥 쩔쩔매더라고
또 한국시리즈 가더라? 삼성을 만났네
와..... 치열한 승부, 빗속에서 처절하게 혈투를 벌인끝에 간신히 승리. 야! 신난다.
어? 뭐야? FA신청해서 박진만 가버렸네? 심정수도 갔어?
2005년,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끔찍했다. 우승팀이 최하위권에서 놀고있어. 1997년 이후로 처음이었어. 내가 사랑하던 팀이 밑바닥에서 노는것을 보고 차마 지켜보기가 미안해서 야구를 좀 끊었다.
2006년, 그럼 그렇지 다시 올라가더라고. 이택근? 박준수? 장원삼? 얘네들이 누구야? 좀 잘하네? 뭐, 번트야삐리~고 욕해도 상관없어 이기면 그만 아냐?
다시 상위권에서 놀더라고 그럼 그렇지. 현대유니콘스가 어떤 팀인데?
어? 돈이 없대....... 몇년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위급한 줄은 꿈에도 몰랐어. 게다가...... 김재박 감독님 LG로 가신대..... 절망스러웠다......
2007년, 김시진 투수코치님께서 감독을 하셨는데 왠지 현대쪽 더그아웃을 보면 쓸쓸해. 가끔가다 TV에서 챙겨보던 현대의 야구경기에서 현대 더그아웃 비춰주면 왜인지는 몰라도 까닭없는 쓸쓸함과 휑함을 느꼈어.
그리고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를 하는데.......
나...... 현대유니콘스에게 정말 미안했다. 정말..... 진짜...... 너무나도 미안했어.......
주변에서는 돈질했다가 돈질로 망했다고 비웃는 경우도 간간히 있고 연고지 버렸다고 욕하고 그러다가 돈이 없어서 쫄딱 망하고.......
이게 뭐야...... 다른팀은 망해도 현대는 망하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망했어....... 망했다고.......
이숭용 캡틴 실업자야. 김수경도 실업자야. 정민태도 실업자야. 조용준은 부상회복도 못했는데 실업자 되었어. 전준호는 레전드인데 실업자되었어. 현대 좋다는 브룸바도 실업자야. 장원삼, 이택근같은 선수들도 실업자 되었네?
우리히어로즈라는 팀이 생겼어. 홈구장도 수원이 아니라 목동이래.
연봉협상? 와..... 그거 보면서 엄청 짜증났어. 정민태 선수 기아가더라고.......
정민태가 떠나면서 뭐라고 했는지 알아?
"현대유니콘스가 끝난 순간, 나의 야구인생도 끝이났다."
LG감독 이광환이 감독이래. 해태 외야수 이순철이 코치래. 느낌이 이상해. 그리고 유니폼도 달라. 어색해.
7위하더라고.
2009년이 되었어. 와! 김시진 투수코치가 감독이래. 정민태 선수 투수코치래. 김수경이 말했어 꼭, 124승 하고 싶대. 중반에 정민태 은퇴식 해주었어.
감격이었어. 중반부에 김시진 감독님께서 말씀하셨어. 조용준 돌아온대.
조용준이 돌아왔어.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감회가 새롭더라?
김수경이 예전처럼 정상급 선발은 아니지만 있는 힘껏 던지는 모습이 좋았어. 이숭용, 송지만, 브룸바 열심히 했고 전준호선수는 550번째 도루를 성공시켰어.
비록 뒷심이 딸렸는지 6위에 머물렀지만 그래도 좋았다? 현대를 생각하는구나 하고 그리고 히어로즈 구단 모자 샀다?
그런데, 어? 이게 뭐지?
전준호 방출?
믿기 싫었다? 그런데 사실이야. 내가 어떻게 반응을 하면 좋을까? 갑자기 히어로즈에 대한 애정이 식어버렸어.
어? 투수 전준호 방출? 뭐? 브룸바와는 재계약 안해?
야..... 그럼 너네들이 2009년에 보여주었던 모습은 무엇이었는데? 그냥 현대유니콘스드립쳐서 조금 팬들 긁어모으고 빠지는 것이냐?
돈을 아낀다고? 이봐! 전준호는 레전드야. 너네가 돈을 아끼려고 방출하려는 선수가 아니야! 그는 한국 프로야구의 전설이야 전설. 전설이면 명예롭게 은퇴를 시켜줄 가치가 있어.
브룸바? 시즌 중후반기에 극심하게 부진했지? 인정할 수 있어. 그런데 그는 너희같은 팀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선수야. 그런 선수를 가차없이 내쳐?
또? 파이어세일? 뭐, 구단에 불지르고 발빼게?
거기 구단 프론트? 머니볼이다 뭐다 하는데 머니볼은 그런것이 아니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그냥 선수 가지고 파는 운영은 절대 안해.
가끔가다 필요하다고 느끼는 선수는 과감히 지르고 아낄 선수는 아낀다고 알고는 있어?
내가....... 진짜 야구 보면서 가장 한심하다고 느꼈던 순간이 또 있을까?
히어로즈보면서 지금 드는 생각이 무엇인지 알아?
그냥 토나와. 토나온다고! 알겠어? 야구팀을 그딴식으로 운영하지 말라고.
뭐! 이택근 팔고 이현승 팔고 장원삼 팔고, 이제는 황두성도 팔고 김수경도 팔고 이숭용 방출하고 송지만 나이 많으니까 방출하게?
조용준은 이제 서서히 옛날 구위나오면 뻥카질러서 팔아야지? 안그래?
"잉여전력" 이라면서? 킄킄킄킄킄
잉여전력이래..... 잉여전력......
그래서 6위하셨어요? 선발투수는 산더미처럼 쌓여있으시다면서요? 이현승외에는 규정이닝 아무도 못채우고 나중에 황두성이 선발진에 가세하고 산더미처럼 쌓인 선발투수가 겨우 이정도?
할 말이 정말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그냥 이정도로만 줄이려고 한다.
굿바이 목동구장아, 굿바이 히어로즈야, 굿바이 김수경선수 더이상 김수경선수를 지켜볼 수 없게 되었어요, 굿바이 캡틴 방출안당하게 열심히 해주세요, 굿바이 조용준선수 슬라이더 열심히 갈고닦으세요 그리고 나중에 꼭 이런 거지같은 팀 말고 좋은 팀 가서 마무리계의 전설로 남아주세요, 굿바이 정민태 투수코치 당신은 제 마음속의 최강의 선발투수였어요, 굿바이 김시진 감독님 투수왕국 열심히 만들어 주셨어요.
이제 나는 떠나련다. 나는 그냥 현대유니콘스의 유민으로 남아있으련다. 히어로즈 너는 좋은 팬들 만나길 바란다. 현대유니콘스의 유민은 이제 그만 떠나야지.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혀서 여기서 그만 행패부리고 안그래?
바이바이 히어로즈야, 이제부터는 너의 얼굴 볼 수 없기를 바랄 뿐이란다.
앞으로 너의 앞길이 어떠할지는 나도 잘 몰라. 뭐, 좋은것이 좋은것이겠지? 높으신분들의 생각이라니까?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힌 나이 20밖에 되지않는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았던 현대유니콘스의 한 유민은 이제 히어로즈와 연을 끊으려 한다. 잘있거라 히어로즈야. 나는 현대유니콘스 12년과 도원구장, 수원구장의 기억을 갖고 떠나련다.
인연이 닿는다면 다시 만날련지?
P.S : 한국 프로야구 레전드 스토리는 하루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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