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09/12/18 04:16:18
Name Je ne sais quoi
Subject [일반] 기대가 어긋날 때
저를 아는 분은 거의 없지만, 오랜만에 게시판에 글 써봅니다. 속이 아파 잠을 자지를 못하고 있거든요 -_-;

여러분은 기대가 어긋날 때 어떻게 하시나요? 물론 상황과 감정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제 경우는 약간의 노력은 하되 안될 거 같으면 바로 그만둡니다.

오늘, 아니 이제는 어제 저녁에 (제 입장에서) 아~주 비싼 한정식 집을 갔습니다. 물론 제 돈 내고 먹는 자리가 아니라 간 곳입니다. 나름 입소문도 있고, 인터넷에서도 이름만 대면 잘 아는 그런 곳입니다. 날도 추운데 걸어서 갔는데, 입구에 늘어선 차들이 (대부분 대형 외제차들) 이름값이라도 자랑하듯 번쩍번쩍 빛나는 차체를 자랑하며 서 있더군요. 덤으로 그 안에는 기사들까지. 아마도 제 일행들만 걸어서 갔던 거 같습니다 ^^;

10/10 하는 곳이라(tax, service 비용 추가, 씌여진 가격 * 1.1 * 1.1) 가격부터가 후덜덜했습니다. 내 돈으론 못 먹는 곳이지~ 하며 즐겁게 먹는데, 음식이 의외로 그냥 그렇습니다. 궁중 전통 한정식이라고 하는데 음식에 대해 아는 거 없는 제가 봐도 딱 전통식이 아닌 것들도 나옵니다(물론 전통은 계속 변하는 것이긴 합니다). 술은 비싸서 딱 한 병 시켜먹었습니다. 한 명당 한 잔 나오네요. 술도 왠만한 곳의 3배 가격이거든요. 우리나라가 와인 가격에 거품이 정말 많긴 한데(보통 대형 마트에서 파는 와인이 현지 가격의 5~6배 정도), 제가 보기엔 와인은 현지 가격의 10배는 받는 거 같습니다.

다 좋습니다. 내 돈 내는 거 아니고, 분위기도 그리 나쁘지 않았고, 다들 만족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집에 올때부터 좀 그렇더니, 살살 배가 아프기 시작합니다.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기 시작합니다. 잠들기 전 한 5~6번 간 거 같습니다. 자다가 깹니다(평생 자다가 깬 적이 열 번도 안 됩니다). 두 번 깨고 나니 도저히 잠을 못 들겠습니다. 그냥 밤 새야 할 거 같습니다.

제 입맛이 저질인 탓이겠지요. 아니면 제 몸 상태가 별로이던가. 내일 일행들에게 물어보면 아마 다들 괜찮겠지요? 그래도 기대가 어긋날 때 드는 이 감정은 어찌 할 수가 없네요. 문득 과거의 여자친구들이 생각납니다. 차였을 때의 제 기분, 반대로 제가 찼을 때의 그녀의 기분... 원하던 곳에 합격하지 못했을 때의 기분. 실패의 추억의 편린들. 죽도록 노력한 적도 있고, 날로 먹으려고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율로 보면 아무래도 후자가 더 클 수 밖에 없네요.

혹시 다른 아픈 분이 있었다면 병원 가서 일단 얘기 해보고 약간의 보상이라도 받으렵니다. 안되면 어쩔 수 없구요. 내일만 지나면 괜찮겠지요. 오늘 밤에 편히 잠만 잘 수 있다면 -_-; 다들 좋은 밤 보내셨기를 바랍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9/12/18 04:25
수정 아이콘
몸이 안좋아서 잠을 못자면 정말 괴롭죠 ㅜ_ㅜ
사람이 밥을 못먹어도 잠은 자야 몸이 편해지는데..
비싼 음식 드시고 몸이 안좋으셔서 힘드시겠어요..

그런데 닉네임이 무슨뜻인지 궁금합니다 ^^
09/12/18 05:51
수정 아이콘
아주 비싼 가격의 설사약을 드셨군요..
컴플레인 해보시고, 좀 싸워야 될 것 같다..면 그냥 두세요- 괜히 피곤해지실 수 있거든요.
저도 예전 단골 분식집이 있었는데,
항상 먹던 오므라이스에서 죽은 새끼 바퀴벌레....(비위약하신분들 죄송합니다. ^^;)
가 나오더군요. 잘 볶아졌겠죠.. 아마. 거의 다먹었을때 쯤에야 발견하는 바람에..
조용히 말씀드려서 밥값만 면제받고 그냥 다신 안 갔었어요. 좋아하던 곳이었는데.
여튼 얼른 회복하시길~
Zakk Wylde
09/12/18 09:46
수정 아이콘
저도 형님처럼 평소에 제가 갈 수 없는 음식점을 갔는데.. 집에 왔더니 배가 아프더라구요..
폭풍설사 후 같이 갔던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모두 멀쩡... -_ -

안 먹던걸 먹으면 위가 놀라나 봅니다.

형님의 경우는 그 경우는 아니길....
그리고 차였다는 말은 못 믿겠습니다.

낼 뵈요~ 헤헤^^
Je ne sais quoi
09/12/18 10:53
수정 아이콘
julia85님// 감사합니다. 닉은... 저도 잘 모르는 말이지만 예전에 현대 미학 강의 읽을 때 나왔던 게 마음에 들어서 쓰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예술을 예술답게 만드는 '알 수 없는 그 무엇'이라고 설명하죠 ^^;
ryu131님// 아무래도 다른 분들은 괜찮으니 어쩔 수 없을 거 같네요. 한 명만 더 아팠다면 할텐데. 감사합니다.
Zakk Wylde님// 내일이 걱정되는구만... -_-a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8369 [일반] KBO 이택근 트레이드 유보 [32] xeno4099 09/12/18 4099 0
18368 [일반] 카지노 띄워 4대강 빚 갚겠다는 수공 [9] 삭제됨3919 09/12/18 3919 0
18367 [일반] 김종민&장우혁 소집 해제~! [78] 블레이드마스4332 09/12/18 4332 0
18365 [일반] 노무현 전대통령님 추모앨범이 제작되고 있다는 거 아시나요? [5] mytalk2951 09/12/18 2951 0
18363 [일반] 한국에선 인기없지만 타국에선 인기 많은 스포츠. [31] TheMilKyWay8745 09/12/18 8745 0
18362 [일반] 드디어 2011년부터 고등학교 국사교육이 선택제로 바뀌네요(2009년 12월 17일 2009 개정 교육과정안) [162] 유주호4649 09/12/18 4649 0
18361 [일반] 재미삼아 올리는 월드컵 경기 예상.. [11] TheMilKyWay3941 09/12/18 3941 0
18360 [일반] 기대가 어긋날 때 [4] Je ne sais quoi3078 09/12/18 3078 0
18359 [일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아이리스 시즌1이 끝났습니다. [38] 홍Yellow5551 09/12/18 5551 0
18358 [일반] end boy(퇴직자) 그들만들의 모임을 앞두며 (소회) [4] 남자의눈물3057 09/12/18 3057 0
18357 [일반] 아바타 IMAX DMR 3D 감상평 (노스포) [31] InSomNia6398 09/12/18 6398 0
18355 [일반] 히어로즈 결국 최악의 수를 뽑아드나요... [120] forgotteness7961 09/12/18 7961 0
18354 [일반] [야구] KBO 단장 워크숍 관련 기사 및 간략정리입니다. [9] AnDes3504 09/12/17 3504 0
18353 [일반] 우리시대의 용덕일보는 어디일까요? [17] 스타카토3535 09/12/17 3535 0
18351 [일반] [오보] 조선 닷컴의 대형 오보 [33] 내일은5389 09/12/17 5389 0
18350 [일반] 2차대전 이후 최고의 총: M-16 [17] swordfish4579 09/12/17 4579 0
18349 [일반] 반딧불의 묘 그리고 친일파 [27] Eternity5215 09/12/17 5215 1
18348 [일반] 드라마 '아이리스' 관련 잡담. [65] ROKZeaLoT5213 09/12/17 5213 0
18346 [일반] 사회적 관습과 충돌이 생길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18] Joon3484 09/12/17 3484 0
18344 [일반] 아바타 후기 - 좋네요.. [18] 이민님닉냄수4752 09/12/17 4752 0
18343 [일반] 한국 프로야구 레전드 스토리 - 10. 끝없이 발전해나가는 양신 양준혁 [27] 페가수스5142 09/12/17 5142 1
18342 [일반] 요즘 군대에 대해서 [55] 아웅5599 09/12/17 5599 0
18341 [일반] 여러분의 최고의 악역은 누구인가요? [138] 루실후르페5676 09/12/17 567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