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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10/17 01:50:55
Name 푸끆이
Subject [일반] 술 먹고나서 쓰는 잡설 (수정됨)


1. 스티비원더의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가 요즘 최애 노래다.

작년에, 기다리던 시험을 보고나서 합격을 기다릴때 시간이 1달 가량 남아
그냥 갑자기 10일 가량 뉴욕을 갔던 적이 있다.
왜 뉴욕이냐고? 큰 이유는 없다. 세계 3대 도시 하면 보통 뉴욕 런던 도쿄를 꼽는데 뉴욕을 안가봤기 때문에. 그리고 시간이 이때아니면 안날거같아서.
나는 취준생의 배낭여행객 신분이기 때문에 최대한 싼곳을 찾아 맨해튼의 한인 게스트하우스 비스무리한곳을 갔는데
다행히 거기 아주머니가 한인 60대 아줌마였고, 내가 젊은남자여서 그런지 잘해주셨다.

내가 뉴욕행 비행기를 탔을때, 유튜브에 나름 미국뽕이 차는 empire state of mind 따위의 노래를 들었는데
알고리즘에 뜨는게 오히려 8~90년대 올드팝이더라.
그래서 우연히 듣게된노랜데 너무 좋았다.
나중에 한인 게스트하우스라고 저녁에 희망자에 따라 파티를 해주셨는데
내가 이 노래를 틀었더니 아주머니가 이 노래를 따라부르며, 이민오기 전에 부산에서 살던 얘기를 해주셨다.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면 뉴욕이 생각이 난다. 아마 그 아주머니도 이 노래에 대한 추억이 있지 않으셨을까.

2. 갈망은 제한에서 온다.

나는 올해 결혼하였다.
원래는 부모님과 함께 살았는데, 아직도 와이프와 같이 산다는게 낯설다. 아니, 와이프라고 표현하는거조차 낯설다.
아직도 이따금씩 친구들에게는 여자친구라고 표현을 한다.
뭐랄까, 와이프라는 표현은 농익은 느낌이 든달까

와이프가 이직이 자유로운 직종이라 내 근거지쪽으로 신혼집을 잡았다.
한편으로는 연고도 없는 지역에 신혼집을 잡아 미안함이 든다.
그래서 퇴근하면 가급적이면 바로 집에 올려고 한다.

근데, 나는 술을 좋아한다. 그래서 약속이 적지는 않았다.
친구들과 술먹고싶을때 벙개를 잡고 술을 먹는게 좋았다. 술은 당일에 땡길때 먹는게 맛있다.
한편으론 퇴근 후 술이 먹고싶을때 벙개를 못잡을땐 집에와 혼술하는게 씁쓸했다.

이제는 결혼하니 혼술이 쉽지가 않다. 알고서 결혼했지만, 확실히 너무 환경이 달라졌다.
오히려 와이프가 자리를 비울때 술먹는게 너무 달아졌다. 괜히 유부남들이 와이프 어디 갔다했을때 인터넷에 술상을 올리는게 아니더라.
확실히 같이 사는건 안정감이 온다. 하지만 와이프가 어디 여행가거나 해서 집에 혼자남았을때, 유부남이 미소짓는건 괜히 그런게 아닌거같다.
갈망은 제한에서 오는거같다. 사실 이게 인생을 관통하는 명언같기도 하다. 군입대했을때 훈련소 수료하고 자대가는 휴게소에서 폈던 담배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한편으로는 현재 규제를 때리는 부동산 정책 생각이 들기도 한다.


3. 고령화의 미래에 대하여

나는 노인 관련 일을 하고 있다.
으레 보통은 늙으면 '나는 돈 열심히 모아서 실버타운 갈게' 라는 말을 흔하게 한다.
솔직히, 실버타운은 뭔가 돈 많은 노년들에게는 마치 천국같은 느낌을 연상하게한다.

현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세상물정 모르는 소리같다.
세상 모든것은 인건비로 돌아간다.
흔히 생각하는 실버타운은 '본인이 거동이 가능할때'의 얘기다.
거동이 불편해지기 시작하면 화장실을 가는거부터가 인건비의 영역이 된다.
화장실 못갈정도로 거동이 불편해지면 기저귀를 갈아줘야 한다. 그보다 더 상태가 안좋아지면 욕창방지를 위해 30분마다 자세를 바꿔줘야 한다.
이때부터는 돈이 정말 많아서 24시간 간병인을 쓰지 않는이상(월 500정도 된다) 실버타운에서도 쫓겨나게 된다.
추후에 인터넷이 발전하여 장보는거는 쿠팡으로 하고, 집 청소는 대행 어플로 한다고 해도
1~2시간마다 가는 화장실은 24시간마다 누군가 붙어있어야하는 영역이다.
인터넷 여기저기에서 조선족을 욕하지만, 한국인은 이런 궂은 일을 하기 싫어하기 때문에
간병일은 조선족의 영역이다. 이 업계에서는 장난스레 조선족이 파업하면 큰 병원부터 마비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리고 생각보다 거동이 안되어 혼자 화장실을 못가는 노인분들이 많다.
인터넷에서는 국민연금, 무임승차 등등의 이유로 노인들을 혐오하기 바빠서 이런 정말 열악한 환경의 노인분들이 보이지 않지만
정상적으로 생활이 안되는 노인들은 한국에서 100만명이 넘는다(장기요양등급 수급자 어르신이 130만명정도 된다는 통계가 있다.)
그리고 바깥에 다니기 힘든 이런 노인분들은 일반인의 시선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바깥에 돌아다니지 못하고 요양병원, 요양원, 집에 있으니 당연하다.
그런 노인분들이 서울에 살다가 경기도의 오피스텔로 밀려난다.
특히 집값이 싸고 대학병원 인프라가 좋은 일산에 이런 케이스가 많다. 놀랍게도 일산은 분당보다도 대형병원이 많다.
맨날 일산이 집값이 안오른다고 놀림받지만, 경기도에 어느 도시보다도 대형병원이 많은 도시더라.

그리고 보통 몸이 불편해지기는 시기의 노인들이 8~90대인데, 자녀들이 부모들의 상속자산을 생각하면서 미래를 꾸리진 않는다.
결국 8~90대의 노인들의 자녀도 5~60대고, 집을 가질사람은 가지고 있다. 8~90대의 노인들이 돌아갈 상황이 되면 공급이 +1이 된다.

어떻게보면 서울 부동산에도 영향을 끼칠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결국 장기적으로 보면 공급은 커지고 수요는 줄어들것이다.
이러면 뭐 '이미 그런 영향으로 지방은 소멸되고 있고, 수도권이 비대해지고있다. ' 라는 댓글이 달리겠지만
이미 이런 얘기는 2015년부터 나오던 얘기였다. 결국은 서울의 집값에도 영향을 끼칠것이라 생각한다.
저출산 초고령화의 시대는 생각보다 파급력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지방에서는 빈집으로 행정부담이 커지고 있다.

뭐랄까, 아직은 충격이 와닿지 않겠지만 15~20년뒤에는 부동산 가격과 미혼 남녀들에게 큰 쇼크로 다가올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정말 빈집 문제는 수도권 사는사람들은 모른다. 지방은 심각하다. 정말 일본 따라가고 있다.
한국이 1945년 광복 이후부터 현재까지는 한국인의 노력도 있겠지만 운빨도 따라와서 발전을 한만큼
이런 저출산 초고령화의 시대에서 ai의 수혜를 타서 이런 역풍을 덜맞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슬프게도, 이런 혁신적인 변화가 아니라면 저출산 초고령화는 생각보다 한국에 매우 큰 충격으로 다가올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공급부족으로 허덕이는 서울 부동산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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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10/17 07:08
수정 아이콘
서울도 안나가는 방, 공실 난 상가 있어요. 여기저기 보이죠. 지방에 비할 수준은 아닙니다만....
+ 25/10/17 07:11
수정 아이콘
신혼집 얻으러 돌아다니다 보니 집주인들이 다 노인이긴 하더군요 서남권이였는데 저도 15년쯤이면 얼추 정상화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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