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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10/08 16:37:04
Name 왕립해군
Subject [일반] 노스포) 달려라하니와 100미터.후기 (수정됨)
어제 오늘 달려라 하니와 100미터를 봤습니다. 같은 소재를 사용했음에도 완전히 다른 두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무엇을 향해 달리는가라는 화두를 직간접적으로 모두 던지는 애니입니다.

사실 이건 달리기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적용되는 이야기죠. 저에게도 너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쉽게 답변을 못하죠.
하지만 두 애니 모두의 각자의 세계 안에서 자신의 입장에서 어떻게 해서 그런 고민에 대한 대답을 합니다.
한번쯤 모두가 해봤을 주제니까 그런거 생각하시면 보셔도 되고 내려놓고 보셔도 될듯하네요.


감상문을 선요약

두 작품 모두 일장일단이 있지만 달려라 하니의 경우 40주년 기념 프로젝트 다운 세련된 겉모습에 비해 단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개인적으로 평점도 낮고 비추천합니다. 그러나 나애리 팬이면 아예 다릅니다 크크

  또 다른 작품인 100미터는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극장판을 보고 원작을 다시 찾아보는 방식으로 두 번 즐길 수 있는 작품이고, 그만큼 작품의 메시지와 표현 방식이 뛰어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각 작품 별로 감상을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달려라 하니:나쁜 계집애는 한국에서 한번은 들어 봤을 달려라 하니의 40주년 기념 프로젝트로 극장판으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얼마만큼 과거와 달라진 점이 무엇일까가 중요 감상포인트 중 하나 였습니다.

먼저, 그런 관점에서 좋았던 점을 읊어보자면 나애리와 하니의 디자인은 2025년에 맞게 현대화가 정말 잘 되었습니다.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이라는게 있긴하나봅니다.  원판이 워낙 훌륭하다 보니 현대화도 정말 잘 되었네요. 특히, 나애리는 현대적인 소품 및 패션이 정말 찰떡같이 어울리더군요.
충분히 달려라 하니에 추억이 있다면 현대적으로 변한 모습은 마음에 드실겁니다. 굿즈도 인기있을거같구요.

그리고 한국애니도 작화 수준은 생각보다 많이 올라왔습니다. 연초에 퇴마록 볼때도 느꼈지만 과거처럼 작화 수준에서 무너지지 않는 한국 애니업계 성장이 직접적으로 보여서 좋았네요. 거기에 OST도 꽤나 신경 쓴 모습이라 이것도 인상적으로 들었습니다.

세월이 지난 만큼 기계적인 퀄리티는 많이 올라서 그 부분은 매우 좋았습니다.

반면 안 좋았던 점은 감상평을 적는데 치명적으로 작용했던게 많았습니다.

심각한 올드한 연출과 각본이 그 나쁜 점이었는데 음식점으로 따지면 외관은 매우 현대적으로 리모델링 되었지만 음식의 맛은 누군 좋아 할 순 있겠지만 너무나 올드한 맛이었네요. 실제 경기하는 모습이나 훈련 과정이 외관만 현대적이지 속은 예전 그 시절 그대로네요. 저는 그 정도까지 시대에 대한 추억이 없어서 그런지 너무 촌스러웠네요.


이러한 문제는 연쇄 작용으로 이어지는데 신캐릭터 주나비도 역시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대적인 디자인의 캐릭터입니다. 그럼에도 각본과 연출에 의해 촌스러운 행동을 해서 그 매력이 반토막이 납니다.

그리고 S런이라는 작품내 중요한 종목으로 나오는데.. 이게 생각보다 산통이 깹니다.  기존의 트랙 스포츠가 아닌 새로운 장르고 아마도 스트리트 런 줄임말인거 같은데 온갖 반칙과 자율 선택 코스 등등 야생적인 러닝을 추구합니다. 차용이 파쿠르에서 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파쿠르의 모습이 보이기하지만 대부분 중요 연출을 보면 이니셜D처럼 레이싱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모습이 몇개 있어서 뛰는 모습이 생각보다 이질적으로 느껴졌네요. 그래서 달리거나 뛰고 있는 느낌보다는 자동차끼리 경주하고 부딪히는 걸 사람이 하고 있다는 그런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자동차가 연상되는 연출에 우마무스메에서 봤던 기시감이 드는 연출까지 있어서 둔탁함과 청명함이 섞이는 바람에 종목을 바꿔 주고자한 신선함은 매우 어색한 연출로 보이게 됩니다.  결국 이런 어색하고 촌스러운 연출이 더해져서 각본의 빈약함이 감춰지지 않고 뚜렷하게 느껴져서 감상이 매우 아쉬웠습니다.


10점만 2점을 주고 싶네요. 나애리가 정말 이쁘게 나왔으니 나애리 팬이라면 보는걸 추천하지만 그런게 아니라면 딱히 추천드리고 싶지 않..  

다음 애니인 100미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100미터는 한국에서는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원작도 우오토라는 작가의 동명의 만화로 하고 있고요. 넷플릭스에 관심이 좀 있으셨으면 지. -지구의 운동에 대하여-라는 애니메이션을 들어보셨을겁니다. 같은 작가가 그린 만화인데 먼저 애니화가 되었지요. 이 만화를 아셨다면 100미터도 대충 어떤 분위기를 아시겠지요.

저는 만화에 워낙 관심있는 사람이라 하니보다 100미터에 대한 기대치를 높혀둔 상태에서  봤었네요. 우오토 작가의 특징이기도한데 직접적인 메세지를 던지면서 철학의 화두를 던집니다. 하니의 경우에는 나애리를 통해 간접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을 가지고 나름의 해답을 보여주지만 100미터에서는 여러 등장인물들이 그것에 대해 철학적 코멘트를 하고 행동을 합니다. 이를 통해서 두 작품의 분위기가 완전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작품이 생각보다 훨씬 무겁게 진행이 됩니다. 진행을 초등학생부터 시작을 하는데 말이죠 크크

대략적인 분위기에 대해서 언급했으니 좋은 점부터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100미터의 가장 큰 장점은 연출이 정말 좋았다는거였습니다. 이는 탄탄한 만화 원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원작자체가 컷 활용과 인물 심리 탐구를 잘하는 보니 이를 기반으로 스크린에서 정말 잘 녹여냈습니다. 거기에 작화는 로토스코핑이라는 실사 영상에 덧대 그리는 기법을 활용해서 보다 만화적인 느낌보다 실제에 가까움을 주는데 이 작품의 메세지를 생각하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특히, 작중에 나오는 인터하이 장면에서 이 기법이 절정으로 활용되어서 몰입감이 장난이 아닙니다..

각본 각색을 정말 잘 했습니다. TVA가 아닌 극장판으로 출시했을 때 원작에 대해서 몰라도 원작 메세지는 전달 할 수 있게 한번에 작품 전체를 봐야하는 관객을 위해서 원작을 잘 정리해서 강약을 조절 잘 했습니다. 이로인해서 지루할 틈이 없이 연속적으로 이야기에 몰입 할 수 있었습니다. 원작을 재미있게 보던 저도 이정도 각색이면 정말 작품 이해도가 높구나 생각이 들었네요.

청소년~성인까지 모두가 이해할 수 있고 관통하는 주제 의식이 정말 이 애니메이션의 강점이 아닐까 싶네요. 앞서 말한 이야기에도 있지만 무거운 분위기에서 시작하지만 누구나 남녀노소 한번은 고민 해볼 주제를 세련되고 직접적으로 표현하면서 등장인물에게 몰입하게 만듭니다. 엔딩 크레딧에서 흐르는 테마곡과 함께, 작가가 던진 메시지를 온전히 이해하게 되는 그 순간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줍니다.

칭찬만 잔뜩했긴 했는데 완벽한건 아닙니다. 크크 불호 인점도 있는데 전문 성우가 모든 배역을 한게 아니라 주연 두 명은 실사 배우가 하고 있어서 이 점에서는 좀 아쉬운 느낌이 들었네요. 물론 영화스러운 분위기가 나온다는 장점도 있지만... 어쨋든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이니까 그 분위기가 더 좋네요. 그래서 전문 성우들이 나오는 파트가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앞서 각색을 칭찬했지만 사실 아쉬움도 동반하는데요. 워낙 등장인물에 대한 심리 묘사가 깊게 나오는 작품이다보니 조연의 각색이 아쉽긴한데 이건 미시적인 영역이라 극장판이라는 특수성을 생각한다면 익스큐즈가 가능하다봅니다. 말그대로 아쉽지 큰 불만은 아니네요.

평점을 메기자면 10점만점에 8.5점정도 주고 싶네요.  

글 서두에도 밝혔지만 스스로에게 의문이 있고 고민이 된다면 이 작품을 보시길 바랍니다.. 정말 많은 걸 생각하고 느끼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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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사자
25/10/08 16:39
수정 아이콘
100미터 볼까 말까 고민 했는데 내일 보러 가야 겠어요.
왕립해군
25/10/08 16:43
수정 아이콘
추천합니다. 정말 재미있습니다..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히게단의 라시사는 꼭 듣고 오세요..
전기쥐
25/10/08 17:00
수정 아이콘
달려라하니에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ost 참여해서 저도 볼 참이었는데 좋은 참고가 되는 글이군요 흐흐
왕립해군
+ 25/10/08 18:51
수정 아이콘
내려놓고보면 볼만은 합니다 흐흐
+ 25/10/08 18:01
수정 아이콘
달려라 하니는 홍보도 올드하더니 아니나다를까...
왕립해군
+ 25/10/08 18:51
수정 아이콘
저도 그게 우려한 걱정이었는데.. 그래도 나애리는 정말 모던하게 나와서 다행입니다..
시린비
+ 25/10/08 19:24
수정 아이콘
100m 마지막 장면도 원작과 비교하면 표현법이 조금 다르던데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이해가 가는 선택이기는 했던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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