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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6/18 05:38:10
Name 수금지화목토천해
Subject [일반] 최근 읽은 일곱 권(교양서,소설) 이야기
안녕하세요? 심심풀이 땅콩으로 책 읽는 사람입니다.

최근(이라고 하기엔 작년 말부터 읽었던 책 포함) 읽은 몇 권의 책에 대해 짧은 평과 함께 재미있는 책을 읽은 다른 분들의 책 추천을 받고 싶어 글을 씁니다.

그동안 저는 교양서 한 권, 소설 네 편을 읽었는데요. 그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본소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영미권소설) 스티븐 킹 - 11/22/63
교양서) 총,균,쇠 후기
한국소설) 소년이 온다
일본소설) 악의 교전

순서대로 짧은 감상평을 남깁니다. 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유의 부탁드리며 블로그에 썼던 글들을 옮겨 적은 터라 어색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포방지선***
***스포방지선***
***스포방지선***

일본소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감상평

이 소설을 처음 안 건 동명의 영화였다.

친구가 재미있게 봤다고 추천해서 봤다가 소설 원작이 있다는 것을 알고 소설도 보게 되었다. 나는 일본 로맨스 장르가 취향에 좀 맞는듯?

좋은 아이디어 하나로 끝까지 승부를 보는 타입의 로맨스 소설이다.
전반적으로 표현이 유치하고 깊지 않아서 재미있었지만 막 엄청나게 인상깊지는 않았다. 영화에서는 여주가 굉장히 예뻤는데 소설에서는 영상화된 여주의 이미지가 남아있어서 인지는 몰라도 여주의 외모에 대해 '완벽이라는 라벨링' 같은 식으로 묘사를 해서 좀 세련되지 못하다는 느낌?

그래도 읽은 것이 좋았냐, 싫었냐고 하면 좋았다. 아이디어가 좋았음. 가벼운 로맨스 소설을 보고 싶다고 하면 볼 만 하다. 대신 나처럼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보면 실망할 수 있으니 소설을 먼저 보고 영화를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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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권소설) 스티븐 킹 - 11/22/63 감상평

스티븐 킹의 소설을 많이 보진 않았지만 이 작품을 스티븐 킹 후기 대표작(스티븐 킹은 1970년대부터 소설을 썼으며 이 작품은 2009년작으로 앎)으로도 많이 꼽는다고 하여 읽어보았다.

시놉시스는 우연히 1958년의 미국으로 시간 여행하는 방법을 알게된 주인공이 1963년 케네디 암살사건을 막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

재미있음. 하지만 평범하게 재미있음.
스티븐 킹 이라는 이름을 들었을때 떠오르는 거장적인 특별함? 라면스프같은 무언가가 없어서 조금은 아쉬웠다.
스티븐 킹 소설인 걸 모르고 읽었다면 그냥 재밌게 읽었다고 하겠지만 스티븐 킹 소설, 그것도 스티븐 킹 후반기의 대표작이라는 평가도 듣는 장편이라 아쉬움이 있는 것 같다.

시간여행을 생각했을때 떠올릴만한 평범한 클리셰들이 평범한 타이밍에 나타난다. 평범하다는건 나쁘다는게 아니고 아는 맛이라 좋았다는 뜻임. 하지만...모르겠음. 그냥 그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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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서) 총,균,쇠 후기

사피엔스에 이어 인류학 교양서로는 두번째 책인 총 균 쇠

오늘날 문명/과학 발전에 있어 대륙간에 발생한 큰 차이가 어째서 발생하였는지를 환경적 요인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읽은 인류학 교양서가 사피엔스와 총균쇠밖에 없어 사피엔스와 비교하자면, 사피엔스가 유발 하라리의 토크콘서트 느낌이라면 총 균 쇠는 상대적으로 좀 더 설명충스러운 느낌이 있다.

사피엔스는 기본적으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재미있게 읽히려고 노력한 티가 나는 문장이다.

반면 총균쇠는 '내가 A라는 주장을 할건데,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 '가'는 다음과 같고, '나'는 다음과 같고...또한 근거 '다'와 '라'도 있지!' 같은 느낌으로 중심 주장과 그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줄줄이 읊어댄다.

내용 자체가 어려운 건 아닌데 저자의 주장에 큰 흥미가 없다면 TMI를 계속 듣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재미없으면 덮어버렸더니 읽는데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인류학에 밝지 못해 책 속의 내용이 학계에도 널리 받아들여지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으나 그 주장에는 일관적인 논리가 있고 일견 합리적으로 보여서 유익하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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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소년이 온다 감상평

한국 작가의 소설을 오랜만에 읽었다.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오래전 읽었을 때는 '나쁘진 않은데 흠..그정돈가?' 싶었음. 물론 개개인의 취향이 있으니 그냥 내 취향이 아닌갑다 하고 말았는데 소년이 온다는 아주 좋았다.

문학은 시대상을 담기 마련인데 우리나라 작가가 쓴 근현대 배경의 소설을 읽으니 한국인으로서 느끼는 바가 남달랐다.
또 오랜만에 보는 한국어 작가 특유의 글맛이 좋았다. 가끔은 한국 작가의 다른 소설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스포일러를 하기 싫어서 책 내용이나 구체적인 감상을 적기는 좀 그렇고, 인상깊게 읽은 구절 하나를 올린다.

"오래전 XX와 YY이 조그만 소리로 나누던 대화를 당신은 기억한다. 왜 태극기로 시신을 감싸느냐고, 애국가는 왜 부르는 거냐고 XX는 물었다. YY이 어떻게 대답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지금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까. 태극기로, 고작 그걸로 감싸보려던 거야. 우린 도륙된 고깃덩어리들이 아니어야 하니까, 필사적으로 묵념을 하고 애국가를 부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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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악의 교전 후기

기시 유스케의 소설을 읽었다.

종이 소설책을 산 것은 오랜만인데 누워서 뒹굴거리며 독서하는 느낌은 역시 종이책일때가 각별한 것 같다.

내용은 작가가 이전에 쓴 검은집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사이코패스가 나온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주인공이 사이코패스를 관찰하는 사람이냐 / 사이코패스 본인이냐는 점에서는 달라서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작중 주인공인 하스미의 심리 묘사에 감탄하며 재미나게 봤다.

검은집을 처음 봤을때의 재미가 강렬해서인지 검은집만큼은 아니었으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는 좋은 작가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이제 보니 기시 유스케가 쓴 소설을 여섯편 읽었는데 재미로 개인적인 재미 순위를 매겨보았다.

1등 검은 집
2등 신세계에서
3등 악의 교전
공동 4등 크림슨의 미궁 / 천사의 속삭임
6등 다크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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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최근 읽었던 재미난 책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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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사스
+ 25/06/18 08:18
수정 아이콘
잘보았습니다. 스티븐 킹의 하반기 대표작은 미스터 메르세데스일 겁니다. 에드거상도 탔고요. 11/22/63은 뒷권이 좀 부실하죠. 스티븐 킹은 하반기 추천작은 단편집은 <별도 없는 한밤에>, 경장편은 <나중에>. 장편은 <미스터 메르세데스>에서 시작해서 최근작 <홀리>까지 기브니 시리즈 정도네요.
철판닭갈비
+ 25/06/18 08:53
수정 아이콘
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가 책도 있었군요...? 책이랑 영화 중 어느게 원작이려나요 말씀대로 소재 진짜 신선했는데 크크 (+여주 핵존예....)
바다로
+ 25/06/18 09:48
수정 아이콘
책 소개 감사합니다.
저는 올해 <프로젝트 헤일메리>, <정의란 무엇인가>, <종의 기원담> 등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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