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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12/05 18:47:57
Name 바밥밥바
Subject [정치] 대통령 오죽했으면 그랬겠는가?
1. https://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38643

어제 이 기사보고 어이없어하는 분들이 많이 있으셨을 겁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의원총회장에서 윤대통령을 두둔하며

"김건희 여사랑 대화한 적 있는데, 대통령이 고독해 한다고 했다.
대통령이 고독할 때 지도부는 뭐했고, 우리가 말벗이라도 해주고 해야 하는 거 아니냐"
"대통령이 오죽했으면 그랬겠는가?"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는 의견입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아직도 국민의 안위보다는 대통령에 대한 동정이나 하고 앉아있는
저들의 태도에 다들 몹시나 화나있는 반응이 대부분이지만

저는 저 태도가 되려 약간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2. https://ppt21.com/humor/509263

유게에서 나르시시스트와 관련된 영상입니다
해당 영상을 만든 사람이 대중매체를 통해 전달하는 메세지가 너무 가볍다는
뜬금없는 비판을 받아서 주목받은 글이지만
그와 별개로 우리 요즘 세상에 우리 주변에서 나르시시스트를 만나는 일은 어렵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는 스타트업 업계에 오래 종사했는데
이 업계에서는 정말 수많은 나르시시스트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 '대표'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링크드인, 수많은 미디어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비즈니스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믿고
그것을 통해 큰 부와 명예를 얻을 준비가 되어있다는 자신을 하는 대표들을 정말 많이 만나보았고
제가 만난 그런 대표들 중 90%는 앞서 말한 나르시시스트 성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사업은 보통 이렇게 시작됩니다.
자신은 이미 성공할 준비가 되어있으며, 이를 위한 대단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자신의 시간과 열정을 갈아넣어 초기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출시합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국가지원 사업, 여러 VC 들의 초기 투자들을 받고
신기한 아이템들을 주목하는 다양한 미디어들과의 인터뷰를 하고
그 과정에서 여러 경진대회서 주는 크고 작은 상들을 받으며
자신의 비즈니스는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을 갖고 사업을 진행합니다.

하지만 정작 지표를 보면 그 어떤것도 잘 되고 있지 않습니다.

수많은 실리콘 밸리의 경영 기법, 성공한 기업가들의 수많은 멘토링
자신과 같은 입장을 가진 사람들과의 쉬지않는 네트워킹을 통해
자신은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은 꾸준히 유지하지만
실상 비즈니스 지표들은 그 어떤것도 잘되고 있음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중간에 들어온 몇몇 짬이 있는 시니어들이 이런 문제를 발견하고
자신의 경험을 살려 더 나은 대안들을 제안하거나 문제 해결을 지원하지만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법, 주변의 성공한 선배들이 걸어온 그 길들을 걷지 않으면
자신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견고한 믿음이 이런 조언들을 멀어지게 합니다
진짜 고객들이 원하는 것들에 관심이 있기 보다는
자신보다 성공한 사람들의 발자취만 좇으며 직원들을 이리저리 휘두르고
그 폭정을 견디지 못한 직원들은 하나둘씩 떠나지만
그들의 무지함과 끈기없음을 탓하며 다른 말 잘듣는 직원들을 찾습니다.

그러면 회사에 남게되는 부류는 딱 두 부류입니다.
하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자존감 낮은 주니어급 직원과
듣기좋은 말만 하며 회사에서 뽑아먹을 것만 챙겨가는 영악한 시니어, 팀장급들입니다.

3.

이런 나르시시스트 회사 대표들은 다음와 같은 사고의 공통점을 갖습니다.

1) 자신은 절대 틀리지 않았다. 아니 틀렸을 리가 없다.
2) 잘된 모든 이유는 자신의 선택이 있기 때문이다.
3) 잘못된 모든 이유는 구성원들이 멍청하기 때문이다.
4) 나를 비판하는 모든 것들은 회사를 망치는 암적인 존재이다.

그리고 이 회사에 남아있는 구성원의 부류는 다음 둘로 나뉩니다.
1) 대표가 옳다고 하는 일을 옳다고 믿게 해주고 콩가루를 받아 먹는 사람
2) 이런 대표 밑에서도 배울게 있다고 생각하는 자존감 낮은 사람

어떻게.... 공통점이 보이십니까?

4.

제가 좋아하는 모 팟캐스트에서 이번 탄핵에 관해 분석하려고 하는 방송을 들었습니다.
방송 내내 "이러면 안되거든요?" "왜 이렇게 했죠?" "이게 말이 안된단 말이죠?"
이런 이야기들만 하는 것을 들으면서, 문득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 정권은 논리로 이해하려고 하면 안된다.
윤대통령은 마음이 심히 아픈 사람이고 그런 자가 권력을 가진것 뿐이다'

정말 그는 아주아주아주아주 전형적인 나르시시스트의 특성을 보입니다
앞서 올린 유머글에 정리된 나르시시스트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자신의 감정만 중요해서 나와 대립하는 사람은 다 나쁜 x로 취급
2) 또 엄청 부지런해서 나와 대립하는 사람을 나쁜사람이라고 주변 여론 선동
3) 부끄러움 슬픔 수치심 같은 부정적 감정을 절대 거부해서 이를 느낄때는 화를 내고 극단적 리액션함
4) 이런일이 일어나서 부끄럽습니다, 죄송합니다 같은 사과를 패자의 자백이라고 생각해서 절대 부정
5) 고퀄의 결과물을 내놓으면 내 주변에 후진것뿐인데 내가 잘해서 잘됐네 라고 생각
6) 남들이 못하는것을 내가 해냈다에서 성취감을 느끼기에 주변인이 성과를 내면 내 지위에 대해 위협을 느낌
7) 본인몫을 지키려고 남을 끌어내리고 사촌이 땅을 잃어야 쾌감을 느낌
8) 나르시시스트에게 제일 취약한 유형이 프로공감러. 공감능력이 뛰어나서 더 쉽게 휘둘림
9) 리더중에 세상은 제로섬 게임이다, 남의것을 빼앗아야 우리가 성장할수 있다라고 하는 리더가 있으면 나르시시스트일 가능성 높음
10) 나르시시스트가 싸패, 소패보다 더 위험한 이유는 사회에서 더 자주 접할수 있는 유형이기 때문임

그냥 지금 이 계엄 정국까지 오게된 모든 상황은 그가 그냥 '마음이 아픈 사람이라'고 해석하면 모든 것들이 설명이 됩니다.
지금 윤대통령안에는 어마어마한 분노가 가득 차 있을 것입니다.
세상이 모두 본인을 억까하고 있고, 나를 억까하는 모든것들에게 복수하겠다는 마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5. "내가 겁이 많아서 검사가 된 사람이야" - 영화, 부당거래 중

부당거래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대사 중 하나입니다.
라임이 딱 떨어지는 매력도 있지만, 검사를 표현하는 제일 적절한 문장이 아닐가 생각합니다.
윤대통령은 검사가 되기 위해 '9수'를 했다고 합니다.
이게 끈기와 노력의 표본처럼 보여지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되려 집안에서 엘리트가 되지 않으면 인생이 망한다는 엄청난 압박을 받았기에
9수를 해서라도 검사가 되야한다는 강박이 생겼을거라 생각합니다

엘리트 중에 이런 압박을 받는 사람들의 나르시시스트화는 너무나 흔한 일입니다.
의사들 파업때도 온 국민들이 공감못하는 무수한 메세지를 내놓는데
그들의 머릿속에는 정말로 자신들이 '엘리트' 대접을 받아야만 하고
세상이 그걸 억까하고 있다는 생각에 저런 중언 부언들이 나왔던 것이라고 봅니다.

윤대통령도 마찬가지라고 해석하면 정말 이해가 빨라집니다.
자신은 세상의 모든 억까를 이겨내고 엘리트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입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검사에서도 승승장구, 박근혜 탄핵 수사로 칼춤한번 거하게 춘 역사도 남겼습니다
역사상 최단기 대선 후보로서 대통령까지 한번에 달성한 그의 경력은
자신이 엘리트로서 가져야했던 압박과 그로 인해 생긴 강박적인 자기애를 채우고 채우기에 충분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자기애는 절대 채워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윤석열은 대통령이 되고 나서 그 자기애에 직접적으로 공격을 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존재를 마주하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 그는 대한민국 전체가 자신을 억까 하고 있다고 믿고있을 겁니다.
매일매일 자신을 조롱하는 김어준을 쳐 죽여야 마음이 놓일 것입니다
자신이 임명한 사람들을 자꾸만 탄핵하고 자신이 쓸 돈을 깎아내는 민주당을 파괴해야 마음이 놓일 것입니다
한줌밖에 안되보이던 명태균이 자신을 쥐고 흔들 증거를 갖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을 정신이 없을 것입니다
자기 아래서 시킨일이나 하라고 보낸 한동훈이 자신의 자리를 넘보는 것을 보고 가만 둘 생각이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자신의 가능성을 응원해준다고 믿고 있는 사랑하는 아내와
자신에게 달콤한 말로 위로와 도움을 주는 소중한 충암고 동문들과
잘못된 세상을 바로잡는 진심을 담은 말을 해주는 수많은 극우 유튜버와
모두의 억까에도 진심으로 자신을 믿어주는 20%의 지지자들만 남으면 됩니다.

나머지는 전부 다 죽어도 아무 여한이 없을것입니다.

그래서 계엄의 칼을 꺼내 든 것이 정말 아무렇지 않았을 겁니다.

6. 이런 시각으로 정국을 바라보면 모든 것이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그 엘리트 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아직도 그를 동정하는 것을 훨씬 더 익숙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문제는 나르시시스트를 대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그냥 '피해버리는' 것인데
대한민국은 이를 피해버릴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직관에서도 단 하나의 답만이 떠오르게 되는 것일 겁니다.
'탄핵' 및 '내란죄 엄벌' 말고는 말이죠.

솔직히 이번 계엄은 '탐욕'으로 가득찼던 전두환의 쿠데타와는 저는 좀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저 정신이 건강치 못한 미치광이의 폭거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쟁이나 승리같은 단어 보다는
저 미치광이를 빨리 끌어내리고 정상적인 세상으로 빠르게 돌려놓는 것을 목표로
국민들과 정치권이 발빠르게 움직였으면 싶습니다.

화내거나 분석하거나 해결하려 하지 말고
저 미치광이 나르시시스트를 하루빨리 '회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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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투니
24/12/05 18:52
수정 아이콘
이거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 천지긴 하죠.
24/12/05 18:53
수정 아이콘
(수정됨) 명문이네요. 그리고 글제목 역시 탁월합니다. (비꼬는 것 아닙니다....)
화재안전기준
24/12/05 18:5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삭제, 공격적 표현,패드립(벌점 2점)
알바척결
24/12/05 20:21
수정 아이콘
고무호스가 필요합니다.
화재안전기준
24/12/05 21:1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삭제, 공격적 표현 (벌점 2점)
세상의빛
24/12/05 18:59
수정 아이콘
조현형 인격장애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어느새
24/12/05 19:00
수정 아이콘
나는 진짜 중도로 살으려고 나름 노력하며 살았는데요
국정농단과 계엄선포는 용납할수가 없네요
24/12/05 19:0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잘 읽었습니다. 대체로 분석에 동의합니다. 이제 제 정치관에 있어서 [무능해 보여 오히려 안심], [아무것도 안할 것 같은 사람]이란 표현은 앞으로 없는 것입니다. 그릇이 안되는 사람이 분수에 안맞는 자리에 앉으면 반드시 큰 사고를 친다는 걸 이번에 똑똑히 알았습니다. 해서 안되는 짓은 골라서 다한다는 것도 봤습니다. 다른건 내가 피하면 그만이라도 대통령 자리에 앉은 아픈사람의 미친 짓은 내가 피할수도 없구요.

후.. 역사가 좋은 쪽으로 흘러가기를, 후세 국사 교과서에 지금의 사건이 긍정적 결론으로 기록되어 있기를 기도합니다.
우스타
24/12/05 19:39
수정 아이콘
어느 쪽이던 결론 자체는 긍정적으로 서술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ItTakesTwo
24/12/05 19:04
수정 아이콘
저런 말한 놈은 입을 다물게 해야죠. 저런 말까지 세어나오는 걸 보면 내란의 힘 수준도 알만 하구요.
nm막장
24/12/05 19:05
수정 아이콘
나르시시스트 보스를 2년동안 모셔본 경험+ 유튜브로 공부해본 경험으로는 85% 정도 맞는 것 같습니다

자기애를 받아줄 자존감 낮은 인원이 되지 않고서야 그 속마음이 드러날 기회가 없으므로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루체시
24/12/05 19:09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진혼가
24/12/05 19:10
수정 아이콘
정신병있으면 병원을 보내야죠
24/12/05 19:11
수정 아이콘
추천 버튼이 없어 댓글로 남깁니다.
시원시원
24/12/05 19:11
수정 아이콘
피지알은 추천이 왜 없죠? 좋은글 감사합니다
24/12/05 21:13
수정 아이콘
정치글은 추천 버튼이 없어요
마카롱
24/12/05 19:15
수정 아이콘
추천 버튼이 없어 댓글로 남깁니다 22
할러퀸
24/12/05 19:1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고 범죄심리학적으로만 분석할 수 있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올려놓은 나라 꼬라지입니다.. 분석할 수는 있되 이해하면 안되는데 국민의 힘당은 이해하려고 드는 게 정말 웃길 노릇입니다. 아니 그래야 자기들이 산다고 판단하고 내린 정치적 수라고 주장하겠지만..후안무치들이에요 정말.
퀀텀리프
24/12/05 19:21
수정 아이콘
나르시시즘이 없는 사람은 별로 없을것 같고.. 과유불급 이겠죠.
위계질서가 확실한 검찰총장의 자리에 있던 사람이
각종 언론 야당의 비판과 반대가 일상인 정치가의 환경에 적응하는게 어렵겠지요.
케이국 대통령은 토사구팽 혹은 파국을 피하기 어려운 자리인듯 합니다.
2명 빼고는 끝이 다 안좋습니다.
그럴수도있어
24/12/05 19:23
수정 아이콘
만약 윤석열이 유능해서 국회를 장악했다면 국민들이 그냥 두지 않았을 겁니다.
윤석열의 무능이 자신의 목숨을 살린것 같습니다.
litlwing
24/12/05 19:30
수정 아이콘
그런 상황이 정말 오면, 국민의 피도 흐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이 아니라면, 우리는 어떻게든 헌정의 테두리 안에서 막아야 하고 그게 최선입니다.
그럴수도있어
24/12/05 20:09
수정 아이콘
네 그런 면에서 다행입니다. 사실 유능했다면 이지경까지 오지도 않았겠죠.
스웨트
24/12/05 19:37
수정 아이콘
진짜 글 잘쓰시네요 잘읽었습니다
진짜 상식적으로 이해 안갔는데 뭔가 이해가 가네요
그래서 더더욱 빨리 뭔짓 못하게 해야되요 
이게나라냐/다
24/12/05 19:41
수정 아이콘
인간으로서 너무 외로워서 못해먹겠으면 내려와서 좋은 사람으로 살면 되죠
독재국가를 만들려고 하면 쓰나요
파프리카
24/12/05 19:44
수정 아이콘
반국가 단체다운 워딩입니다.
Jedi Woon
24/12/05 19:52
수정 아이콘
흔히 얘기하는 꼰대가 가장 최우두머리가 되면 그 조직이 어떻게 되는지 전국민이 체감하고 전 세계가 목도 하고 있습니다.
대선 후보 경선 과정과 후보자 시절에 보여준 행동들이 그냥 원래 그런가보다가 아니라 실제 대통령이 되고 군 통수권자가 되면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여준거죠.
후보시절 아무리 이럴거다 저럴거다 얘기해도 실제 그런 행동을 보이지 않고 선을 넘지 않아면 그냥 반대편의 흠집 잡기가 되버리지만 그게 현실이 되버린 이상 과거에 징후들을 지나쳐버린 어리석음이 되버렸습니다.
솔직히 21세기에 전시가 아닌 비상계엄과 독재를 보게 될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F1rstchoice
24/12/05 19:54
수정 아이콘
오죽하면 계엄 어쩌구하는게 비꼬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잠깐 들더라구요.
물론 그런거 아니고 순장조 충성경쟁인거 다 알지만...
LuckyVicky
24/12/05 19:54
수정 아이콘
오죽했으면 그랬겠어요
이해가 갑니다
그러니까 Rest할 수 있는 곳으로 빨리 보내드려야
계란지단
24/12/05 22:29
수정 아이콘
탄핵을 반대하는 국힘측의 주장과 논리(?)들은 (현재의 쟁점과는 무관하게 머릿속에서 나온 결론을 먼저 두고) 사후적으로 덧붙인 껍데기말에 불과하기에(차후 국정운영에 대한 숙고로부터 나온 게 아니라, 자신들의 국회의원 뱃지와 재선에 대한 계산 그리고 그 결론으로부터 그것을 합리화하기 위해 치장한 말들이란 점에서), 그 언어들 자체의 논리(?)는 찬반 분석이 불필요한 수준의 헛말들이죠.
하지만 그런 헛말의 정오유무를 차치하고 따져보더라도 도대체 탄핵을 안 하면 그 다음은 어떻게가 전혀 없다는 점이 문제입니다(최대한 선택지의 폭을 넓혀 생각해보려고 가용한 수단을 나열해서 A 내지는 B라고 표현해보려 해도 그렇게 쓸 수 없는 게 저의 부족한 소견으로는 탄핵 이외의 수단으로 당장 집무정지를 강제할 수단을 떠올릴 수 없더군요). 도대체 어떻게 대통령을 케어할 수 있다는 건지??? 대통령 말벗해주고, 달래주고, 오죽하니 그랬을까 이해해주고 하면 갑자기 대통령이 정신 차리겠습니까... 현재의 윤석열은 그냥 세계관이 이상한 사람 수준이니까요. 확증편향만을 강화하는 극단주의자들의 유튜브, 소위 말하는 무슨튜브에 뇌가 절여져 있는 상태고, 현재 내가 속한 나의 우주 나의 세계는 국가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종북 반국가세력의 겁박과 이들의 권모술수에 넘어간 무지한 다수 대 이에 맞서는 그리고 세뇌되지 않은 진정한 진실을 알고 있는 소수에 속하는 나의 전쟁인걸요. 여기에 대고 도대체 어떻게 설득의 말을 하고 아니 어떻게 어르고 달래야 이 사람이 전쟁 아닌 다른 수단으로 정치를 하겠다는 태도를 끌어낼 수 있단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언어도 방언도 같은 지구인끼리나 통하는 거지 교류도 없었고 아예 세계관과 사고방식이 다른 외계인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그 외계인이 당장 처들어온 상태라면? 모 정치인의 명언이 있지요...
더군다나 엘리트 사닥다리의 꽤나 높은 층, 이 경우에는 그저 상층부가 아닌 꼭대기까지 올라가본 사람의 자의식이나 사태를 대하는 태도가 변하는 건 매우 매우 쉽지 않은 일이고요. 자기 방식대로 해서 성공해본 경험이 있고 심지어 이게 한두번도 아니고 여러차레의 성공경험이 누적된 상태인지라, 어떤 새로운 사태나 변수가 발생해도 하던대로GO로 치달을 여지가 크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그간의 성공경험 때문에) 실패로부터 무언가를 새로이 배우기보다는 실패의 원인을 외부로부터 찾고 그 외부요인만 제거하고 다시 하던대로GO를 하는 태도를 취할 개연성이 높죠. 나르시시스트, 그것도 이런 엘리트 나르시시스트는 (자의식 속에서는) 본인의 나르시시즘조차 근거 있는 나르시시즘이라 생각하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상황에 적합하게 나를 변화시키는 인물을 괜히 걸물이라 부르는 게 아니죠.
무슨무슨 대입법 이런 논리 싫어하지만 굳이 갖다 쓰자면, 국힘과 보수진영(?)측의 단 한 가지 남은 논리가 이재명 대통령만은 안 된다 이러면 나라 망한다 이건데, 정치인 이재명을 우려했던 이유가 뭐였겠습니까. 현대경제학을 들이댈 것도 없이 현시대를 살아가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상식 수준에서 봐도 통용이 안 되는 수준의 근본부터 다른 경제관, 국제정치질서에 대한 독특한 이념, 복고적 세계관, 현상과 문제를 (독자적인 논리로 외삽하고 재단하지 말고) 합리적으로 피드백하는 능력과 판단력에 대한 의구심, 민주주의적 법질서 및 불문율이 허용한 규칙을 넘어선 수단을 가감없이 사용하는 무도함, 국가운영의 관점이 아닌 사적 이해관계를 추구하며 국가권력을 동원하는 절제되지 않은 욕망 등과 여기에서 파생될 수 있는 일시적이 아닌 장기적 혹은 비가역적인 파열과 재앙에 대한 두려움..... 그런데 말입니다. 이미 이런 것들은 누구를 가리키고 있습니까? 이재명을 가르키며 흰소리 내지 자조적으로 나돌던 말이 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 되니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착한 인간이길 빌어라' 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대통령직에 있는 자는 이미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나쁜 이재명'인 수준이죠. 이미 정오표 판별났는데, 하다못해 임기 초라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지 나쁜지는 아직 모르겠고, 최소한 국민 눈치는 보는 수준의 이재명'을 앉혀 놓는 게 도대체 어떤 면에서 현직의 윤석열보다 나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저는 이재명 지지하지 않고 최대한 그가 대통령직에 그리고 그 이전에 대통령 후보직에조차 다가서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이런 저로서도 당장의 외계인 문제의 해결이 시급하다 생각할 정도입니다...)
누군가가 말했듯이 현실에서는 정치와 정략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정치인이 아무리 썩어 빠졌더라도 지켜야할 선이 있는 것이고, 아무리 현실 정치가 이념은 겉보기에만 좋은 상징물에 불과하고 실체는 이해타산과 사적 욕망의 아사리 판일지라도, 본인에게 주어진 지위의 무게에 따라 기꺼이 책임을 짊어지고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때가 존재합니다. 설령 그 손해가 비가역적이고 본인을 제도정치에서 퇴출시키는 그런 손해가 되더라도요. 과거의 탄핵과 바른정당의 실패는 (설령 그 실패가 온전히 배신의 정치에서 기인한 것만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어찌됐든 나쁜 의미에서 보수정치권에 피드백을 줬습니다. 현재 탄핵에 동참한다 해서 반드시 과거와 동일한 궤적을 밟게 되리란 보장은 없다지만 두려움을 느끼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르겠지요. 그러나 국민의 대표자라는 직위가 단순히 자기 보존만을 제1과제로 놓는 그런 자리는 아니죠. 그렇기에 앞서 말한 그 선과 때가 지금을 가리키고 있을 때, 싫더라도 해야만 하는 일이 있는 것입니다.
나르시시즘의 괴물을 회피할 유일한 수단을 사용할 기회를 앞에 두고 있습니다. 일개 소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현실정치권의 보수 국회의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좋은 자들'이었기를 바라는 것밖에 없는 것이 씁쓸합니다만 그래도 올바른 판단을 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이들 역시 상당수 나르시시스트라는 점이 우려스럽지만 그렇더라도 혹은 그렇기에 올바른 선택을 해주길 바랍니다. 이들 중에는 텃밭 출신의 대표자도 있겠지만 그와 더불어 (재선에서 파생되고 창출할 수 있는) 돈이라는 실용적 가치를 차치하고서도 정치적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는 사회경제적 역량과 명예를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으니, 전자 중에서도 명예를 아는 자 또는 하다못해 후자 중에서라도 해야만 하는 일을 해야만 할 때 본인의 책무에서 눈 돌리지 않는 자가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온갖 복잡한 사고가 머릿속을 아우성칠 때 흔히 현재보다는 미래를 바라보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단순히 실용적 의미에서가 아닌 보다 숭고한 가치의 측면에서 미래를 바라보게 되는 때가 있죠. 현실을 회피하려는 자에게 두려움은 아름다움으로 치장되어 쉬운 도피의 길을 안내해 주니까요. 그러나 재선을 통해서 더 긴 기간동안 국회의원으로서 본인이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내가 제시할 수 있는 더 나은 정치와 사회의 형상보다, 지금 탄핵에 찬성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치적 성취가 더 큽니다. 설령 그 선택으로 인해 본인이 앞으로 다시는 정치권에 발붙일 수 없게 되더라도, 본인의 현재 선택을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그 정치적 성취가 미래의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성과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이해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계란지단
24/12/05 22:43
수정 아이콘
여담으로 앞으로 검사 출신은 입법부에 진입하지 않는 게 좋지 않나 싶습니다(업무영역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해야 하겠지만 행정부도 자중할 필요가 있을 테고요). 이는 소위 말하는 검찰의 악마화 문제와는 다른 측면에서 말하는 것입니다. 원론적으로 사법권력, 입법권력, 행정권력을 분리해 놓은 시스템에는 이유가 있는 것인데, 아무리 현실 정치인이 허접하고 무능하고 차라리 내가 하면 더 잘하겠다고 엘리트 검사 출신인 본인의 자의식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개인 수준에서 잘하고 잘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런 식으로 사법부 시스템에 속해 있던 엘리트가 입법부로 충원되었을 시 발생하는 정치사회적 파급효과와 결과가 문제인 것입니다.
검사 출신들이 줄줄히 입법부, 행정부로 유입되는 것이 개인 수준에서는 좋게 보면 유능한 인재의 영전 나쁘게 보면 연줄 정치의 수혜입니다만 집단적으로 보면 사법권력의 입법권력 장악이란 현상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하다못해 삿된말로 엘리트 출신이면 출신 답게, 엘리트 집단이면 집단 답게 가오를 지켜서 본인들의 정부 커리어는 검찰청에서 끝내는 불문율이라도 만들어내고, 뱃지가 눈앞에 보일 때도 그것에서 파생될 수 있는 막대한 현실적 이익이 자기 앞에 있을 때도 엘리트로서 자중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합니다. 그 커리어가 끝난 후에는 사회로 돌아가서 사회인으로서 커리어를 쌓아나가시고요. 반대로 정치권에서도 개인 수준에서는 아무리 유능하다 할지라도 또는 사회적으로 큰 명망을 얻은 인재일지라도 그런 유용성과는 별개로 정치적 함의 고려하고 양자를 잘 저울질해서 되도록이면 지양하는 불문율을 형성했으면 하고요.
여기에는 원론적인 부분을 떠나서 실용적인 이유도 있는데 검사 직무의 특성이 정치와는 맞지 않는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그저 들은 소리에 불과한 근거 없는 말이긴 합니다만, 검사들은 본인을 제외한 타인을 범죄자 내지 예비범죄자로 본다는 소리가 있습니다. 현실에서 이런 소리야 그저 우스갯소리에 불과하지만 아주 넘겨들을만한 소리만은 아니긴 한데, 왜냐하면 검사라는 직무의 특성이 현실의 사태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폭력적이기 쉽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더한 문제는 이 폭력적 수단이란 것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단 현실의 문제를 우회하는 해법(?)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어떤 사회적, 정치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와 또는 그 문제의 대리인과 적합한 문제해결을 위해 대화하고 조율하고 합의해나가는 지지부진하고 불완전한 과정을 떠올리기보다는 (마치 범죄자를 대하는 것처럼) 문제의 대상이 가진 불법적 요소를 털어버려서 KO승을 얻어내려는 경향에 치우치기 쉽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불법적 요소의 증명만으로 단지 이것이 한 대리인의 범죄의 증명일 뿐만 아니라 이에 더해 자신의 정치적 관점과 입장의 정당성과 국민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태도죠. 그러나 이것은 재판장의 논리지 정치의, 사회의 논리가 아닙니다. 이런 식의 접근은 법전이라는 절대적이고 명확하며 이견의 제시가 불가능한 기준이 있을 때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고, 사회는 다른 것이죠....
괜히 정치인을 하나의 결절점에 불과하다고, 사회적 세력의 담지자 내지는 이해관계의 대리인에 불과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설령 부적격한 대리인의 불법적 요소를 증명하여 날려버리더라도 그것은 정치인 한 개인의 퇴출이고 결절점 하나의 (일시적) 결락이지, 사회적 이해관계와 불만은 그대로 현실에 남아 있습니다. 정치인 개개인의 문제도 물론 중요합니다만 그와 동시에 그들을 배태한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치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는 것인데, 과연 검사 출신 정치인이라는 유형이 후자의 문제에 대해서 해결능력이 아니 인식 자체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극단주의자 대리인을 현실정치에 등판시킨 수많은 아서 플렉들이 그리고 그런 아서 플렉들을 생산한 사회 시스템에 무언가 뒤틀린 문제가 존재하는 것인데, 당장의 조커만 잡아들이면 문제가 해결되겠습니까. 슈퍼쥐들이 하수구에 처박혀 당장 눈에 안 보인다고 해서 있던 문제가 없는 것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매번 튀어나오는 조커들을 때려잡는다고 앞으로 조커가 안 나오게 되는 것도 아니죠. 그런데 그저 당장의 조커들만 깜빵에 집어넣을 수 있는 인재(?)가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어느정도의 의미가 있을까요. 그런 행위들이 사회의 장기적인 발전와 안정에 어느정도나 기여할 수 있는 것일까요. (물론 이는 정치인은 오로지 정치적 문제와 행위로만 신분직위의 유지여부가 결정되어야 하며 개인 비리에 대한 법리적 가치판단과 적용에서 면제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단지 검사 출신의 정치인이란 유형의 문제점에 대해서 말하고자 했을 뿐입니다. 지금 현재에 문제되는 사안에 대해서도 굳이 말을 덧붙이자면 이재명과 조국은 법의 심판을 준수해야 하며, 어쩌면 조만간일지도 모를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그들은 적법한 신분에서 본인의 위치를 찾아야 합니다. 즉 대선 레이스에 참여하더라도 최소한 법의 과정을 모두 마친 신분으로 참여해야 함니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요...)
플리트비체
24/12/06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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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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