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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09 08:37
전체 부가 증가한 건 좋은데 그 부가 고루 나눠지지 않아 내가 이 모양 이 꼴이니 이제 잘난 체하는 엘리트들(대충 대학물 먹고 경제가 어쩌고 하는 놈들)에게 속지 않겠어
24/11/09 08:39
막상 세계화로 저렴해진 물가에 익숙해졌고 그게 계속되길 바라는 사람들이 반세계화를 지지하는게 모순이자 비극이죠.
당장 이번 트럼프 재선에 바이든 시기 인플레이션이 매우 큰 영향을 미쳤을텐데.. 트럼프가 본인 말대로 관세 정책을 진짜 하면 바이든 시기랑은 비교도 안 되는 인플레이션을 볼 수 있을겁니다.
24/11/09 11:14
트럼프 경제 정책의 결과는 잘하면 미국 경제의 유럽, 일본화고 나쁘면 악랄한 스태그플레이션이죠. 물론 아예 실업 상태이던 사람들은 물건값이 비싸지고 경기가 나쁘더라도 일자리라도 얻었으니 감내하겠지만 나머지 대다수는...
24/11/10 16:56
위의 글에서 지적하지 못한 측면인데
소비자들이 세계화에서 입을 수 있는 수혜로 세계자유시장론자들이 약속하는 바가 바로 저물가일텐데,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인지 민주당 정권에서도 물가를 제대로 잡지 못한다고 느껴지니 소비자들조차도 민주당을 버린 것이라고도 봅니다.
24/11/09 09:32
솔직히, 세계화 꿀빤 계층이 그간 자기네가 쌓아올린 부를 배분하는데 너무 무관심했던, 이걸 넘어서서 니들이 부 못 쌓은건 죄다 니들이 멍청해서, 노오오력을 안해서 그래~ 이러고 소외 계층에게 일방적으로 손가락질해대던게 쌓이고 쌓이다가 터져나온게 오늘날의 트럼피즘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문에서의 피로감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세계화라는게 내 삶에, 내 미래에 도움되는게 대체 뭔데?]라는 의문을 해소하지 못한데서 온거니까요. 세계화의 이득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는건 비교우위 운운하는 경제학원론 수준의 지식으로도 충분하지만, 그래봐야 그런 류의 설명은 본인의 삶이 실시간으로 황폐화되고 있는 사람들 앞에서는 그저 공리공담, 숫자놀이에 불과할 뿐입니다.
사실은 10년도 더 전에 월가를 점령하라 운동 같은 전조 증상이 보였을 때 세계화를 주도하던 엘리트들이 여기에 적절하게 대응했어야 합니다. 이때부터 지속가능한 세계화가 과연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지에 대한 반성적인 고민이 있었어야 했죠. 그때 어영부영 넘어가고서 이미 기차 떠나간지 오래인 지금에 와서는 뭐, 트럼피즘이 뉴노멀이 된 현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트럼프 2기 정권의 성패와는 무관하게, 세계화는 이미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습니다.
24/11/10 16:59
역시 위 글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측면을 잘 짚어 주셨습니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평평한 세계]를 말하는 이들은 결국 비교우위이론으로 세계화의 이익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수치상으로야 그럴 것입니다. 아마도 1명의 미시간 노동자가 중국 공장에 일자리를 뺏기면 9명의 미국 소비자들은 그러한 세계적 분업의 혜택을 누릴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일자리를 뺏긴 1명의 분노는 강한 원한이 되지만, 세계화의 혜택을 누린 9명은 그 혜택에 민감하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글로벌 엘리트들은 전체 편익을 강조하며 그 1명의 원한 감정을 방치해 온 것입니다. 그 결과가 세계의 극우 포퓰리즘, 트럼피즘, 브렉시트 라고 생각합니다.
24/11/09 09:47
글 잘 읽었습니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였던가요?
토머스 프리드먼인가 뭔가 하는 사람이 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세계화는 '황금 구속복'이네, 뭐네 했던 것 같은데요. 세상이 많이 변하긴 변했어요. '유엔인권선언'과 '정체성의 정치'를 같이 엮는 건, 그저 하나의 비유겠으나 좀 핀트가 많이 어긋나는 것 같습니다. 인권선언은 2차대전 직후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부인인 미국의 퍼스트레이디가 주도해서 un회원국들이 체결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인권은 그 개념의 속성상 불가피하게 그 권리의 보편성과 추상성을 핵심으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권선언은, 인종, 성별, 민족, 나이, 직업 등의 모든 현실적 차이에도 오직 인간이기 때문에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하는 권리가 있다는 규범적 선언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정체성의 정치' 는 그와 정확히 반대되는 이야기를 합니다. 보편적, 추상적 인간 같은 건 없다. 자율적, 이성적 주체로서의 개인 같은 것도 없다. 모든 인간과 개인은 오직 특정 인종, 특정 성 등으로 환원되는 일정한 집단에 소속될 뿐이다라는 게 '정체성 정치'의 핵심관점입니다. 그래서 양자를 같은 반열에 놓고 이야기하는 건 난센스에 가깝습니다. 추가) 이해를 위해 다시 한 마디 덧붙이자면, '인권선언'은 그 모든 현실적인 차이와 분열 속에서도 결국 우리 모두는 동등한 인간이라는 한 가지 공통성에 집중하는데 반해 '정체성의 정치'는 우리의 그 모든 인간적 공통성에도 결국 우리 각자는 특정 성, 특정 인종으로 나뉘어 질 수밖에 없다는 차이와 분열에 집중합니다.
24/11/10 17:02
중요한 차이를 잘 짚어 주셨습니다.
2차 대전 직후의 인권 담론과 최근의 정체성 정치, 소수자 담론 사이에도 근본적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트럼프의 잠재적 지지층들의 입장에서는, 서로 다른 위 두 담론이, "글로벌 엘리트들이" "수혜는 자기들이 누리고, 손실은 우리에게 전가하며" "우리에게 도덕적일 것까지 요구하면서 비용을 부담시키며" "장벽을 허물고" "세계화를 더 스무스하게 만들기 위해" "도덕적 담론을 가져다가 우리를 정죄한다"는 측면에서 동일하게 느껴졌을 것이라는 진단이었습니다.
24/11/09 15:10
그냥 단순무식하게 생각해보면, 선진국의 서민들이 화를 내야 할 곳은 부를 점점 더 독식하는 자국의 기득권과 시스템인데 엉뚱한 곳으로 분노를 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보이기도...
24/11/09 16:15
세계화가 결과적으로 물질적인 풍요를 가져오긴 했지요. 과거였다면 엄청난 고가의, 극소수의 사람들의 전유물이었을 초고성능 전자기기 등을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한 건, 전 세계적인 유통망 구축 및 무역장벽의 철폐 등이었습니다.
20세기까지의 생산방식은 한 지역 안에 여러가지 물품을 생산하는 단지를 만들고, 그 안에서 각각 부품을 생산하여 조립하고, 그걸 유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여러 군데에 "공단"들이 생겼고, 거기서 서로 시너지를 내며 물건을 생산했죠. 하지만, 지금은 국제적인 교역을 통해 그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중동에서 원자재를 수입해 와서, 한국에서 중간재를 만들어내고, 중국에서 조립해서, 미국에 파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전 같았으면 이런 방식이 오히려 비용의 증가를 가져왔을 겁니다만, 물류 시스템의 고도화와 FTA 등이 이를 가능하게 했죠. 그러나, 이 과정에서 "소비"를 주로 담당하는 나라들, 대표적으로 미국과 유럽 등의 서구 국가들의 경우엔 투자자들, 브랜드를 가진 기업들 및 서비스 제공자들은 이 과정에서 부를 축적할 수 있겠으나, 기존에 생산을 도맡았던 노동자 계층들의 경우엔 자기들의 일자리를 빼앗기게 되는 결과가 나타난거죠. 그들 나라의 인건비로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 등의 저임금, 대량생산과 경쟁이 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자신들의 임금이 내려가거나 직장을 잃게 되는 결과가 나타날겁니다. 그로 인해 반감이 쌓여오다가 유럽 극우정당들의 약진과 트럼프의 당선이라는 결과로 나타난 게 아닌가 싶어요. 전 세계의 GDP, 특히나 미국의 GDP의 경우. 숫자적으로는 계속 우상향 해 왔으나, 이게 실질적으로 근로자들의 임금 증가와 1:1로 맞물렸는지는 의문입니다. 물론 미국 내 평균임금도 엄청나게 상승한 것은 맞습니다만, 과연 그게 나스닥 지수의 상승률과 비교했을 때 동일하게 증가했을까요? 물론 자산을 나스닥에 투자했다면 그만큼의 수익을 얻었겠지만, 그건 자산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이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별도로 주식 등에 투자할 만한 여력이 없지요. 금융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사실 상위 20% 정도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80%의 사람들은 버는 족족 소비에 쏟아붓기에도 빡빡하고, 그런 와중에 슈퍼리치들은 엄청난 부를 축적해 왔죠. 트럼프는 이런 부분을 잘 건드렸는데, 슈퍼리치들을 겨냥한 게 아니라 중국 등 미국에 수출을 하는 국가들로 화살을 돌려버렸고(트럼프 자신도 슈퍼리치죠), 그게 또 먹혔네요.
24/11/09 17:48
https://slownews.kr/73438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war&no=1511124 전 세계화에 관해서는 항상 이런 글들이 생각납니다. 서울에서 자라서 인서울 4년제 대학을 나온 저로서는 세계화란 게 외국 유학가고, 외국인 유학생과 팀플듣고, 외국인 교수 수업듣고, 외국계 회사에 취직하고 외국 출장다녀오고 이런 거만 생각나는데, 블루칼라계층과 지방에서 겪은 세계화는 그와 사뭇 다르더군요. 저에게 외국인은 서비스제공자,동료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내 노동력을 더 저렴한 값에 대체할 수 있는 경쟁자겠죠.
24/11/10 16:01
아마 민주당 지지자 엘리트,대졸 화이트칼라와 공화당 지지 블루칼라의 간극은 저 글에서 나온 한국의 도농 세계화 격차보다 더 매운맛일테니 국제화,이민에 대한 그들의 세계관은 완전히 다르겠죠. 한국도 이런 미래를 대비해야 할 겁니다. ~계 한국인이라는 참 어색한 단어가 이제 곧 현실입니다.
24/11/11 15:32
하긴.. 우리나라는 사실 그 격차가 미국에 비하면 그렇게까지 크지는 않을거거든요.
하지만 미국이라면 대졸 엘리트, 월가에서 일하는 금융계 사람들과 러스트벨트의 근로자간의 차이가..
24/11/10 17:03
예전에 읽었던 글인데 다시 읽어도 참 좋은 글입니다.
한국도 세계화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비서울 갈등, 도-농 갈등이 어떤 형태로건 또다른 형태의 트럼피즘으로 분출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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