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원팬으로서 LS 거피셜을 보고 복잡미묘한 심정입니다.
근데 반응을 보고 있자니 인성 논란을 떠나 LS가 대충 어떤 사람인지 아는 분들이 크게 많지 않아 보입니다.
LS는 개인방송 해설 SNS 안가리고 쉴새없이 의견을 표출하는 스타일이라 타 분석가들과 달리 알려진 정보가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저도 올해 롤을 그렇게 열심히 본 건 아니지만 그래도 LCK 해외중계를 꽤 본 입장에서 LS가 부임한다는 가정 하에 티원의 변화를 예측해봅니다.

- 프리징을 사랑하는 남자

LCK 해외해설을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프리징은 LS가 밀고 있는 가장 주요한 전술 중 하나입니다.
개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프리징 관련 유튜브는 꽤 볼만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Auy0Mjlmw

탑라인에 서서 웨이브 좀만 태워도 킬먹은 수준의 골드이득+경치이득 가져오는데
왜 오브젝트도 한참 남았는데 라인 서로 와리가리 치면서 CS 교환하고있냐~ 등의 이야기이지요.
만약 LS가 티원의 코칭롤을 맡는다면 솔로라이너가 탑 또는 바텀 라인을 프리징하는 모습을 굉장히 많이 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관해 재밌는 일화가 있는데 LS가 한번 프리징을 가지고 트위터에서 후니를 저격한걸 후니가 [XD] 하고 웃어넘긴 일이 있습니다.
https://twitter.com/LSXYZ9/status/1181433458096300037
프리징을 선호하는 솔로라이너들이 전세계 프로씬을 통틀어봐도 별로 없지요. 확실히 비주류 이론입니다.

- 누울 땐 눕는다

LS의 트위터와 해설을 들어보면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 가만히만 있어도 이득보는걸 왜 싸우느냐고 하며 멘탈이 나가는 것이지요
LS는 프로경기 패배의 원인을 많은 경우 누워도 되는 조합이 안 눕고 교전각을 본 데에서 찾곤 합니다.
이는 위 프리징과 직결되는 철학이기도 하지요. 프리징은 전형적인 안전한 위치에 서서 안정적인 이득을 노리는 전술이니까요
그 외에 불필요한 시야를 잡으려고 무리를 할 필요가 없다 등의 이야기도 LS가 종종 하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특히 교전지향적인 게임철학으로 유명한 김정수와 비교해도 그렇고 근래 LPL/LCK가 지향하던 트렌드와 거리가 있는 모습입니다.
LS가 쵸비와 테디를 사랑하는 이유 역시 같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고 봅니다.
쵸비는 다른걸 다 떠나 미드 라인전 이득과 골드격차를 벌리는데에 있어서는 신 그자체인 선수이고
테디는 올해 부진한 모습이 있기는 했으나 후반 캐리력을 뽐내야 하는 메타에서는 소위 대장군롤을 LCK에서 가장 잘 수행해왔던 선수 중 하나이지요.

- 밴픽의 아이콘

밴픽은 LS를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겠지요
경기 시작 전에 밴픽부터 누가 이겼다고 시원하게 얘기를 해주는 부분을 많은 해외팬들이 사이다로 느끼곤 합니다.
한편으로는 코치생활하면서 매판 밴픽을 이길 수는 없을텐데
밴픽이 지거나 애매한 상황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의 시선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LS가 이번시즌 레넥톤 혐오자 등등 밈이 많은데 한국에서는 주로 감독시절 BBQ에서 보여준 기기묘묘한 밴픽이 더 회자되는 것 같습니다.
뭐 요즘은 그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기는 한데 모두가 노블레쓰만 찾던 시절부터 꾸준히 특이한 서폿을 밀어온 사례는 있습니다. 자이라 벨코즈 소라카 등등..
아마 에포트가 즐겨 하는 탱서폿이 LS 스타일은 아니다 보니 선수영입 찌라시도 도는 것 같습니다.

또한 리신을 극혐하고 카서스를 비롯한 AP정글을 꾸준히 밀어온 사람이기도 하며 이 점 때문인지는 몰라도
티원이 작년 스토브리그 당시 클리드를 못 붙잡고 커즈를 데리고 왔을때 옆그레이드 또는 그 이상일 수도 있다며 상당히 긍정적인 평을 남겼습니다.
티원이 LS와 함께한다면 커즈와 계속 함께하고 중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십은 제쳐두고 LS의 밴픽 스타일을 놓고 보면
본인의 철학에 맞게 사거리싸움이든 캐리력 싸움이든 캐릭터 스킬셋 자체의 상성으로든 "후반에" 이길 수 있는 픽을 지향하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초반을 버린다기보다는 좋은 밴픽은 초반에도 약하지 않고 후반에도 유리하다 같은 마인드)
상대의 실수에 의지하는 조합보다는 비슷하게 가도 후반가면 유리한 조합을 선호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또 소위 vaccum counter - 조합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라인전 카운터 - 에 대해 항상 불호를 보였던 것으로 기억하구요
다시 말해 라인전만 바라보고 뒤가 없는 픽은 대체로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런 점을 들어 티원의 선발전 젠지전 밴픽과 올해 DRX의 전반적인 밴픽을 많이 비판하기도 했지요
따라서 밴픽적으로나 플레이적으로나 20서머와는 방향성이 거의 반대될 것이라 봅니다. 물론 내년 메타는 알 수 없지만요.

- 스타크래프트 사랑

LS 본인이 스타1 출신이라 그런지 스타 관련 비유를 즐겨 사용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RTS 관련 게임 이해도가 진심으로 MOBA 계열 게임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구요.
특히 시야 관련 비유를 자주 합니다 굳이 와드로 다 보지 않아도 상대가 뭐할지는 예상할 수 있다. 쓸데없는 쪽에 시야가 없다고 쫄 필요 없다. 등
스1으로 치면 이영호의 눈치같은 개념이라고 할까요

그래서인지 LS가 아마 국내외 통틀어 스타 출신 코치를 가장 고평가할만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재미있게도 거피셜난 폴트감독이 스2 현역시절 제한된 정보를 이용한 상황판단에 특히 일가견이 있던 선수였던 것으로 압니다.
과연 LS의 입김이 닿았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 티원 선수단을 고평가하는 몇안되는 분석가

이전에 후보선수들을 포함한 티원 선수들 거의 모두가 월클이라고 트윗을 한 적이 있고
특히 페이커의 메카닉이 지금도 최상급이라고 해줘서 일부 티원팬들의 마음을 움직인 바가 있는데
지금 보니 이게 조마쉬와 접촉한 시점 근처라 뭔가 순수하게 보이지만은 않는 면이 있네요..

하지만 제가 위에서 언급했듯 LS가 테디와 커즈에 관해 꾸준히 고평가한 건 사실이고 칸나를 포함한 다른 선수들에 대해서도 칭찬을 꾸준히 해온 편입니다.
아마 LS가 김정수와 비교했을때 티원 기존 선수단의 전반적인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맞을 겁니다.
이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빅네임 영입이 없다면 21시즌 시작은 20스프링 주축멤버와 함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국내외로 말이 지나치게 많이 나오는 서폿 포지션 정도 외에는 딱히 프론트에서 영입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 그 유명한 아이템 철학

그의 모렐로와 블클에 대한 혐오와 리안드리 사랑은 국내에서도 아는 사람은 알 정도로 유명합니다.
그 외 방관/마관템의 효율 차이에 관해 꾸준히 역설해온 사람이기도 하고
솔라리 오른 리안드리 갱플 등 범용적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으나 종종 등장한 템트리도 다수 있지요.

개인적으로 아이템의 중요성이 사람들이 어그로끄는 것에 비해 그다지 크지 않다고 봤는데 내년에는 꽤 중요해질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2021시즌 가장 주목받는 변화 중 하나가 아이템 대격변이니까요.
LS는 아이템 관련 의견을 가장 자신있게 내놓는 분석가 중 한 명이라 프론트가 이를 주목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코치로서의 자세

프로팀에서의 커리어가 상당히 짧으나 생각보다 아마추어/준프로들 코칭한 경력은 꽤 있습니다.

또한 친한 LEC 프로선수들이 많아 (네메시스 브위포 크라운샷 등) 이들과 자주 의견교환과 토론을 벌여왔기 때문에
진짜배기 입롤러들과는 다르게 "본인이 분석한 의견을 실제로 뛰는 선수들과 조율"해온 경험이 어느정도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역시 경력에 참작할만한 요소라고 생각이 됩니다.
대외적으로는 에고가 상당히 강한 모습이지만 같이 일한 사람들이나 친한 선수들의 평가가 좋은걸 보면 의외로 무리해서 고집하는 스타일은 또 아닌 듯 하구요

정리하면 LS가 능력이 모자라서 문제가 있을지언정
코치의 기본이 안돼있다거나 팀내에서 성격 문제로 잡음을 일으킬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 멘탈과 건강 문제

LS는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조리돌림과 키배를 마다하지 않는 성향의 소위 말하는 파이터입니다.
해외에서 LS라고 하면 일부 티원 선수들에게 쏠리고 있는 어그로를 단숨에 코치진으로 끌어올 수 있을 정도로 빠와 까를 양분하는 이름이기도 하고요
LS가 지금처럼 SNS와 개인방송을 한다면 멸망 이외의 미래가 안보입니다
일단 코치가 된다면 SNS를 끊는 게 좋아 보입니다(...)

또한 지병이 있어서 개인방송을 못켜거나 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는데 빡빡한 1부 일정을 소화 가능할지도 궁금하네요.
원래 엄청난 하드워커긴 해서 가능할 것 같기도 하고..

- 총평

그동안 독창적인 철학과 매운맛 입담으로 광신적인 팬층을 끌고다니던 분석가가
이제 1부리그 중상위권 스쿼드를 직접 들고 시험대에 오른다고 할 수 있겠네요.
물론 아직 오피셜이 안나긴 했습니다만..

종합적으로 봤을 때 LS를 코치로 선임하는 것 자체는 팀의 주전 선수풀이나 어울리는 스타일을 생각하면 의외로 꽤 근거있는 선택이라고 보는데
함께할 코치진들이 굉장히 중요해 보입니다. 특히 LS에게 부족한 무게감을 가져다줄 선출이나 경험많은 코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과거사는.. 참.. 운타라가 팀의 슈퍼스타인 페이커 절친이기도 한데 빠른 시일 내에 직접 만나서 해결을 봤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