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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3/27 17:46:57
Name Tormento
Subject [스타2] 묘수 세 번 두면 바둑 진다
'묘수 세 번 두면 바둑 진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묘수는 기발한 착상으로써 돌을 살리거나 죽이기도 하고 전세를 역전시키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묘수를 연발해서 바둑을 이기는 경우는 드물죠.

좀 많이 지난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얼마전 IEM 월드챔피언십 결승전 김유진 선수 경기를 보면서 이 격언과 비슷하지 않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상금 1억원에 걸맞지 않은 날빌(?)대전이였다고 말하시는 분들도 상당수지만
저는 매우 흥미롭게 이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우승자에게 상금 1억원 준우승자에게는 0원... 카이지급의 도박같은 결승전이 시작됩니다.

운명의 1세트 연수...
김유진 선수는 과감하게 전진관문을 시도 합니다. 김준호 선수도 잘막았지만 결국 날선 김유진 선수의 공격을 못 막고
GG

2세트 해비 레인... 여기서 또 김유진 선수는 과감하게 전진관문을 시도 합니다.
심리전이 먹힌걸까요... 김준호 선수는 1경기 전진관문을 당했음에도 2경기에 전진관문을 배제합니다.
심리전에서 김유진 선수가 먹고 들어가더군요.

경기가 끝나고 2경기 코멘트 중 그랬던거 같은데 1,2경기는 준비된 전략일지도 모른다고 그러더군요.
8강에서 강초원 선수의 전진관문 빌드 이후 다음 경기에서 김준호 선수가 정찰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김유진 선수가 짠 빌드라고... 대박..

3세트... 또 혹시나 전진 관문? 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김준호 선수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때 김유진 선수 본진 관문을 가져가더군요.
와.. 이 경기 암흑기사에 쿨지지로 결국 지긴 했지만 김유진 선수의 대박 심리전이였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  

4세트 알터짐 요새... 가장 승부의 포인트 여기서 김유진 선수가 생 더블을 시도 합니다. 자원적 우위를 가져가게 되죠.
여기서 김유진 선수는 승리를 예감하지 않았을까요??

1,2경기 깜짝 묘수와 3경기 이후의 정석(?) 플레이의 조화
우승은 신이 주는 것이라지만 결국 준비하는자에게 행운이 더 따르지 않나 싶습니다

역시 스타크래프트는 심리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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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포한톱니이빨곰
14/03/27 17:51
수정 아이콘
사람이라면 세 번은 안 당하죠
14/03/27 17:51
수정 아이콘
1~2세트의 그 전략이 승기를 내고, 거둔 전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날빌만 속출했다란 이야기에 대해서 저는 동의하지 않는 편인데, 결승전에서 1세트 정도 올인성 전략이 나온 적은 있어도, 한 선수가 '연이어서' '똑같은' 전략을 써본 적은 제 기억에 거의 없었습니다.(결승전이 아닌 경기에서 아예 한 전략만 주구장창 쓴 적이야 꽤 있습니다만.)

거기다가 4세트의 수비력 또한 발군이었죠. 굉장히 재미있는 경기였다고 봅니다.
저 신경쓰여요
14/03/27 18:10
수정 아이콘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 4강에서는 전설의 3연벙을 비롯해서 변형태 대 송병구의 3연 투팩 등 그런 게 많았는데 결승에서는 딱히 안 떠오르네요.

굳이 생각해보자면 박카스 스타리그 때 이영호 선수가 '안티 캐리어 빌드'로 연막만 잔뜩 피워 놓고서는 그것만 죽어라고 대비해온 송병구 선수를 상대로 3경기 연속 빠른 승부를 가져가서 우승컵을 거머쥔 정도?
저그인
14/03/27 17:54
수정 아이콘
스1 이제동 선수가 결승에서 이영호 선수 상대로 4드론을 2번 연속했는데, 이영호 선수가 두번째는 막고 우승한 게 iem과 대비되어 생각하더군요. 크크.
14/03/27 18:00
수정 아이콘
내용은 참 좋은데... 세번 당한 그분이 계속 눈에 아른거려서 그만
Rorschach
14/03/27 18:11
수정 아이콘
심리전은 진짜 박카스 2008 결승이 최고였던 것 같아요.

김택용과의 4강 및 곰클래식에서 토너먼트 내내 프로토스들을 이기고 결승에서 송병구마저도 소위 말하는 안티캐리어빌드로 이기고나서
결승전 시작 전 인터뷰에서도 뭘 준비해와도 안티캐리어로 다 이길수 있다고 말했던 꼬맹이;;가
실상은 단 한경기도 안티캐리어 빌드를 준비해오지 않았던 결승이었으니까요.
저 신경쓰여요
14/03/27 18:14
수정 아이콘
크크 저랑 같은 생각을 하셨네요. 진짜 그건 단순히 결승전 다섯 경기를 통해 심리전을 건 정도가 아니라 그 전에 있었던 대회와 수많은 경기들을 재료로 삼아서 결승 전 언론사 인터뷰 및 결승전 무대에서의 경기 전 인터뷰에서까지 잔뜩 연막을 피운... 그야말로 전율의 심리전을 맛보게 해준 대회였었죠
Rorschach
14/03/27 18:16
수정 아이콘
맞아요 그리고 그 와중에 다른 맵도 아니고 카트리나에서 센터 투배럭 크크크크
저 신경쓰여요
14/03/27 18:20
수정 아이콘
그때는 진짜 너무 행복했었는데... '꼼딩'의 모습과 단단한 최종병기 프로토 타입이 함께 어우러진... 후 제발 스2에서도 잘해주길 바랄 뿐입니다ㅠㅠ
14/03/27 18:15
수정 아이콘
이영호 선수의 사례는 상대에게 허풍을 떨고 속인 느낌이라면, 김유진 선수의 사례는 패를 감추고, 아무 표정 없이 상대를 속인 느낌인 것 같네요. 송병구 선수는 상대가 뭘 할 줄 알고, 그것만 생각해온거라면, 김준호 선수는 에이 설마하고 넘어갔는데 당했죠.

특히 김준호 선수는 이전 경기서부터 초반 전진 관문 대비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고 하더군요.(정찰을 꼼꼼하게 하지 않아서요.)
신용운
14/03/27 18:41
수정 아이콘
그 이면에는 故우정호 선수의 공도 컸죠. 이영호 선수의 인터뷰에서 정호형이 안티캐리어 빌드를 족족 다 막아내는 바람에, 결승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전략을 전면 수정했었다는 말을 남겼고 그 덕분에 우승했으니깐요.
14/03/27 18:52
수정 아이콘
코...콩..
콩먹는군락
14/03/27 19:20
수정 아이콘
제목이 크크
Tormento
14/03/27 19:50
수정 아이콘
진호형 미안해
라라 안티포바
14/04/14 03:44
수정 아이콘
아주 늦게서야 이 글을 봅니다만,
'묘수 세 번 두면 바둑 진다' 는
'묘수 세번 나오기가 그만큼 어렵다'가 아닌
'묘수가 세번 필요할 만큼의 바둑이면 진바둑이다' 정도입니다...;;
오랜만에 들어와서 스2글 쭉 보는데
바둑 얘기가 제목에 있어 반가운 김에 댓글 달아봅니다.
Tormento
14/04/15 16:32
수정 아이콘
그렇죠.. 저도 그런 뜻으로 쓰려고 쓴건데 제 글 솜씨가 많이 부족하네요 흐흐
많은 전략이 아니라 단 두번의 전략으로 승기를 가져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여서 딱 이 말이 떠올랐어요 흐흐
'올 날빌???' 할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경기 봤거든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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