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제동 선수가 육체적 한계에 다다른듯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로리그 대 송병구전에서의 무력한 저글링 올인, 대 이재호전에서의 역시 무기력한 저글링 초반러쉬... 그리고 예전처럼 방어해내지도 못하는 모습...

평소의 이제동 선수라면 절대 그렇게 허무하게 질리가 없는데, 순간 이제동 선수가 아닌듯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이제동 선수의 얼굴을 보면 많이 이상해 보이긴 했습니다. 이제동 선수의 얼굴에 무엇보다 깊은 육체적 피로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전혀 보이지 않았던 모습이 말이죠. 이제동 선수하면 바로 떠오르는 그 독한 눈빛보다도 이제는 지칠대로 지친 육체적 피로가 얼굴에서 느껴지더군요.

하긴 그동안 정말 미친듯이 달려왔던 이제동입니다. 07년 하순부터 이제동은 사실상 저그의 리더였고 지금까지 미친듯이 쉬지않고 달려왔죠. 그러나 이제는 그가 정말 지쳐보이기 시작합니다.

KT의 이영호선수 못지않게 자신이 패배하면 팀도 진다는 중압감속에서, 또 최고의 프로게이머가 되기위해서 개인리그에서도 완벽한 플레이를 연습하고 또 연구하는 그의 육체와 마음이 이제는 정말 한계에까지 다다른것 같습니다. 그 튼튼하고 나이도 한창인 선수가 스타리그 오프닝을 찍고 병원까지 다녀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들어 비록 두 경기뿐이긴 하지만 무력해질대로 무력해진 플레이... 저번주 미칠듯한 개인리그 및 프로리그 일정속에서 마지막 진영화전까지 기적적으로 잡아내며 7전 7승을 거둔 그 모습은 전율 그 자체였지만, 바로 그 절정에 이르기위해 이제동은 정말 자신이 가진 모든걸 다 태워버린듯했습니다. 자신의 몸뿐만 아니라 스타라는 게임을 즐겁게 생각했던 마음까지도 말이죠.

승부에서 지면 늘 그때 느낀 분노를 잊지않았던 이제동선수가 어제 프로리그에서 이재호선수와의 경기후 조금 실성한 사람처럼 웃기 시작하더군요. 평소의 이제동 선수라면 절대 그런 모습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텐데요. 저는 지금까지 이제동선수가 지고나서, 좀더 정확히 말하면 그렇게 허무하게 지고나서 그렇게 웃는 모습은 처음 본것 같았습니다.




지칠대로 지친 이제동선수가 다시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예전과 같은 그 깊은 전율을 다시 보여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정말 미칠정도로 멋있는 당신의 모습을 오래 보고싶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