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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3/20 23:04:44
Name 아우구스투스
Subject 국본[國本]! T1 테란라인의 적자를 주목하라!
국본[國本]. 참 멋있으면서도 뭔가 머쓱한 말입니다. 어쨌든 왕세자나 황태자라는 말이 정말 멋있기는 합니다. 크게 본다면 왕자라는 단어로 지칭할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의 로망(?)이랄까요? 뭔가 멋있어 보이죠. '무엇무엇의 왕자'라는 단어는 쉽게 접합니다만 확실히 왕자라는 단어는 왕이라는 단어라던가 황제라는 단어에 비해서는 친근하면서도 뭔가 고귀한 느낌도 나고 그렇기도 합니다. 물론... 제 자부심으로는 제 닉네임이 가장 고귀하고 자부심이 철철 넘친다고 보지만 말이죠. 그 말이 그 말이기는 하지만요.

어쨌든 정말 멋있는 말이지만 그 말에는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왕자가 있으려면 분명 왕이 있어야 하고(뭐 나라가 망해서 왕 없고 망명 왕자만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의 왕자는 뭐... 불쌍한 거지 멋있는게 아니죠.) 황태자가 있으려면 황제가 있어야 하죠.

그러한 면에서 외모적으로도 테란의 황제인 임요환 선수와 비슷하고 또한 같은 팀이기도 한... 게다가 항상 이길때에 같은 팀의 전대본좌 최연성 코치를 언급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뭔가 이 선수는 누군가의 후계자라는 느낌이 굉장히 많이 들더군요. 특히나 오늘 4강 전의 ESC 보는데 박찬수 선수와의 8강 2주차 경기에서 최코치의 모습은 마치 자신의 적자를 보는 듯 한 그런 느낌이더군요.


최근에 프로리그가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개인리그의 중요성은 모두가 다 인지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최근 양대 방송사 4개 대회에서의 테란의 성적은 처참하기 이를데가 없습니다. 최종병기 이영호 선수부터 해서 와룡 신희승, 선비 박성균, 신상테란 신상문 선수에다가 진영수 선수까지... 하지만 몇년전까지의 테란 천하를 이야기 할때와 달리 최근 4개 대회에서 4강에 올라간 테란은 정명훈 선수가 유일합니다. 게다가 정명훈 선수는 2대회 연속해서 결승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그것도 4강에서 각각 대인배 김준영 선수와 같은 팀의 비수 김택용 선수를 꺽고 올라갔으니 말이죠. 당시 4강에서 김준영 선수를 꺽을 당시의 메카닉은 상당한 센세이션 했다고 봅니다. 이번에도 정말 최근 페이스가 엄청났고 스타리그 연승기록 타이인 11연승을 달리던 김택용 선수를 3:0으로 이긴 것 역시 상당한 이슈가 될만하죠.

하지만 그러한 개인리그 성적과 다전제에서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사실 테란 선수를 언급할때 제가 위에 언급한 선수에 비해서 정명훈 선수의 언급이 적은 것은 사실입니다. 뭐 저그전이 약한 것도 그렇겠지만 확실히 '같은 팀의 전대 본좌들 덕이 크다.'라는 느낌이 지워지지를 않는다고 봅니다. 그 역시도 항상 이길때마다 '최코치 덕분이다, 최코치가 알려준 전략이 잘 먹혔다.'라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말이죠.


역대 본좌를 비롯해서 한가닥 하는 선수중에서 자신의 뒤에 다른 선수의 그림자가 이렇게 짙게 드리운 선수는 거의 없었다고 기억합니다. 임이최마의 본좌야 말할 것도 없죠. 초창기에 이윤열 선수는 황태자로 언급되면서 임요환 선수의 그림자가 있었지만 곧 그것을 깨버리고 엄청난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고, 강민, 박정석, 홍진호, 조용호 등... 역대 한가닥 하는 선수들의 뒤에 다른 선수의 그림자가 떠오르지는 않죠.

그에 비해서 정명훈 선수의 뒤에는 임요환-최연성이라는 역대 스타계의 본좌라고 불리던 두 선수의 모습이... 그것도 한 선수는 최고의 인기를, 한 선수는 최고의 포스를 자랑하는 이 두선수의 그림자가 너무나 짙게 드리워졌죠.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정명훈 선수, 그 자체로 보려고 합니다. 2대회 연속 결승 진출. 이걸 한 선수는 임요환-강민-이윤열. 이 세명밖에 없습니다. 이번시즌에 그가 대진운이 좋았던 것도 아니죠. 그가 꺽은 선수에는 당시 프로리그 다승 1위였던 신상문 선수, 현재 4강에 있는 조일장 선수 등도 있고(서기수 선수는 안 좋은 사건때문에...) 8강에서는 저그 No.2 박찬수 선수를, 4강에서는 현존 최고의 선수 중에 하나인 김택용 선수를 꺽고 올라왔으니까요.

비록 그가 만든 전략이 아니라 최연성 코치가 만들어준 전략이라고 할지라도 게임 내에서의 순간 순간의 대처라던가(설마 세세한 지시까지 해 줄 수는 없겠죠.), 오늘 3경기에 보여주었던 침착한 방어, 2경기에서 보여준 몰래멀티의 센스, 1경기에서 보여준 진출 타이밍은... 정명훈 선수의 노력이라고 봅니다. 가르쳐준 대로 한다고 모든 선수가 다 잘하는 게 아니듯이 최연성이라는 희대의 전략가(스타계에서 말이죠.)가 머리써서 만들어준 전략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그의 능력에 오히려 경탄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그를 주목하고 싶습니다. 두명의 본좌라인을 배출한... 한때 테란 1시로 불리웠던 T1. 그동안에 토스 두명이 먹여살리다시피했는데요. 이제는 T1 테란라인의 적자를 주목하려고 합니다. 스타계에 많은, 특히나 테란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두 선수의 영향을 짙게받은 이 선수. 주목하고 싶습니다.

결승전이 비록 약하다는 저그전이지만 그의 뒤에는 저그들이 가장 무서워할 테란 2명이 버티고 있고 이 두선수의 다전제 경험 역시 무시무시하죠. 이제동 선수던지 조일장 선수던지 한번 겨뤄볼만하다고 봅니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T1 테란 라인의 적자로서 저그 상대로 결승전에 자신감 있게 임해주리라 믿습니다.





P.S-원래 오늘 이긴 선수에 대한 글을 쓰려고 했는데요. 근데 솔직히 김택용 선수 기세가 너무 좋아서 저도 김택용 선수에 대한 글 위주로 준비해서 글이 너무 부실하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전 테란유저이기에... 오늘 승리가 좋네요.


P.S 2-육룡의 수장을 꺽기 위해서 허영무, 김구현, 윤용태 선수등이 다 도와줬다고 하는데 말이죠. 이거 육룡의 반란인가요? 허영무 선수는 송병구 선수를 4강에서 3:0으로 잡고 말이죠. 택뱅이 모두 4강에 멈췄네요. 이거 6룡간에도 반란이 일어나는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만일 허영무 선수가 우승하면 택허뱅이 되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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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3/20 23:49
수정 아이콘
이제 국본에서- 왕이 되려고 하는 정명훈 선수인가요. 김택용을 일반토스로 만들어버리는 경기 감탄하면서 봤습니다. OSL 오프닝과도 은근 어울리는듯.
09/03/21 00:01
수정 아이콘
4강대진 나온때부터 결승은 김택용 이제동 확정이라는 듯한 분위기였죠. 연습때 승률도 뛰어나고 게이머들도 토스전 잘한다고 인정한다는데 팬들에게부터 너무 과소평가 받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 이겨주길 바랬습죠. 뿌듯합니다.
마동왕
09/03/21 01:04
수정 아이콘
본래 택뱅리쌍을 위협하는 인물로 허영무, 도재욱 외 2인의 육룡과 정명훈, 신상문의 테란라인과 찬수명수형제의 저그라인이 있었습니다. 조일장 선수가 폭군을 제압할지 못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떻게보면 택뱅리쌍 외 2차 전국시대를 알리는 서막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되네요. 박찬수 VS 허영무, 정명훈 VS 조일장이 나온다면 말이죠.;;;;
09/03/21 01:31
수정 아이콘
본문중에.. '2대회 연속 결승 진출.' 송병구 선수가 07 에버와 07-08 박카스 연속 결승 진출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09/03/21 01:45
수정 아이콘
MSL에서만 2회연속결승진출 기록을 가진 선수가 홍진호선수, 이윤열선수, 최연성선수, 마재윤선수, 김택용선수, 이제동선수, 허영무선수
이렇게 총 7명이 있습니다.

정명훈선수는 저그전을 어떻게 가다듬어서 나올지 기대되네요.
아우구스투스
09/03/21 02:11
수정 아이콘
Xeri님// 죄송합니다. 그때 제가 군대에 있어서 좀 헷갈렸습니다.

둘가님// 아... 전 스타리그 기준으로 이야기 한건데 말이죠. MSL은 워낙에 많죠.
마요네즈
09/03/21 02:37
수정 아이콘
송병구 선수 뿐만 아니라, 박성준 선수도 아이옵스-EVER2005 2회 연속 결승에 진출했었죠..
강남재벌3세
09/03/21 03:17
수정 아이콘
어찌되었건 온겜 스텝들 지금 깡소주 한병씩 하고 있겟군요.
김택용만 올라간다면 반대쪽 대진은 조일장이 올라오든 이제동이 올라오든 대박매치인데, 물론 이제동 카드가 더 좋긴 하겠습니다.
정명훈 선수는 참 애매하네요. 전략적인 모습도 많이 보여주고 그런데 왜그렇게 인기가 없는지....
리그브레이커라는 타이틀을 달기에도 이미 정벅자님께서 계셔서
학교빡세!
09/03/21 10:56
수정 아이콘
강남재벌3세님// 이길땐 몰라도 질때 너무 쉽게 무너지는 경우가 많아서 그냥 봤을때 강하단 느낌이 안들어서 그런것 같습니다.....
Special.One
09/03/21 12:18
수정 아이콘
설레발일지도 모르겠지만,
T1의 임요환-최연성-정명훈 으로 이어지는 테란의 계보는 부럽네요..
타팀 팬이지만 정명훈 선수 기대하고 있습니다.
양산형젤나가
09/03/21 12:19
수정 아이콘
정명훈선수는 프로리그에서 많은 삽질 등으로 저평가받는 찰나에 2연속 결승을 이뤄내면서 최소한 현재 테란 중 두번째로 잘한다는 평가는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이제 이영호를 넘으려면 우승부터 한번 해야 하는데..
09/03/21 14:06
수정 아이콘
항상 이선수는 잘해서 이겨도 과소평가 되던데..
(그 이유가 뒤에 코치들때문이라던지, 잘해놓고 마지막에 늘어지는 운영때문이라던지...)
아무리 코치들이 말해줘도 빌드를 초단위로 알려줄리는 없고, 전략의 큰 줄기와 핵심만 알려주고 실제로 하는건 다 정명훈선수가 하는겁니다..
그렇게 빌드가 좋아서 빌드빨로 이긴거면 최연성 임요환 두명도 현재 선수신분인데 직접하면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직접해서 저만큼 할거 같으면 직접했겠죠.. 어쨋든 이만큼 하는건 정명훈선수의 능력이라는거죠..

코치들이 만든전략이 대단한것도 맞습니다만, 그걸 수행해내는 능력도 대단하다는걸 알아야죠... -_-;;
매번 경기가 끝나면 코치덕이네 뭐네 하는얘기는 참 이선수 팬입장에서 답답하네요.
09/03/21 15:48
수정 아이콘
정명훈은 저그전이 약체로 평가되는 편이라, 상대편이 저그인 경우에 좀 기대가 덜 되는 게 사실이죠.
하지만 이번 결승에 이제동이 올라오고, 이제동을 꺾어내기까지 한다면 단숨에 이영호와 맞먹는 당대 최강테란 포스를 뿜게 되지 않을까 싶다는...
daywalker
09/03/21 16:35
수정 아이콘
keke님// 아직 팬층이 엷은 선수라 아무래도 상대선수 입장이나 소속팀의 입장에서 경기를 관람하게 되서 그런거겠지요. 그나마 제가 친구들 사이에서는 스타에 관심을 유지하고 있는 편이라..."이제동이 저그중에 그렇게 잘한다며?"라고 친구들이 묻기도 한답니다. 바로 '올해' 들어서요... 첫인상은 '신기할 정도로 집중할 때 모습이 임요환선수랑 닮은, 쉬지않고 뭔가를 하는 테란'이었습니다..정말 감탄하는 의미로.."완전 기계네"라는 말을 할 정도였습니다만, 지난 리그 준결승이랑 결승에서는 김준영 선수와 송병구 선수를 응원했었던 관계로 준우승에 별다른 아쉬움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솔직히 정명훈 선수는 언제라도 똑같은 경기력으로 다시 결승에 올라올 수 있는 '고급 공산품'이라고 첫인상에 각인되어 버려서 그랬던 거 같습니다. 선수로써 호불호도 없었구요. 이후에 이 선수가 지는 경기를 보면서 준비되지 않은 변수가 닥쳤을 때 너무 준비한데로만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이 때는 다소 조롱하는 의미로 "역시 넌 기계야"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2주간의 경기를 보면서 이 선수는 유연함에서 아직 의문이 있지만 특히 전략 수행 능력이 우수한 뛰어난 '선수'라고 느끼고 있답니다. 어제 경기처럼 자신의 전략에 가해질 수 있는 상대방의 변수를 미리 알아내서 대처하거나 수비력으로 대처할 수 있다면 결승전에서도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으로 믿습니다. 더구나 이 선수의 경기를 지켜본 기간동안 라이브로 본 경기는 정명훈 선수의 경기밖에 없었다는 걸 지금 쓰면서 깨달았네요. 정명훈 선수의 팬이라기 보단..정명훈 선수의 경기를 좋아하는 쪽에 가깝지만..뭐 결국은 이 선수의 승리를 응원하게 될 거 같습니다. 이기는 경기가 더 재미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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