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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8/29 17:22:01
Name 낭만토스
Subject 전통씨름의 몰락, 그리고 스타리그




난 어렸을 시절...씨름을 좋아하지 않았다.

일요일 오후, 날아라 슈퍼보드, 영심이 기다리는데 채널돌리다가 씨름하면...

'아 맨날 씨름해' 라면서 불평을 냈던 사람이었고, 제대로 본 적도, 즐겨본 기억도 없었다.

단지 초등학교 시절 체구가 컸던 내가 '으뜸 어린이 선발대회' 에서 씨름으로 학교 본좌를 먹었던 기억이 내 씨름에 대한 기억의 전부다.

씨름은 보지도 않아서 기술도 잘 모르고, 룰도 잘 모른다.

그러나 이만기, 강호동이 한시대를 풍미했던 '본좌' 였던 것은 안다.

마치 지금도 스타보지 않는 친구들, 혹은 어른들께서 '임요환'을 아는 것과 마찬가지 일 것이다.

따라서 그 친구들, 어른들이 '임요환'이란 놈이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는 모르듯이

'이만기', '강호동'이 어떤 씨름을 하는지는 자세히 모른다.

그러나 '임요환'이 전략전술에 능하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나도 '이만기', '강호동'이 기술적인 씨름에 능했다는 것은 안다.



강호동 이후 내가 아는 씨름 선수중에 이태현 이라는 선수가 있다. 지금 격투기에서 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얼굴도 꽤 잘생기고 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 눈에는 꽤나 기술적인 씨름으로 보였나보다.

아마 내가 나름대로 '씨름의 묘미'를 느껴본 것은 그 선수가 마지막이 아니었나 싶다.

그 이후 김영현, 최홍만 대로 오면서 여러가지 재미있는 기술이나, 상대힘을 이용하는 재치있는 플레이들이 사라져가고

피지컬로 눌러버리는 시대가 와버렸다고 들었다. 씨름의 묘미가 사라진 것이다.

결국 전통씨름 리그는 사람들에게 외면당해 몰락해버렸고, 최홍만 같은 선수들은 격투기로 전향해버렸다.




며칠 전 이제동선수의 베넷어택을 보며 머리가 어지러웠다.

2000년대 초반 오프도 자주가면서 이윤열, 서지훈, 조용호 선수등의 개인화면을 뒤에서 많이 봤지만

그정도로 어지럽지는 않았다. 그러나 어제 이제동선수의 화면은 너무도 빨랐다. 아마 방송경기면 더 빠를 것이리라...

스타도 전략, 전술이 사라졌다. 아니 사라졌다는 표현은 옳지 않겠지. 그러나 그런 전략 전술조차

맵 분석에 이어지는 어린 선수들의 막강한 피지컬에 녹아버린다.

바야흐로 피지알의 아니....피지컬의 시대

정형화된 전략, 전술. 정형화된 플레이...더군다나 맵도 재미없고 리그 운영도 병맛(?)이며 팀플은 더더욱...

'본좌'로 [만들어지는] 게이머는 있어도 스스로 '본좌'에 [오르는] 게이머는 없는 이 판



얼마나 오래 갈 수 있을까? 아니 이건 99년부터 수차례 봐왔던 '스타크? 게임리그가 얼마나 갈 것 같냐? 곧 망한다' 의 뉘앙스가 아니다.

정말 팬이라서 진지하게 걱정된다. 이 판이 그렇게 잊혀지는 건 아닐지....

그런데 스타2가 나온단다. 적절한 시기일지도 모른다.

바뀌지 않아서 망한 씨름과는 달리 게임리그는 이게 장점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쓰면서도 이 글의 요지가 뭔지 모르겠다.

내가 쓰고자 했던 글은 이게 아닌데 -_-;;; 이래서 즉흥적으로 쓰는 글은 뭔가 되질 않는다.

필력의 후달림(?)을 느끼며 무겁게 write 버튼을 누른다.







*반말체 죄송합니다. 즉흥적으로 쓸 때 반말체로 안 쓰면....더 글이 막장이 되더군요. 왠지 제가 저한테 말을 걸듯 되뇌이며 쓰는게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스타를 봐왔으나 최근 인크루튼지 뭔지...서바이번지 뭔지 관심도 안가는 제가 안타까워서 넋누리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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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8/29 17:33
수정 아이콘
저도 2008년 들어서는 경기를 본게 손에 꼽는 군요 2007년까지는 일주일에 두세개씩 봤는데..
빨리 스타2,디아3 나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올빼미
08/08/29 17:35
수정 아이콘
잘쓰시네요. 597개의 글에서 느껴지는 내공이랄까^^. 사실 조용호이후 스타리그자체를 안보는 제가 이런말하는건 우습지만...
아직입니다. 새로운 종목이 나타날수도 있고 새로운 세대가 나타날수도 잇지만..스타리그를 좋아햇던 우리는 사라지지않거든요^^.
동방신기와 ss501이 나와도 신화의 팬들이 서태지의 팬들이 사라지는건 아니니까요.
08/08/29 17:45
수정 아이콘
스타 2는 발매연기를 벌써부터 기사로 내고 있죠.
게임 기획 파트에서 사람을 다시 뽑은게 몇달전이니까 아마도 3년은 더걸릴듯해요.
아마 와우가 가장 먼저나오고 디아블로3 스타2 순으로 나올듯...
아직 스타리그는 좀더 해야할듯한데 예전만 못한 인기를 누리고 있고,
국내에서 워3 리그를 활성화 하는것도 좋은 대안이 될만 한데, 방송사들은 시청률을 핑계로 손을 놓고 있으니....
08/08/29 17:54
수정 아이콘
씨름판과의 비교, 적절하네요.

저도 사실 '스타 볼 사람들은 다 본다, 심지어 나도 해외에서 가끔 시청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니, 전 그 유명한 '마재윤 vs 김택용' 경기조차 본 적이 없더군요.

스타 명경기 30 같은 것 뽑으면 거의 다 본 경기였던 나름 하드유저였던 제가 이 정도면 뭐, 저와 같은 세대, 20대 중후반은 거의 비슷한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

씁쓸하네요. 이렇게 하나, 둘씩 사라지는 게.

ps. 오늘 @어쩌고 하는 MBC게임 방송을 봤는데 홍진호 선수 공군 간다고 하네요. 가서 열심히 해줬으면 합니다.
08/08/29 18:25
수정 아이콘
씨름과의 비교...너무 와닿네요.
캐리건을사랑
08/08/29 19:02
수정 아이콘
거기에 씨름처럼 협회의 삽질이 겹친다면?
불멸의 커닥
08/08/29 19:07
수정 아이콘
이제동의 베넷 어택을 보면서 제가 느낀 생각과 같으시네요. 두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하나는 밑에 글에 있고 또 다른 하나는 여기 있네요. 잘못된 건 아니지만... 제가 좋아했던 것이 이대로 서서히 사라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조금 슬퍼지네요.
이와 동시에 아직도 다른 포털에서는 그냥 폐인으로만 보는 시선이 많은 것 같아서 허탈하기도 하네요.
바다란꿈
08/08/29 19:29
수정 아이콘
캐리건을사랑했다님// 그러게요. 제발 그렇게 되질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만...
다세포소년
08/08/29 19:44
수정 아이콘
게임이라는 오락거리로 이렇게 리그도 만들고
여기까지 온것만해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에 호치민과 서울을 헷갈려하는 캐나다친구와 메가웹갔을때
겨울임에도 엄청난 열기와 엄청난 한국의 PC보유(?)에 놀라더군요
바포메트
08/08/29 19:59
수정 아이콘
이제 충분히 즐길만큼 즐겼기에; 언제 사라져도 당황하지는 않을듯 합니다

다만 아쉬움이 남겠지요
08/08/29 20:22
수정 아이콘
일부의 공감을 위한 글

꾸준히 챙겨보는 사람들에겐 무의미한 글
허저비
08/08/29 20:37
수정 아이콘
gg님//
씨름도 그 꾸준히 챙겨보는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의미있겠죠.
관중석의 할아버지, 선수 부모님들에게는...
08/08/29 20:49
수정 아이콘
허저비님// 동감 백만표
Black & White
08/08/29 21:17
수정 아이콘
공감되네요..
전 요즘 '보는게임'으로서도 스타는 재미가 줄어든다는 느낌이 듭니다.
스타 틀어 놓고도 잘 안보고 딴짓하다가. '어... xxx가 이겼네..' 이러고 맙니다.
가끔 보다가 몰입이 되는 경기도 있기는 하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무네요.
근데 안한지 엄청 오래된 워3 경기는 보다보면 재밌더군요.
요즘 트렌드 그런거 모르고 예전 기억만 가지고도 해설 들으면서 보면 재밌습니다.
저에겐 보는게임으로의 재미가 스타 --> 워3 로 넘어갔습니다.
08/08/29 21:33
수정 아이콘
저도 99년부터 스타봐온 팬입니다만 망한다 망한다 하면서 주위 친구들 다 떠나갈때도 끝까지 남아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저도 장담못하겠네요...
08/08/29 22:04
수정 아이콘
저도 오랫동안 봐왔지만 이제 워크로 확실히 넘어왔습니다..ㅠㅠ
확실히 재미가 없어졌어요.
너무 적절한 비유네요 씨름..
wkdsog_kr
08/08/29 23:09
수정 아이콘
저도 요즘 워크가 좋더군요
스타는 짜증나는 맵 벨런스(아니 맨날 똑같은 양상의 힘싸움맵 만들면서 벨런스도 못맞추면 뭐하잔거죠?)와
무한 동족리그 시스템의 프로리그
위에 어느 분이 쓰신 협회의 뻘짓은 이미 몇 시즌째 지속되고 있는 문제죠

차라리 워크가 벨런스 패치도 됬고 (오언전의 문제는 심각하지만) 그외 종족전은 다 잘 들어 맞으니까요..
08/08/29 23:48
수정 아이콘
스타 워크 둘 다 보는 저이지만

확실히 워크도 스타보다는 아니지만 오래되었음에도

아직도 워크는 깊게 몰입하게 만들더군요 교전 하나하나도 재미있고..

그에비해 스타는.. 예전의 경기 시작부터 gg 나올때까지 남아있던 긴장감이 사라진듯..
Kim_toss
08/08/30 00:00
수정 아이콘
스타판은 너무 빠른 물갈이도 문제 아닌가 싶어요.
판자체가 크지 않아서 인지..는 몰라도, 한 선수가 전성기라고 해도, 1~2년 정도 반짝하고는..급 내리막..
고정된 팬 자체가 있어야 하는데, 고정된 팬을 확보하기가 힘든 점도 인기 반감의 한 원인이 아닐까 싶어요.
저 같은 경우는, 박정석 선수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관심이 많이 줄었다죠.
저 같은 분들 꽤 계시지 않나요?
자기가 팬인 선수의 성적과 본인의 스타판에 대한 관심도가 비례하지 않던가요?
08/08/30 00:02
수정 아이콘
Kim_toss님// 연성코치가 선수 그만둘때부터 관심도 90프로 감소했습니다.... 흑
08/08/30 00:15
수정 아이콘
스타크래프트 2는 현재 사내 alpha테스팅 중입니다. 개발진이 바뀌었다는 소리는 처음듣는데요. 정말이라면 스타1의 긴장감이 조금더 오래갈지도 모르겠군요.
저야 워낙 늦게 스타리그에 물들어서 아직 재밌게 보고있습니다;
08/08/30 00:18
수정 아이콘
올드팬들은 다들 Kim_toss님// 같은 마음이죠
뭐 미련은없고 애증만남았죠
wish burn
08/08/30 00:26
수정 아이콘
CR2032님// 동감입니다.
미친듯이 빠른 물갈이.. 팬들의 뇌리에 남을 스타가 나올 수 있을까요?
김도선
08/08/30 00:49
수정 아이콘
단순히 피지컬 위주가 되었기에 스타는 씨름과 같은 길을 갈 것이다?

그다지 공감되지 않네요.
08/08/30 01:06
수정 아이콘
감동을 주는 무엇인가가 필요한데...
저역시..
단지..관심이 식었기때문에 어떤 경기를봐도 별 감동이 안되는건지..
안타깝네요..
라울리스타
08/08/30 04:33
수정 아이콘
2년 전인가, 방영한 MSL 100이라는 프로의 상위 경기들을 보면, 끝난 이후에도 1~2년간은 꾸준히 회자되었음은 물론, VOD까지 챙겨서 몇 번을 봤다는 팬들도 꽤 되었던 것으로 압니다.

특히, 명경기 제조기로 알려진 강민 선수의 경기들은 주요경기 모음글이 꾸준히 올라올 만큼 팬들에 뇌리에 깊게 박혀있지요.

그러나, 그야말로 피지컬의 시대가 된 요즘, OME가 아닌 명경기의 조건이 엄청난 확장능력과 멀티테스킹이 된 시대에 과연 이런 감동이 있을까 의문이네요.

이제동 vs 이영호, MSL 8강전 in LOKI2

최고 수준의 경기이지만, 오랬동안 돌려보고, 돌려볼 정도의 감동을 주는 가엔 의문이 있습니다.
불멸의 커닥
08/08/30 10:47
수정 아이콘
김도선님// 씨름과 같은 길을 갈까 걱정된다가 옳은 말이겠죠?
전 공감이 많이 되는데요...
Ovv_Run!
08/08/30 11:30
수정 아이콘
확실히 저도 연성선수 코치된후론.. 예전같지않네요.. T1프로리그나 리그 8강급정도는 챙겨보지만말이죠.
08/08/30 11:53
수정 아이콘
강민선수의 하락과 더불어 제 마음도...
아.. 강민이여..
PT트레이너
08/08/30 12:42
수정 아이콘
연성선수 그리워요 ...
현시점에 이윤열, 임요환선수마저 은퇴한다면

이건 뭐 몰락이죠
그리고 물갈이라고하기보다는

스타게이머들이 너무많다보니
전성기가 짧아진게 아닐까요 ..
슈페리올
08/08/30 16:24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이제동 선수의 엄청난 개인화면을 보면서

놀라움을 느꼈지만 낭만토스님과 비슷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08/08/30 16:36
수정 아이콘
프로리그 위주가 되면서 점점 날카로운 전략이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리그라면 "좀 억지라도 재밌을거 같은데 한번 해보자" 하면서 써볼수 있는 전략도 (ex-오영종의 3겟 다템러쉬)
개인의 출전기회 보장이 너무나 소중한 프로리그에서 과연 "저 이 전략 한번 써볼래요" 하고 말할수 있는 선수가 팀에 얼마나 있을까요?
게다가 그 전략을 써서 이겼는데 결국 팀이 졌다면... 그 경기가 얼마나 기억에 남을까요?
소심맨
08/09/02 16:26
수정 아이콘
이럴때 필요한 것이 스타(인물)들이 필요한데...
지금은 4대 천황, 3대 토스 등 이러한 문구를 별로 보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선수들이 이러한 이슈를 만들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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