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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1/14 16:15:22
Name skzl
Subject 라거벡의 사과. 그리고 자격지심. (수정)
아드보카드 이후 한국 축구는 확실히 기대해봄직 합니다.
이란을 이기고 스웨덴을 상대로 시종 압도하다가
2:2란 스코어로 비겼으니 말입니다.
혹시나 스웨덴전에 불만족스러워하는 분들은
코엘류와 본프레레 시절의 경기 결과들을 보라고 말하고 싶더군요.
독일로 가기 전 이정도라도 체제를 정비하고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 무척 다행스럽게 느껴집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스웨덴의 라거벡 감독이
자신이 생각하는 베스트 11을 데려오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사과를 했더군요.
그 말의 진심여부를 떠나 무척 매너있는 멘트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문득 우리의 이란전이 생각나더군요.
그러니까 아드보카드호의 첫번째 평가전인 이란전.
그때에는 소위 '유럽파'라고 할 수 있는 우리의 선수들이 대거 불참했었지요.
아드보카드 감독은 그때 확실하게 '국내파'를 실험하겠노라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우리나라 사람들 중 이란을 무시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을까 싶습니다.
'국내파 실험'이라는 아드보카드의 말은 무척 설득력 있게 다가왔고,
이란과의 평가전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데 있어 무척 의미있는 승부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란의 황색언론들은 유럽파 선수들이 빠진 한국에게 졌다고
'위기론'을 외쳤을 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스웨덴에도 그와 비슷한 사정이 있었겠지요.
이제 월드컵이 8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인데
그 몇번 남지 않은 '평가전'을 의미없이 '소비'하고 싶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월드컵이 아닌 '평가전'에 부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모든 '전력'을 총동원하여 반드시
이겨야 할 필요는 없겠지요.
우리에게는 평가전이나 다름없었던 지난 8월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최종예선.
부상중인 어린 기대주 박주영까지 동원시키는 본프레레를 보면서
저는 무척 화가 났습니다.
본프레레 개인의 입장에서는 그때 승리가 절박했었겠지만,
한국 축구 전체의 입장에서는 그 경기는 다양한 실험을 해볼 수 있는
중요한 '평가전'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스웨덴은 한국을 통해 그들에게 필요한 실험을 했고,
한국 또한 유럽파 선수들을 실험하기에 스웨덴은 부족함이 없었다고 보입니다.
경기 또한 재미있었고 우리 선수들이 그들을 압박했기에
그들의 베스트 11과 붙어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왜 1군이 오지 않았냐며 우리를 무시하냐는
스웨덴을 성토하는 글들이 눈에 많이 띄더군요. (물론 pgr 은 아닙니다)
전 그런 생각이 오히려 자격지심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이란을 무시해서 유럽파 선수를 뺀 적이 없었는데 말이지요.

세르비아 전이 끝나면 국내 평가전은 그만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제는 어웨이 경기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야 할 것 같네요.
국가 대표 평가전을 보며 기분이 좋아진 건 무척 오랫만의 일입니다.
지금 우리 팬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선수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던지는 것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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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차기지존
05/11/14 16:17
수정 아이콘
축협때문에... OTL이져....
05/11/14 16:18
수정 아이콘
뒷차기지존/일부러 '축협'이야기는 뺐습니다. 욕 밖에 더 나오나요.. OTL
피플스_스터너
05/11/14 16:18
수정 아이콘
흠, 축구선진국답게 저도 그 멘트가 참 맘에 들었습니다. 뭐 립서비스라 할지라도 어쨌든 상대편에게 예의를 갖춘 발언이죠. 멋졌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융베리, 라르손, 이브라히모비치 등등이 빠졌다고 해도 스웨덴이 정말 강하다는거... 쿨럭 ㅡㅡ;;; 확실히 북구 국가들이 네임벨류를 넘어선 무언가가 있는 듯 합니다.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등등 괜히 국가 이름만 대면 더 쎄보여요.
봄눈겨울비
05/11/14 16:20
수정 아이콘
저도 제발 국내에서는 평가전 그만 했으면 좋겠네요..
대부분 홈에서만 평가전을 해대니....
이번 스웨덴 과의 경기는 비겼지만 시원스럽다고 해야 하나.. 하여튼 간만에 국대 경기로는 재미있었습니다.
그래도.. 한골 정도는 막고.. 경기 후반 종료 즈음의 박지성 선수의 슛이 들어갔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자꾸 드네요..ㅜㅜ
05/11/14 16:21
수정 아이콘
피플스/네에. 정말 강한 나라들이고. 그날 경기 또한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매너 좋은 라거백 감독도 무척 마음에 들더군요. ^^
05/11/14 16:22
수정 아이콘
봄눈겨울비/박주영 교체 후 살아나는 박지성의 공격이 정말 무섭더군요. 역시 이름만 들어도 좋은 박지성. -_-b
ssulTPZ_Go
05/11/14 16:22
수정 아이콘
륭베리는 이영표선수한테 몇 번 혼난적이 있고, 즐라탄도 아약스 시절에 psv에게 좀 당했던 시절이 있지 않았나 싶네요..
그들이 왔어도, 우리나라가 이 정도의 경기력은 유지하거나 약간 좀 더 치고박고 정도가 됐을 듯...
05/11/14 16:24
수정 아이콘
ssulTPZ_Go/아마도 미드필드에서 조금더 치열한 난타전이 있었겠죠. 그랬다면 박지성이 후반에 공격수로 올라가기는 힘들었을 것 같았어요. 하지만 우리가 밀렸으리란 생각은 들지 않네요. 지난 경기만큼 압도하는 건 힘들었을테지만 말입니다. ^^
05/11/14 16:25
수정 아이콘
그렇죠. 우리가 해외파 빼고 경쟁체제를 위해 국내파로 경기를 뛰었을때도 우리는 상대를 무시해서 그런 멤버를 꾸린 것이 아니지요. 단순히 팀과 그 팀에 속한 선수들의 이름값을 떠나서 선수구성과 경기 자체의 의의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스웨덴도 대한민국팀을 맞이해서 주전의 대거 결장이 생겼을 시에 어떤 선수를 활용해야 할지를 점검하고 싶었을 것이며. 우리 입장에서도 신임감독이 대한민국 선수들 개개인을 파악하는데 비록 붙밖이 주전이 다소 빠지긴 했어도 스웨덴 정도의 팀이 적당 했을 것이라 생각되네요. 진짜 팀의 상태를 우리가 제대로 파악하려면 이전 2002월드컵 전의 스코틀랜드,잉글랜드.프랑스 3연전 같이 전지훈련 마치고 월드컵을 앞둔 상태에서 1진끼리 제대로 붙는 경기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유럽전훈때에도 간간히 1진급은 아니더라도 강팀들과 점검을 위한 경기는 해야겠지만요.
Revolution
05/11/14 16:47
수정 아이콘
앞으로 국내평가전은 월드컵때까지 없습니다. 아드보카트감독이 직접 이번이 마지막이라 말했고요. 1월달 미국전지훈련에서 7팀과의 A매치가 있다고 김호곤전무가 말한 것을 봤습니다만 잉글랜드나 브라질 뭐 이런 극강팀과는 아니고 또 유럽전지훈련이 아닌점이 아쉽죠
How am I suppo...
05/11/14 16:54
수정 아이콘
라거백감독..7~8년 이상을 스웨덴국대에서 코치,감독을 역임했다는군요.. 저렇게 사과까지 하는거 보면 매너 참 좋네요..
스웨덴도 월드컵에서 좋은성적 거두면 좋겠네요.
근데 만약 32강에서 스웨덴과 우리나라가 한조가 되면..-_-;
오야붕
05/11/14 17:18
수정 아이콘
스웨덴1군이 아니라 브라진 1군이 온다고 해도 홈에선 반드시 승리를 거두었으면 좋겠습니다. 세르비아전 승리를 염원합니다.!!
거부할수없는
05/11/14 18:48
수정 아이콘
스웨덴감독이 그런말을 다했습니까? 지금까지 그런말한 감독 못본것같은데... 정말 매너좋네요
StraightOSS
05/11/14 21:06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팬들이 그런말 하는건 자격지심이 아니죠...
스웨덴 1군이 오나 2군이오나 같은 '돈'을 지불하는데...
그냥 륭베리 같은 선수가 올수도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에 한말이죠^^
반면 일본은 주로 해외로 원정을 가니깐 유럽의 1군선수과 붙어볼 기회가 많은거고...
우리나라는 그럴만한 돈은 또 없죠... (없는건지 안쓰는건지의 논쟁은 사양)
뒷차기지존
05/11/14 21:15
수정 아이콘
박지성선수 경기중 프로필(?) 맨체스터유나이드라고 적혀있는걸 보고 감동... 아직도 잘 안믿겨져여... 02월컵전 평가전(잉글랜드,프랑스전)까지만 해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선수가 3년만에 초고속성장을해서 맨유에 뛰는걸보면 정말 대단... 성실함 하나는 진짜 세계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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