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모의고사를 봤습니다.
이제까지와 다르지않은 모의고사를 치루고, 내가 스스로에게 변명할 만한 점수가 또 나왔습니다. 남들보다 잘하니까, 보통 애들보다는 잘하니까, 하며 그렇게 넘길만한 점수가 다시 나왔습니다.

이제서야 알아버렸습니다.
어태까지는 그냥 쉽게, 나는 학벌에는 그리 신경쓰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닌가봅니다.
이제 제 나이 18세,고2.
이제서야 내가 여태까지 이루어둔 것이 없다는 것에 대한 현실을 보고서, 절망아닌 절망만 감돕니다.
내가 원하는 나의 미래에 내 자신이 투영될 수 없다는 걸 이제서야 알아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실컷 놀았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얼마나 노력하는지도, 그리고 내가 그에 비해 얼마나 노력을 하지 않는지 알면서도, 주위에서 하는 좋지도 않는 머리 좋다고 하는 소리 믿어가며, 노력없인 곧 식어버릴 그런 지식들에 흐뭇해하고, 그렇게 그냥 자만하며 히히낙낙하며 살았습니다.


이젠 안될 것 같습니다.
대학따위 별 상관 안할 거 같던 제 자신이 이제와서 되지도 않을 집착을 하는지,
제 자신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어쨌든 이건 현실입니다. 나는 지난 몇년간 주위 사람들보다 훨씬 노력하지 않았고 이제 그 결과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암울합니다.


그래도 해보렵니다.
절망 만 해서는 아무것도 안되는 건 알기에,
있는 힘껏 발버둥 쳐보렵니다. 그렇게 미친듯이 발버둥 치고나면, 그렇게 있다보면 조금의 위안이라도 생기겠지요. 의지박약인 제 자신이 원망스럽지만 그래도 되는 데까지는 해보렵니다.


ps. 오늘 모의고사를 보고나서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참 많은 걸 느꼈습니다. 친구들은 이렇게 많이 노력하고있구나, 하구요, 전 그동안 무얼했나싶었고, 후회가 밀려오는 데, 시간은 적습니다. 이 느낌을 1년전에 가졌더라면.. 싶으면서 지금도 열심을 다하지않는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