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5/24 18:05:28
Name flyhyun
Subject 저는 임요환 선수의 팬입니다.
저는 임요환 선수의 팬입니다.
전 굉장히 감정에 휘둘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 객관적일 수 있다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제와 오늘의 경기..굉장히 화가 납니다.
제 생각이 다 정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글을 쓰고는 있지만...화가 나고 실망스럽단 생각 뿐 입니다.
실망스럽다...이런 느낌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패배 그 자체가 안타깝습니다. 안타깝다는 쪽이 더 맞을 듯하네요.

스타를 보는 객관적인 눈...많이 부족합니다.  
스타를 보기 시작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거든요.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임요환 선수가 이운재 선수에게 지던..그 경기부터 스타를 재대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지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어서...스타가 나오고 5년 동안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지금은 열심히 스타 중계를 보고있죠.

그 다음부터 거의 모든 스타중계를 챙겨보고, 지난 방송도 많이 봤는데...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종류의 안타까움을 어제와 오늘의 경기에서 느꼈습니다.
인간이기에 질 수도 있다..맞는 말입니다. 저는 임요환 선수가 지는 경기를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생각해요.

재방송도 많이 보지만, 본방 보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기가 있습니다.
제가 감정이 폭주하는 인간이라...너무 안타깝게 졌던 경기들은 차마 보질 못합니다.
(임요환 선수뿐만 아니라 제가 응원하던 선수가 지는 다른 경기들도..)
지난 리그에서 박경락 선수에게 지는 경기는 다시 보기까지 한 달이 걸렸죠. 어제의 경기, 그리고 오늘의 경기는 한 동안 다시 보기 힘들 거 같습니다.
어제 경기와 오늘 경기는 너무나 무기력하게 져서, 제가 스타를 좋아하게 되도록 만든 사람의 경기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실망스러워서 볼 수 없을 거 같습니다.  

피지알의 다른 글에서 읽었던 내용...임요환 선수는 최선을 다하고 피투성이가 되어서야 경기를 포기한다...을 생각해 봅니다.
저 또한 그런 점 때문에 "임요환 선수의 팬입니다.." 라고 말하면 안 좋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도 임요환 선수의 팬이라고 자신 있게 말합니다.
최선을 다하고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더 이상, 그 누구라 해도 길을 만들어 내지 못할 정도의 상황이 되었을 때, gg를 친다.
지금까지 제가 좋아했던 프로게이머 임요환의 모습입니다.

요즘 정말 지켜보는 팬들이 행복할 정도로 많은 경기를 승리했습니다.
거의 진 경기가 없었죠.
저는 임요환 선수의 이기는 모습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이기는 모습만을 이라고 하는 게 정확한 듯 합니다. 솔직히 지는 걸 바라지는 않죠.
그렇지만 지더라도 최선을 다한, 지더라도 이게 임요환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멋진 경기를 기대합니다.
어제와 오늘을 그렇지 못했습니다.

임요환스럽지 못한 경기였습니다. 자신도 만족하지 못한 경기였다고 글을 남겼더군요.
저는 오늘의 실망을 아마도 잊지 못 할겁니다.
다시 임요환다운 모습을 보여줄 때까지, 다시 황제의 위용을 보여주는 때가 아니고 임요환 선수 스스로도 만족할 만한 모습을 보여줄 때까지 잊지 않을 생각입니다.
자신이 만족스러운 경기라면 팬들은 당연히 만족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믿습니다. 사실은 믿고 싶습니다. 다시 등이 오싹할 정도로, 소름이 돋을 정도의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전 정말로 게임에 우호적이지 못한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게임을 좋아하게 될 날 평생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고, 지금까지도 저의 변화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피씨방에서 게임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한심하다고 했었고, 케이블로 스타 중계 보는 동생을 바보라고 했으니까요.
지금은 게임에서 감동을 얻습니다. 저는 스타를 느낌으로 본다는 편이 맞는거 같아요.

제가 그 감동을 알 수 있게 해줬던 선수의 멋진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기대합니다.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게임을 좋아하게 만들었으니 그 책임을 지시오..라고 말하고 싶은게 솔직한 마음입니다.

사실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안 되는 솜씨로 길어지다 보니 그 느낌이 좀 사라진 듯 합니다. 제 생각을 두서 없이 늘어놓기만 한 것 같아서...다른 분들 보시라고 쓰는 글치고는 부족한 게 많은 것 같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안형준
03/05/24 18:45
수정 아이콘
안타깝습니다만, 게이머는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는 법이죠. 다음에는 역시 임요환이라는 말이 나오기를 기다려야겠죠.
hi-ya_eritz
03/05/24 19:56
수정 아이콘
임요환선수의 편에세 바라본다면 실망스러운 경기였겠습니다만...
상대선수 그러니까 장진수선수의 입장에서 본다면 멋진경기였겠죠.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 임요환선수의 팬이자 장진수선수의 팬, 장진수선수의 팬이자 임요환선수의 팬으로써 어제의 경기는 두 프로게이머에게 있어서 멋진 경기라 생각됩니다.
덴장.. 비벼머
03/05/24 20:03
수정 아이콘
맞아요 저같은 장브라더스 팬에게는 어제 경기는 잊을수 없는 명경기 였어요..
03/05/25 13:51
수정 아이콘
저도 그 경기보고 너무 실망해서, 저녁밥도 못먹었습니다. 질때지더라도 임요환답게 지기를 바랬었죠. 스타력측정국같았다,라면 너무 지나친말일까요.. 그래도 포기못하죠. 다음에 감동스러운 경기를 기대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9585 겜티비 3차리그를 통해 본 초짜 관전평(뒷북 심함) [2] 몽땅패하는랜1326 03/05/26 1326
9584 프로토스와 블리자드...그리고 패치... [5] 난폭토끼1678 03/05/26 1678
9582 매트릭스2 리로디드 보신 분만!!!!(안보신 분은 보지 마세요..) [29] letina4133 03/05/26 4133
9581 아래 군가산점에 대한 백퍼센트 주관적인 의견 [15] 박정윤1124 03/05/26 1124
9580 그들의 고민. [5] Dabeeforever1700 03/05/26 1700
9579 잠깐 생각해본 이상한 리그 [2] 프렐루드1227 03/05/26 1227
9576 우하하 혹시 최근에 G피플 보신분 계신가요? [9] 바다로1967 03/05/25 1967
9574 그래고 프로토스 안죽어요~ [7] 김연우1308 03/05/25 1308
9573 101가지 맵이야기 [4] 해원1553 03/05/25 1553
9571 여러분들은 블리자드 입장에서 생각해보셨습니까? [15] SummiT[RevivaL]1694 03/05/25 1694
9569 [잡담] 171+173''=?? [15] 언뜻 유재석1696 03/05/25 1696
9568 난감 모드... [6] 네로울프1309 03/05/25 1309
9564 어제 논쟁을 보고 생각한 점 [7] 안형준1182 03/05/25 1182
9563 제 2회 주 예솔 시스템배 홍익대학교 스타리그 결과입니다...(퍽) [5] 劍星1486 03/05/25 1486
9559 이제는 다음 스타리그를 준비할때... [2] 저녁달빛1568 03/05/25 1568
9555 워크3 확장팩, 무엇이 다른가? [6] lapu2k1135 03/05/24 1135
9554 요새의 본진-미네랄-가스류 맵들 [21] 김연우1427 03/05/24 1427
9552 이보다 더한 절망이 있을까? [14] 박아제™1525 03/05/24 1525
9551 피지알 자유게시판에 대해 [37] nowjojo2278 03/05/24 2278
9549 저는 임요환 선수의 팬입니다. [4] flyhyun1428 03/05/24 1428
9548 어제 오늘 일에 대한 몇가지 잡담.. 레멍 +_+1240 03/05/24 1240
9547 [잡담]어제의 논쟁을 보면서... [12] Teferry1237 03/05/24 1237
9545 어제,오늘의 임요환선수.. [6] No.1...1429 03/05/24 142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