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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12/06 23:30:08
Name 공룡
Subject 오늘 온게임넷 리그 간단한 감상
간단하게 쓴다고 했지만 꽤 긴 글이 된 듯 합니다.
그리고 경기결과를 알고 싶지 않으신 분은 나중에 읽기를 권해드립니다. 대신 경기 내용은 자세히 적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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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적>

베르트랑 vs 강도경  베르트랑 승 :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 무한멀티의 취약점을 너무나 잘 알았다.
김동수 vs 이운재  김동수 승 : 대체 이운재 선수가 잘못한 것이 뭔가? 캐리어 게릴라의 뒤편에서는 17개의 게이트가 유닛 200을 채우고 있었다.
조용호 vs 한웅렬  조용호 승 : 저그는 어택땅만 해도 이기는 경기였다. 그리고 정말 어택땅만 했다.
박경락 vs 서지훈  박경락 승 : 얼음같은 남자 서지훈, 드디어 얼굴에 표정이 나타나다!

<감상>

1. 저그의 부활

  웅크렸던 저그가 드디어 버로우를 풀었다. 비록 첫 경기에서 강도경 선수가 베르트랑 선수에게 지긴 했지만 홍진호 선수를 제외하고 대 테란전 전패였던 저그가 오늘 테란을 상대로 귀중한 2승을 더하게 되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한웅렬 선수는 이번 리그 압도적인 대 저그전 우세 속에서 유일하게 저그에게 2패를 한 테란이 되었다. 그러나 앞으로도 저그의 길은 멀다. 지금까지 진출이 확정된 저그는 한 명도 없으며, 각 조마다 테란은 모두 둘씩 있다. 8강 진출을 위해서 저그는 앞으로도 테란과 힘든 싸움을 펼쳐야만 한다.


2. 눈물난다 김동수!

  김동수 선수, 오늘 가슴에다 날카로운 검을 한 자루 품고 나온 듯한 느낌이었다. 컨트롤 하나 하나에 강한 힘과 정교함이 느껴졌다. 비프로스트에서 유닛 200을 채운 토스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것 자체 하나만으로도 행복했다. 메카닉에 취약하다는 주위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정말 자신감 넘치는 탄탄한 메카닉을 보여주었던 이운재 선수였지만 오늘의 김동수 선수라면 그 누구도 이기지 못할 것만 같다. 마지막에 물밀듯이 밀려가는 질럿과 드라군의 어택땅을 보며 내가 토스 유저라는 사실에 행복감을 느꼈다.


3. 어쩌면 이렇게 똑같을까?

   A조 박정석 0승2패      B조 임요환 2승0패      C조 홍진호 2승0패      D조 변길섭 2승0패
         강도경 1승1패            장진남 0승2패            조용호 1승1패            성학승 0승2패
         벨트랑 1승1패            이운재 1승1패            한웅렬 0승2패            박경락 1승1패
         이윤열 2승0패            김동수 1승1패            김현진 1승1패            서지훈 1승1패

  네 조의 양상이 너무나 똑같다. 비록 2승을 먼저 챙긴 선수가 넷이요, 2패가 있는 선수도 넷이지만 현재까지는 단 한 명도 진출이 확정된 사람도, 탈락이 확정된 사람도 없다. 모두에게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리그 사상 가장 많은 재경기가 생기게 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오늘 경기로 꺼져 가는 불꽃을 살릴 수 있었던 박정석(오 예!), 장진남, 성학승 선수는 다음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새로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눈에 띄는 점이라면 역시 2승을 챙긴 네 명의 게이머중 셋이 테란이라는 것이다. 비록 오늘 대 저그전 2패를 기록하긴 했지만 여전히 막강한 테란이다. 물론 정말 최악의 경우 테란이 모두 탈락할 가능성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도박을 하라고 하면 거기에 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4. 강도경 선수의 징크스?

  거의 1세대에 가까운 선수면서도 지금까지 꾸준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저그의 오버마인드 강도경 선수! 그와 비슷한 세대의 선수들이 대부분 은퇴를 하고, 혹은 신예에 밀려 본선에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매년 메이저 대회 우승은 물론 각 리그 본선에 거의 빠짐없이 오르고 있다. 이러한 꾸준함은 각 종족과 선수별로 고른 승률을 올리는 그의 실력이 뒷받침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전태규 선수와 베르트랑 선수에게만큼은 공식 대회에서 비교적 약한 면모를 보인다.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 선수 본인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 당당한 자신감이 어디 가겠는가! 강도경 선수 파이팅!


5. 노장 vs 신예

  그 어떤 때보다 강력한 신예들이 많이 올라온 리그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 온게임넷 뿐만 아니라 겜비씨와 겜티비까지 모든 리그에서 이번 하반기 신예의 돌풍이 정말 거세다. 이윤열, 김현진, 서지훈 박경락 등 처녀출전 선수들의 기세가 장난이 아니다. 특히나 이윤열, 김현진 선수는 현재 겜비씨에서도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온게임넷은 전통적으로 신예보다는 기존의 터줏대감들이 강세를 보여왔던 곳이다. 정말 볼만한 신구 세대의 싸움이 될 듯 하다. 새로운 시각에서 게임을 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6. 종족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선수들이다.

  프로게이머들에게 있어서 강한 종족이라는 것은 의미가 없는 듯하다. RTS 게임 쪽에서 유명한 정인호 선수의 경우는 일부러 약하다고 알려진 종족을 택해 강한 종족을 깨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리고 이번 워크래프트에서 패치로 인해 너무나 약해졌다고 알려진 오크로 겜비씨 워크리그 승자조 결승에 오른 이중헌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 오크는 정말 강하게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 있어 토스는 충분히 강한 종족이다. 그것은 김동수 선수, 박정석 선수, 임성춘 선수등이 있기 때문이다. 1.07 이전에 저그가 강했던 시절에도 테란과 토스의 게이머들은 있어왔고, 1.08 이후 테란의 득세 속에서도 저그와 토스의 게이머들은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1.07 이전의 테란에 임요환, 김정민 선수가 있었듯이 이제 저그와 토스의 영웅들이 나와 종족의 균형을 맞출 차례다.(언젠가 1.10 패치가 있게 될 즈음, 충분히 강해진 토스 게이머들이 여럿 나와서 토스가 득세하는 모습도 보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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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도 독백체로 쓰느라 존칭을 쓰지 않았습니다. 읽는데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ps1 : 이 글의 무단 퍼감을 금합니다. 도장 쾅!

  ps2 : 다른 곳에서 글을 퍼오실 때는 꼭 작자의 허락을 받았으면 합니다. 가끔 보면 출처도 밝히지 않는 퍼옴 글도 있더군요. 글쓴이에 대한 예의와 배려의 문제라고 생각하네요.^^ (흠, ps2 라고 쓰니까 플스2가 생각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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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펑키
02/12/06 23:48
수정 아이콘
말이라고 인용하고 싶습니다 1번째 경기 코멘트에 정말 동감이거든요 괜찮습니까? ^^
02/12/06 23:50
수정 아이콘
공룡님의 후기는..
여러가지 핵심 사항의 주제를 간략하지만 집약하고 또한 자신의 의견도 피력하시는 깔끔함이 읽는이를 편한하게 해주십니다..

나이 삽십을 넘다 보니..회사 생활 했을때(지금은 비록 안하지만) 밑에 능력있는 후배들을 많이 봅니다..
지고 싶지 않은 노장들의 투혼..
비록 kpga에서는 현재 장진남 선수만이 선전하고 있으나..
온게임넷에서는 지금까지 닦아온 이 험난한 스타크래프트의 세계에서 노장은 죽지 않았음을 신예들에게 선포하였으면 합니다..
개인적 바람은 신진세력의 16강 전멸..........^___^ (너무했나요? 그렇지만 kpga가 있으니)
선풍기저그
02/12/07 00:51
수정 아이콘
조용호 선수 컨디션이 안좋았는지 쉽게 갈 경기를 좀 끈감이 있었어요
초반 벙커링페인트후 배짱조케 떠블가는거 보고...
쓰리해처리 노레어의 조용호 저그링으로 끝내겠구나 했는데
저그링 모아둔 흔적도 없었고..
다수 멀티가 심리적 안정감을 줘서그런지 울트라와 저그링도 걍 어택땅만하고......
어쨋든 이겼으니됐지만 좀 깔끔하지 못한 경기이지 않았나 봅니다..
반면 박경락선수의 오늘 플레이는 정말 아트..!! 럴커 타이밍 굉장히 조았고 저그링 럴커 컨트롤도 조았죠..서지훈 선수는 상대 체제를 제대로 파악치 못하고 너무 배짱멀티로 자멸한듯...마지막 그의 눈이 찡그러지면서 한숨쉴때 그도 표정지을줄 아는구나..느꼈음..
선풍기저그
02/12/07 00:57
수정 아이콘
임.진.열 초극강고수 3인방 무난하게 8강에 오를듯하네요...
귀신도 아니고 원..도대체 임.진.열의 약점은 무엇인가...!!
길버그
02/12/07 01:23
수정 아이콘
도대체-_- 강도경은 베르뜨랑을 상대로 왜그리 약한걸까요-_-; 아니다-_- 장진남이 왜 임요환한테 약한거지;
하수태란
02/12/07 01:36
수정 아이콘
이운재 선수가 잘못한게 없다는건 좀 수긍하기 어려워요. 가스 없는 원팩 더블. 작전부터가 좋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병력을 집중시키지 못한점도
02/12/07 02:02
수정 아이콘
병력을 집중시킬수 없었던게.. 플토가 멀티를 이쪽저쪽 모조리해버려서..
집중해서 한곳한곳깨나가다보면 플토세상이 되버리기때문에...
라고생각되는데요.... 가스없는 원팩더블은.. 태란님말씀처럼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았지만.. 제생각엔 벌쳐를 많이뽑아서..
벌쳐로 멀티 견제 많이해주면서 벌쳐를 많이 활용하려는..
생각이었던거 같습니다 =ㅅ=;;
어딘데
02/12/07 02:15
수정 아이콘
그러기엔 벌쳐 활용이 너무 늦었죠
가스 없는 더블에서 드랍쉽까지 뽑은뒤에야 입구를 열고 나갔으니까요
02/12/07 04:03
수정 아이콘
공룡님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감동에 겨워.. 나도 모르게 덧글을 쓰고 있다가...
써 놓은 덧글을 다시 지우게 됩니다.
아마.. 저의 덧글이.. 이 글에 걸맞지 않다는 느낌이 들어서 인 듯 합니다.
(이번에는 용기를 냈습니다만.. ^^;;)
오늘 본 온게임넷 경기를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순 없을듯 합니다.
날카로운 분석 항상 감사드립니다.

저도 노장선수들이 신진세력에 밀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신진세력들이 완벽한 플레이를 하지만.. 노장에게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02/12/07 12:25
수정 아이콘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김동수선수와 박경락선수의 경기 너무 기대됩니다.
어제는 임요환선수의 경기도 없었는데 뭐하다가 경기도 안봤는지....- -;
신진셰력의 도전에 흔들리지 않는 노장게이머들의 멋진 활약과 프로토스 및 저그유저들의 멋진 도전이 기대됩니다.! ^^
그리고 공룡님의 글 항상 재미있게 읽습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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