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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11/22 19:50:31
Name kid
Subject [잡담] Bus..
여자친구와 함께..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습니다.
물론, 여자친구를 데려다 주고 저는 과외를 가려고 했지요..

버스를 타고 뒷쪽으로 들어가서 섰는데, 여전히 장난기 심한 여자친구 저한테 그럽니다.
"저 아저씨 죽었는갑따.. 오빠야.. ㅋㅋㅋ *^^* "
무슨 소리인가 해서 친구가 가리키는 쪽으로 눈을 돌리니, 과연 버스에서는 보기 희귀한 장면입니다.
운전석 뒤에 뒷자리에 앉으신 분이 범인들과는 사뭇 다른 포즈로 주무시고 계시는 겁니다.
목을 뒤로 제쳐서 의자 등받이에 거의 기대고 계십니다.
"허허.."
저도 자꾸만 웃음이 났답니다.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하자 잠시 자세를 추스린 그 분은 버스가 출발할때 다시 그 자세로 신속히 돌아가셔서
꿈나라로 빠져드십니다.
속으로
'참.. 피곤하기도 한가보네.. 보아하니 대학생 차림으로 보이는데, 어제 술이 과했나보다..
(푸헐.. 어제 술 디지게 무웃나보네.. - 이것이 원어겠지요.. ㅡ,.ㅡ;; )'
하고 생각하고 친구랑 둘이서 무지하게 웃다가 친구는 내릴때가 되어서 내리고
저는 과외를 가는 버스로 갈아타기 위해 몇 정류장을 더 가게 되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려고 뒷문으로 가서 하차벨을 누르는데,
아까부터 꿈나라를 헤메시던 아저씨 내릴 차비를 하십니다.

"앗......!"

진짜 제 입에서 단발마의 비명이 다른 사람들에게 들릴 정도로 새어 나왔습니다.

내려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에효.. HJ 야.. 우리 반성해야겠다.."
"와..???? *^^*"
"아까 그 아저씨 - 우리가 보고 웃었던- 장애우 시더라.. "
"압.. ㅠ0ㅠ "
"같이 내렸는데 디게 미안하더라.."
"우이띠.. 우야지..?? 우야지..?? "

짧은 통화를 마치고 생각이 짧았던 자신을 반성해 봅니다.

흠... 날씨가 추워집니다. 뭔가 가슴이 좀 따뜻해 지는 것을 생각합니다.

지난 여름 수해를 입은 곳에 자원봉사를 며칠 다녀왔었더랬습니다.

직접 당하는 것은 보는 것과 굉장히 큰 차이가 있구나 하는 것을 배웠던 여름이었었는데,
이번 겨울.. 우리가 세상을 좀 더 따뜻하게 만들 것은 없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밤이 깊어갑니다. 지금쯤.. 스타리그 치열하게 치뤄지고 있을텐데..
왕중왕전 결승전은 유료로.. 그 수익금은 전액 불우 이웃 돕기로.. ^_________________^
only kid 만의 생각이지만,.. 실현된다면.. 서울로 가는 기차표를 끊겠습니다.
(__) kid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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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1/22 19:54
수정 아이콘
p.s 여전히 기분은 좋은 저녁입니다. 또 몇 분이 돌아오셨습니다.
a 님.. z 님.. 어떻게 생각하면 a to z 군요.. ^^
다 돌아와라.......... ^____________^ kid 올림..
02/11/22 20:16
수정 아이콘
푸훗~! ^^ kid님도 한~동안 뜨~음 했었지~ ^^
아, !! 가림토와 박서의 경기, 정말 재미있네요. 으음...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명경기... 맞나?
명경기라고 해 주죠, 뭐... ^^ 재미 있었어요. 요환선수 축하!!
02/11/23 00:48
수정 아이콘
제가 장애 5급..다른 장애우분들에 비해 아주 평범(?)한 장애인입니다..
다른 분들께도 부탁드릴 말씀은.. 위의 일상속처럼 쉽게 만날수 있는 웃음은 그냥 웃음입니다..맘껏 웃으시면 됩니다..
다만..대상을 나중에 알았으되..장애우일지라도..장애우라서 미안한 마음같은거 가지시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들(혹은 내가) 느끼는 감정은 동정으로만 느껴질 수도 있으니까요..
kid님께서 본문에 쓰신..자원봉사처럼..처음부터 진정으로 어려운 분들을 위해 봉사를 할때의 마음가짐이 더블어 살아가는 삶일것입니다..

이 사회에 진정으로 바라는건 중증 장애우들의 이동권 보장이 절실히,조속히 이루어 졌으면 하는 것..
02/11/23 08:56
수정 아이콘
RPM님의 말씀.. 깊이 새기겠습니다. (__) kid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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