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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11/10 21:40:03
Name skb9728
Subject 저의 두번째 사랑 이야기...
안녕하세요... skb입니다.

노래를 듣고 있는 중입니다...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신문부터 펼치고... 오늘도 30분정도 읽어주고... 그런데 제가 왜 요즘 수능관련 기사를 이렇게 유심히 읽는지 모르겠네요.

신문을 다 읽고... 지금 이렇게 글쓰는 중입니다. 글을 쓸 주제는 정했는데... 뭘 어떻게 써야할지 전혀 감이 안오는 상태에서 그냥 생각나는대로 키보드 두드리는 중입니다. 하지만 쓸 것은 쓰고 싶네요...

정말로 부족한 글 실력이지만... 이해해주십시오^^;;;



...

지금부터 8개월정도 전...

잔뜩 얼룩져있던 중1 과정을 끝내고 중2로 들어서는 날이었죠...

같은 반이 된 친구놈들과 신나게 떠들고 있었죠. 그런데

저쪽에 어떤 여자애가 앉아서 다른 애들이랑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더군요.

순간 어떤 생각은 들었지만, 당분간, 아니 조금 오래동안은 그냥 '아무 일도 아니겠지' 하며 넘기고 있었습니다.

첫만남은... 정말 초라했습니다... 그냥 저기 앉아있는 친구를 힐끗 본 정도였으니...

별 것 아니겠지...

...

참 웃음이 많은 애였습니다. 저도 웃음이 없지는 않은 편이었으나, 걔의 웃음은 정말 많고도 해맑았죠.

그냥 웃는 것이 예쁘네... 이렇게만 생각한 채 굉장히 빠른 속도로 시간이 지나갔죠. 하루하루 치열하게...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짐작하지도 못할 만큼 치열한 하루를 보내면서, 시간은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하루하루 지날 수록... 이상한 생각이 들더군요... 중2로 올라간지 두달정도 되던 때였을 겁니다. 그 때 겨우 깨달았습니다... 자기 마음을 두달째 모르고 있었던건가...

'내가 쟤를 좋아하나'

...

아쉽게도, 전 이미 다른 학교의 어떤 애를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좋아하고 있고요. 그리고 좋아하는 정도가 변한 것도 아닙니다. 3년째 그대로...

두달째 몰랐던 것은 그 것 때문이었을 겁니다. 제가 태어나서 맨 처음으로 좋아하던 여자애가 저때문에 많이 귀찮아했고 불쾌해했죠... 그래서 걔랑 사귀고 싶다는 감정은 아예 접어버린지 오래였습니다... 미안해서 그런거죠. 미안해서 제 감정까지 몰랐을겁니다...

...

그리하여... 제게는 두번째 사랑이 찾아왔습니다...

첫사랑에 대한 마음은 고이 간직한 채... 두번째가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그걸 전 아무한테도 말 못했습니다... 이건 왜인지 모르겠네요... 그냥 혼자만... 옆에서 지켜만 볼 뿐.

키가 작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은 일본 영화 중 하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주인공인 '센'과 닮았다고 하더군요. 걔 별명이 그겁니다... 껄껄껄...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웃음이 참 많은 애입니다. 그렇다고 저처럼 실없이 웃는 것도 아니고, 진짜 예쁘게 웃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국어 수행평가 중 '이모티콘 사전 만들기'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입니다. 우리가 많이 쓰는 이모티콘이나 희귀한 이모티콘까지 총정리해서 사전으로 만들어내는 일이었죠...

그런데, 전 남자애들은 남자애끼리 여자애들은 여자애끼리 조를 짓는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

걔랑 같은 조가... 딱 되었더군요...

...

세상을 다 차지해버린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저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죠...

그 후 일요일에 조원들끼리 만났습니다. 물론 걔도 만났고요.

다른 아이 집에서 만나서 작업을 하기로 했죠...... 사전 제작 작업...

제가 음식(...) 이모티콘과

각종 희귀한; 이모티콘 수집을 맡았습니다...

A4 3장분량... 이정도밖에;

처음에 애들이 모였을 때엔 5명이었는데, 한시간 후 한명이 빠지고 4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업 시작

중간중간 쉬면서 수다도; 떨고

...

그런데 저때문에 화제가 이상한 곳으로 돌려졌습니다... 애들이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친구놈에게 이 말을 했죠.

'네이놈 가위를 몇번 눌려보았느냐'

...

그래서 가위눌림이야기를 하더니...

제가 심령사진에 관련된 이야기를 신나게 하면서

본격적인 호러 이야기로... 화제 돌변;

가위눌린 체험담을 하고... 뭐 가위 눌리면 꼼짝을 못하는데 저항하면 할 수록 점점 강하게 조이기당하고... 그런데 그게 자꾸 눌리다보면 재미있네 어쩌네... 환청이 들리고 앞에서 어떤 사람의 얼굴 형상이 꾸물거린다는 둥 어쩐다는 둥...

그리고 심령사진 이야기 이야기 등등...

그런데 이야기를 하던 중...

되게 배고프더군요;;

그 당시에도 이미 반애들에게 있어 저는 상당히 먹성좋은 잡식동물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은지 오래였죠.

(불행하게도 저는 먹어도 먹어도 살이 거의 찌지 않는 체질입니다... 실제로 보면 정말 말랐죠^^)

이야기를 하다 말고 먹을 것을 찾아서

냉장고도 뒤져보고

찬장도 열어보고(...)

먹을 것을 몇개 찾고 허겁지겁 먹는데... 애들이 막 웃더군요...

그 때 걔의 한마디...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하하하 쟤 진짜 웃겨'

............

그 이후로도... 정말로 본의 아니게...

삽질을 여러번;

그 운동기구 있죠.

제자리에서 막 뛰는...;; 그 것... 이름은 뭔지 모르지만...

거기서 뒤로 뛰다가 뒤로 넘어가고...

그리고 방바닥에 떨어진 물때문에... 또 넘어가고...

그게 그렇게 웃겼었나봐요...

...

제가 가장 싫어하는 요일이 일요일입니다... 그런데...

그 날은... 참 기분이 좋더군요...

정말 좋았습니다. 진짜로.

뒤로 넘어갈 때 꼬리뼈를 찍히고...

머리를 박고;

꼬리뼈 찍힌 것은 한 2주인가 갔나...

그런데 행복감에 빠진채로 빠져 전혀 아프지 않더군요... 전혀.

그렇게... 집으로 왔습니다...

행복감에... 전속력으로 질주하면서 내달려서 왔죠...



봄이 지나고 여름이 찾아오던 어느 일요일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걔랑 제 사이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친한 친구라고 보기에는 아닌 상태였지만, 어쨌든 친분 관계가 좋아졌죠...

하지만 전혀 내색 안했습니다. 내색 안하려고 진짜 노력 많이했죠...

...그렇게만 느껴졌습니다... 정말 내색 안하는 것처럼, 감쪽같은 것처럼...

착각하고 있었죠...



한편, 전 걔의 메신저 아이디를 알았고, 가끔가다 서로 대화도 몇마디 주고받고... 특히 시험이 끝났을 때엔 서로 위로해주면서...;; 어설프게나마...

제가 맵디자이너로서 활동하고 있는 이야기... 버스타고 다니는 이야기... 등도 주고받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여러 커뮤니티 맵공모전에서 입상한 이야기... 아깝게 탈락한 이야기...

그리고 강원도계를 넘는데 실패했다는 이야기도 하고... 거기서 거기로 가는 버스를 봤는데 조만간 그 버스 타서 거기 한번 가봐야겠다... 대충 이런 이야기...

이야기를 할 때마다... 진짜 행복했습니다...

그 순간만은...

시험 결과가 인정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었을 때에도 걔의 몇마디에 금방 기분 풀리고...

...

학교에서는...

걔 바로 옆자리에 앉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 컴퓨터시간인데...

컴퓨터과목이 들어있는 수요일이 그렇게 기다려지고... 수요일 중에서도 5교시가 그렇게 기다려지고...

어쩌다 걔가 교실에 좀 늦게 도착했을 때에도(원래 학교는 일찍 왔는데 다른 곳에서 일이 있었다는군요. 들리는 말로는) '얘가 어디 아픈가... 무슨 일 생겼나...' 하는 쓸데없는 걱정까지...

걔가 절 보고 웃을 때마다... 끝없는 행복감에 빠지고...

어느 하루는... 국어 수행평가에...

'보조 자료를 가지고 발표하기'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애들은 제가 분명히 이 걸 발표할 것이라고 알고 있었죠.

도로...

제가 우리 나라의 도로에 관하여 관심이 상당히 많거든요... 애들도 그 것을 잘 압니다.

...그런데 전 다른 것 했습니다...

맵들을 소개하는(...)

그런데, 저희반 애들 전체에게 발표하는데... 맵 자체만을 가지고 발표하기에는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번에도 도로가지고 발표해서 완전히 도로랑 공부에만 관심있는 재미없는 애로 찍히기도 싫었고... 맵은 하고 싶고... 하지만 애들 전체가 스타를 아는 애라고 말할 수가 없었거든요.

결정적으로 걔는... 스타는 물론이고 게임을 전혀 안하는 애라서...

그런데 한 1분인가;; 고민하던 중...

'맵 이름만 가지고 하면 되겠네'

그렇습니다. 맵 이름. 맵 이름에 관한 보고서를 파트별로 나누어서 소개할 계획을 세웠죠. 애들이 스타는 몰라도 맵의 디자인은 어떻게 되있는지 알테지... 맵 이름을 소개해도 될거야...

그래서 파워포인트자료를 준비했습니다. 그냥 맵 이름과 이미지만 마구잡이로 쑤셔넣었죠. 배경이나 애니메이션효과, 효과음 등은 하나도 안넣고... 진짜 개성없게... 이미지만 100개 가까이 넣고;;

그러던 중에 마침 드림리버님의 맵이름에 관한 이야기라는 글이 올라오더군요. 하지만 베끼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에게 제 맵을 소개해주고 싶더라고요... 그리하여...

디자인이 괜찮네, 맵 이름이 멋지네 하는 제 맵들은 그냥 닥치는대로 넣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디자이너분들의 맵을 넣고... 블리자드 맵도 많이 넣고... 방송사 리그 공식맵도 적당히 넣어주고...

그러니까 90개 가까운 이미지들이 들어가더군요. ppt파일 용량은 10메가 오버;;

그리고 발표날... 엥

...

교복 조끼가 사라졌다............................

...

윗도리도 없어졌네.................

...

교복바지에 와이셔츠만 걸치고... 발표하러 나가는데...

아 젠장... 멋좀 내려고 했더니... 이게 뭐지...

기분 진짜 허전하더군요... 허허허

............

컴퓨터랑 교실 앞의 커다란; tv를 연결하고...

"안녕하세요. 저는 스타크 맵의 이름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웅성웅성...;;;;;;;

...다들 도로가지고 발표할 줄 알았나봅니다... 그런데 제가 스타크를 주제로 발표를 한다는 것이... 그다지 당연한 일이 아니었나봅니다...

...

마우스를 클릭하자마자... 뜬 화면

(4)Neo Branching Point
- Made by Hero_Grunt(박진수) -

맵이미지

"이 맵은 징, 정그글맵으로로서 브랜치라 함은 나무가지를 뜻뜻하고 포인트는 어쩌구 저쩌구... 히어로 그런트라는 아이디를 쓰시는 박진수님이 제작하신 맵입니다"

오타 아니예요... 떨려서 정말 말이 자꾸 꼬였습니다...

처음부터 애들이 놀라더군요...;; 중간중간 멋지다라는 말도 간혹 들려오고...

이 자리를 빌어서... 그런트님 죄송합니다;;

다음 페이지...

(4)Blizzard of Shakuras
- Made by ZeraShk_4u(송영선) -

맵이미지

"브블리자드 오브 샤쿠러스라는 맵입니다... 스타에 나오는 행성 샤쿠러스의 눈보라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우와!"

애들...

그 맵 디자인 보고

완전히 맛갔습니다...;;;

그 외에도... 다른 분들의 수많은 맵들과 블리자드 맵들, 방송사 리그 공식맵들을 소개해주면서... 애들 사이에서 탄성이 나오지 않은 맵이 많지 않았습니다...

의외로 애들 반응이 괜찮더군요...;;

...제 맵이 처음 들어간 곳은 7번 슬라이드였습니다...

(4)Cygnus X-1
- Made by skb9728(송기범) -

맵이미지

"시그너스 엑스원이라는 맵입니다. 시그너스 엑스원은 백조자리 부근에 있는 블랙홀 중 하나로서 가스를 빨아들이며 엑스선을 방출하는 크큭;"

...

전 들었습니다... 분명히...

걔의 단 한마디...

"우와"

...

순간 목이 콱 막히고...

맵설명을 다시 시작했는데 당황하여 맵설명이 갑자기 막 빨라지고...

평정심을 가까스로 되찾고;;

11번째 슬라이드...

(2)Weather Controler : Thunderburst
- Made by skb9728(송기범) -

맵이미지

"웨더 컨트롤러라 함은 기상 조절기라는 뜻입니다. 센터 언덕지형의 모양이 번개의 형태인데...(생략)"

...

국어선생님도 놀라시더군요...;;

"저거 네가 만든거야?"

"예... 예;;"

"우와 멋있다~"

멋쩍어지더군요;;;;;;

그리고 그 이후로도 계속 맵들을 설명하면서... 매우 호감있는 눈으로 tv를 바라보는 걔를 보면서...

한없는... 행복감에 빠졌습니다...

총 93개의 맵들 중 제 맵이 13개인가 들어갔습니다... 일부러 좀 많이 넣으려고 노력했더니...;;

...

그렇게 총 93개의 맵들의 이름에 관한 설명이 끝나고... 목은 쉴대로 쉬었지만... 끝날 때까지 제 자료를 관심있게 바라봐준 그 애의 생각을 하니...

목 쉰 것은 정말 전혀 아무렇지도 않더군요...



여름이 물러가고,.. 가을이 찾아오던 어느 토요일 오전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세월은 흐르고...

...

10월 중순정도였죠...

이 때부터 슬슬 빼빼로데이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더군요...

친구 집에 놀러갔습니다... 그리고 친구가 김밥, 떡볶이를 사준다고 해서 따라나갔죠.

이 놈은 근처 김밥집에서 김밥과 떡볶이의 조합을 맛보는 걸 상당히 좋아합니다. 3천원어치.

배부르게 먹고... 걔네 집으로 돌아가는데...

제 친구놈이 대뜸 "너는 이번 빼빼로때 빼빼로 살거냐?" 이러더군요.

"응......"

"낄낄낄 나도 살거다"

"그래... 사라;;"

왜 갑자기 낄낄거리지...

그러고보니... 빼빼로데이가 한달도 안남았구나...

그런데 갑자기 머리속이 엄청나게 복잡해지기 시작하더군요............

이 때까지... 전 제 속마음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내색도 안하려 노력했죠...

하지만... 제가 내색을 안했다는 그 생각이...

착각임을 안 것은...

바로 이 날이었습니다...

...

누구한테 줄거냐고 물어봤습니다.

"너 누구한테 줄건데...? 반 애들한테 돌리려고?"

"낄낄낄 내가 좋아하는 애가 있는데, 걔한테 줄거다 껄껄껄"

"응..."

...저놈은 낄낄거리면서도 그런 이야기가 쉽게 나오네... 좋겠다...

"낄낄 넌 누구한테 줄거냐?"

...왜 아까부터 계속 낄낄거리지...

"...그냥..."

"누구야 빨리 불어 낄낄낄"

"몰라"

...귀찮게 하기는...

"너 좋아하는 애 있지?"



......뭐지...

"낄낄낄낄"

불길하다... 진짜... 뭐지...

"그... 이야기가 왜 나오는데..."

"내가 맞춰볼까?"

그리고 바로 직후에 나온

친구놈의...

이 말을 듣고

전 멈춰섰습니다...

"박하나지"

...

"너... 어떻게... 알았냐..."

"다 알아 이자식아 낄낄"

"나쁜 자식아... 어떻게 알았냐고..."

"너 하는 짓 보면 다 알아... 낄낄 네가 인상 더럽게 쓸 때에도 걔 얼굴만 보면 면상이 바뀌더라고 낄낄"

..............

"그리고 너 걔랑 친해지려고 노력하는게 다 보이는데 어디서 날 속이려들어"

...

"내가 밀어줄까? 낄낄낄낄?"

......

이 녀석이... 낄낄거리는 이유가...

이거였군...

...

다시 친구놈 집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

내가...

그렇게...

보였나...

...

...



가을이 무르익던... 어느 토요일 가을밤의 일입니다...



그 이후... 입을 굳게 막겠다던 그 녀석은 애들 몇명한테 그 사실을 말해버렸고...

그 애들은 각자 애들 몇명씩한테 고해바치고...

어느덧 천문반 애들은 전부다 알아버리고...

...

내가...

그렇게...

원하지 않던 일인데...

...들켜버렸구나...

...

며칠 후... 반에서 테마소풍을 다녀왔습니다...

의왕시 학의동으로 갔죠. 인덕원에서 판교방면으로 좀 달리면 나오는 곳입니다...

천연 염색을 하고 개떡을 만들러 갔던 것이죠...

열심히 염색을 하던 중, 친구 중 한 애가 디카를 들고 와서 친구들 사진을 찍어주더군요.

저도 찍어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무 아래에서 터프하게, 어찌 보면 고독하게, 샤프해보이도록 자세를 잡고

차알카악

찍은 직후 걔한테 다가가서 디카를 들여다봤습니다... 그런데

"음 잘 찍혔나 보자 컥;"

이 놈이 저의 귀를 자기 입에 가져다대고... 말합니다.

"너 우리반에 좋아하는 애 있지?"

"엥?"

"키가 작고, 만화 주인공 중에서 누구 닮았지? 그리고 잘 웃지?"

"무... 무슨;"

"그리고... 완벽주의자 친구랑 매일 같이 다니지?"

.....................................................

이유를 알 것 같은 웃음을 지으며 저리로 떠나가는 친구...

...

이왕 이렇게 된 것......

더이상...

내 마음을 숨기려만 하지 말고...

...

말하자...



어느 날보다도 하늘이 정말 푸르렀던... 어느 가을의 오전이었습니다...



그 이후... 메신저에 걔가 들어오고 난 직후

그 아이가 제게 인사말을 보내는 일이 상당히 줄었습니다...

전 걔한테 먼저 말을 건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걔랑 대화하는 빈도도 줄었죠...

설마...

들은 건가...

알아버린건가...

하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절 싫어하는 눈치는... 안보였습니다...

아직 모르는건가...

그럼 다행인데...

그러던 어느 날.

반 애들이 갈려 축구를 했습니다... 그런데

여자애들이 따로 놀지는 않고 축구하는 것을 구경하더군요.

물론 걔도 구경...

...

전 골키퍼를 맡았습니다.

...

그런데... 저는 골키퍼를 잘 보지 못하는 편인데...

이 날따라 상당히 몸이 잘 풀리더군요.

강슛을 몸을 날려서 막아도 보고

프리킥이 날아오는 것을 펀칭하기도 하고

저쪽에서 상당히 강하게 휘어서 들어오는 공을

발로 걷어내기도 하고(소리가 컸죠;)...

굴러오는 공을 손으로 잡아서

애들을 향해서 퍽 찼더니

상당히 멀리 날아가더군요...

골도 안먹히고...

걔가...

구경하고 있어서 그런가...

......

애들은 저보고

"우와 키퍼 멋있었어!"

이랬는데...

걔가 그 날 절 어떻게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왜인지 모르게... 제 자신이 대견스러워지더군요...

그래...

걔한테...

말... 하기 전에...

이런 모습 보여주는 것도...

좋은 일일거야...



가을이 물러갈 채비를 다 끝내고 겨울이 찾아들던... 어느 금요일 오전이었습니다...



지난 토요일... 11월 8일이...

입동이었습니다... ^^

중2로 들어선지 얼마 지난 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왔습니다...

그동안 제게 있어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정말 소중한 일은...

그 친구를 만났다는 것입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날짜는...

11월 10일입니다.

그리고... 내일은...

11월 11일.

빼빼로데이죠... ^^

전 원래 '~데이'와 같은 날을 상술이라고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딱 이번만은...

다릅니다...

내일...

하하... 내일...

제 마음을...

그 친구에게...

아니, 그 분에게...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아직 돈이 없어 빼빼로를 사지 못했지만...

내일이면 돈이 생기니까^^...

내일 아주 일찍 일어나서 근처 빵집에서 빼빼로를 사고...

정말 예쁘게 포장해서...

전해줄... 겁니다...

그리고...

반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말할겁니다...

아니, 소리칠겁니다...

"박하나 나 너 좋아한다!"









제가 고백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에...

모든 친구들은...

제가 걔랑 연인으로서 사귀고 싶어서...

고백하는 줄 압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전 걔랑 사귀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면... 이렇게 물으시는 분이 계실 듯 합니다...

"그럼 고백은 왜 하세요?"

전 이렇게 대답해드리겠습니다.

"친구하자는 의미입니다 ^^;;;"

제가 왜 걔랑 사귀고 싶어하지...

않냐고요...

...

친구 사이가 연인 사이보다 오래가잖아요...

^^;;



겨울이 친구하자며 문을 두드리던 어느 월요일...

2003년 11월 10일 오후 3시 57분 ~ 오후 8시 49분...

좋은 하루 되시고, 좋은 한달 되시고, 좋은 한해 되세요...

Written by skb9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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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노을
03/11/10 21:43
수정 아이콘
부럽군요. 좋은 일 있으시길.
백용욱
03/11/10 21:47
수정 아이콘
힘내십시요 !!!
사족으로 빼빼로 데이에 대한 아픔이 있다면 생일이 다음날이라 배부분의 선물은 빼빼로가 주류입니다 .. ㅠㅠ
은빛사막
03/11/10 21:49
수정 아이콘
아 정말 글 잘 읽었습니다 그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정말 보고싶군요 ^^ 저도 기범님의 시그너스 엑스 원 맵을 봤을때는 와~ 를 했어요 ^^;;;

첫사랑의 아름다움과 설레임은 오래도록 남죠
좋은 결과 있으시길 진심으로 정말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결과 꼭 알려주시구요 화이팅입니다!!! ^^
03/11/10 23:4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
박경구
03/11/11 00:27
수정 아이콘
기범 축하!
03/11/11 01:14
수정 아이콘
너무 예쁘네요..글도 기범님 마음도 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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