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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10/24 03:19:45
Name Return Of The N.ex.T
Subject [잡담]새벽 2시43분에 떠오른 잡생각들..
안녕하세요.. 자유 게시판에서는 처음으로 글을 쓰는군요..^^

댓글은 상당히 많이 달았지만.. 흔히 사람들이 말 하는 필력이라는 것이 뛰어나지 않다고 생각되어 자유 게시판에는 함부로 글을 못썼네요.

사실 여러 가지 일이 있을 때마다 많은 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소모적인 논쟁에 관한 글들, 제 취미에 관한 글들, 제 일상생활에 관한 글들..

여러분은 하나의 글을 올릴 때 어떠한 기분으로 올리시나요?

전 지금 저의 글을 상당히 즉흥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혹시 또 어떤 변덕이 발생 한다면, 이 글을 올리지 않을 수 도 있겠네요. :)

그럼 제목에 알맞은 글을 만들기 위해, 잡담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잡담 하나.

방금 여자친구와 전화를 끊었습니다. 전 재수라는 것을 했고, 여자 친구는 재수학원에서 만났죠.

여러 우여곡절 끝에 결국 저희는 사귀게 되었고, 그건 제가 고향인 대구에서 수원으로 대학을 왔음에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저에게 있어, 여자 친구는 상당히 버거운 존재 였습니다. 귀찮았거든요.. 모든 게요..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지금의 제 여자친구는 아닌것 같습니다. 주로 제가 챙겨주는 쪽이니깐요.

저도 많이 힘든데, 2사람의 몫을 감당 하려니 힘들었습니다.

객지에서, 재수한 사람이 그것도 경상도 남자가 수원에서 적응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긴, 저와 같은 대구 출신이고 같은 학원을 나온 제 룸메이트(대구에선 몰랐지만요..)를 보니 꼭 그런것 같지는 않네요.

잡담 둘.

앞에서도 이야기하였듯이, 제 룸메이트는 이곳에서 상당히 잘 나가고 있습니다. 성격차이이겠죠.

전 사람을 사귀는데 서툽니다. 먼저, 다가가질 못하죠. 학기초에는 여러 동아리에도 기웃거리기도 하고, 룸메이트와 함께 어떤 동아리를 술로 쓸어버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학 생활이 술로만 이루어 진 건 아니더군요, 엄청난 양의 보고서..

결국, 전 장학금(학점)을 선택하였고, 룸메이트는 친구들을 선택하였습니다.

누가 바른 선택을 한 걸까요? 역시 정답은 없을까요?

잡담 셋.

가을입니다. 가을이 아니어도 전 사색에 잠기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항상 생각합니다.

'난 왜 이곳에서, 적응하지 못한 모습으로, 힘들게, 남들처럼 즐기지 못하면서, 여러가지 궁상을 떨며 살아 가는 걸까?

역시.. 답은 없습니다. 못 찾겠습니다. 3월달부터 생각 해봤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에반게리온에서 마지막 즈음에 인류 보완프로젝트에 대해서 나옵니다.

다른 사람들 속의 나.. 수많은 나.. 가 모여서 내가 된다.

다른 사람들 속의 나.. 어떤 모습일까요? 야비한 모습 일까요? 사투리를 쓰는 대구 녀석 일까요?

결국, 답은 없었습니다.

결론.

갑자기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래, 이렇게 살 수밖에 없잖아.. 내가 선택한 길인걸.. 선택에 대한 책임.. 이 정도면 충분하게 책임 지고 있는 거겠지?

졸업할 때 사진 같이 찍을 친구 6명이 없어도, 같이 마음을 터 놓을 친구들이 멀리 있어도..

결국, 난 이렇게 살아야 하잖아..

내 삶은 내가 선택해 왔으니까..

친구들을 갑자기 불러내서.. '미쳤나? 갑자기 왜?'라는 투덜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소주 한잔 기울이고 싶은 새벽입니다.

저와.. 술 한 잔 하실래요?

P/S 잡담이 기네요.. 길다 보니 문어체와 구어체가 막 섞인 것 같군요. 바른말 쓰기 운동에 동참 못한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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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히어로
03/10/24 03:25
수정 아이콘
타지역에서 산다는 것은 힘들죠. 전 경주 출신인데도 구미에서 그 분위기와 말투 문화에 익숙해지느라 힘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역시 먼저 다가가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더군요.
03/10/24 03:36
수정 아이콘
이야..... 글 하나를 거의 1시간에 걸쳐 쓰셨네요 ^^
Return Of The N.ex.T
03/10/24 03:38
수정 아이콘
쓰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밤이 죄입니다..ㅜㅜ
구라미남
03/10/24 03:50
수정 아이콘
저도 경상도 출신에 수원에서 대학다닙니다.
전 아주대 컴퓨터공학부 학생입니다면 리턴.. 님도 아주대 학생이신가요?
전 친구도, 학점도, 애매하군요..하지만 나름대로 둘 다 어느정도는 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 행동이 아쉬울 망정 후회는 하지않습니다.미래를 보며 앞으로 열심히 할 것을,,현재에 충실할것을 생각합니다!!
아이리스
03/10/24 04:14
수정 아이콘
어렵지만 중용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전 대구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친구보다는 학점과 아르바이트를 택했습니다. 그리고, 같이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친구가 있는 대구보다 빨리 돈을 벌 수 있는 아무도 없는 서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친구보다 야근을 택했습니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많은 것들이 후회됩니다. 왜 둘다 하지 못했을까요.. 제 상황이 어쩔 수 없었지만.. 그래도 후회됩니다. 몇 년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절대 이렇게 살지 않을 것입니다.ㅠ.ㅠ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 미쳤다.. 모두들 이제 그만 주무세요..^^
03/10/24 04:35
수정 아이콘
관계에 대한 어려움은 누구나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역시 공감되는 부분이구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사람을 만나고 함께 무언가를 하는것이 참 계산적이 되는것 같습니다.. 최근엔 어떤 사람으로부터 이용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은 적이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도 그렇구나.. 하고 생각하곤 말았지요. 저 자신부터 돌아봐야 한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지금 전 누구라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침이 되면 눈을 부라리며 집을 나서겠지요. 마치 모두를 잡아먹을 듯이..
03/10/24 11:09
수정 아이콘
사람 속에는 여러가지의 '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배포 큰 놈, 소심한 놈, 이기적인 놈, 착하기만 한 놈....그 중의 하나가 어느날 툭 튀어나와 일을 저질러버리면 나중에 '어, 내가 왜 그랬지?' 하고 후회하는 거지요.
하지만 그 저지른 놈도 결국 자기 자신인 거구요.
지금의 모습이 맘에 안 든다면, 또다른 자신을 찾아보세요.
분명히 있을 겁니다.
친구도 잘 챙기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여자친구에게도 솔직한 자기 모습을 보여주는..멋진 놈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 모습에 자기 자신을 맡겨보세요....^^
03/10/24 11:21
수정 아이콘
학교를 떠나서 사회 생활한지 좀 됩니다...
가능하다면 둘 다 잡으시고...
안된다면... 친구를 잡으세요... 공부 좀 되는 녀석으로... ^^
사회생활이란 거 혼자 잘 하면 어느 정도는 커버할 수 있지만, 다른 부분을 커버하는 친구를 알고 있으면 자신의 힘이 배가 됩니다... 인맥에 의한 것이 꼭 좋다고는 못 하겠지만, 부탁이나 협조하는 차원에서 보면, 자기는 하나도 모르는 걸 아는 친구가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입니다.
'야, 쪼매 도와 주라~ 친구 좋다는 게 뭐꼬?' 그 말이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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