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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01/19 19:03:35
Name 이그나티우스
Subject [일반] 세대갈등과 젠더갈등의 관점으로 보는 2022년 대통령 선거
이번 대통령 선거를 바라보는 관점에는 다양한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저는 그 중에서도 세대갈등과 젠더갈등이라는 렌즈를 통해 이번 선거를 바라보고자 합니다.

이번 선거는 세대갈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굉장히 상징적인 이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로 청년층은 진보 – 장, 노년층은 보수라는 세대투표의 구조가 이번 선거에서 거의 처음으로 반대로 뒤집히게 되었습니다.

1. 청년 남성은 보수, 청년 여성은 진보
2. 중, 장년층은 진보
3. 노년층은 보수

즉, 청년 남성과 노년층이 손을 잡은 우익 연합(right wing coalition)과 중장년층과 청년 여성이 손을 잡은 좌익 연합(left wing coalition)이 대립하는 양분구도가 형성되게 된 것입니다. 한국정치의 세대교체에 대해서는 30년을 주기로 산업화 세대(30년대생), 민주화세대(60년대생)으로의 교체가 이루어졌고 앞으로는 90년대가 새로운 세대교체의 핵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견하는 견해가 있는데, 90년대생 중심의 청년세대가 남녀로 분리됨으로써 보다 복잡한 구도가 펼쳐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세대교체의 문법의 중심에는 젠더갈등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과거 산업화세대와 민주화세대의 세대교체에는 정치경제적 거대담론에 대한 견해차이가 전선을 이루었지만, 현재 펼쳐지는 세대교체의 구도에는 그러한 거대담론 대신 페미니즘에 열광하는 청년 여성들이 페미니즘에 친화적인 중장년층 민주화 세대와 연합하고, 반대로 페미니즘에 분노하는 청년 남성들이 페미니즘에 대한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낮은 산업화 세대와 연합하는 구도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즉 30년 단위의 세대교체 대신 청년세대가 양분되며 서로 다른 연령집단과 연합하는 현재의 세대교체 구도의 핵심에는 젠더갈등이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세대갈등의 구도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1월 초의 윤석열 후보의 기록적인 지지율 상승입니다. 12월 까지만 해도 윤석열 후보는 후보 본인의 연이은 실언, 가족비리 의혹, 이른바 ‘윤핵관’이라고 불리는 후보의 측근그룹과 이준석 당대표의 갈등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지지율을 잃어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후보는 1월 초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카드형식의 짤막한 공약을 올렸고 그 후 거짓말같이 20대 남성을 중심으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폭등하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20대 남성의 지지율이 33%까지 상승했다는 결과도 있음.) 심지어 20대 남성의 윤후보 지지율이 전통적인 보수층인 6-70대를 넘어서고, 반면에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월등한 차로 최하를 기록하고 있는 여론조사들도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사실 여성가족부는 이전부터 젠더갈등의 주요 이슈 중 하나였습니다. 남성부는 없는데 여성부만 있다는 남성들의 뿌리깊은 불만으로부터 시작해, 여성부가 중심이 된 각종 ‘성인지교육’에 대한 불만, 그리고 젊은 남성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게임 셧다운제의 주무부처가 여성가족부라는 점 등 청년 남성세대를 중심으로 여성부 폐지에 대한 여론이 상당히 높은 상태였습니다. 이에 작년 여름 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를 중심으로 여성부 폐지론이 잠시 제기된 적이 있다가 이번에 윤석열 후보가 다시 그 카드를 꺼내들면서 극적인 지지율 상승의 한 원인으로까지 지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청년 남성의 윤후보 지지율 상승과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좀 더 검토해 볼 부분입니다. 선후관계를 인과관계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전까지는 윤후보의 지지율이 청년 남성층에서 저조한 수준이었으나, 해당 사건을 전후로 하여 1주일 안팎으로 지지율이 2-30%가량 상승했다는 것은 두 사건의 관계를 추단할 근거가 될 여지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당시 여성가족부 폐지공약 이외에 청년 남성층에 윤후보가 어필할 만한 이벤트를 짐작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여가부 폐지공약과 윤후보의 지지율 급등은 관련이 없고 그러므로 이 글이 속단에 근거한 분석이라고 하셔도 저로서는 마땅히 드릴 반박의 말씀이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의 여론조사가 그정도의 분석적 정확성을 가지지 못하는 데 대한 한계이므로 저로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젠더갈등이라는 영역에 대해서는 아직도 그것이 ‘실재하는가?’라는 회의론이 제기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심지어 청년 남성층 지지의 수혜를 받는 보수진영 내부에서도 ‘엥 그거 이준석의 선동 아님?’이라는 의혹이 제기될 정도이니까요. 하지만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오세훈 후보에 대한 청년 남성층의 열광적 지지, 그리고 이번 여성가족부 폐지공약 이후의 극적인 윤석열 지지율 상승과 같은 실재하는 정치현상을 놓고 본다면 더 이상 젠더갈등은 ‘찻잔 속 태풍’이라는 견해는 주효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앞으로 젠더갈등은 90년대생을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의 주역이 청년 남성인가 청년 여성인가를 둔 거대한 갈등의 주요한 전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청년 여성들은 한국사회가 여성들을 구조적으로 차별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경제로부터 사회문화에 이르는 근본적이고 혁명적인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여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력한 문화적 검열제도, 형사정책과 포괄적인 쿼터제의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에 청년 남성들은 여성들이 페미니즘이라는 극단적인 사상에 심취하여 사회질서의 근간을 파괴하고 공동체 구성원 간의 평등원리를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갈등에 대해서 기성세대 일각에서는 젠더갈등은 청년실업과 양극화로 인한 경제적 문제의 하위변수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최근 이재명 후보가 젠더갈등은 청년층에 가해지는 경제적 압력의 결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분배구조의 개선을 통한 ‘근본적’인 해결에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도 이러한 인식의 연장선상입니다. 사실 이러한 인식은 이후보뿐 아니라 보수진영에도 상당히 팽배한 의견이기도 합니다. 좀 오래된 레퍼런스긴 하지만 과거 새누리당의 중진의원이었던 김용태 전 의원 역시 남녀갈등은 청년실업 문제의 결과물에 불과하며 따라서 경제개혁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젠더갈등의 전선은 생각보다 넓습니다. 물론 젠더갈등에는 어퍼머티브 액션을 둘러싼 남녀간의 갈등이 중요한 축이고 이러한 측면은 젠더갈등과 청년실업의 밀접한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이것이 젠더갈등의 전부인 것은 아닙니다. 현재 젠더갈등의 또다른 중요한 축은 청년 남성과 여성들 간의 문화적 전쟁입니다. 이러한 갈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포르노그래피를 둘러싼 남녀간의 치열한 갈등입니다.

청년 여성들은 “우리의 일상은 당신의 포르노가 아니다.”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리벤지포르노와 몰래카메라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면서, 이러한 범죄의 근절을 위해서는 포르노그래피의 유통에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음란사이트에 대한 접속차단, 전면적인 인터넷 검열, 음란물 유통 및 소비에 대한 강력한 처벌 등). 나아가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 및 성 상품화를 막기 위해서는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는 각종 매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기도 합니다.

반면에 청년 남성들은 “성인이 성인물을 보는게 무엇이 잘못인가?”라는 입장으로 리벤지포르노 및 몰카범죄의 처벌까지는 동의하겠지만, 성을 소재로 한 매체표현물에 대한 광범위한 규제에 대해서는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Waring.com 문제, https 접속규제, 아동청소년법 상 가상표현물에 대한 처벌, 리얼돌 통관 문제 등 성 표현물에 대한 규제에 대해 청년 남성들은 꾸준히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인식의 연장선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포르노그래피, 나아가 성 표현물을 둘러싼 남녀간의 논쟁은 단순히 젠더갈등이 분배문제라는 기성세대의 인식이 해당 문제의 한 면만을 바라보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여가생활과 취미문화의 발달로 갈수록 매체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는 젊은 세대에게 있어 성 상품화에 대한 광범위한 규제는 굉장히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지점은 단순히 분배정의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포르노그래피 논쟁은 이러한 남녀갈등의 복잡한 전선들 중 하나일 뿐이고 이외에도 성별 간 혐오표현에 대한 제재, 성인지감수성과 피해자중심주의 사법에 대한 논란 등 훨씬 다양한 이슈에서 청년 남녀들은 분배정의라는 기존의 거대담론과는 다른 별도의 전선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젠더갈등에 있어서 6-70년대생 민주화 세대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진보정당, 진보정권은 페미니즘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하며 2030 여성세대를 적극적으로 자신의 진영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심지어 전임시장의 성추행 문제로 치러진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20대 여성들의 민주당 투표율이 상당히 높았던 것에서도 드러나듯 젊은 여성들은 살아있는 권력인 진보정권의 또다른 강력한 지지블록으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 이번 대선에서는 아직까지는 그 지지세가 안철수 후보와 이재명 후보로 양분되어 여당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 남성들의 압도적으로 낮은 이후보 지지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3-40년대생이 주축이 된 산업화 세대와 청년남성들의 연합관계를 훨씬 미온적이었고 아직까지도 그 연결고리는 느슨합니다. 애초에 산업화세대의 가장 큰 관심사는 경제발전과 반공주의에 있고 그러한 점에서 볼 때 젠더갈등이라는 주제가 정치적인 지지를 결정짓는 요소가 된다는 사실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래디컬 페미니즘과의 전쟁을 선언한 이준석 대표의 당내의 취약한 지지기반은 이러한 인식차를 잘 보여주는 현상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게 이대표와 기존 당 중진들 간의 갈등을 전부 설명해주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러한 점에서 볼 때 윤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론은 보수진영의 주류세력이 드디어 반페미니즘이라는 청년 남성들의 압도적 여론에 최초로 주목한 것이라는 점에서 역사적인 행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지난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오세훈 후보와 박형준 후보가 적극적인 반페미니즘 노선을 내세운 것은 아니고, 그저 젊은 남성들이 멋대로(?) 해당 후보들이 반페미일 것이라는 인식을 가진 것이었다면, 이번 윤후보의 여가부 폐지공약은 후보 자신이 명시적이고 적극적으로 반페미니즘 노선을 따른 것으로 그 격이 다르다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후보의 전향적인 행보에 젊은 남성들은 높은 지지율로 대답하고 있습니다.

의회정치 역사의 중요한 사건들이 대개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정치공학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는 사실을 보면 윤후보의 이러한 행보가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 것인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어쩌면 윤후보의 내심은 지지율 하락을 반전하기 위한 회심의 카드에 불과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은 중요한 부분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드디어 보수정당이 젊은 남성층의 ‘표맛’을 알아버렸다는 것입니다. 전술했듯 87년 민주화 이후로 보수정당은 거의 한세대에 걸쳐 몇몇 예외를 제외한다면 장기지속적으로 젊은 층에게서 외면당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지지율 폭등으로 인해 보수정당도 반페미니즘 공약 만으로도 엄청난 청년표를 끌어올 수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을 것이고, 이는 표에 민감한 민주국가의 정치인들에게는 굉장히 무겁게 다가올 것입니다.

나아가 이것은 90년대생을 중심으로 한 후기산업화 세대로의 세대교체의 서막을 알리는 사건이 될 것입니다. 전술했듯 한국사회의 세대교체는 30년의 주기를 따른다는 가설에 의한다면 다음 번 세대교체는 60년대생 중심의 민주화 세대에서 90년대생 중심의 후기산업화 세대로의 세대교체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민주화 세대는 자신들을 제거할 크로노스이자 제우스가 될 90년대생 세대 중에서 여자들만을 분리추출하여 동맹을 구축해 세대교체의 거센 파고를 일차적으로 막아내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젊은 여성들이 구세대인 민주화 세대의 정치인들을 열렬하게 지지하는 것은 이러한 구도를 잘 보여줍니다. (물론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는 표의 상당부분을 안철수 후보에게 빼앗기고는 있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실질적인 세대교체의 핵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90년대생 남성들을 중심으로 한 남성 청년 세대입니다. 이들은 기존의 민주화 세대의 평등주의적 문법에 동의하지 않고 있을 뿐더러, 자신들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정치적 질서를 만들기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은 아직까지는 산업화 세대의 구 보수세력과 결탁한 형태를 보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구보수의 반공주의 일변도의 전통적인 보수정치에 사상적으로 침윤된 상태도 아닙니다. 오히려 문화적인 자유주의와 평등주의, 그리고 무엇보다도 반페미니즘을 내걸고 있는 90년대생 남성들을 중심으로 앞으로 새로운 세대교체의 담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할 것입니다. (그것이 옳건 그르건 간에.)

물론 산술적으로만 본다면 90년대생 남성들을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론은 필패의 운명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려워 보입니다. 그들과 연계한 산업화세대는 숫적으로도 민주화세대에 밀릴 뿐 아니라 생물학적 연령의 한계로 점차 퇴장하고 있으며, 세대교체의 동지가 되어야 할 동년배의 여성들 상당수가 민주화세대의 앞잡이로 부역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출산율 감소로 인해 세대의 인구규모로만 본다면 90년대생은 6-70년대생에 수적으로 미치지 못합니다.

그러나 단순한 산수의 정치를 넘어 사회적 다이나믹스의 관점에서 본다면 문제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우선 사회에서 청장년층 남성들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세대입니다. 이 세대는 생애소비와 생애소득이 가장 높을 뿐 아니라, 정치사회적 담론의 중심에 서 있으며, 국가권력과 시민사회의 권력작용에 있어서도 실질적으로 재량을 행사하는 세대이기도 합니다. 좀 과장 좀 보태서 우리가 먹고 마시고,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은 상당수가 바로 이 청장년 세대가 만들고 유통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남성들이 그러한 사회적 상호작용의 보다 핵심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옳건 그르건 간에)

투표는 민주정의 가장 중요한 정치과정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행정부의 행정작용, 시민사회의 여론형성, 개인과 단체의 정치적 후원과 로비활동, 학계의 정책연구와 같이 정치과정에 미치는 투입의 경로는 훨씬 다양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정치적 투입과정에 있어서는 투표와 같이 1인1표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으며, 정치사회적 영향력이 훨씬 노골적으로 반영됩니다.

그런 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청장년 남성들의 여론을 단순히 수적으로 적다고 해서 무시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사회적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것이 남자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성들의 사회참여 확대로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수의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여성들은 남성들의 자유주의 노선과 반페미니즘에 격렬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 남성들의 의사가 그대로 세대간 좌익 연합에 의해 분쇄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우선 다양한 지표를 볼 때 아직까지는 여성들이 남성들을 사회참여의 면에서 따라잡고 있는 상황인데, 이것이 90년대생을 중심으로 한 청년세대의 경우 얼마나 그 격차가 좁혀질지는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여성들이 할당제를 발판으로 삼아 남성들과의 주도권 경쟁에서 완전히 승리할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할당제 이상의 지분을 차지하는 데는 실패할 것인지 미지수입니다. 또한 사회진출이라는 양적인 면을 떠나, 실질적으로 각 분야의 영향력 있는 알짜배기 자리를 여성들이 남성들로부터 얼마나 가져올 수 있을지, 또 남성들을 압도할 수 있는 대중적 담론을 개발할 수 있을지는 역시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민주화 세대와 페미니즘 세대의 좌익 연합이 청년 남성들을 완전히 고립시켜 제거하기 위해서는 결국에는 젊은 여성 세대가 사회진출과 활동의 측면에서 남성들을 압도해야 합니다. (과거 가부장제 시대의 남성들처럼) 그렇지 못할 경우 잘하면 반반싸움, 최악의 경우에는 쿼터제에 의해 확보한 지분을 가지고 언제 퇴장할 지 모르는 민주화 세대의 지원사격에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젊은 남성들이 수적인 열세에 있으니 간단히 진압되리라는 것은 지나치게 희망적인 관측일지도 모릅니다.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후보가 페이스북에 올린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단 일곱 글자가 선거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었다는 것은 젠더갈등과 세대갈등이 앞으로의 정치를 뒤흔드는 강력한 이슈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정치적 갈등은 단순히 선거의 측면을 넘어 사회적인 세대교체의 흐름이라는 보다 광범위한 파도의 일부분이라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파심에 밝혀두지만 이 글은 청년 남성과 여성을 일반화하고자 하는 목적이 없습니다. 당연히 젊은 남성들 중에서도 페미니즘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반대의 여성들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 말하는 남성, 여성의 구별은 성별 집단의 평균적인 경향성을 말하는 것으로 그것이 개개인의 성향을 획일적으로 단정하려는 것이 아님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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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모솔탈출한다
22/01/19 19:47
수정 아이콘
지난 보궐 선거때도 20대 남녀 지지율 차이가 눈에 보이는데도 이준석을 제외한 다른 시사평론가들은 젠더갈등이 문제가 아니라 불공정 때문이다, 부동산 때문이다 이러면서 다른 이유를 가져다 대고, 젠더갈등 때문이다는 이준석에게 젠더갈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해왔었죠.
사실 젠더갈등은 이미 커질대로 커진 상태였는데 말이죠.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때는 젠더관련 이슈를 꺼낼만한 상황이 아니였던거로 기억해서 그때는 그냥 넘어갔지만
이번에 여가부폐지를 꺼내면서 젠더갈등이 수면위로 올라온 이상 앞으로는 선거에 젠더갈등 문제를 언급을 안 하고 넘어갈 수는 없을겁니다.
그리고 지금 10대 남자들은 반페미에 있어서는 20대 남자들보다 더 매운 맛이라더군요...
그들이 선거권을 얻게 될 때 젠더갈등 관련한 그들의 외침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기대반 두려움반 입니다.
이그나티우스
22/01/19 20:03
수정 아이콘
네 젊은세대의 젠더갈등을 애써 없는 것으로 치부하려는 기성세대의 움직임을 보면서 눈을 가리면 문제도 해결된다는 식의 어처구니 없는 어리석음을 느꼈습니다. 젠더갈등은 이제 변수가 아닌 상수고 그것도 굉장히 큰 상수가 되었습니다. 보통 세대론에서는 30년대생, 60년대생, 90년대생을 세대교체의 주도세력으로 보는데 그런 논리에 따르면 00년대생이 90년대생의 여론에 추종하는 것은 마치 70년대생이 운동권 세대를 좇아가는 것처럼 당연한 일일 겁니다.
올해는다르다
22/01/19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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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남성층 기준 4가지 경우의 수가 생각나네요.

1. 우파의 승리

1-1. 불만사항이 점진적으로 해결됨
1-2. 우파는 승리했지만, 젊은 남성이 승리하진 못함. 불만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

2. 좌파의 승리

2-1. 좌파가 승리했지만, 젊은 남성이 완전히 패배하지는 않음. 현재 상태에서 교착
2-2. 좌파가 승리하고, 젊은 남성이 완전히 패배함

1-1이면 더이상 젊은 남성이 단일 대오를 형성하지 않고 다시 흩어질 거 같네요.
1-2 / 2-1의 경우 젊은 남성의 한을 풀어줄 메시아(현재라면 이준석)를 기다릴 거 같습니다. 전라도 사람이 김대중 당선될 때까지는 오직 김대중만 뽑고, 대구경북 사람이 박근혜 당선을 위해서라면 나라가 망해도 좋다고 하던 거처럼요. 아마 20-30년 정도 걸리겠네요.
2-2의 경우 젊은 남성층을 겨냥한 극우정당이 출현하겠네요. 정치적인 불만이 쌓이는 와중에 연애율은 10% 후반에, 낙오된 남성들 옆에는 후진국 노동자들이 들어오면 다른 선진국의 사례, 그리고 이미 현재도 진보정당의 몰락과 허경영의 부상을 볼 때는... 여성들이 한남을 욕하는 만큼 정말 그 O같은 한남이 되어줄 거 같습니다.
이그나티우스
22/01/19 20:08
수정 아이콘
1-1은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봅니다. 이미 페미니즘은 사회 주류의 목소리고 제도적으로 자리를 잡은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의 젊은 남성들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아마도 수십년에 걸쳐 투쟁해야할 것입니다.

1-2, 2-1에 대해서는 생각이 좀 다른데, 아마도 머지않아 90년대생 남성들 스스로가 정치 전면에 나서게 될 것입니다. 보수진영의 인력풀은 이미 사실상 고갈된 상태고, 지금의 중진들이 퇴장하고 나면 아마도 거대한 인적 공백상태에 돌입할 것입니다(보수우파는 후진양성에 실패했기 때문에 단절적 변화는 필연적입니다). 이러한 진공상태를 메울 존재들은 아마도 반페미니즘으로 무장한 90년대생 및 그들의 동조세력이 될 것입니다. 2030년이면 90년대생이 40대에 돌입하는데 아마 이정도가 되면 90년대생 출신들도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서 본격적으로 자기들만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그때쯤 되면 이준석은 순한맛 중에 순한맛으로 불리겠죠.

극우정당의 출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물음표가 있는데, 양당제가 유리한 현행 소선거구제-대통령제 체제에서 제3정당이 출현한다면 자리를 잡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까지는 미지의 영역인 것 같습니다. 다만, 현재의 보수정당이 세대교체에 실패하고 계속해서 반공주의의 우물 안에 머무른다면 90년대생을 중심으로 한 대안정당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노회찬
22/01/19 20:01
수정 아이콘
여가부 폐지 때문에 독재정당을 찍냐는 2030남 개새x론이 재출현하겠지요
이그나티우스
22/01/1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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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그렇게 되고 있지요. 기성언론과 공론장에서 2030대 남성들을 악마화하는 작업은 꽤 오래전부터 계속되어왔습니다.
누군가입니다
22/01/19 20:13
수정 아이콘
이미 pgr에만해도 일베가 전라도 심심하면 비하하는거마냥 이대남 어쩌고 저쩌고하는 인간들도 있는걸요.
그사람들은 일베로 커뮤 시작했음 어떤 인간상이 됐을까 싶더군요.
리처드 파인만
22/01/19 20:39
수정 아이콘
매일 일베 일베 그러더니 똑같은 괴물이 되더라구요. 본인들만 몰라요 본인들만
22/01/19 23:31
수정 아이콘
이대남한테 뭔 원수라도 있는지 유게 정게 가리지 않고 기승전 이대남으로 어그로 끄는 한 분 보면서 놀랍더군요.
22/01/19 21:23
수정 아이콘
현재진행형이죠 그건.
WeakandPowerless
22/01/1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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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적확히 분석하신 거 같지만, 젊은 여성층에서 민주화 세대에 적극적 지지를 보이고 있다는 부분은 사실과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현 여당과 여러 진보정당을 '민주화 세대'로 뭉뚱그리신 건지는 모르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계속 보면 현재 젊은 여성층에서는 현 여당인 민주당에 매우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안철수와 표가 갈라지고 있지는 더더욱 않고요. (그래서 이재명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 표를 뺏기고 있다는 분석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윤석열 후보와 표를 나누고 있다고 보는 평론가가 많습니다)
어찌보면 다른 모든 세대/성별과 동떨어진 섬처럼 유일하게 진보정당의 지지기반이 되어주고 있는 것이 현재 젊은 여성층입니다.
김재규열사
22/01/19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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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의 경우 20대 여성보다도 40~50대 여성에서 지지세가 더 높을 겁니다. 심상정을 ‘롤모델’로 삼을 만한 연령대죠. 연령+성별을 한꺼번에 조사한 여론조사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일반적으로 정의당의 핵심 지지층은 40~50대 + 여성층으로 나오긴 합니다.
이그나티우스
22/01/1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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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민주당을 중도적 대중정당으로, 정의당과 같은 언필칭 '진보정당' 들을 전위적 이념정당으로 구별해서 파악하는 것은 적어도 현 시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젊은 여성세대를 광의의 좌익정당 지지세력으로 파악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좌익정당들의 핵심세력이 60년대 생 민주화 세대임을 고려하면 젊은 여성들이 운동권 세대에 정치적으로 포섭되었다고 보는 것도 크게 틀리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WeakandPowerless
22/01/19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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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좀 러프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해석도 존중합니다.
22/01/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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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젊은 여성층에서도 어느 정도 여가부 폐지 이야기가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지요. 당장 모 여대의 극성 페미들이 화장하고 꾸미는 것도 욕하는 것을 보고 싫어하는 젊은 여성분도 많고 말이에요.
김재규열사
22/01/1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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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어디 여대였나요? 총학에서 축제 때 주점하는 여대생들 복장을 검열해서 비웃음을 샀던게 기억이 나네요.
이그나티우스
22/01/19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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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재미있는 부분이 여성부 폐지를 들고 나온 이후에도 아직까지 윤후보의 20대 여성 지지율이 크게 폭락하거나 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젠더갈등의 구조가 복잡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의 인식도 그러함을 보여주는 증거로 보입니다.
김재규열사
22/01/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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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남성과 35살 남성 사이의 간극, 금수저 여성과 가난한 여성의 간극 등 같은 집단으로 묶인 안에서도 다양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현재 ‘보수’로 불리는 2030대 남성 중에서도 원래 보수였던 사람, 민주당 지지였다가 갈아탄 사람, 정치 저관심층이다가 보수를 선택한 사람이 다 다르고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이런 세대론은 비슷비슷한 이야기의 반복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솔직히 예나 지금이나 4050대, 60대 이상의 투표성향은 큰 차이는 없었다고 봅니다. 제일 많이 변한 것이 2030대의 표심이죠. 특히 20대의 표심이죠.

불과 2년 전 총선만 해도 2030대 남녀의 정치성향 차이는 민주당 지지 강도가 강하냐 약하냐 차이였지 남자는 보수, 여자는 진보라고 불릴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그게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처음’으로 남성은 보수, 여성은 반반의 표심을 보여 준 거고요.

성별 젠더갈등이 그동안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강도의 차이와 아예 지지정당 자체가 바뀐 것은 상당히 다른 이야기라고 봅니다. 이런 극적인 차이가 표심으로 나타난 것은 불과 1년입니다. 만약 지금 국힘 지지하는 2030대 남성의 과거 투표성향을 알수 있다면 최소한 절반 정도는 민주당 지지자였을 거라고 봅니다.

극적으로 성별 정치성향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한게 1~2년 정도밖에 안됐다는 것은 반대로 2년 뒤에 열릴 다음 총선 때에는 반대로 남성은 진보, 여성은 보수 이런 식으로 극적인 재편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20대의 경우 어떤 이유로 순식간에 지지성향을 극적으로 바꾸는 게 가능했느냐를 분석하는게 좋지 않나 싶습니다.
이그나티우스
22/01/19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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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만 본다면 그렇게 보실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저는 이러한 변화의 밑바탕에는 친페미니즘과 반페미니즘의 대결이라는 맥락이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점에서 본다면 현재의 20대 내부의 남녀간의 투표성향 차이가 사회적 변화의 흐름 한가운데에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게 한다고 봅니다. 물론 본문에도 밝혔듯 아직 우리나라에는 여론조사는 양적 지표에 머물고 있어, 그러한 결과에 이르게 된 인과관계 및 요인을 분석하는 질적인 지표가 부족해서 저도 제 의견을 추정으로만 말씀드릴 뿐 객관적으로 참이라고까지는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김재규열사
22/01/2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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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페미와 반페미의 대결의 역사는 유구합니다. 여성부가 처음 생겨나던 1990년대만 해도 페미 논리가 신세대 논리, 서구식 논리, 깨어있는 논리라는 이미지가 강했죠. 반면 반페미 논리는 구식, 꼰대, 유교주의 논리라는 이미지가 강했고요.
지금은 시대가 흘러서 페미 논리가 과거 반페미가 갖고 있던 ‘구식 꼰대 유교주의’ 이미지를 가져간 데 비해 반페미 진영은 신세대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점도 크다고 봅니다.

그리고 아래 댓글에서도 설명한 바이지만, 20대 남성의 정치적 의견이 극적으로 표출된 것은 불과 1년 전 재보궐 선거입니다. 그 전까지는 20대 남성도 20대 여성보다 지지 강도가 낮았을 뿐이지 민주당 지지세가 우위였고요. 그렇게 극적으로 바뀐 다양한 의견 중 페미논리에 대한 반감이 1,2위를 다투는 의견이라는 점은 어느정도 맞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전부인지는 명확히 설명 안되는 부분도 있다고 봅니다.(민주당은 하던대로 했는데 2030대 남성들이 6:4 정도 민주당 지지 우세에서 3:7 정도로 국힘 지지 우세로 돌아선 이유는 무엇인지 기성 언론에서도 만족할 만한 설명은 못봤습니다)

그리고 20대 남성이 산업화 세대의 논리에 침윤 된 것이 아니듯, 20대 여성도 민주화 세대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20대 남성은 그나마 이준석이라는 기존 세대와 차별화된 자신의 대변자가 있는 것 같지만(이준석이 가장 경계하는 게 산업화 세대 논리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일베, 부정선거 음모론 쪽이죠),
20대 여성은 기존 여성 지도자들 말고 그들을 대변해 줄만한 상징적인 인물은 딱히 없는듯 합니다. 여론조사를 봐도 과거처럼 민주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몰아주는 것 같지도 않고요.
개인적으로는 신지예가 그런 상징성을 가질 포텐이 있다고 봤고, 윤캠프에 가담하면서 ‘보수 페미니스트’의 신 영역을 개척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현재로서는 어려워 보입니다.
22/01/1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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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었던 2017년 제19대 대선부터 20대 남/녀 간 정치성향이 굉장히 유의미하게 차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문재인 당시 후보가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선언이 일부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이미 거부감을 일으켰고, 상당수의 표가 당시 바른정당 후보 유승민과 국민의당 후보 안철수에게 빠져나갔습니다.

당시 한국갤럽 자료 보시면 (12 페이지)
https://panel.gallup.co.kr/Contents/GallupKoreaDaily/GallupKoreaDailyOpinion_258(20170509).pdf

20대 남성은 문재인 37% 홍준표 14% 안철수 19% 유승민 19% 심상정 10% 였습니다.

20대 여성은 문재인 56% 홍준표 8% 안철수 11% 유승민 7% 심상정 18% 였고요.


성별 갈등의 씨앗은 이미 5년 전부터 뿌려진 상태였고, 5년정도 긴 시간 누적되면서 작년에 폭발한 것입니다. 저는 이게 다음 1~2년만에 다시 극적으로 바뀔거라 생각은 안합니다.
김재규열사
22/01/19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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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젠더 갈등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게 아니죠. 다만 20대 남녀의 차이가 ‘보수와 진보의 차이’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것은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불과 2년전 총선만 해도 2030세대 남녀 불문 모두 민주당 지지이긴 했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2017년 대선이 탄핵 정국 없이, 다자대결 없이 무난한 1:1 대결이었다면 문재인이 20대에서 60% 이상은 득표 했을거라 봅니다)
다만 20대 남성의 경우 제 기억으로 민주 55: 국힘 45 정도로 민주당에서 국힘으로 옮겨탄 사람들이 많아졌던 것으로 압니다. 남북 단일팀 논란이나 조국 사태 등을 겪고서도 압도적으로 보수로 쏠리는 상황은 아니었는데 1년 사이에 국힘 70 : 민주 30 으로 분위기가 순식간에 넘어갔는지에 대해서는 기성 언론 등에서도 명쾌한 설명은 보질 못했습니다. 그나마 답을 찾아보자면 박원순, 오거돈의 범죄 때문이다라고 할 수는 있는데, 박원순, 오거돈의 범죄는 오히려 여성들이 분노할 쟁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명쾌한 답은 아닌거 같습니다. (사실 명쾌한 답을 찾을 수 있으면 그 사람이 대단한 거죠)
불과 1년만에 55:45가 30:70으로 바뀌는게 한국 정치판인데, 2년 뒤 총선에서는 또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죠. 88년생 이전 출생자의 상당수는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을 찍었지만 현재는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것처럼 지금 20대도 특정 성향이 정립됐다고 지금 시점에서는 단정할 수 없다고 봅니다.
피노시
22/01/1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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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이네요
이그나티우스
22/01/19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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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22/01/19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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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들꼐서는 그냥 "인터넷속에서나 난리이고 현실에는 영향없는 찻잔 속 태풍"이라고 생각하시고 선거운동 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그나티우스
22/01/19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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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민주당, 정의당 등 정당들은 제법 오래전부터 2030 여성표 공략을 차근차근 시행해왔고, 보수정당이 이제서야 2030 남성표에 눈뜬 것 같은 상황인데 아직도 남녀갈등을 찻잔속 태풍으로만 본다면 앞으로의 정치적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22/01/19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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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미국 같이 대안 우파 같은 세력이 등장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한가지 확실한건 시대는 이제 과거처럼 '민주화' 혹은 '경제발전' 이런 한가지의 절대적인 목표과제를 바라보는 시대가 아니라는 거죠.. 저성장 시대는 기본적으로 각자도생이고.. 나에게 가장 이득인 후보가 누구인가 하고 계산기를 두드려서 지지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날거라거 봅니다.
이그나티우스
22/01/19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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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두가지의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미국처럼 급진적 정치운동이 기존 양당제 내로 침투하여 기존의 정당들이 극단화되는 가능성이고, 다른 하나는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신생정당이 성장해서 제3의 정치세력을 이루는 것입니다. 사실 어느 쪽이건 극우라고까지는 말 못해도 반페미니즘, 반이민과 같은 기존의 정치문법과 다른 새로운 담론지형이 만들어지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취백수
22/01/20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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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승자독식 소선거구로 사실상 양당제가 된 이상 이뤄진다면 전자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긴 합니다. 이렇게 보면 한국의 정치와 사회상은 일본과 구미권에 5~10년정도 후행하는것 같기도 하네요. 미국과 유럽이 금융위기와 유로존 사태로 지난 10년간 주류 리버럴의 침체가 있었던과 비슷한 현싱아 조금 다른식으로 일어나지 않을까요?
최강한화
22/01/1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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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폐지가 대선의 이슈로 떠오른거만으로도 반은 성공했다고 봅니다.
이그나티우스
22/01/19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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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부를 폐지하려면 정부조직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현 180석 상황에서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까지는 반 성역이나 다름없었던 여성부 폐지라는 주제가 공론화된 것 자체로도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좋은 의미인지 나쁜 의미인지는 제쳐놓고서라도..)
NoGainNoPain
22/01/19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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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을 보면 정부조직법 개정은 5월달에 국회에 상정될텐데, 아무리 민주당이 180석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지선 1개월 남겨놓은 시점에 그렇게 막무가내로 뻗대지는 못할 겁니다.
그래도 민주당이 버틴다면 신정부 출범했는데 패배한 정당이 머리수만 믿고 신정부 출범 발목을 잡을 거라면서 바로 역풍각이 나올 듯 하네요.
최강한화
22/01/1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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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교체되고 국회에서 딴지걸면 22년 6월에 제4회 지방선거꼴 날수도 있을겁니다.
이그나티우스
22/01/19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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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군요. 그렇다면 윤석열의 여가부 폐지론은 만약 그가 당선된다면 훨씬 위력적인 바람으로 다가올 지도 모르겠습니다.
몽키.D.루피
22/01/19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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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장관에 보수 인사 앉혀놓고 여성계 시민단체만 싹 한번 털어도 타격이 클겁니다. 장관 청문회 프리패스는 현정부에서 많이 하던 거라 국회가 아무리 반대해도 임명하면 그만이죠.
22/01/19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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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다수당 야당이어도 정부조직법 통과 안시켜주면 발목잡는 프레임에 바로 걸려버리기 딱 좋은 주제라서 대놓고 반대는 못할거라 생각합니다. 뭐 반대해도 실권없이 유명무실 하게 만드는건 대통령의지로 바로 가능할테고...
읽음체크
22/01/19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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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을 진보라고 부르다니 기분나쁨 -_-
래디컬 이런건 페미니즘의 본질이 아니니 때려봤자 허수아비 치기라서 말하고 싶진 않고,
이론 자체가 평등에 역행하는데 이게 무슨 진보에요. 보통은 평등 인권 뭐 이런 가치에 부합하는걸 진보라고 부르지 않나요(이것도 맘에 안들지만 어쨌든)
역행하는건 걍 수구집단입니다. 보수를 넘어섰음 크크
이그나티우스
22/01/1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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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이 정말 진보인가에 대해서는 제가 정치철학적 소견이 부족하여 논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은 양해 부탁드리고... 다만 통상적인 정치지형에서 분배와 정치적 올바름을 중시하는 진영이라는 의미에서 가치중립적으로 '진보진영'으로 분류하였습니다.
김파이
22/01/1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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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좋은 글 감사하다는 말을 먼저 드립니다.
좋은 글에 이렇게 지적하는 댓글을 가벼이 달게 되어 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 여가부 폐지 등을 주장하는 진영이 보수고 페미니스트 진영이 진보인가는 지금의 정치 지형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의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페미니즘이니까 분배와 정치적 올바름을 지지하니까 진보다!"라고 해석한다면 현재의 현상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고 봅니다.

전통적으로 20대 남자가 이념적으로 진보고, 페미니즘 진영이 보수다. 라는 전제를 깔고 해석해야지 지금의 현상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그나티우스
22/01/19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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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는 옳고, 보수는 잘못되었다는 의미로 사용한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진보=좌파, 보수=우파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페미니즘이 진보진영에 속한다는 말은 페미니즘이 정말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지향적인 가치를 지향한다기보다는,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좌파진영으로 분류되는 세력과 연합관계에 있다는 의미로, 반페미니즘이 보수라는 것은 그들이 과거지향적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에서 우파진영으로 분류되는 세력과 연합관계에 있다는 의미로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말씀하신 것처럼 페미니즘이 정말로 진보적인가? 혹은 반페미니즘은 정말로 보수적인가? 라는 문제는 굉장히 유의미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적 의미에서의 '진보' 혹은 '보수'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흥미가 있는 주제이기는 하나, 제가 정치철학에는 식견이 짧은 관계로 그런 부분에까지 글이 커버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22/01/19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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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대부분의 시대에서, 20대 남자가 무언가를 집단적으로 추구하고 있다면 그 무언가라는건 그 시대에서 진보의 의미를 가질 가능성이 높죠.


북한 문제의 경우에도, '남북한은 같은 민족이니 동질성을 회복해야 할 것이 아니라 서로 완전히 다른 나라고 앞으로도 계속 그래야 한다'는건 기존의 사회통념을 거부하고 매우 급진적인 인식 변화를 추구하는거죠.

권위주의는 단지 그 자체로는 진보도 보수도 아니지만, 한국에서의 권위주의는 비록 그것이 좌파적 권위주의라 하더라도 보수의 의미가 있습니다. 중국에서 공산당이 보수고 자유주의가 진보인것과 마찬가지죠.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기준 중 중요한 것은 '평등'일텐데..

기존의 좌파적 관점이 대기업, 공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일부 노동자들의 기득권을 강화(평등추구가 평등을 저해)하는 쪽으로 작용할 경우, 그에 반대되는 관점(실질적 평등추구)이 일반적으로는 우파로 불릴지라도 내용적으로는 좌파가 보수고 우파가 진보가 되는 의미가 있죠.

한국은 아직까지는 아닌것 같지만, 평등을 위해 차별을 금지해야한다는 관점이 한 사회에서 지배적인 관념, 즉 보수의 지위를 획득하고 그것이 하나의 권위가 되어 아주 많은 종류의 문제들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그리고 오히려 평등 및 그밖에 여러 진보적 가치들을 저해하는 쪽으로 작동하게 되면, 거기에서 나오는 부작용을 해결하기위한 개혁을 주장하는 것이 당장은 우파 진영으로 분류되더라도 그건 내용적으로는 진보가 되는거죠.

교육도 하나의 예가 되겠습니다. 아동과 청소년의 욕구, 흥미, 개성 등을 강조하는 것이 어느 시점에서 역으로 불평등 심화의 원인이 될 경우, 그걸 개혁하자는 우파적 주장은 내용적으로는 진보가 되죠.


그밖에도 많은 것들이 있을 수 있을텐데, 당장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것은 이 정도입니다. 대략 뭔 의미인지 충분히 이해하셨을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진보와 보수의 포지션이라는건 아주 특별한 계기 혹은 조그마한 계기들이 아주 오랜기간에 걸쳐 쌓이고 쌓여야 비로소 어느순간 바뀌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거대한 집단적 인식의 대전환 및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용어의 변화라는게 그렇게 쉽게 일어날리가 없죠.
말씀하신 페미니즘의 경우에도, 집단적 배타성을 반대하는 반페미가 진보라고 '보편적으로' 불리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상황이 되는 것은 당장 일어날 일이 아니겠죠. 인식변화도 어렵지만 용어가 그렇게 정착하는 것 또한 대단히 어려운 일이죠.
김파이
22/01/19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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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현재의 페미니즘이 왜 보수냐? 에 대해 답을 먼저 드리겠습니다.

현재 한국 정치 지형에서 페미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단체들을 하나로 묶어서 생각할 수는 없겠지만, 현재 페미니즘의 주요 의제는 분배와 정치적 올바름이 아닙니다.

페미니즘 세력이 세를 불리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강남역 살인사건입니다.
페미니즘 세력은 남성에 의한 여성의 희생이라는 여성들의 범죄에 대한 공포를 재료로 하여 엄청난 성공을 했고, 그래서 그들의 목소리를 버릴 수 없었고 그 방식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문제는 공포를 통해서 합류한 사람들 대부분 래디컬이고 사상적으로 보수주의자라는 겁니다. 그들이 공포를 이용하는 방식은 외노자들의 범죄를 부각시키면서 외노자들에 대한 혐오를 증폭시키는 극우들의 방식과 완전히 같습니다. 그렇게 2016년 이후 페미니즘에 합류한 세력의 제일 의제는 여성의 자아실현이나 남녀의 기계적 평등보다, 보다 범죄율이 높은 남성들에 대한 엄벌 및 통제를 통한 안전 보장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국 정치에서 페미니즘을 주도하는 세력의 정체성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가부장제 폐지 등을 주장하는 진보가 아니라 성범죄에 대한 엄벌주의, 성에대한 검열주의 등 보수로 바뀌고, 여성주의를 후원했던 민주당 내 몇몇 세력 및 정의당도 진보의 색깔을 잃어버리고 자기 모순에 빠져 몰락하게 됩니다.
이그나티우스
22/01/19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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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지적에는 동감합니다. 우리나라의 페미니즘은 범진보의 일파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외국인에 대한 혐오사상이나 권위주의적 통제정책에 대한 지지 등 극우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측면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첨언하자면 능력주의를 부정하고, 생득적인 정체성에 따라 특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점에 있어서는 중세적인 측면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페미니즘과 기존의 정치적 진보사상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서 논의가 이뤄질 필요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파이
22/01/19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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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조금 자기 주장이 강한 댓글이고 정제되지 않은 댓글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관심가지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페미니즘 전체를 "보수"적 사상이라고 묶어서 얘기할 수 있느냐? 라는 지점은 이준석 당대표의 말처럼 건드리기 어려운 부분이라.. 제 댓글이 오해를 살 만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90년대까지 대한민국은 대학 진학률이나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 등이나 여러가지 지표를 볼 때, 여성에게 보수적인 사회에 가까웠고 여성주의는 때로 과격하더라도 여성 인권, 분배, 정치적 올바름 등의 의제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진보 이념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 가부장적인 차별의 시대를 살아온 여성들, 가부장제에 또다른 피해자였던 남성 세대도 지금 현재 우리와 같이 살고 있다는 점에서, 여성 정책 전체를 보수주의적이거나 또는 극우적인 정책으로.. 보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역사가 있었기 때문에 일단은 "범진보"로 분류되고 민주당 및 정의당도 그들과 연대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여성주의와/현재 유행하는 래디컬 페미니즘을 분리해서 얘기를 하고 싶은데 굉장히 어려운 주제인 것 같아서.. 위에서 말씀하신대로 쉽게 얘기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도들도들
22/01/20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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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내용에 전반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런데 최근의 페미니즘이 보수적 경향을 보이는 것은(그러면서 대중적 매력을 급속도로 상실하고 있는 것은) 공적 영역에서의 평등 문제를 사적 영역에서도 관철시키고자 하는 유럽과 미국의 좌파들의 의제를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게 차별금지법이죠. 공사분리의 역사가 깊은 서구에서 사적영역의 차별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혁신적인 변화이고, 당분간은 확고한 흐름으로 보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분배투쟁과 또다른 좌파의 한 축이 된 인정투쟁에 이론적 기반이 있습니다만 여기서 자세히 할 얘기는 아닌 것 같고요.
그런데 이런 논의가 우리나라에서 유독 퇴행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아직도 공사분리 개념이 제대로 정착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서야 젊은 세대들이 사적 영역의 불가침을 주장하기 시작했는데, 다시 공사일원론에 기반해서 사적 영역에서 감놔라 배놔라 개입하려고 하니 구시대적인 극혐 발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죠.
22/01/19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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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의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그나티우스
22/01/1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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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리얼포스
22/01/1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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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게에서 보기 아까운 좋은 글이네요... 추천을 못 누르는 게 아쉽습니다.
대선 결과가 어찌 되건 윤석열의 여가부폐지 선언에 이은 기록적인 지지율반등 현상은 한국정치사에 새로운 세력이 실체적으로 존재함을 확고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젠더갈등은 인터넷에 과몰입한 찐따들의 세계관, 찻잔 속 태풍, 한줌 같은 기성세대의 안일한 진단이 모조리 부숴져버렸죠.
이그나티우스
22/01/19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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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후보의 여가부 폐지공약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 이게 한국정치의 지형에 있어서 지각변동이라는 점(보수화된 남성 청년층에 기성 보수정당이 호응)은 부정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나스라이
22/01/19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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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글입니다. 정말 잘 읽었습니다.
이그나티우스
22/01/20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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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프리템포
22/01/19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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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을 너무 우습게 봤어요~
이그나티우스
22/01/20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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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일본제국이 식민지 조선인들을 탄압할수록 그들의 민족적 정체성이 강화된 것처럼, 페미니즘 세력의 일방적인 공격모드가 오히려 남성들을 반페미니즘이라는 정체성 아래 결집하도록 작용한 감이 있습니다.
22/01/19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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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전 세계적 현상입니다. 이중 노동 시장이 자리 잡으면서 가부장제에 기반한 고용이 먼저 붕괴하고, 여전히 특정 직군을 중심으로 정규직으로는 남성이 선호되지만 나머지 순수 노동력이라는 측면에서는, 3D에 가까운 일자리를 빼면 여성이 훨씬 양질의 노동력이며, 특히 아르바이트로는 20대에 체감될 거고, 정말로 심각한 건 50대 이후의 남성이 사회적으로 비선호 노동력이라는 점입니다. (반대로 사회적 관습 측면에서 일본의, 예를 들어 택시 기사 등을 보면 모자를 포함한 유니폼을 꼭 착용하면서 친절하고 부드러운 서비스업 느낌이 훨씬 강하죠)

한편 기회 및 결과의 평등은, 진행되어 왔고 진행될 것입니다. 소득 격차 및 각종 지표들(임원이나 국회의원 비중 등으로 상징되는)은 나아가긴 할 겁니다. 그러나 비교적 더디게 나아가는 실제의 진전과 달리 인류의 오랜 역사 동안 여성이 놓여왔던 성적 대상으로의 지위 및 그에 기반한 문화 또는 그 잔재는, 정보화 시대가 스며든 뒤 걷잡을 수 없이 강해진 평등에 대한 욕구와 충동 앞에서 일반적인 도전을 받게 됩니다. '멘스플레인'은 그 결정적 개념이죠. 일부는 과거 분리주의 등 래디컬 운동을 반복하는 모습도 보여주는데 아마 과거와의 차이는 대중문화적 현상화를 포함하여 어느 정도의 지지를 받는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편 본체론적 공격에 직면한 젊은 남성은 이 뚜렷한 반대 입장에 서게 되고, 이해관계가 너무나 다를 뿐더러 서로가 대상인 동시에 대립 관계로 표현되기도 쉬운 이 두 성이라는 집단은, 혐오와 전쟁이 밥줄인 언론과 정치의 부추김을 받아서 화합의 로드맵 따위는 상상할 수 없이 완전히 틀어집니다. 지역 갈등도, 인종 갈등도, 종교 갈등도, 북한 위협도, 뚜렷한 적국도 없는 지금의 한국이라면 성별 간의 싸움이 볼만하지요.

정치적 결과만 보면, 사실 성별 갈등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보다 선거가 성별 갈등에 미치는 영향이 더 중요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성별 가지고 신나게 싸워봤자 속도나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나아가는 방향성은 크게 다르지 않은, 오직 성별의 문제를 제외하고 본다면 영양가 없는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을텐데 나머지 이슈가 묻힐 겁니다.
이그나티우스
22/01/20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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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1. 직종과 직군에 따라 요구되는 개인의 능력이 천차만별인데, 일괄적으로 3D직종을 제외한 직군에서는 모두 여성이 훨씬 양질의 노동력이라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 있는 것 같습니다. 주장하시는 바를 입증할 수 있을만한 객관적인 근거가 있으신지요? 당장 생각나는 것으로 현대사회에서 가장 핵심적인 직군으로 부상하고 있는 STEM으로 대표되는 이공계 직렬에서는 종사자의 수 뿐만 아니라 평균적으로 남성들이 학업성적 면이나 직업적인 퍼포먼스 등에서 더 우수한 결과물을 내고 있는데, 이런 반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만약에 UMC님이 말씀하신대로 정말 남성들이 후기산업화 사회에서는 쓸모없는 잉여인력이라는 것이 확실하다면, 이러한 발견은 민주주의, 시장경제, 능력주의 등 인류문명의 근간을 뿌리채 뒤흔드는 대발견인데 그정도로 큰 발견이라면 보다 면밀한 근거가 제시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2. 페미니즘 진영이 요구하는 결과의 평등이 얼마나 진행될지는 아직은 미지수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586 운동권 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목표를 향해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지만, 페미니즘에 대한 극도의 거부감을 가진 90년대생 남성들이 재량권을 쥐는 위치에 도달할 경우에도 그러한 움직임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페미니즘 세력이 원하는 수준의 결과의 평등을 얻고 싶다면 정말 압도적인 수준으로 남성들을 재량권 있는 포지션에서 다 배제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지는 두고봐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90년대생들이 보여준 결과로만 따져봤을 때, 대학교 입시, 전문직 등으로 대표되는 선호직군에서의 진출비율 등 객관적 지표에서 여성들이 아직까지는 남성들을 큰 폭으로 압도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만약 여성들이 남성들을 압도하지 못한다면 필연적으로 남성들은 스스로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조직화하고 명분을 만들어 낼텐데, 그렇게 된다면 지금처럼 일사천리로 여성우월주의적인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는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3. 페미니즘 진영이 지금까지 공론장에서 구사하는 전술을 보면, 공동체 전체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숙의의 과정을 거치기보다는 기성권력에 기생하면서 국가권력을 매개로 반대의 목소리를 탄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페미니즘이 헤게모니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반대편 남성들에게 있어서도 "그래도 그것은 옳은 것"이라는 인식의 폭을 넓혀가야 하는데(가령 운동권세대의 분배정의에 대한 신념은 '경제민주화'라는 순화된 형태로나마 컨센서스를 얻어 헌법에까지 편입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러한 인식에 도달하기는 커녕 극단적인 반페미니즘에 지금 이순간에도 기름을 붓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기성세대의 남성들은 페미니즘에 동의할지는 몰라도 2-30대 남성들은 지방법원 판사에서부터 새우잡이 어부에 이르기까지 페미니즘에 동의하는 사람은 극소수일 것입니다.

과거 반공주의가 그러했던 것처럼 국가권력을 이용한 사상의 탄압이란 본질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의 가치관은 국가권력으로도 바꿀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90년대생 남성들을 모조리 다 죽이지 않는 다음에야, 이들은 언젠가는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에 가게 되면 어떤 식으로든 페미니즘에 대한 반대를 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점차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학자, 언론인, 셀럽 등의 목소리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페미니즘에 대한 동의를 넓혀가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순수히 국가권력에만 기생해서 반대의 목소리를 탄압해온 지금의 현실에서 과연 공론장에 반페미니즘이 본격적으로 진입했을 때 페미니스트들이 얼마나 자신들의 교의를 디펜스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생각합니다. 언제까지나 반페미니즘의 이론적 정치성과 대중적 설득력이이 신남성연대 수준이라고 생각해선 곤란할 것 같습니다.
도들도들
22/01/20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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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운동권세대의 분배정의에 대한 신념이 컨센서스를 획득해 경제민주화조항으로 헌법에 편입되었다는 것은 사실관계가 맞지 않습니다. 경제민주화조항은 극심한 불균형성장을 바로잡고자 강력한 분배정책을 폈던 전두환-노태우정권을 배경으로 국가주도 분배기획의 일부로서 도입된 것으로 보는 게 더 적절합니다. 더구나 해당조항을 직접 입안한 김종인은 항상 권력 주변에 머물렀던 관제 학자이고 운동권과는 관련이 없는 사람이고요.
최근 우리나라의 페미니즘이 국민들의 동의를 폭넓게 얻지 못하고 이익집단을 변질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국가권력에 기생해서 국민을 탄압해왔다는 건 지나치고 또 단정적인 표현 같습니다. 이대남이 나름의 강력한 피해자서사를 그리고 있는 것은 알고 있으나, 그 중 상당부분은 이대남의 문제가 아니고 다른 상당부분은 실체가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반페미니즘은 교의라기보다는 정서에 가깝고, 그것이 가지는 선거에서의 폭발력과는 별개로 페미든 반페미든 성평등이라는 대의를 부정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 정책에 있어서 큰 차이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기껏해야 적극적 평등실현조치가 약간 조정되는 정도일텐데 우리가 미국처럼 광범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나라도 아니구요.
한편, 공적 영역에서의 평등 문제를 사적 영역에서도 관철시키고자 하는 것은 유럽과 미국의 좌파들 최우선하는 의제 중 하나이고, 이런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겁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사적 영역에서 차별할 자유를 얼마나 제한할 것인지가 중요한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그나티우스
22/01/2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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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제민주화 부분은 제가 틀렸습니다. 그 부분은 철회하겠습니다. 다만, 기존의 민주화 세력이 분배정의에 대한 주장을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게 하기 위한 공론장에서의 노력을 광범위하게 기울였고 그것이 나름의 대중적 인식변화를 가져왔다는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실제로 국힘에서도 분배 자체를 하지 말자는 수준의 과격론은 이제 말 못하게 되었으니까요.

2. 탄압을 한다는게 무슨 총칼로 사람을 죽이고, 반대파를 감옥에 가두고 그래야만 탄압이 아닙니다. 공론장에서의 시민적인 논의를 거부하고 국가권력을 이용해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 역시 여론의 탄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페미니즘이 추진하는 성인지감수성, 할당제 등 다양한 목표들이 충분한 사회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까? 정부권력이 페미니즘의 주장을 여과없이 받아들여 그대로 정책의 형태로 실행하고 있는게 현실 아닌지요? 정부기관이 남성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규정하는 충격적인 내용의 영상을 유튜브에서 송출하다가 하다가 문제가 된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사건이 이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각급학교와 기관에서는 페미니즘의 주장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강의내용을 의무적으로 수강하게 하여 불특정 다수에 대한 재사회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금 여성계와 정부권력은 자신들의 주장을 공론장에 노출시켜 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나가는 과정을 생략하고 그저 자신들이 옳으니 반대파는 모두 여성혐오자에 차별주의자로 낙인찍고 있는데 이것은 사실상 반대파를 적폐세력으로 몰아 탄압하는 행태에 다름아닙니다.

3. 이 글은 2-30대 남성들이 느끼는 불만이 정말로 실재하는 피해로부터 기초하는지에 대해서 논하는 글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사실여부를 떠나 1) 2-30대 남성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고 느낀다는 사실, 2) 그리고 그러한 인식에 기초하여 정치적 행동을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그것이 설령 틀린 것이라 할지라도 이미 젊은 남성들은 자기들만의 성별갈등 인식 기초해 정치적 행동을 시작했고 이것은 어떤 식으로든 결과물을 낳을 것이다, 이게 제 관측입니다.
22/01/20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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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1. 글을 지저분하게 썼는데 정규직을 빼고, 3D를 뺀 시장에서 양질의 노동력이라는 겁니다. 봉사 성향을 지닌 일일수록 여성이 안전하고 만만해 보이고 부리기 쉽거든요. 가스 검침원, 노동, 육아, 간호, 노인돌봄 등. 제가 느끼거든요, 50 넘으면 알바 자리도 없겠다고요.
2. 어디까지 어느 속도로 갈지는 모르지만 계속 진행은 될 겁니다. 핵심은 고용일 거고 정규직에서 어떤 결과가 어떤 속도로 진행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3. 사실 각각 '페미니즘'이 뭘 지칭하는지 모르겠어서 그 단어로는 소통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진영도 마찬가지이며 가급적 통칭하지 말고 최대한 구체적으로 지칭하는 게 지금까지를 봐서도 앞으로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페미니즘에 대한 반대는 비교적 내용이 뚜렷할텐데, 그럼에도 주장할 수 있는 바는 제한적이라고 봅니다. 가령 일본 같은 경우 여학생 치마 교복 의무화 같은 게 대표적으로 그 카테고리에 들어갈 수 있는 내용일텐데, 한국에선 씨알이 먹히기 어렵습니다. 그 밖에 어떤 내용이 들어갈 수 있을까요? 성매매 합법화, 박물관 등 각종 '여성'자 들어가는 사업 폐지, 성인 영상물 합법화, 탈모 건강 보험 적용, 건설 현장에서의 고용주 책임 강화 등이 될까요? 일본의 국수주의 대표 주자가 왜 '재특회'인지 생각해본다면 결국 여성계 주장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만이 담길 것이며 어떤 꾸준한 주의 주장을 내세우는 단체 등이 되기는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
도들도들
22/01/20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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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갈등이 선거에서의 폭발력과는 별개로 실제로 정책적으로 보면 별로 영양가가 없는 감정적 대결이라는 점에 공감합니다. 이대남이 향후 정치세력화하더라도 실제로 우려되는 건, 별로 바꿀 게 없는 젠더정책이 아니라 반이민 시장주의 이념쪽이겠죠.
키커스면
22/01/19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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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성평등지수가 매우 낮은 편이고 실제 사회생활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이 느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런부분들이 국가경쟁력을 저해한다는 분석들이 많았기 때문에 낙후된 여권신장을 위해 여성 친화 정책을 피는건 어쩔수 없는 부분이긴 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젠 사회 초년생들 사이에서는 거의 평등한 수준으로 조절이 되지 않았나 싶고 특히 지난 5년동안에는 극단적 페미니즘으로 인한 부작용이 만만치 않게 심각하기도 했죠.
저도 40대이지만 주변 사림들 회사 선후배들 모두 남녀불문 어느정도 페미니즘적인 정책기조를 완화해야하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정권에서 이런저런 메세지들이 다소 편향되어있었었다고 생각하고 조금은 톤을 남성 위주로도 조율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이런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커뮤니티를 많이 다니다보니 남녀 대결구도의 논쟁에 저도 자주 흥분하게 될 때가 많지만 인터넷에서는 너무 이 대결이 극단적인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이런거 잘 안챙겨보는 어르신들은 이런 대결구도에 대해 잘 모르고 알려드려도 이해를 못합니다.
사실 아직도 사회생활하기에는 남자가 조금 더 유리합니다. 신입을 뽑아도 남녀에게 기대하는 수준이 많이 다르고요.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조차 요즘의 분위기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제 주변 3~4~50대는 대부분 페미 반페미 논쟁에서는 중립입니다. 어디든 극단적인 사람들은 있겠만 대부분은 중간 어딘가에 서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세대를 단순하고 쉽게 페미세대라고 단정짓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그나티우스
22/01/20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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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남성들이 사회경제적으로 여성들에게 우위에 있는가와 지금의 반페미니즘 정서는 별개의 문제로 바라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게 사실인지의 여부를 떠나 이미 다수의 2-30대 남성들은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주의이며, 자신들은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그게 오해일지라도 다수가 그렇게 생각하고 정치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면 그것은 그 자체로 명확한 의미를 가진 정치적 움직임입니다. 물론 이러한 오해가 전면적인 갈등으로 번지기 전에 예방할 기회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있었다손 쳐도 이미 지금은 그 타이밍을 많이 넘은 것 같습니다. 젠더갈등과 남녀간의 전면적인 대결은 이제 외면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키커스면
22/01/2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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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하게 비생산적인 대립이고 대상이 없는 싸움 같습니다. 무엇보다 적이 아닌 사람들마저 적대시하면서 편을 가를 이유는 없죠. 편을 가르기 위해 오히려 없는 적을 만드는 식인데.
싸운다고 한다면 누구와 무엇을 두고 싸운다는 것인지 명확해야 하지 않을까요?
어느 진영이라도 남자들에게만 원하는 모든것을 다 내주지 않습니다. 극단으로 치달으면 얻을 수 있는게 없습니다. 원하는 부분들을 명확하게 가다듬고 담론화하여 얻어내야죠.
반페미라는 말은 좋고 저도 사실 반(급진주의)페미입니다. 20대라 하여도 극단적인 사람 합리적인 사람 실용적인 사람이 다 있을텐데 그 사람들 생각이 동일할까요? 대화가 필요한 시점에 대결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 여가부폐지 말이 나오니 저도 속은 시원했지만 정확히 뭐가 바뀌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중요한 것은 이것으로 무엇을 하겠다 혹은 그 뒤에 무엇을 하겠다는 디테일인데 딱히 거기에 대한 내용은 없더라고요.
후속 이야기가 없는걸 보면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지 모르죠.
어쩌면 그냥 그런 속시원한 워딩, 위로가 필요했을 뿐이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게 부족했던 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그나티우스
22/01/2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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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지금의 젠더갈등이 생산적이나 비생산적이냐 논하는 것은 적어도 현 시점에는 그 의미가 크게 퇴색되었습니다. 이미 양측은 돌이킬 수 없는 감정의 골을 넘었고 서로의 원한이 풀렸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계속 싸울테니까요. 인류역사의 많은 전쟁들이 어떤 생산적인 목적이 아닌 양측간의 원한과 복수를 위해 치러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지금의 젠더갈등도 이상하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깃털달린뱀
22/01/1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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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대 남성은 '반페미로 단일화된 세력이 되었으며' '마음에 안들면 바로 버린다' 두 가지를 각인시킨 게 정말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전 같았으면 '한 줌' '모래알'같은 키워드로 통칭(혹은 조롱)되며 유의미한 정치세력이 되지도, 취급받지도 못했는데 이젠 정말 페미 문제에 관해선 극단적일 정도로 한 덩어리가 된 걸 저번 지선 이후로 각인시켜 버렸죠.

이것보다 더 중요한 건 이슈마다 실시간으로, 그것도 대량으로 표심이 유동했다는 거라고 봅니다.
압도적으로 윤석열 지지세가 높다가도 이수정 신지예 김민전 영입하니 여론조사 지표 자체도 폭망해버리고 화끈하게 안철수로 가버리더라고요.

커뮤니티에서도 그 전까지는 그렇게 지지하던 계층이 180도 반전해서 윤석열을 죽여버릴 듯이 공격하고요. 근데 그게 또 여가부 폐지 글 하나에 다시 반전해서 압도적인 지지가 돌아오고.

솔직히 이정도로 이슈 하나하나마다 극단적으로 반응이 안왔으면 아직도 정치권에서 갈피를 못잡거나 모르는 척 외면했을 겁니다. 이슈 하나 가지고 후보를 갈아치워대는 게 기존 정치 문법과는 전혀 다르기도 하고, 당장 눈에 안보이면 딴 소리 하면서 묻어버리기도 쉽죠. 근데 이번엔 너무도 명확하게, 그것도 단기간에 몇 번이고 반복해서 터져버리니 이젠 정치권 늙은이들에게도 확실히 각인이 됐겠지요.

저는 이런 20대 남성의 성향에서 꽤나 떨어진 사람입니다. Affirmative action이나 PC를 긍정하고, 이민, 난민, 노동에 친화적인 전형적인 진보 청년이지요. 그런데도 현 대한민국 페미니즘을 증오하고 깨부수는데에는 전적으로 지지합니다. 더이상 페미니즘이 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방법이 아니라, 남성을 혐오하고 배타적으로 이권만 챙기려는 이익집단이라고 명확하게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딴분들도 꽤나 비슷할겁니다. 저번 대선 때까지만 해도 아직은 '래디컬이 문제지 페미니즘 자체는 의미가 있다'라고 인식하는 사람이 많았을 거에요. 그게 5년만에 죄다 박살나버린 거 보면 참 어지간히 헛짓거리를 했나 싶습니다.
어쨌든 제가 이정도일 정도면 딴 사람은 오죽할까 싶어요.

보수 진영 후진양성 실패와 그로 인한 단절적인 성향 변화 분석이 흥미롭네요. 아무쪼록 우리 세대의 목소리가 더 적극적으로 반영됐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목소리가 커봐야 정치인이라는 필터에 걸러지면 안닿으니까요. 틈새를 파고들어 직접 정계에 진출해야 다이렉트로 목소리가 반영이 되죠. 현 페미니즘 진영처럼.

글 잘 읽었습니다.
이그나티우스
22/01/20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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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 자신은 굳이 따지자면 한국에서는 보수에 더 가까운 사람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 세대의 진보정치의 아젠다들이 많은 중요한 함의와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진영이 주창하는 여러 담론들은 저에게 있어서는 극복의 대상임과 동시에 저 자신의 사고를 가다듬게 하는 소중한 자극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급속히 차세대 진보정치가 래디컬 페미니즘으로 수렴하면서 청년 진보정치가 가지고 있었던 수많은 가능성이 획일화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본래 진보정치가 가지고 있던 많은 정치적 가능성들이 "여성들의 권익향상"이라는 단일화된 목표를 위해 희생되는 분위기가 있는 점은 참 애석하게 생각합니다.
깃털달린뱀
22/01/20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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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진짜 짜증나 죽겠습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중요시해서 정의당에도 은근 정을 줬는데 노회찬의 죽음과 함께 급격하게 페미니즘 동아리가 돼 버렸고, 민주당은 냉정하게 선거 때 표만 노릴 뿐인 중도 보수 정당이죠.

하긴 뭐 이전부터 PD NL 싸움에선 NL에 쥐어터지고, 지금은 노동계가 여성계에 쥐어터지는 거 보면 애초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다지 노동에 관심이 없는 걸지도요.

유럽처럼 사민단이 일정지분을 갖춘 마이너 중의 메이저가 됐으면 좋겠는데 현 정치체제와 사람들 인식 보면 절대 불가능하지 싶습니다.
이그나티우스
22/01/2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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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감사합니다. 본문과는 좀 무관한 내용이긴 한데 노동에 관심이 많으시다니 저도 한마디 첨언하자면,

작년과 재작년 정도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의 정규직 채용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이것은 수십년에 한번 생기는 노동구조의 지각변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정도로 큰 변화라면 사회적으로 이것이 옳은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제도와 인프라를 재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토의가 필요하지만 그런 논의는 별로 없고(취준 컨설턴트들 이외에는 아무도 관심없는 편), 대신에 페미니즘의 주요 의제인 성별 임금격차와 할당제에만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배달어플의 발달 등으로 시간제노동자가 증가하는 등 노동현장에서 큰 변화들이 잇따르고 있는데, 10년전에 비하면 이러한 '노동' 자체에 대한 관심은 싸늘한 실정입니다.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 여성 경력단절이나 돌봄노동과 같은 여성주의의 의제들이죠.

깃털달린뱀님과 저는 정치적 견해가 아마 다른 것 같으니 아마 서로 다른 결론에 도달하겠지만, 그럼에도 저는 노동에 관한 수많은 담론들이 여성주의의 관심사에 잡아먹혀서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상당히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페미니즘이 구 사회주의의 후계자 지위를 차지하게 되면서 여성주의와 무관한 담론들은 빠르게 그 설자리를 잃어가는 모습이 진보진영 내부에서,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에서 보여서 그런 지점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2/01/20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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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여서 그렇지 페미 이슈가 아니더라도 20대와 그 윗 세대와의 상당한 심리적 간극은 계속 존재했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 같네요.
이그나티우스
22/01/2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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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렇습니다. MZ세대라는 단어에 대한 2-30대의 냉소적인 태도만 봐도 그런 인식의 간극은 크게 나타나고 있죠. 30년 주기 세대교체설을 참고한다면 이상한 일도 아닐 것 같습니다만, 앞세대가 뒷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단절적으로 축출되어 버리는 구조가 사회적 비용을 강요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22/01/20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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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페미문제보다는 근본적으로는 '우리 목소리를 들어줘' 라는 바램이고 그 바램을 들어준 이에 대한 호응이라고 봅니다.

젠더갈등이라고 하면 그 갈등의 당사자간에 아주 격렬한 대립이 있어야 합니다만 2,30대 남성 여성의 대립은 인터넷에서 문자를 통한 대립이라면 모를까 과거 좌파와 우파가 각목과 쇠파이프 들고 육박전 벌이듯 실제 현실사회에서 벌어지고 있지는 않아요. 2,30대 남성의 불만은 온전히 2,30대 여성에게 흐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러한 갈등구도를 만들고 이용하여 정치적 이득을 취하는 4,50대 혹은 그 4,50대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향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 4,50대보다 더 '머리가 굳어있는' 6,70대를 주요 지지층으로 하는 정당으로 향하기도 합니다.
당장 이번 저번 지선부터 해서 대선까지 보여준 2,30대의 지지양상만 해도 그래요. 이준석이라는 '처음으로 목소리를 들어준 이'를 신뢰하고 대립하는 이들에게 일제히 비토를 던지는 모습을, 그걸로 유력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출렁이는 모습을 보세요.

과거 지역이나 이념에 따른 정치적대립을 봐왔던 이들에게는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단순하고 맹목적인 이유로 보일 테지만, 그 단순한 지지 이유가 통할 정도로 꽉 막힌 사회에서 짓눌려온 2,30대의 에너지를 무시한 대가라는 것을 인식하지 않으면 안될 겁니다.
이그나티우스
22/01/2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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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인 대립이 없다고 해서 과거에 비해 긴장이 낮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우선 젊은 세대로 갈수록 온라인 생활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갈등이 고조되는 것은 그 자체로 우리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젠더갈등이 표면화한 것이 고작 5년 정도이고, 앞으로 이것이 오프라인에서의 충돌로 발전할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일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젠더갈등이 세대갈등과 상호교차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지난 가을 유행했던 '설거지론' 밈의 파급력 등을 보면 이제는 남성과 여성이 상호에 대한 근본적 차원의 반감을 표출하는 단계에 이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경제우선주의에 충실한 우리나라 국가권력의 속성상 공적 담론의 자리로 충분히 나왔다고 보기 어렵고, 그래서 아직은 개인적인 영역에 가까운 연애와 결혼에 대해 이렇게까지 치열한 논쟁이 오고갔다는 점을 생각하면 남녀갈등의 뿌리가 생각보다 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녀갈등을 처음 이용한 것은 정치권일지 몰라도 이제는 그것이 정치권에서 해결할 단계를 넘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22/01/20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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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갈등과 20대 남성을 상징하는 키워드로 군대도 빼놓을 수 없지 않나 싶습니다. 20대 남성의 피해자 서사가 실체가 없고 빈약하다지만 군대만큼은 예외죠.
여성들이 불평등을 논하기 시작하면서 역으로 남자만 짊어지고 있는 국방의 의무가 의제로 등장하는 건 뭐 필연적인 흐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대응이 페미니즘 및 이를 옹호하는 기성세대에서 가장 처참히 실패한 지점 중 하나라고 봅니다.
차라리 가만히 있기라도 했으면 몰라 외려 군무새 군캉스 샤인머스캣 등등 비하적 밈을 양산하면서 반페미니즘 진영의 결집을 무시무시하게 가속시켜버렸죠.
여성징병 청원에 관한 문재인의 "재밌는 이슈" 발언도 유명한 실수고요
이번 위문편지 사건은 그 폐해가 선거 앞두고 제대로 터진 케이스..
가갸거겨
22/01/20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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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동의하는게 젠더갈등, 페미니즘에 관한 글 본문과 60여개의 댓글에서 군대라는 단어가 처음 나온 것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남자는 군대를 갔다와야지 하는 인식이 기저에 깔려있다고 봅니다. 가장 젠더 불평등이 심한 지점인데도요.
읽음체크
22/01/2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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걔네들은 진심이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수가 없습니다.
여성주의가 스스로를 성평등주의자라고 자처하는 이상, 사상의 기초개념부터가 교조주의일수밖에 없고
그런 교조주의하에서는 그런 인간들밖에 남지 않고, 그런인가들끼리 토론하고 이론발전시켜나가봤자 교조주의강화에 이은 확신범 양산의 결론으로 치달을수밖에 없어요.
정상적인 인간이거나 비판적사고에 능한 사람들은 여성주의로 운동을 시작했어도 결국 그 테두리를 벗어나게 됩니다.
인적구성이 정상이었어도 개념상 교조주의를 못 벗어나는데, 교조주의가 구성원소들을 필터링해서 그걸 더 가속, 심화시키니 답이 없어짐.
성평등주의로 이름 바꾸면 안되냐고 말하면 죽어도 반대하는데서 답이 나와요.
여성주의라는 간판자체가 문제입니다.

아니면 여성주의 이론의 기본개념을 성평등에서 특정성별이익실현으로 바꾸면 내부단속용 브레이크는 마련되겠지만 그럼 장사가 안되겠죠.
이그나티우스
22/01/2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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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지적을 해주셨습니다. 군대에 대해 90년대생 젊은 남성들은 윗세대와 인식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 많으면 거의 절반에 가까운 정도까지 군복무를 하지 않았던 전세대에 비해 지금의 젊은 세대는 8-90%에 달하는 대부분의 남성들이 군복무를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젊은 세대가 집단적으로 여성들에 비해 평등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고대 아테네에서 참정권의 역사는 징병제의 역사와 거의 일치할 정도로 민주주의 국가에서 병역의 문제는 핵심적인 의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국가권력과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에게 대하여 그러한 일방적 희생을 설득하는데 사실상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왜 간부로는 복무가 가능한 여성들이 사병으로는 복무하지 않는 것인가? 라는 간단한 질문에 대한 대답마저도 못하는 현실 속에서 젠더갈등을 진압하려는 국가권력과 기성세대의 시도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 여성주의 진영과 국가권력은 병역문제를 젠더갈등과 어떻게든 분리하려고 애를 쓰고는 있는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입니다. 이제 곧 징병풀의 급감으로 병력부족 문제가 대두될텐데 그때가 되면 문제는 훨씬 심각해질 것입니다. 추산으로는 남성 단독 복무시 복무기간을 6년까지 연장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는데 이런 상황을 남성들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22/01/2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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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이 남성보다 민주당에 친화적인 건 맞는데, 지난 정권만큼은 아닐 거라고 봅니다. 그 사이 민주당 진영에서의 성추문 사건들도 굵직한 건들이 많이 있었고, 결정적으로 이재명이 친 페미니즘 정책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본인 자체가 친 여성적인 캐릭터가 아니죠. 문재인 대통령과의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아무래도 감성적인 여성의 특성상 이미지 정치가 중요한데, 문재인은 좋아하지만 이재명은 꺼려하는 여성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과 현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차이가 나는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구요. (물론 이게 다는 아니겠습니다만)

오히려 최근 김건희 녹취록을 필두로.. 진짜 문재인의 후계자는 윤석열이다라는 분위기가 여초 사이트에서 조금씩 생겨나고 있는 것 같더군요. 이게 그냥 잠깐의 화제성 움직임으로 끝날지 점점 번져갈지는 모르겠지만 20대, 더 나아가서는 30대 여성이 40~50대와 완전히 궤를 같이 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최소한 이재명이 후보인 상황에서는요.
이그나티우스
22/01/2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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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지난 재보궐선거에 견주어 여성표가 정의당과 민주당으로 집중될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안철수 후보로 빠져나간 비율이 상당해서 놀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여성들이 페미니즘의 단일대오를 형성해 민주당 후보를 밀어주는 구도였는데, 이번 선거를 보니 생각보다 2-30대 여성들의 투표심리는 복잡한 것 같습니다.
22/01/2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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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대 남자가 사회적으로 고립된 것도 맞기는 합니다만, 오히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여성들 이상으로 결집이 강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만 하더라도 20대 남자들은 총집결했는데, 여자들은 페미니즘 후보들 쪽으로 표가 분산되는 경향이 보였죠. 아직 오프라인에서의 시위 같은 행동력은 약하지만 온라인에서만큼은 매우 높은 결집력을 보여주고 있고, 온라인에 매우 친숙한 세대죠. 反페미니즘을 필두로 한 20대 이하 세대 남성의 결집은 시간이 갈수록 더 심해질 거에요. 실체가 뚜렷하지 않은 지역갈등과 달리, 명확한 타겟이 있고 적이 있고 이유가 있거든요.
이그나티우스
22/01/2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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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지금까지 대선레이스에서 보여주는 부분만 봐도 남성들이 여성들에 비해 훨씬 강력하게 결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2-30대 남성들이 대다수가 학생, 취준생, 사회 초년생 신분이라 결집하기가 쉽지 않지만, 이제 점차 조직 내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자신들의 시간과 힘을 이용해 결집하기 시작할텐데 이때가 되면 90년대생 남성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집단행동이 시작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지금의 남녀갈등은 전체 스토리의 초입단계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법돌법돌
22/01/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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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었습니다.
이그나티우스
22/01/2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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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바람생산공장
22/01/2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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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이상의 남성들이 비교적 스윗(?)해진 이유는
예전의 시대상 + 가족 때문이기도 하죠. 사회진출해봤던 와이프가 있고, 사회진출할 딸이 있으니까요.
스윗(?)하지 않다고 해도, 내 직장과 내 집보다 젠더 문제가 더 중요할리 없구요,, 흐흐
그런 의미에서 나중에 선거가 정말 궁금해요. 젠더문제가 1순위인 2030남성들은 나중에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게 될까요.
젠더문제가 10년후에도 그들에게 '1순위'로 남아있을 수 있을까? 지금의 기억이 그들의 평생에 걸쳐 영향력을 미칠까? 등등등....
재밌는 이슈이긴 합니다. 흐흐.
이그나티우스
22/01/2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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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연애율 혼인율 출산율이 폭락하고 있어서 90년대생에게 있어서는 여성과의 개인적인 접점 없이 사는 남성들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연애 결혼 출산을 한다고 해도, 최근의 설거지론 논쟁에서 보듯이 여성과의 관계에 대해 남성들이 받아들이는 방식도 점차 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지금의 반페미 정서를 가진 남성들이 나이가 든다고 해서 과연 변할 것인가? 그것은 단정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바람생산공장
22/01/2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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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단정할 수가 없어서 재미있는 이슈죠.
반페미로 세력화하긴 했는데, 나중을 생각하면 저 세력은 갈라치기와 싸워야 할 운명이에요.
외부에서 고의적으로 갈라치기하려는 사람들도 있을테고, 내부적으로 자기 손으로 갈라치기해야할 일들도 생길테고.
쪼개져서 모래알이 될지, 적당한 몸집을 유지할지, 아니면 자라나는 10대까지 포섭하여 몸집이 더 커질지.
분명 사람은 변할텐데, 어느 방향으로 변할지 전혀 감이 안 잡혀요. 흐흐
22/01/2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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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남성들이야 반 페미니즘으로 하나로 뭉치고 있지만, 여성들이 페미니즘을 이유로 뭉칠까... 40대와 연합할까... 이건 좀 더 지켜봐야 할꺼 같아요.
국힘당은 사실 이명박근혜시대를 지나면서... 또 국정농단 탄핵으로 끝나면서... 이성과 공정을 중요시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사형 선고를 받은 거나 마찬가지 정당이였거든요. 물러나야할 노쇠한 정당이였죠.
지금의 지지율은 그냥 젊은 남성들은 이준석과 국힘당을 다시 볼 이유가 생긴거고, 여자들은 그럴 이유가 없기 때문에 나온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윤석열이 이준석이 젊은 남초 지지율을 끌어낸것처럼, 어떤 정치인이 페미니즘을 가지고 젊은 여초 지지율을 끌어낼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잘 안될꺼 같거든요.
심상정 지지율을 봐도 그렇구요. 여성들이 페미니즘에 그렇게 호의적인가? 그걸 이유로 뭉칠만큼 핫한 주제인가? 이건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요즘 시대에 페미니즘 자체가 여자라 할지라도 젊은 층에 먹힐 주제 자체가 아닌거 같아요. 청년세대들은 그냥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는 공정을 제일 중요시 하는거 같고... 그걸 제일 먼저 캐치한 이준석이 열매를 가져가고 있는게 아닌가...
이그나티우스
22/01/2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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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의외로 이재명 후보의 2-30대 여성 지지율이 낮은 데 대해서 예측하지 못했고 또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페미니즘이 현 정권과 긴밀하게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도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만 이 부분은 좀 더 조사와 관찰이 필요한 부분인 듯하여 지금으로선 뭐라고 단정을 내리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22/01/2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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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페미의 승리가 정책으로는 어떻게 반영될까요? 여가부폐지, 무고죄강화, 할당제축소, 여성 징병 정도일까요?
반페미대페미를 합리대비합리의 대결이라고 보시는 분이 많은데 감성적인 부분을 넘어서 실제 정책영역으로 가면 단순 성대결로 가버릴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러니깐 국힘쪽에서도 여가부폐지같은 변죽만 올리고 세부정책을 따로 발표할수 없는거기도 하고요.
이그나티우스
22/01/2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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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근본적인 부분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당장 생각나는 것으로는 여가부 폐지, 성인지감수성에 기초한 사법개혁의 중단 및 원상복귀, 여성 할당제 폐지, 여성징병, 아청법 개정 등 음란물 규제정책 폐지 등이 있을 수 있겠군요. 하지만 위의 다른 댓글에서도 말했듯 남성들이 남녀관계에 있어 본질적인 차원의 회의감과 불만감이 있어서 여기서 성별갈등이 끝날지는 미지수일 것 같습니다.
22/01/2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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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다 서로에대해 불신과 증오로 가득한 상황이니 다른 혐오(외국인 같은)로 타겟이 전환되기전엔 해결책은 요원할거 같네요. 지역갈등이 그랬던것처럼요.
22/01/2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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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젠더갈등과 그로인한 젊은 남성들의 정치적 반응에 대해선 글쓴님께서 잘 정리해주셔서 딱히 할 말이 없습니다. 다만 그 상황이 '일어나기 전의 상황,은 어땠는가?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가에 대해선 좀 더 말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젠더갈등이 심각한가? 현실 사회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가? ...구글에서 설문 조사만 검색해도 대략 60-80%의 젊은 세대는 심각하다는 반응입니다. 다만 젠더갈등은 부동산이나 물가, 일자리 문제처럼 당장 실질적 문제라기보단 잠재적 상대적 박탈감과 차별의 개념으로 존재하죠. 물론 실질적으로도 영향을 줍니다. 군대나 일자리, 가정, 사적 영역 전반에 작든 크든 영향을 주죠.

젠더문제는 페미니즘이 전부입니다. 한국 뿐 아니라 어느 사회건 성평등, 젠더문제의 헤게모니는 페미니즘으로 움직였고, 지금도 마찮가지죠. 페미니즘이 지적하는 문제들을 보면 본문에서도 지적된 성범죄, 폭력, 여성의 사회참여... (더 나아가) 임금, 가사육아, 고위직여성비율 등 무수합니다. 이 문제에 대한 페미의 입장은 이미 너무나 익숙하니 따로 말할 필요가 없죠. 그리고 이것들을 반대의 시선에서 보면 이렇습니다. 범죄와 폭력을 방지하고 치안과 안보 유지에 희생되는 것도 주로 남성입니다. 보호 배려의 영역 또한 전통적으로 남성을 배제했습니다. 가사와 육아는 전업주부 선택권이 없고 남성성의 금기로 대사화 한 남성의 처지도 있습니다. 이는 가정 경제력에 대한 압박과 희생도가 더 컸던 남성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임금문제 또한 동일임금 만큼 동일노동을 말해야 하고, 노동 특성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남여가 노동 시장에서 갖는 태도와 압박이 다르다는 것도 제시되어야 합니다. 사회 고위직 문제는 과거 남성의 사회성이 강제되었던 제반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로인한 3D노동 종사자나 산업 전반 하층 노동자들 또한 남성들이 절대적으로 많다는 사실 또한 병기되어야 할 겁니다. 말하자면 젠더문제의 주도권과 방법론을 페미니즘이 쥐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의 아키텍쳐 또한 페미니즘에 의해 설계되어 있습니다. 사실 여성들은 패미가 그려준 설계와 꼭지들에 맞춰 당연한 반응을 하고 있을 뿐이죠. <82년 김지영>은 남성들에겐 불행 포르노로 느껴지겠지만, 흔한 아침드라마 급 여성 서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이 상황에서 남성들은 어떤 구심점도 없이 페미에 대한 반작용에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었죠. 남성들은 페미처럼 스스로 의제를 설정하지도, 떳떳하게 자신의 약자성이나 피해성을 외칠 상황이 못됩니다. 단지 페미에 대한 반동안에 머물러 있었죠. 위에서도 말했지만 젠더문제는 남성 여성의 문제가 엮여있고 쌍무적으로 대상화되어 있지만 남성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독자적으로 제기하고 창출하지 못합니다. 원인은 남성성의 억압, 사회적 배제, 그로인한 시민 정치권력의 부족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고 대변해준 최초의 정치인이 본문의 인물들이었겠죠. 개인적으론 선거에서 누가 이기든 한국 사회에서 페미의 영향력이 극적으로 줄어들 것 같진 않습니다. 그러기엔 그 규모와 에너지가 절대적이거든요. 긍정적으로 본다면 여성문제가 폭발하고, 남성문제도 비슷하게 폭발할까? 를 생각해보았지만 사실 부정적입니다. 그 옛날 90년대 <전설의 고향>을 보면 사실 그 모든 서사는 페미 서사였죠. 페미는 꽤나 오래전부터 우리사회 진보의 큰 축이었고, 그 진보(였던) 사상은 현재 정치권력과 놀이문화, 여성의 한과 오르가즘이 되었고, 결국 속도의 문제일 뿐 방향은 항상 일정할 거라 생각합니다. 이미 오랜 역사를 가진 사상이고 그 에너지도 계속 커져왔죠. 정치공학적 미래는 모르겠지만 페미에 한해선 페미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없을 겁니다. 결국 남성들 스스로 달라지는 수 밖에 없는데, 저는 이 부분에서 이번 선거가 흥미롭긴 합니다.
이그나티우스
22/01/22 09:38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제가 실수로 확인이 늦어 피드백이 늦어진 점 양해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젊은 남성들이 보이고 있는 반페미니즘적 행동은 향후 벌어질 젠더갈등에서 아주 시작단계에 해당하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아직까지 남성들의 요구는 단순히 페미니즘에 대한 안티테제를 넘어서지 못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이 시간이 흐를수록 보다 적극적이고 또 고유의 논리를 갖춘 공격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우선 90년대생이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할 경우 현실적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명분이 필요할 겁니다. 90년대생이 직장과 가정, 그리고 사회에서 페미니즘적 정책으로 인해 받는 피해가 현실적으로 분명해지는 단계에서 이들은 보다 현실적인 해결책을 요구할 것입니다. 가령 며칠 전 문제가 되었던 공무원 제설작업과 같은 그런 문제에서 남성들은 보다 직접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할 것이고, 이것은 나아가 그러한 환경을 조성하는 원인 자체를 고쳐야 한다는 움직임으로 쉽게 옮겨갈 것입니다. 너무 유물론적인 접근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과정에서 남성들은 자신들의 요구를 뒷받침해줄 그럴듯한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향후 5-10년 내에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도 반페미니즘의 정교한 논리를 개발하는 이데올로그들이 나올 것이라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반페미니즘 운동의 논리는 성재기 씨와 같은 학문적이고 이념적인 훈련을 받았다고 보긴 어려운 일반인 운동가들, 그리고 익명의 네티즌들에 의해 제기되어왔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와트 타일러의 "아담과 이브가 밭갈고 길쌈할 때 신분이 있었는가?" 수준의 소박한 정의론을 벗어나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향후 10년 내에 한국의 담론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미국 유학파'들이 박사과정을 마치고 귀국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 상당수는 젠더갈등을 몸으로 체험한 8-90년대생 남성들일 겁니다. 이들이 귀국해서 대학과 연구기관, 그리고 기타 스피커를 쥔 자리에 앉으면서 이들은 과거 페미니즘 편향적이었던 지식계층에 일대 파란을 불러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들이 얼마나 반페미니즘의 목소리를 내줄 것인지는 미지수이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들 집단은 더 이상 과거의 지식인 선배들과 같이 페미니즘을 숙명이요 시대적 사명으로 여기지 않으며, 동시에 자신들이 기회주의적 여성들에게 '설거지'당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한다는 점입니다. (남녀관계에 대해서 근원적인 불안을 느낀다는 점) 작년 설거지론 논쟁 당시 이른바 명문대 혹은 엘리트 직종으로 불리는 이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열렬한 반응이 있었다는 점은 이러한 변화를 추측케 합니다.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남녀갈등의 종식을 외치고 있지만 이것은 전채가 나오기도 전에 식사를 마쳐야겠다고 하는 수준의 이야기입니다. 젠더갈등은 시작의 시작지점에 이르지도 않았고 지금의 지루한 갈등은 굉장히 오랜 기간 우리 사회를 시끄럽게 할 것입니다. 아마 90년대생이 사회에서 은퇴할 정도의 시점이 되어야 어느 정도 결론이 날지도 모르겠습니다. 페미니스트들과 운동권 어르신들이 쏘아올린 작은 공이 한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은 예측도 어려운 단계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는 갈등의 한 축은 90년대생 남성을 중심으로 한 신진 남성세대의 사고와 행동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이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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