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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4/13 23:34:19
Name 좋아요
Subject [일반] 꼭 누구의 승리라서가 아니라 그냥 판자체를 긍정하다
사실 저는 부모님이 인정하는 '야당기질'이 좀 있는지라 열린우리당이 집권당 할 때나 한나라당, 새누리당이 집권할 때도

[여당]을 지지한 적은 없었습니다. 물론 그 당이 지금의 그 당일 때는 더 그랬던 편이긴 하죠.

그래서 부모님하고 충돌도 몇번 있었는데 한동안 좀 포기랄까, 놓고 있었던 점이 있었죠.

그런데 이번 선거는 누가 됐고, 누가 안됐느냐 누가 이기고 누가 웃었느냐를 떠나서 그냥

그런대로 긍정적으로 보이는 것같습니다.

사실 바로 어제까지만해도 국민의당에 대해 꽤나 부정적이었는데 저의 얕은 식견으로는

생각치 못할 [순기능]을 오늘 보여줘서 말이죠. 뭔고 하니

'내가 절대 원하지 않는 것들의 그 어느 사이'를 선택하게 해준 것입니다.

저는 호남에서 민주당이 국민의당에게 참패하는 것은 뭐랄까, 그냥 오랫동안 쌓여온 이런저런 것의 복선회수 정도라고 봅니다.

사실 그분들은 꽤 오래전부터 더불어민주당을 찍지 않았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저 '그렇다고 새누리당을 찍을 수 없으니' 찍어왔다고 해야할까.

그와 반대로 '새누리당에 불만은 많은데 그렇다고 민주당을 절대로 찍지는 못하겠고'싶은 분들에게도 어쨌든 간에 선택지를 준듯하고.

야권 지지하시는 분, 그것도 더민주 중심으로 지지하시는 분들이야 이것도 끌어안고 저것도 끌어안고 갔어야 한다-고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경우의 수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대선 정도 되지 않는 다음에야 범야권지지의 호남보수하고

서울수도권중심의 야권지지세력은 애초에 결자체가 다른데, 둘다 가지겠다는건 그냥 둘다 어중간하게 포섭하겠다는 얘기 정도 겠죠.
양쪽다 원래 가지고 있던 불만을 풀지 못한채 그대로인.

물론, 거대야당으로서의 더민주 위치가 무너질까봐, 그래서 새누리당이 더 활개칠까봐 걱정이다 정도의 얘기가 있다는건 모르는게 아니지만

언젠가 호남과 더민주의 이별은 선행되었어야 됐다고 봅니다. 일단 이별하고, 어찌저찌 나중에 다시 화해를 하든 뭘 하든지 해야했다 할까요.

여튼, 글을 너무 못쓴 것같기는 한데 요는 그냥 '순리대로 가야할 표들이 갔다'고 생각한다는 것이고 그 점에서 판 자체를 긍정한다는 겁니다.

저희집을 예로 들면 그동안에는 저희 부모님이 본인에게 누가 불이익을 주느냐를 따지지 않고 1번을 찍어왔다면 이번 투표에는 집값,

재개발 같은 내집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표를 행사하신 것처럼요. 아직도 없는 것이야 아니겠지만 [무조건 누구]의 시대는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뭐 그렇다고 해도 갈길이야 멀기는 하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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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좀그만찾아
16/04/13 23:37
수정 아이콘
이번 선거때 이젠 진짜 지역구도의 끝이 보인다는게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김부겸, 홍의락, 이정현, 정운천 후보같은 진짜 지역에 필요할꺼라 여겨지는 후보가 유력한게 감격이네요..
3당합당으로 부터 이어져온 그 지역구도가..길어도 너무길었어요...
아스미타
16/04/13 23:41
수정 아이콘
지역구도는 천천히 허물어지고
수도권과 지방의 구도가 빠르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커피는레쓰비
16/04/13 23:48
수정 아이콘
저도 여기에 동의합니다. 지방균형발전을 외치는 지방사람들과 수도권 사람들과의 싸움이 점차 심해질 것 같네요
자바초코칩
16/04/14 00:01
수정 아이콘
수도권과 지방이라.. 흐.. 노답이네요.
카롱카롱
16/04/13 23:41
수정 아이콘
지역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친인척들 죽인 가해자들이 멀쩡히 살아있고 거기가서 절하는 당을 뽑아 줄 수는 없는 거죠...
속마음
16/04/13 23:44
수정 아이콘
저는 김포에서 김두관이 살아 돌아왔다는것도 이번 총선에서 매우 놀라운 장면인듯 합니다...한번 떨어지면 다시 올라오는게 매우 힘든 야권의 정치 현실에서 김포에서 밭 갈고 이번 총선에서 다시 살아나다니....
16/04/13 23:49
수정 아이콘
전라도에서는 국민의당과 새누리가 경상도에서는 더민당이 당선되는건 정말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죠.
파랑니
16/04/13 23:49
수정 아이콘
지역구도 타파의 시발점이 되는 선거가 되었으면 합니다.
호남에서 새누리가
영남에서 민주당이
어디에서건 일잘하는 사람이 존중받는 시대가 왔으면 합니다.
네버스탑
16/04/13 23:49
수정 아이콘
3당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그 똥고집 때문에 유권자들이 매우매우 스마트하게 투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두석을 더 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게 매우 아쉽습니다
그리 됐으면 무소속 의원들 다 돌아가도 과반을 막을 수 있었을 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타마노코시
16/04/13 23:49
수정 아이콘
저도 이 말씀에 가장 크게 공감합니다.
한번에 모든 것이 확바뀌지 않겠죠.
그 시작만을 이번에 해냈다는게 가장 좋고, 세부적인 아쉬움이야 그 다음 발을 내딛기 위한 동력으로 삼아야겠죠.
오늘의 결과는 어느 지역에 꽂으면 무조건 된다는 87년 이후의 지역구도 타파의 알림이 될 것이며, 본격적인 세대투표와 계급투표로 흘러가는 그런 선거 결과가 될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은 여전히 남아 있는 지역맹주의 영향력이겠지만, 이것은 그 다음선거의 숙제겠죠..
류세라
16/04/13 23:50
수정 아이콘
생각외로 많이 바뀐거 같습니다.
거의 여당 밭이었던 춘천에서, 저야 김진태를 매우 싫어하며
의외인게 반 수도권이라지만 춘천에서 김진태가 압승을 거둘거라 봤는데 허영후보가 아직 접전이지만 김진태에게 앞서고 있는거 보면
참 감격스럽네요.
Korea_Republic
16/04/13 23:50
수정 아이콘
88 총선 이후 처음으로 다자구도로 정치판이 개편된다는게 가장 의미가 큽니다. 정의당이 좀만 더 선전한다면 황금비율이 되지 않을까 하네요.
SwordDancer
16/04/13 23:52
수정 아이콘
안철수에 대한 호불호는 별개로 국민의 당이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힘은 인정해야죠. 범야권의 승리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이 승리가 이후 정계 흐름까지 이어지길 바랍니다.
닭장군
16/04/13 23:56
수정 아이콘
내가 정치인 안철수는 싫어하지만, 국민의당 순기능은 혹시나... 기대했었는데 비슷하게 해 준것 같아서 인정합니다.. 다만 우리 정의당이 걱정이네요. 아.. 동정심이 아니고, 제가 정의당 지지자라서 그렇습니다.
어쨋든...
착한 구태정치, 인정합니다. 단순히 비꼬는게 아니라, 보인 행태 자체는 정말 구태정치였어요. 그런데 어쨋든 혹시나 기대했던 결과를 내 주었습니다. 다행이에요. 앞으로가 걱정이긴 하지만.
Korea_Republic
16/04/14 00:06
수정 아이콘
일단 노심이 3선에 성공했으니 그걸로 만족하려고 합니다.
또니 소프라노
16/04/14 00:07
수정 아이콘
그래도 최소한 의석유지는 하니 다행이죠 2~3석정도는 더 늘줄알았는데 ㅠ
지나가는회원1
16/04/14 00:10
수정 아이콘
님 글에 동의합니다. +@로 기독자유당도 마찬가지 역할을 하긴 했다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새누리를 싫어하지만 야권이 빨갱이라는 생각 때문에 새누리를 찍으시는 분들이 최소한 갈 곳이 되어주긴 했으니까요. 어른들이 80%이상되는 저희 교회는 그렇게 국민의 당과 기독자유당으로 표가 양분되면서 절 제외하고는 1,2번에 단 한표도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독자유당은 좋은 역할을 했으니 0석으로 끝나면 긍정적으로 기억될 수 있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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