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아주 주관적인 글입니다.)

보수적인 안동김씨 집안의 날라리 진보주의자로서....

선거때마다 부모님과는 정치 이야기 안섞는게 진리다 라고 느끼고 있다가도

은연중에 어른들의 여론이 어떤지 궁금해서 가끔씩 이야기를 던져보거나 할때가 있습니다.

그 분위기가 실제 여론조사와 어느정도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역대 선거들과 이번 선거들에 대해서

부모님(+자주 오시는 옆집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빌려서 어르신들의 여론을 좀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등장인물 4명

아버지 : 현재 60대, 전통적인 대가족 3남1녀의 장남이자 장손, 전형적인 여당지지자, 보수반공
어머니 : 현재 60대, 삶이 나아지기를 원하나 정치에 깊은 관심은 없는 전형적인 정치무관심층
옆집 아주머니 : 현재 70대, 어머니와 대화를 많이 나누는 사이지만 정치적으로는 보수쪽에 더 가까움, 친 여당성향
본인 : 현재 30대, 열우당 창당시기에 정치에 관심 증가, 전형적인 야당 지지자, 리버럴



17대 대선 대화 1
- 어머니 : 이번엔 누구를 찍어야 하니? 이명박 쟤는 영 믿질 못하겠어 뺀질뺀질 해가지고.
- 나 : 누나 임용고시 보잖아요. 이번에 정동영을 뽑아야 교사들 수를 더 늘린다고 했어요.(로 설득 성공)

17대 대선 대화 2
- 나 : 아빠, 저렇게 BBK로 사기치고 주가조작하는애 뽑아주면 나라 망한다니까요.
- 아버지 : 망하긴 뭐가 망해! 노무현 저것이 북한애들이랑 내통해가지고 지금 간첩이 얼마나 많이 들어와있는데!
(이후로 30분간 연설....... 아버지의 이런모습 처음 봤습니다.)

18대 대선
- 나 : 엄마, 독재자 딸 뽑아주면 우리나라 또 예전처럼 독재 되고 그러는거에요.
- 엄마 : 아이고 그래도 어떡하니, 박근혜가 아버지 돌아가시고 저렇게 불쌍하게 사는데.... 이번에는 뽑아줘야지.
(실제로 이 이야기를 들으니 정신이 멍.....)
- 옆집 아주머니 : 그래그래. 민주당 놈들은 믿을수가 없어. 새누리당을 찍어야 되.
(매일 환하게 웃고 반겨주시던 아주머닌데 이야기에 아 어르신은 어르신이구나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대선이 끝난 후 몇년 뒤
- 나 : 거봐. 아빠가 새누리당 좋다고 그렇게 이야기하다가 지금 박근혜가 나라 이렇게 망쳐놓은거 잖아요.
- 아빠 : ......
(왠만한 골수지지자가 아니면 확실히 이제 새누리당 지지자라고 말하기 힘든 분위기는 사실인거 같습니다.)

20대 총선을 앞둔 지금
- 나 : (사전투표를 마치고 돌아와서 공보를 보여드리며) 이거 읽어 봐요. 선거 하긴 해야지.
- 엄마 : 에휴 이놈의 선거 왜하는지 모르겠어. 진짜 정치만 보면 짜증나 죽겠어.
- 옆집 아주머니 : 그러게 요즘엔 정말 다 그놈이 그놈이여. 이번엔 투표 안할까봐.
(공고해 보이던 옆집 아주머니의 의견도 투표를 안하겠다로 돌아선걸 보니 유승민 효과가 크긴 큰가봅니다.)




통계로 쓰이기엔 형편없이 부족한 제 주변의 이야기이지만

인터넷에서 이해하기 힘든 여론을 가까이서 직접 듣고 보게 되니 많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한달에 몇번씩 카톡에 도는 소문들을 저한테 꼬박꼬박 주시는 아버지도 그렇고

그렇게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시지만 정치이야기만 나오면 말문을 확 막아버리시는 어머니도 그렇고

그렇게 친절하시다가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사나워지시는 옆집 아주머니도 그렇고

들여다 볼 부분이 많아서 한번 공유해 보았습니다.